4월 24일(토요일)은 올 1월 중순의 소백산 산행 이후, 첫 번째로 홀로 산행에 나서는 날이다. 자유로운 산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마음이 부풀어서 5시 55분에 집을 나와 6시 55분에 남부터미널 매표소에 도착하여 7시발 전주행 시외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10500원. 7시에 출발한 시외버스는 충남 공주의 정안휴게소에서 15분쯤 쉰 후에 소요예정시간인 2시간 40분보다 5분 빠른 9시 35분에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얼른 진안행 시외버스표를 끊어서 9시 40분발 시외버스를 타니 버스는 10시 30분경 진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요금은 4000원. 진안시외버스터미널의 승차장 안에서 승차하는 마령행 군내버스의 출발시각은 10시 35분이지만 조금 늦게 10시 40분경 출발하여 10시 57분경 마령사거리 앞의 버스 정류장에 하차하는데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평산’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몇 분쯤 걸어가니 임도의 입구에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는데 보흥사로 가는 임도의 들머리인 듯하다. 왕복 2차선 차도를 따라 좀 더 걸어가서 큰 고목 옆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등산화 끈을 조이고 나서 다시 차도를 따라 나아가니 쌍벽루와 강정대가 나타나고 이어서 곧 등산안내도가 설치돼 있는, 마이산 종주코스의 들머리가 나온다. 등산화 끈을 조인 시간을 제외하면 하차한 버스 정류장에서 15분쯤 걸렸다.

들머리에서 무덤 옆에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쌍스틱을 펴 짚고 얼굴과 손에 선크림을 바르고 나서 호젓한 등로를 오르니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혀 놓은 것처럼 자갈들이 표면에 울퉁불퉁 튀어 나와 있는 기암들이 자주 눈에 띈다.

들머리에서 40분쯤 오르니 처음으로 쇠난간지대가 나타나고 지릉길은 암릉길로 바뀌면서 광대봉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고금당 갈림길 앞에 철조망으로 막혀 있는 광대봉 오름길이 나타난다. 오른쪽에 나 있는 우회로를 버리고 철조망을 넘어서 심신허약자의 등산을 자제하라는 경고판을 뒤로 하고 암릉길을 오르니 곧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태자굴 갈림길이 나타난다. 등 뒤의 시원한 조망을 돌아보며 오르는데 뒤를 따라 올라오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한다. 쇠난간을 잡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삼각점과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해발 609 미터의 광대봉 정상에 이르는데 곧 여러 사람들이 뒤를 따라 올라와서 조용하던 산중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진다. 광대봉에서 조망을 즐기며 첫 번째 휴식과 식사를 하려고 했었지만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기가 힘들어져서 잠시 쉬다가 가파른 내리막에 설치돼 있는 쇠난간과 로프를 잡고 광대봉을 내려서는데 들고 있는 쌍스틱이 거추장스러워서 로프지대를 내려서는데 10분이나 걸렸지만 조심하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은 구간이다.

안부의 보흥사 갈림길에 있는 전망바위에 앉아서 비로소 빵으로 식사를 하며 쉬는데 바로 밑에 보흥사에서 올라오는 암릉길의 쇠난간지대가 내려다보인다.


 


강정대와 쌍벽루.


 


인공수정소 앞의 마이산 들머리.


 


콘크리트를 부어 놓은 것 같이 자갈들이 튀어 나와 있는 기암.


 


광대봉 오름길.


 


해발 609 미터의 광대봉 정상.


 


광대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지나온 능선길.


 


험하고 가파른 광대봉 내림길.


 


광대봉 내림길에서 바라본 비룡대(맨 왼쪽)와 암수 마이봉, 그 밑의 봉두봉.


 


보흥사 갈림길의 전망바위에서 올려다본 광대봉.


 


광대봉의 갈라진 바위.


 


보흥사 갈림길의 전망바위에서 올려다본, 진행방향의 암봉.


 


보흥사 갈림길의 전망바위.


 

휴식을 마치고 보흥사 갈림길에서 암릉길로 직진하여 나아가면 쇠난간지대를 지나서 소나무가 많은 운치 있는 암릉길을 걷게 된다. 암수 마이봉과 비룡대, 봉두봉이 진행방향에 아스라이 펼쳐지는데 구름이 낀 하늘은 해가 구름에 가려서 그런지 흐릿한 조망을 보여준다.

남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첫 번째 갈림길이 나 있는, 녹슬고 낡은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곳에 잠시 앉아 쉬다가 좀 더 나아가면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무명봉에 닿고 이어서 남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두 번째 갈림길에 이르러 직진한다. 이어서 쇠난간지대를 오르면 이층으로 지어진 팔각정인 비룡대가 세워져 있는 나봉암이 가깝게 보이기 시작하고 온통 새하얀 벚꽃으로 수놓인 남부주차장도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나봉암과 나봉암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은 나봉암능선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오르는 길은 유유자적한 걸음이 산행의 운치를 더욱 배가시킨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서 비룡대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에 내심 감탄하게 된다. 비룡대에서 조망을 즐기며 쉬다가 오르던 곳과 반대쪽에 나 있는 계단으로 내려서면 해발 527 미터인 나봉암의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게 보인다.


 


비룡대와 암수 마이봉.

 

암수 마이봉과 그 밑의 봉두봉, 가까이 보이는 무명의 암봉.

 

비룡대와 암마이봉, 쉼터가 있는 암봉, 봉두봉.

 

운치 있는 암릉길.


 


줌으로 당겨 찍은, 남부주차장의 벚꽃길.


 


정상에 비룡대가 있는 나봉암과 나봉암능선.


 


내려다본 나봉암능선과 남부주차장.


 


나봉암 정상에 세워져 있는 비룡대.


 


비룡대에서 바라본 삿갓봉능선과 암수 마이봉, 쉼터가 있는 암봉.


 


비룡대에서 바라본 암수 마이봉과 쉼터가 있는 암봉, 봉두봉.


 


비룡대 밑에 있는 나봉암의 정상표지석 - 해발 527 미터.


 

눈앞에 일목요연하게 펼쳐지는 삿갓봉능선과 암수 마이봉, 쉼터가 있는 암봉, 봉두봉을 바라보면서 내려서는 쇠난간지대의 암릉길은, 너무 울창해서 폐소공포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밀림도 아니고 아주 벌거벗은 황량한 길도 아니라서 일상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명상에 젖으며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지금은 한창 벚꽃철이라서 탑사와 남부주차장 쪽에는 사람이 많겠지만 예상과는 달리 산 위에는 산행을 하는 팀이 몇 팀 밖에 되지 않아서 번잡하지 않고 호젓한 산행을 하게 된다.

금당사 하산 갈림길을 지나서 세 번째 남부주차장 하산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3분쯤 더 나아가면 부부시비와 탑영제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도 직진하여 8분쯤 능선길을 나아가면 안부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면 북부주차장으로 하산하게 된다. 여기서도 직진하여 8분쯤 능선길을 오르면 나무 벤치 몇 개가 설치돼 있는 암봉에 이르는데 ‘제 2 쉼터’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바로 앞의 봉두봉을 비롯하여 저 멀리 광대봉의 첨예한 모습과 비룡대가 세워져 있는 나봉암이 잘 조망되고 밑으로는 탑영제와 남부주차장이 새하얀 벚꽃에 둘러싸여 있다.

쉼터가 있는 암봉에서 나무 벤치에 앉아 쉬다가 내려서면 암마이봉이 시야에 압도적으로 다가오고 비탈에 난 오솔길을 지나 천천히 능선길을 오르니 봉두봉의 바로 밑에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고 7분 만에 넓은 헬리포트인, 해발 540 미터의 봉두봉에 닿는다. 봉두봉을 내려서서 평지처럼 완만한 길을 지나 폐타이어와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는 내리막을 내려서면 암마이봉이 눈앞에 위압적으로 다가오고 봉두봉에서 8분 만에 삼거리에 닿는데 여기서 북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왼쪽 갈림길은 폐쇄돼 있다. 오른쪽 길로 내려서면 암마이봉 뒤로 숫마이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나도산이 정면에 보이기 시작한다. 삼거리에서 가파른 내리막을 십 여 분 이상 내려서면 탑사 입구의 마이산 날머리에 닿는다.


 


암릉길의 정경.


 


쉼터가 있는 암봉에서 바라본 탑영제.


 


쉼터가 있는 암봉에서 바라본 봉두봉.


 


쉼터가 있는 암봉에서 바라본 광대봉.


 


쉼터가 있는 암봉에서 바라본 나봉암.


 


쉼터가 있는 암봉의 정경.


 


봉두봉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암마이봉.


 


헬리포트인 봉두봉 정상의 바로 밑에 설치돼 있는 정상표지석.


 


넓은 헬리포트가 조성돼 있는 봉두봉 정상 - 해발 540 미터.


 


날머리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암마이봉.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탑사 입구의 마이산 날머리.


 

이제 산행은 끝나고 사찰 관람과 벚꽃 관람만 남은 셈인데 남부주차장에서 진안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군내버스 막차가 19시 정각에 있어서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이 남아서 여유 있게 사찰과 벚꽃을 관람하기로 한다.

우뚝 솟아 있는 나도산이 정면에 보이는 탑사 입구로 들어서니 암마이봉의 거대한 암벽과 그 오른쪽의 숫마이봉을 배경으로 기기묘묘한 돌탑들이 세워져 있는 탑사의 전경이 매우 이색적이다. 산행객은 거의 보이지 않고 관광객들이 구경을 하고 있는 탑사의 수많은 돌탑들은 1860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이갑룡 처사가 25세 때 마이산으로 들어와서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수도를 하다가 30 여 년간 쌓은 것이라고 한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볼 게 많은 탑사에서 약수도 마시고 이름이 붙은 돌탑들과 무명의 돌탑들을 구경하고 기타 조형물들도 구경하면서 40분 가까이 관람하다가 오른쪽에 나 있는 계단으로 올라서 5분쯤 걸어가면 숫마이봉 밑에 대적광전이 지어져 있는 은수사에 이른다.


 


탑사 입구와 나도산.


 


탑사의 전경과 숫마이봉.


 


탑사의 조경시설.


 


탑사의 기묘한 돌탑들.


 


월광탑.


 


약사탑.


 


탑사의 약수터.


 


일광탑.


 


탑사의 대웅전.


 


탑사의 영신각.


 


탑사의 미륵불.


 


대웅전에서 내려다본 돌탑들.


 


탑사의 천지탑.


 


뒤에서 본 천지탑.


 


섬진강 발원지라는 용궁.


 


줄사철나무.


 


삼불미륵단.


 


중앙탑.


 


이갑룡 처사 좌상.


 

몇 분간 은수사를 구경하다가 7분쯤 나무계단을 올라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의 안부인 천황문에 닿는다. 천황문에서 숫마이봉 쪽으로 잠시 돌계단을 오르면 철책 너머로 출입이 통제돼 있는 화엄굴이 보이는데 이 굴은 바위가 떨어져 나가서 생긴 굴이라고 한다.

천황문의 나무 벤치에 앉아 잠시 쉬다가 저녁이 되니 쌀쌀해져서 한기를 느껴 전주행 시외바스 안에서 벗어 놓았던 자켓을 배낭에서 꺼내 입고 다시 나무계단을 내려가서 은수사와 탑사를 잠시 한 번 더 둘러보고 남부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은수사의 전경.


 


은수사의 소나무.


 


은수사의 대적광전과 숫마이봉.


 


은수사에서 천황문으로 오르는 계단.


 


천황문에서 바라본 숫마이봉.


 


천황문에서 바라본 암마이봉.


 


은수사의 약수터.


 


은수사의 청실배나무.


 

탑사에서 차도를 따라 남부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벚꽃들이 화사하게 피어 있지만 일몰이 임박하여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게 아쉽다. 그러나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만으로도 봄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은가.

탑영제에 이르러 다리를 건너서 마이산이 마주 보이는 곳에 이르니 마이산의 그림자가 호수에 비친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이 아름답다. 탑영제를 지나 바쁘게 걸음을 옮기다가 금당사를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서 들러서 바쁘게 사진을 찍고 황망하게 남부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겨서 군내버스의 종점을 찾는데 금당사 일주문 앞에서 군내버스가 선다고 하여 그 곳으로 가니 19시 5분경. 군내버스는 출발시각을 철저히 지킨다고 하는데 이제 막차는 떠났으니 낭패다. 마침 자가용을 타고 남부주차장을 떠나려는 분께 도움을 청하니 전주에 산다고 하며 친절하게도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앞까지 태워준다. 고마운 분을 만나서 쉽사리 차를 얻어 타고 전주까지 오게 되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매표소에서 20시 15분발 남서울행 시외버스표를 끊는다.

진안에서는 군내버스 막차시각에 쫓겨 남부주차장 부근에서 식사커녕 노점의 동동주 한 사발도 사 먹지 못했는데 여기서도 시외버스 출발시각 때문에 식사커녕 즉석에서 말아 파는 김밥을 살 시간도 없어서 터미널 안의 매점에서 약밥 한 팩과 찐 계란 세 개를 사서 급히 버스에 올라 탑사에서 떠 온 약수와 함께 먹어 치우고 나도 몰래 깊이 잠이 들어 시외버스가 휴식차 정안휴게소에 들어가는 중에 잠이 깬다. 정안휴게소에서 뜨거운 국물이 담긴 생선묵을 사 먹고 다시 차에 올라 23시가 다 된 시각에 남부터미널에 도착한다.

오늘의 총산행시간은 약 8시간 10분이 걸렸는데 이 중에서 휴식 및 식사, 조망, 사찰 관람시간인 약 2시간 10분을 제외하면 순수산행시간은 약 6시간이 걸린 셈이다.

마이산은 산림청에서 선정한 백대 명산의 하나이기도 하고 한국의 산하에서도 접속순위 18위에 오른 인기 명산이며 도립공원이라서 요소마다 방향표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고 간혹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갈림길도 몇 군데 있었지만 종주길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리본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었고 다른 길로 가 봤댔자 더 빨리 하산하는 길 뿐이라서 길을 잃어 안전에 지장을 줄 산은 아니었다.

마이산의 특색은 너무나 많았는데 암수 마이봉의 기이한 형상과 암질부터, 콘크리트를 부어 놓은 듯한 기암들의 모습, 운치 있는 암릉길과 탑사와 벚꽃의 경관이 빼어나게 멋진 산이었다.

암릉길은 마치 북한산을 축소시켜 놓은 듯했고 이번의 산행에서 가 보지 못한 태자굴능선과 삿갓봉능선, 고금당도 나중에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어졌다.

이 산, 저 산 오르면 오를수록 제각기 다른 다채로운 모습에 감탄하게 되고 삶의 활력을 얻으며 자연의 정기를 받아들이게 되니 산이 많은 나라에 태어난 것도 하나의 복이라면 복일까?


 


벚꽃의 향연 1.


 


벚꽃의 향연 2.


 


벚꽃의 향연 3.


 


탑영제에 비친 마이산.


 


벚꽃의 향연 4.


 


벚꽃의 향연 5.


 


금당사 1.


 


금당사 2.


 


금당사 3.


 


금당사 4.


 


군내버스 종점이 있는, 금당사의 일주문.


 


벚꽃의 향연 6.


 


오늘의 산행로 - 약 12.5 킬로미터(파란 색 선은 왕복한 구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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