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따갑지만 최고 기온이 섭씨 28도라서 그리 덥지 않고 맑은 9월 2일(수요일), 7시 43분경 동서울버스터미널 매표소에 도착하여 7시 50분발 괴산행 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9700원. 동서울 톨게이트로 들어간 시외버스는 증평 톨게이트를 나와서 증평을 거쳐 소요예정시간인 2시간보다 3분 빠른 9시 47분에 괴산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을 빠져 나와 터미널의 오른쪽에 있는 시계탑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3분쯤 걸어가면 아성교통관광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붙어 있는 괴산군내버스터미널이 있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서 대기하고 있는 수안보행 10시발 군내버스를 타니 10시 정각에 출발한 군내버스는 10시 45분경 차도 삼거리 앞에 있는, 안터마을과 레포츠공원의 입구인 “신혜원”이라는 이름의 버스 정류장에 정차한다. 요금은 2900원. 차도 삼거리에서 오른쪽의 좁은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곧 레포츠공원이 나타난다. 레포츠공원의 왼쪽에 나 있는 길로 몇 분쯤 걸어 들어가면 오른쪽에 신선봉으로 오르는 샛길이 나타난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샛길로 들어서서 반쯤 그늘진 호젓한 숲길을 30분 가까이 천천히 오르면 조령산릉과 레포츠공원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암릉을 처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암릉과 숲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등로를 25분쯤 더 오르면 한 구석이 크게 쪼개져 있는 큰 바위가 나오고 그 바위 앞에 삼거리가 있는데 오른쪽의 능선길로 올라 보니 뾰족한 바위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데 아마 이곳이 뾰족봉인 듯하다. 나아가는 방향의 내리막길도 잘 나 있지만 오르던 길로 되내려와서 삼거리에서 왼쪽의 샛길로 우회해 보니 곧 뾰족봉 밑의 안부에 닿고 여기에는 이대수련원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 있다.

이 안부 삼거리에서 5분쯤 직진하면 조령산릉과 원풍저수지, 레포츠공원이 조망되는 전망바위가 나오고 그 바위의 바로 밑에는 할미바위가 보인다. 그러니까 이 전망바위가 할미봉 정상인 듯하다. 이곳에서 첫 번째로 15분쯤 쉬고 나서 바로 앞의 할미봉을 카메라에 담은 후에 몇 분쯤 더 나아가면 고사리마을 하산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괴산의 신선봉 들머리. 
 


처음 만나는 암릉길. 
 


쪼개진 바위. 
 


쪼개진 바위 위의 뾰족봉 정상 - 해발 725 미터. 
 


이대수련원 하산 갈림길이 있는, 뾰족봉 밑의 안부 삼거리. 
 


할미봉 정상의 전망바위 - 해발 740 미터. 
 


전망바위 바로 밑에 있는 할미바위. 
 


다른 방향에서 본 할미바위. 
 


등로에서 뒤돌아본 뾰족봉과 할미봉. 
 


고사리마을 하산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 
 

두 번째 안부 삼거리에서 10분 가까이 나아가서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가면 연어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방아다리바위 정상에 닿는다. 서봉과 병풍바위가 가깝게 보이는 이곳에서 잠시 조망을 하다가 큰 바위들이 시루떡처럼 포개져 있는 병풍바위 암릉으로 내려서서 병풍바위를 지나 각양각색의 울퉁불퉁한 바위들을 내려서니 밧줄이 설치돼 있는 서봉의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밧줄을 잡고 올라간 서봉 정상은 아래에서 쳐다보던 험준한 모습과는 달리 조망이나 경관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무성한 수풀 속에 비좁은 등로만 나 있는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서봉 정상에서 5분쯤 내려서니 휴양림매표소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 삼거리에 닿고 여기서 느긋하게 부봉과 주흘산, 조령산을 조망하며 로프지대를 지나서 10분쯤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돼 있는 신선봉 정상이다. 
 


연어봉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의 방아다리바위 - 해발 755 미터. 
 


방아다리바위에서 바라본 서봉과 병풍바위. 
 


병풍바위 암릉길 1. 
 


병풍바위 암릉길 2. 
 


눈앞에 다가온 서봉. 
 


서봉 오름길의 로프지대. 
 


서봉 오름길에 바라본 신선봉. 
 


비좁은 등로만 나 있는 서봉 정상 - 해발 785 미터. 
 


눈앞에 다가온 신선봉. 
 


휴양림매표소 하산 갈림길이 있는, 서봉과 신선봉 사이의 안부 삼거리.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신선봉 정상의 바위에서 월악산, 북바위산, 박쥐봉, 포암산, 마역봉, 부봉, 주흘산, 조령산 등을 조망해 보다가 정상표지석이 있는 그늘로 내려가서 30분 남짓 쉰다. 쉬다가 배낭에서 얼린 감귤 주스를 꺼내 배낭 옆구리의 그물망에 담으니 어디선가 큰 말벌 한 마리가 과일 주스의 냄새를 맡고 날아와서 배낭과 자신의 주변을 선회하며 편안한 휴식을 방해한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마역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신선봉 오름길의 로프지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신선봉 정상 - 해발 967 미터. 
 


신선봉 정상의 바위. 
 


신선봉 정상의 삼각점.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마역봉과 부봉, 주흘산.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북바위산과 월악산.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조령산.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원풍저수지와 고사리 주차장, 오른쪽의 레포츠공원. 
 


마역봉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 곳에 설치돼 있는 신선봉의 정상표지석. 
 

신선봉을 내려서서 945봉이 가까이 보이는 내리막에서 까다로운 직벽으로 밧줄이 내려져 있는 곳에 이른다. 오르기는 쉽지만 내려가기에는 발을 디딜 곳이 위에서는 보이지 않아 불안감이 드는 곳인데 한참 망설이다가 다른 길은 없을까 돌아보니 오른쪽에 좀 더 안전해 보이는 경사지대에 밧줄이 하나 더 설치돼 있어서 그 쪽으로 내려선다.

방향표지판에 신선봉까지 30분, 마역봉까지 30분이 소요된다고 표기돼 있는 곳을 지나서 험한 암릉길을 통과하여 방향표지판과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마역봉 정상에 이른다. 그런데 마역봉 정상에는 쉴 만한 그늘이 없어서 부봉으로 가는 길로 잠시 걸음을 옮기니 돌탑이 있는 그늘진 쉼터가 있다. 이곳에 앉아서 쉰다. 
 


등로에서 바라본 북바위산과 월악산, 박쥐봉. 
 


등로에서 바라본 박쥐봉과 포암산. 
 


눈앞에 다가온 945봉. 
 


길지만 비교적 안전한 오른쪽의 로프지대. 
 


짧지만 까다로운 직벽에 설치된 왼쪽의 로프지대. 
 


눈앞에 다가온 마역봉(오른쪽). 
 


뒤돌아본 신선봉과 945봉. 
 


등로의 기암. 
 


마역봉 오름길의 로프지대. 
 


부봉으로 가는 길의, 돌탑이 있는 쉼터. 
 

마역봉 정상에는 부봉과 하늘재, 사문리로 가는 길의 방향표지판은 설치돼 있지만 조령삼관문으로 내려서는 길에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다. 조령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내리막길로 3분쯤 내려서니 조령삼관문으로 내려가는 길과 조령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 조령삼관문으로 내려서게 되는 왼쪽의 백두대간길로 내려간다. 짧은 로프지대를 내려서서 돌계단길과 나무계단길을 지나 성곽의 흔적을 둘러보며 마역봉 정상에서 30분 만에 조령삼관문의 날머리로 내려서는데 조령삼관문이 해발 650 미터라서 불과 277 미터를 내려서서 하산을 완료하게 된다. 
 


마역봉 정상의 정상표지석 - 해발 927 미터. 
 


마역봉 정상에서 바라본 부봉과 주흘산. 
 


마역봉 정상에서 바라본 깃대봉과 신선암봉, 조령산. 
 


조령삼관문과 조령산휴양림 하산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 
 


돌계단길. 
 


하산길의 기암. 
 


나무계단길. 
 


성곽의 흔적. 
 

영남삼관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조령삼관문은 임진왜란 때, 신립이 이 험준한 천혜의 요새에서 천연의 지형을 이용하여 절대적으로 유리한 매복을 하지 못하고 탄금대에서 그 당시의 정황에 맞지 않는 배수의 진을 치는 자멸행위를 하여 왜병들에게 전멸을 당한 통한의 역사적 사연을 담고 있는 곳이다.

삼관문 앞의 조령약수에서 약수도 떠 마시면서 잠시 쉬는데 조령약수는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지 물에서 쇠맛이 많이 난다.

삼관문에서 예쁘게 포장됐지만 발바닥을 아프게 하는 딱딱한 석제 보도가 지루하고 단조롭게 이어지는 길을 35분쯤 걸어 내려가니 고사리 주차장이다. 마침 삼관문까지 간다고 표기돼 있지만 이 고사리 주차장이 종점인, 충주로 가는 17시 15분발 시내버스 막차가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어서 잠시 기다리다가 이 버스를 타고 50분 만에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요금은 2900원. 고사리 주차장 밑의 원풍저수지와 유명한 수옥정폭포도 들러보고 싶었지만 괴산의 동서울행 막차가 19시 55분인데 더 지체하면 이 동서울행 막차 시각 전에 괴산에 도착하는 군내버스를 타지 못하게 되니 귀경하기에 더 유리하고 괴산행 군내버스가 서는 신혜원 버스 정류장까지 적어도 10분 이상 더 걷지 않아도 되는 충주행 시내버스를 타는 게 훨씬 나은 것이다.

충주터미널에서 18시 20분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귀경한다. 요금은 7100원.

오늘의 총산행시간은 6시간 25분이 걸렸는데 이 중에서 1시간 25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순수산행시간은 5시간인 셈이다. 산행거리는 짧았지만 암릉길에 험한 부분이 많아서 거리에 비해 꽤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오늘의 산행은 날씨는 꽤 좋았지만 평일이라서 그런지 무척 호젓한 산행을 하게 됐고 북바위산이 월악산릉을 조망하는 전망대라면 신선봉과 마역봉은 조령산을 조망하는 전망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망이 터지는 암릉길에서는 질릴 정도로 조령산릉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900 미터대의 높은 산들을 매우 호젓하게 산행하게 됐지만 평지도 꽤 높은 곳이라서 고사리 주차장과 원풍저수지, 레포츠공원이 뚜렷하게 내려다보이는 곳이 많았으며 이웃하고 있는 산들에서 사람들의 소리도 가끔 들려와서 큰 외로움을 느낄 정도의 깊은 산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월악산으로부터 조령산까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빼어난 산군을 시원하게 조망하게 되어 바위산의 경관과 뛰어난 조망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었다.

멋진 조망과 아름다운 바위들을 바라보면서 암릉길의 짙은 솔냄새에 취해 차분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선경을 거닌 듯한 여운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헤어나지 못할 정도로 괴산의 명산에 심취된 하루였다. 
 


마역봉 날머리인 조령삼관문(문경 새재) - 해발 650 미터. 
 


조령약수. 
 


계곡의 정경. 
 


지루하고 단조롭게 이어지는 딱딱한 석제 보도. 
 


고사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뾰족봉과 할미바위, 방아다리바위, 서봉. 
 


고사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마역봉.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