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봉, 마역봉(마패봉), 부봉

2009년 5월 19일 불의 날
날씨 : 맑음 시계는 흐리멍텅








왼쪽 부봉 뒤로 주흘산, 가운데는 조령관문, 오른쪽 조령산





★ 고사리주차장-희미한 족적따라 740봉-서봉-신선봉-마폐봉-북문-동암문-부봉-동화원-고사리주차장(6시간5분)

초반 오름길 서봉에 닿게되는 능선 타는 것 실패 ( 희미한 길에 30분쯤 버리고)  
마역봉에서 알바 22분
주어진 약속시간 6시간 지키려고 쉬지도 못하고 생고생
머리가 나쁘면 머리 아래 모두가 고생한다.



 


9:33
고사리 주차장에서 올려다보는 뾰족봉, 할미봉

늘 하던 습관대로 길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악습에 오늘도 가엾은 내 몸은 기진맥진이다.
멀쩡한 길 버리고 서봉으로 바로 붙어보고자하는 얄팍한 수작은 여우가 자기 꾀에 넘어간 꼴이다.
희미한 길 그러나 자꾸 끊어지고, 그러나 불굴의 용기(?)로 길 만들어 간다.
 나뭇가지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어깨쭉지를 볼모로 물귀신 작전인데.

뭣 땜시 이러구 다니나??

이끼낀 바위 만나면 통사정하며 끌어안고, 우북한 낙엽무덤에 풍덩 빠지고 미끄러지고,
그래도 위를 향하여 오르고 또 오르고 악착같은 내 머리
분명 내 머리가 하는 짓인데 그걸 통제 못하는 나의 가슴은 있으나마나인가?
아님 무례한 머리의 횡포에 침몰한 것인가?





9:57
겨우 전망대 찾아 옆으로 조금 삐져나갔다. 맞은편 능선은 안터마을에서 할미봉으로 오르는 길인데
저 곳으로 올랐으면 고생도 안하고 시간도 줄였을 터인데 잔머리 굴리다가 벼락 맞았다





조망터에서 내려다보는 그림 속에 원풍지와 고사리주차장 아래에 태길사가 자리잡고 있다.





힛히히~ 서서히 장막을 걷고 보여준다 조령산





머리위 병풍바위 잡아당기다





10:19
이 위치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림 병풍바위와 서봉 뒤는 신선봉
느낌대로 예정한 길에서 조금 못미쳤다. 서봉을 흘러내리는 능선으로 붙어야했는데 산이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가운데 산릉을 중심으로 편가르기 주흘팀과 조령팀ㅋ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서봉 우뚝해서 신선봉이 아닐까 착각하겠다. 그러나 신선봉은 뒤에 숨어있다.





10:28
방아다리바위





조령산






족적





부봉 뒤로 주흘산





신선봉





10:59
신선봉 고스락





정상석은 암릉 아래에 있다.
암릉으로 진행하다보면 못 만날 수도 있다.





암릉 기차놀이




  


월악산쪽 흐릿하게나마 떠오른다.





마폐봉 직전 특이한 모양의 암릉이 가로막고있다.





11:34
마역봉(마폐봉)
지도상이나 마을 주민들은 마폐봉이라 부른다.





마역봉에서 조령산쪽으로





부봉
오른쪽부터 6,5,4,3,2,1이다.





11:56
마역봉에서 작은 돌탑을 지나면 계림령부봉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성급한 마음으로 오른쪽 내림길을 후다닥 내려서다 아차!! 다시 되돌아 올라오는데 죽을 맛이다.
단 몇 분 후다닥 쏟아져 내려간 길 되돌리는데 젖 먹던 힘 다 쏟아부어도 다리가 트집을 잡는다.

흐미!! 부봉까지 2시간이라니
알바 이십 이분했으니... 1시간 30분만에 가야하는디.





ㅎㅎ 터줏대감 춤추네





13:16
돌탑봉 삼거리에서 지루한 대간길 4km를 1시간 20분만에 걸어내니 부봉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서 천로역정의 길이다.
그 길 반성하며 걷었던 시간이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
머리는 알면서 나쁜 길(?)을 탐한다.
녹슨 못이라도 줏어 먹어야 철이 들까?

부봉에 도착해서야 점심을 먹었다. 찬물 주욱 들이키고 다시 정신 차리고 푹 쉬지도 못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1봉을 넘어서면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뾰족봉에서 신선봉까지 그리고 둥그스럼한 마역봉





자연석굴 지나는데 서늘하다



 


2봉
과연 부봉이다.
신선봉, 마폐봉도 멋지지만 부봉이 가진 개성은 주흘산이나 조령산에 못지않다.
높이나 골의 규모를 볼 때는 조령, 주흘을 앞세울 수 있지만 주흘에 속한 부봉은 정말 멋지다.
2005년 며칠을 죽도록 앓고난 후 그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 부봉에 들어가겠다고 내 님과 집을 나섰다.

지금 같으면 고사리 주차장에서 자연휴양림 동화원으로 들어갔을 텐데 그 때는 자료를 직접 조사하지 않았기에
짝꿍이 하자는대로 했는데 제 1관문 주차장에 차를 두고 6km쯤 되는 길을 걸어 들어갔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평지를 길게 걸었더니 정작 6봉을 향해 오를 때에는 기진맥진 힘들어 고생했다.
2봉 내림에서 밧줄에 다리가 걸려 쥐가 나는데 내가 지른 외마디 비명에 짝꿍이 놀라 혼비백산
아무튼 그렇게 힘든 산행이었음에도 언젠가 다시 부봉에 들어오리라 꿈꾸었지.

4년이 지난 오늘에 들어왔고 그 때 그 감흥처럼 역시 부봉은 멋지다.
다만 접근거리가 만만치 않아 그것이 단점이다.

물론 산악회에서 부봉 접근 하려면 월항삼봉(탄항산)을 넘어 부봉에 올랐다 다시 동화원을 넘어 마역봉-신선봉으로 할 수도 있지만
그 코스도 힘든 건 마찬가지 일 것같다.





2봉의 암릉









13:44
미륵바위













3봉이다





3봉 뒤로돌출된 주흘영봉

4봉은 위험구간이라 돌아가란다.
착한 학생처럼 안내판이 시키는대로했다.





14:04
5봉 사자바위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순한 양같은...





5봉에서 바라보는 6봉
깎아지른 덕분에 철계단에서 코를 박는다. 공사자가 철판을 빼어 돌렸는지 띄엄띄엄이다.
고얀지고!






6봉에서 5봉을 바라보다.



 


14:20
이정목 시간표기가 틀린 곳이 많다.





붉은병꽃나무





조령산 깃대봉 뒤로 신선봉과 마폐봉





14:58
거의 바닥에 닿을 즈음 계류를 만나 목을 축이고, 수건도 적시고, 손도 닦고 매무새 정리하니 마음이 평안하다
 몇 분 더 걸으니 휴우@@@ 동화원이다.





정제된 길을 버리고 산길인 장원급제길 따라 들어가니 책바위를 만난다.





15:03
3관문







 



...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 시 삼십팔분이다.
고사리 주차장에서 신선봉-부봉 휘돌아 다시 고사리 주차장 까지 6시간 5분이 소요되었다.
준족 아니면 이 시간은 참고하지 말아야한다.
쉬지도 못하고 냉수만 자꾸 들이키며 쫓기 듯 걸었으니 한심한지고!!

초반 시간 손실과 중반 알바의 시간을 빼면 5시간 남짓 걸었다는 계산인데
이렇게 걷는 것은 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음에 담은 교훈 잘 지켜야 내 몸도 편안하다.
안단테 칸타빌레.
노래하듯이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