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6. 22(수) 맑음

- 산행자 : san001, 신기루

 

- 산의 개요

■ 신선봉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사문리·원풍리와 충주시 수안보면에 걸쳐 있는 높이 968m의 산.

바위산으로 수안보온천에서 동남쪽으로 5㎞ 지점에 우뚝 솟아 있다. 주위의 월악산·주흘산·조령산 같은 유명한 산들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예로부터 산 북쪽과 남쪽에 두 줄기 길이 있었는데, 북쪽 길은 신라가 북진정책을 위해 백두대간에 처음으로 뚫은 하늘재(지릅재)이고, 남쪽 길은 조선시대에 영남지역의 선비들이 과거 보러 서울로 올라가던 문경새재이다. 

월악산, 주흘산, 조령산 등의 1,000m급 산과 북바위산, 포암산, 만수봉 등 900m급 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산에는 열두폭 병풍을 둘러친 듯한 병풍바위, 할머니가 돌이 되어 노송을 향해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을 드리는 형상의 할미바위, 방아다리 바위 등이 있다.

산행 기점이 조령 제3관문인 문경관문(사적 147)이 시작되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에 있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으며, 부근에 수옥정 국민관광지, 수안보온천, 월악산, 미륵사지, 문경새재도립공원, 송계계곡 등이 있어 가족단위 휴양지로 알맞다. (출처 : 네이버테마백과사전)

충청남도 괴산군, 충주시 및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에 있는 산.

■ 마역봉 

충북 괴산군, 충주시 및 경북 문경시에 있는 산이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으로, 충청북도 쪽으로는 신선봉과 맞닿아 있다. 조령 제3관문을 사이에 두고 깃대봉과 마주하며 명칭의 유래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을 때 조령 제3관문에서 쉬었을 때 마패를 관문 위의 봉우리에 걸어놓았다고 하여 이 지방에서는 마패봉이라 부른다.

■ 부봉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에 있는 산이다. 문경새재 제2관문인 조곡관 뒤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산으로, 모두 6개봉으로 이루어졌고 제2봉이 제일 높다. 백두대간에 속한 산으로, 하늘재를 지나 조령(鳥嶺)까지 이어진 주능선에서 가지를 뻗은 문경의 진산(鎭山) 주흘산(主屹山:1,106m)과 이어져 있다. 조령산(1,017m)에서 동쪽으로 보이며, 주흘산의 북서쪽에 바위벽으로 솟아 있다. 이화령에서 하초리로 흐르는 조령천이 산 옆으로 지나간다.

6개 암봉이 한 줄로 이어져 있어 험준한 암릉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옛날 영남지역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인 제3관문을 비롯하여 제1, 2관문이 자리 잡고 있다. (출처 : 네이버)


 

- 산행요약

■ 코스 : 레포츠공원(소조령)~방아다리바위~신선봉서릉~신선봉~마역봉~북문~동문~부봉1,2,3,4,5,6~

            동화원~제3관문~고사리마을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13.7km, 산행시간 6시간23분, 총시간 8시간47분

■ 구간별

레포츠공원~(2.3km)~(50분)~할미바위(봉우리)~(11분)~방아다리바위(봉우리)~(36분)~신선봉~(1.3km,51분)~마역봉~(1.1km,19분)~북문~(1.7km,53분)~동문~(0.7km,12분)~부봉갈림길~(2.1km,1시간8분)~6봉~(1.3km,35분)~동화원~(1.2km,18분)~제3관문~(2.0km)~(21분)~휴양림입구(신선봉들머리)~(9분)~고사리주차장(버스종점)


 

- 산행기

 

〈문경새재...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을 넘는 고개〉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은 한반도의 등줄기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으로 가로막혀 있다. 이를 연결하는 고개는 예로부터 문경새재, 하늘재(계립령), 이화령 등이 있다. 모두 백두대간을 넘는 길. 고개는 사람과 문화의 통로라는 의미가 있는 동시에 군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문경새재.....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이 요충지를 버리고 남한강의 탄금대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대패를 하였다. 물을 뒤에 두고 죽을 각오로 진을 친다. 정신자세는 좋지만 천혜의 요새인 문경새재를 버린 문제점은 분명히 있다.

지금은 도로가 잘 개통되어 험준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지만 문경새재 일대는 나르는 새도 쉬어간다는 산악지대이다. 

이 후 문경새재의 중요성을 재차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숙종 때 관문을 설치하게 된다. 문경새재길을 따라 양쪽으로 병풍처럼 늘어선 굵은 산줄기. 제1관문에서 제3관문(문경새재, 조령)을 넘어 소조령까지의 좁은 통로를 따라 왼쪽으로는 조령산이 오른쪽으로는 주흘산, 마역봉, 신선봉이 이어진다.  

 

〈코스를 계획하며〉

 

오늘 산행은 문경새재의 우측 능선을 따르는 산행이다. 소조령에서 시작하여 신선봉, 마역봉을 거쳐 부봉으로 하산하는 길. 완전한 문경새재 우측능선은 주흘산으로 이어지지만, 예전 인상 깊었던 부봉을 신기루님에게 소개시켜주고, 아직 구경하지 못한 조령 제3관문을 탐방하기 위해 주흘산 대신 부봉을 택한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역시 부봉과 신선봉.

부봉은 주흘산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에 있는 6개의 바위 봉우리로 그 우뚝한 산세와 아름다운 비경은 주흘산 일대의 천하제일 절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신선봉 또한 높이는 1000m도 되지 않는 산이지만 범상치 않은 산세가 주위의 다른 봉우리들을 압도한다.  

이 산행코스는 오이 같이 아주 길다란 형태의 길을 따라 원점회기 하는 산행이다. 이 중 마역봉에서 부봉 갈림길까지는 백두대간 구간.

 

〈쉽게 찾을 갈수 있는 문경새재〉

 

문경새재가 있는 경상북도 도립공원과 월악산국립공원은 백두대간을 두고 남과 북으로 나뉜다. 예전 같으면 한참이나 오지인 그 곳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비롯한 4차선국도의 확장으로 이제는 아주 편안하고 가깝게 찾아 갈 수 있다.

동서울터미날에서 7시40분 수안보행 시외버스(9,900원)에 오른다. 수안보터미날(수안보 초입에 있음)까지는 약2시간5분 정도 소요. 문경새재 제3관문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면 수안보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시외버스에서 뒤 따라 오는 시내버스를 보고 부지런히 갔지만 100m 앞에서 버스가 떠난다.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수안보에서 제3관문까지 하루에 4번밖에 운행되지 않는다. (충주에서 06:45, 09:05, 13:40, 16:00 출발, 수안보에서는 약30분 후 출발).

할 수 없이 택시를 탄다. 제3관문 입구에 있는 고사리마을까지는 10,000원. 수안보에서의 거리가 약8km 정도에 불구한데 너무 비싸다. 단양 같은 도시에서는 어디를 가도 메타 요금대로 받는 것에 비하여 완전 바가지를 쓴 느낌이다. 고사리 주민이 나의 심정을 아는지 공정가격임을 확인하여 준다. 

 

〈신선봉으로 가는 들머리〉

 

문경새재와 이화령으로 가는 국도상 갈림길인 소조령을 지나 문경새재 방향으로 200m 쯤 가면 레포츠공원이 나온다. 여기가 오늘 산행의 들머리. 입구에는 「신선봉, 마역봉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입구에서 보면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시선을 붙잡는다. 화강암 슬랩바위가 펼쳐지는 범상치 않은 산세.

 

신선봉으로 가는 들머리는 세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길은 조령산휴양림 입구에서 신선봉으로 직등 하는 길, 두 번째는 레포츠공원길, 이 길은 신선봉 서쪽능선에 올라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다. 세 번째는 제3관문에서 마역봉으로 올라 신선봉 동쪽능선을 따라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다.

 

〈환상적인 암릉길... 신선봉 서릉〉

 

레포츠공원의 두가지 길

레포츠공원 좌측 마을로 들어가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른다(10:01). 5분 오르면 「신선봉, 연어봉」안내판(10:06)이 있다. 갈림길에서 좌측은 연어봉, 우측은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다. 두 길은 모두 능선길로써 방아다리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서 만난다. 연어봉 가는 능선길이 조금 더 크게 돌아가는 능선길이다. 

 

연이어지는 전망 좋은 슬랩바위지대

신선봉 방향으로 접어들면 완만한 숲길이 시작된다. 잠시 후 다시 리본이 달려있는 갈림길(10:10). 아무 방향으로 올라도 된다. 주위에 산딸기가 지천에 널려있다. 신기루님의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가파른 길을 따라 2기의 무덤(10:15)을 지나면 능선(10:21)에 오른다. 바람 한점 불지 않는 후덥지근한 날씨. 다행히 햇빛은 없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하다.

5분 정도 더 오르면서 바위지대(10:26)가 시작된다. 능선 우측으로는 대슬랩지대(10:28). 답답하던 마음에 조금 숨통이 터진다. 벌써 들머리인 레포츠공원이 저 멀리 있다.

밧줄이 달린 약20m의 가벼운 슬랩(10:31)을 지나면 다시 숲속으로 들어선다. 더위 탓인지 허기를 느끼는 건지 발걸음이 무겁다.

급경사구간에 밧줄(10:41)이 보인다. 마침 왼쪽으로도 리본이 있다. 편하게 가자는 마음에 왼쪽으로 향한다. 이 길은 전망바위를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다.

다시 능선에 합류한 지점은 삼거리 갈림길(119 제1지점)(10:43). 우측으로 이대수련원 방향과 연결이 된다.

 

무너진 무덤이 있는 공터... 진경산수화의 중심에서 

갈림길에서 5분 정도 오르면 너른 공터(10:48). 한가운데 잡풀 하나 없이 무너진 무덤 인 듯한 장소에 도착한다. 순간 터지는 환상적인 전망. 멀리 바라보는 전망이라기보다는 동양화에서 흔히 보는 진경산수화의 중심에 자리 잡은 느낌이다.

바로 위의 봉우리(할미봉) 우측면은 천연의 분재라 할 정도의 멋진 병풍바위. 맞은편으로 우회하여 지나친 바위봉(뾰족봉) 또한 직벽이 다단계로 이어지는 천연 분재이다. 바위에 소나무를 심어 놓은 듯한 아기자기하지만 자연스러운 산수화, 그대로의 모습이다.

지나친 바위봉은 뾰족봉으로 부르는 사람이 있듯 수직으로 치솟아 있다. 우회하지 않고 밧줄을 따라 오르면 쉽지는 않지만 바위위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휴식을 취하며 샤베트맥주로 입가심을 한다. 그리고 신선봉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상당히 지명도가 있는 신선봉을 예전 휴양림 방향에서 오른 적이 있다. 전망은 분명히 뛰어났지만 특별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산. 그 산의 진면목이 소조령에서 시작함으로 오늘 비로소 진가를 느낀다.

 

할미봉

기대가 커진다. 이제 시작이 아닌가. 바로 위는 할미봉으로 불리는 봉우리. 봉우리 조금 아래 할머니가 아이를 엎고 있는 듯한 형상의 할미바위가 있다. 높이는 약4m 정도.

능선 우측은 대체로 절벽지대. 능선에는 거의 대부분의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소나무가 많은 산이 주는 상쾌한 느낌과 솔잎이 가득한 부드러운 등산로는 쾌적하다. 

 

최고의 전망봉우리... 방아다리 바위 삼거리

평탄한 길을 따라 고사리마을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119 제2지점)를 지나면 바위지대를 지나 또다른 봉우리에 오른다.

방아다리 바위가 있는 곳.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전망봉우리이다. 디딜방아와 같이 두개의 발판이 있는 듯한 바위는 신비롭게 그지없다. 바위에 오르면 장쾌한 전망. 신선봉으로 가는 도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정면으로 거대한 서봉이 하늘을 가로막고, 서봉으로 이어지는 초입 능선은 가히 통바위로 이루어진 천혜의 성벽이다. 능선에서 흘러내리는 바위면은 다듬은 듯 매끈하다. 

이 지점에서 연어봉을 거쳐 신선봉으로 가는 능선과 만난다.

 

서봉

서봉으로 가는 길은 역시 가파르다. 바위지대가 시작되며 밧줄이 연이어진다. 거의 경사가 70도는 되는 듯 밧줄이 없으면 오르기가 쉽지는 않다. 바위 중턱에 진돗개 한 마리가 마구 짖는다. 순간 섬직하다. 어디서 나타난 개인지... 꼬리를 흔들지 않는 걸 보아 상당히 경계를 하는 듯하다. 개를 놔두고 그냥 오르면서 걱정이 된다. 경사가 급해 오르내리기가 쉽지가 않은데... 다행히 우리의 걱정을 무색하게 바위 옆 숲을 따라 절묘하게 올라온다.

서봉은 그냥 지나치는 봉우리. 보기와는 달리 쉴만한 곳도 전망도 없다.

 

휴양림 입구로 가는 갈림길, 안부

서봉을 내려서면 휴양림 입구에서 올라오면 만나는 안부.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을 만난다. 진돗개의 주인이다. 수염과 꽁지머리를 한 모습이 예사 사람들이 아닌 듯하다. 이 안부는 예전 올라왔던 길이다. 지금 생각하면 신선봉으로 가는 가장 멋진 길을 모르고 별 특징이 없는 휴양림길로 올라오면서 신선봉이 대단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선봉〉

 

정상은 안부에서 100m 거리. 두차례의 위험하지 않은 밧줄 구간을 지나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11:52/12:08)이다.

정상은 너른 바위지대. 괴산군청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신선봉은 문경새재 일대의 중심부에 위치한 산으로 사방 팔방으로 월악산 국립공원 일대의 무수한 산들과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보이는 곳이다. 아쉽게 옅은 안개로 월악산, 조령산, 주흘산은 거의 보이질 않고 가까운 부봉 마저도 봉우리의 윤곽만이 흐릿하게 보일뿐이다. 가야할 방향으로는 봉우리 세 개가 보이지만 마역봉이 보이는 지는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정상에서 다시 샤베트맥주로 갈증 해소. 시원한 맥주를 아끼려고 한모금씩만 하고 오십세주로 정상주를 대신한다.

 

〈마역봉〉

 

마역봉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을 따른다. 5분 정도 내려가면 날등길과 우회길이 갈라진다(12:13). 우회길로 내려가면 바로 갈림길. 휴양림입구로 하산하는 길이다. 날등길은 마지막에 약3m의 직벽에 걸린 밧줄을 잡고 내려서야 한다.

마역봉까지의 길은 생각보다 전망은 좋지가 않다. 봉우리는 2개 정도 거치지만 봉우리인지도 모르게 지나간다.

119 제4지점 안내판이 있는 안부(12:35)를 지나면 신선봉과 마역봉이 보이는 봉우리(12:43)에서 잠시 시야가 터진다. 의외로 신선봉이 상당히 우뚝한 모습이다.

약간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어렵지 않게 마역봉에 오른다.

 

마역봉(12:59/13:04)은 어사 박문수가 마패를 걸어놓고 쉬어갔다 하여 마패봉이라도도 불린다. 그런데 현지 안내판과 지도에는 마폐봉이라고 적혀있다. 왜 그런지는?

마역봉 역시 바위지대이지만 울퉁불퉁하여 쉬어가기가 마땅치 않고 전망도 없다. 역시 이 근처의 상징적인 산은 신선봉. 산을 타는 재미, 보는 재미 역시 신선봉 서쪽능선길이 최고이다. 그런데 신선봉, 마역봉 산행을 위해 휴양림에서 올라 제3관문으로 하산한다면 알맹이가 빠지는 산행이 될 뿐이다. 

시간은 벌써 1시. 멋진 전망에 흠뻑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다 문득 가야할 산행시간을 체크해본다. 조금은 조급해지는 마음. 수안보에서 6시40분 버스를 타려면 고사리마을까지 늦어도 1시간 전에는 도착을 하여야 하는데 의외로 여유가 없는 듯하다. 문경새재길로 내려가도 고사리마을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한다. 신기루님은 내 마음과 달리 여유가 있다.

 

〈조금은 답답한 백두대간길〉

 

이제부터는 백두대간길. 조령산에서 넘어오는 백두대간은 제3관문, 마역봉을 거쳐 부봉 갈림길까지 약4km 구간에 걸쳐 이어진다. 대체로 완만한 능선길. 아쉽게도 전망은 좋지 않다. 숲속으로 이어져 햇볕을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마역봉에서 북문까지는 계속된 내리막길.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약간의 굴곡이 있는 완만한 길이다. 동문에서 부봉 갈림길까지는 다시  오르막길.

 

지릅재 갈림길

마역봉을 100m 내려서면 곧 지릅재로 하산하는 갈림길(13:07)이 나온다. 지릅재는 마역봉과 월악산국립공원의 박쥐봉(782m) 사이의 고개로 서기 156년 길이 열린 우리나라 최고 고개인 하늘재(계립령)를 넘어 한강유역으로 넘어가던 고개이다.

본격적인 내리막(13:13)이 시작되면서 잠시 부봉의 여섯 개 봉우리가 눈에 들어오지만 이내 숲속으로 들어간다.

 

북문

계속되는 내리막. 산성흔적이 나타나면서 북문(13:23)에 도착한다. 북문의 고도는 714m. 거의 200m 내려온 것이다.

북문은 조령산성의 성문으로 거의 다 허물어지고 일부 성벽만이 남아있다. 한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아진 상태. 무너진 성벽 위에 반석이 올려져 쉼터 구실을 한다.

북문은 사거리 갈림길. 북쪽으로는 지릅재, 남쪽으로는 동화원과 연결이 된다. 

 

동문

북문을 지나면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지만 별다른 느낌 없이 지나친다. 위치상으로는 부봉 및 주흘산, 맞은편으로는 박쥐봉, 덕주봉 등이 보이는 지점이지만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길은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다. 소조령에서 신선봉을 거쳐 마역봉까지가 암릉구간인 반면, 백두대간길은 전형적인 육산의 길이다.

북문에서 약20분 정도 걸어가 한기의 묘(13:42)를 지나 다시 20분 정도 걸어가면 남동방향으로 이어지던 능선이 남쪽으로 방향을 전환(14:03)한다. 멀게만 보였던 부봉이 나무숲 사이로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다.

성터 흔적(14:13)이 다시 나타나면서 곧 동문에 도착(14:16)한다. 동문의 고도의 735m. 북문과의 고도차이가 거의 없다.

동문 역시 백두대간 종주자들에게는 탈출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북쪽으로는 미륵사지로 남쪽으로는 문경새재길의 동화원으로 하산이 가능하다.

동문 주위는 너른 공터. 더 이상 전망 좋은 장소를 찾기 어려워 그늘에서 자리를 편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해 허기를 느낀다. 마음은 급하지만 한번 자리에 앉자 걸어온 능선과 가야 할 부봉 이야기에 거의 1시간이 되어서야 일어선다.

 

부봉 갈림길

동문을 지나면 부봉 갈림길까지는 오르막. 고도를 약150m 정도 높여야 한다. 산성흔적이 상당히 길게 이어진다. 이런 험준한 산성을 잘만 활용했다면 임진왜란 때 탄금대의 패전은 없었으리라...

 

〈부봉능선... 천하제일의 절경〉

 

부봉 갈림길. 여기서 백두대간을 다시 벗어난다. 부봉은 여섯 개의 바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백두대간 능선에서 서쪽으로 뻗은 약2km에 걸친 능선길. 부봉의 진수는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능선을 탈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환상적인 전망과 봉우리 하나하나가 독립성과 독창성을 가진 수려한 모습은 단연 문경새재 산들 중 압권이다. 능선의 좌측은 거의가 절벽지대. 거의 바윗길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1봉(917m)

부봉 1봉으로 가는 가파른 길을 따르며 시야가 터지기 시작한다. 주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월항삼봉(847m)을 거쳐 포암산(961.7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능선이 살아 있는 듯 역동적이다. 밧줄이 걸린 슬랩지대를 오르면 1봉(15:32). 너럭바위와 더불어 노송 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냥 마냥 퍼질고 앉아 쉬어 가고픈 봉우리. 시간이 없어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2봉(933.5m)

부봉 2봉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 부봉 여섯 개 봉우리들의 특징은 각 봉우리들을 반드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한다. 구분이 확실히 된다는 뜻. 1봉에서 조금 내려가면 너른 천정바위가 있는 작은 굴(15;36)을 지난다. 기도처라 생각되는 곳이다.

부봉 2봉(15:50)은 별 특징이 없는 바위 봉우리. 부봉의 여섯 개 봉우리 중 가장 높이가 높지만 쉬어갈 만한 봉우리는 아니다. 

 

3봉(911m)

안부를 지나 슬랩에 걸린 밧줄을 잡고 오르면 부봉 3봉(16:02/16:07). 마당바위라고도 불린다. 부봉 3봉은 나무 한그루 없는 너른 암반지대로 최고의 전망봉우리이다. 지나온 부봉 1,2봉뿐만 아니라 주봉에서 영봉을 거쳐 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조망된다. 30명이 충분히 쉴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너럭바위에 오직 고사목 한그루가 외롭게 봉우리를 지킨다. 다만 강렬한 햇볕을 피할 수 없다.

 

4봉(923.9m)

4봉으로 가는 길 역시 내리막으로 시작된다. 안부를 지나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우회길이 나누어진다(리본이 달려 있다)(16:10). 우회길은 4봉을 오르지 않고 4봉과 5봉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 길이다.

부봉 4봉(16:13)은 좁은 바위지대. 전망은 대단하지만 쉬어가기는 마땅치 않다. 4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상당히 급한 내리막. 가는 밧줄에 의지하여 힘겹게 내려온다.

 

5봉(916m)

부봉 5봉으로 올라가는 바윗길에도 여전히 밧줄이 걸려있지만 다른 곳보다는 조금 위험한 길이다. 한쪽이 낭떠러지인 바위면에 비스듬히 밧줄이 걸려있다. 

부봉 5봉(16:28/16:33)은 3봉과 더불어 최고의 전망봉우리이다. 반반하지는 않지만 시원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5봉에서는 우뚝한 산세의 아름다운 6봉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그 아찔한 암릉을 보노라면 그 위세에 압도당한다. 특히 6봉의 왼쪽(남쪽)면이 북한산의 인수봉, 노적봉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겨 인상적이다. 6봉뿐만 아니라 부봉능선의 완쪽은 거의 단애로 이루어져 문경새재 1관문에서 부봉을 바라보면 하얗게 빛나는 바위면으로 주위 산들과 빛깔부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제2관문 갈림길

5봉을 내려오면 안부(16:39). 여기서 좌측으로 제2관문으로 하산이 가능하다. 제3관문 방향인 동화원은 6봉을 올라가야 한다.

 

6봉(916.2m)

부봉 6봉으로 가는 길 초입에는 철사다리가 거의 수직으로 붙어있다. 28개의 계단길. 계단이 없었다면 어떻게 올라갔을까 할 정도의 가파른 길이다. 이어서 가파른 벼랑 옆으로 밧줄과 함께 오르는 슬랩길.

부봉 6봉(16:51/17:04)은 문경새재길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이다. 5봉과 달리 정상 일대는 숲지대. 새재길과 문경새재 제3관문이 보이는 곳이지만 여름철에는 숲으로 가려져 있다. 아껴둔 맥주로 입가심을 하지만 벌써 찬기운은 사라지고 없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고 어서 빨리 계곡에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간상으로는 이미 6시40분 버스는 어렵다. 이제 막차인 7시40분 수안보 출발 버스를 목표로 한다.

 

동화원으로 가는 급경사 하산길

동화원으로 하산길은 한동안 바윗길이다. 급경사 내리막은 전망도 없다. 28분 정도 내려가 간벌지대(17:32)가 나오면서 편안한 길로 바뀐다. 조금씩 커지는 반가운 물소리. 잠시 후 등산로는 계곡(17:35/17:56)을 건넌다. 의외로 수량이 풍부하다. 아무리 급해도 아니 쉬어 갈 수 없는 일. 세수를 하고 발을 씻으니 날아갈 듯하다. 

 

〈동화원〉

 

계곡을 건너 평탄한 길을 조금 따르면 새재길(17:59)이다. 동화원은 제3관문 방향으로 약50m 위에 있다.

동화원은 숲속에 자리 잡은 운치 있는 휴게소 겸 식당이다. 하지만 원래 동화원은 예전에 여관과 같은 곳이다. 나라에서 관리하는 장소는 파발, 상인과 여행자를 위한 시설은 원(院)이라고 한다. 문경새재가 있는 조령산성 안에는 조령원(鳥嶺院)과 동화원(桐華院)이 있고 이화령 아래 요광원(要光院), 하늘재 밑에는 관음원(觀音院) 등이 있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동화원은 원래 조령원 자리이다.

 

〈장원급제길〉

 

동화원부터 제3관문까지의 길은 너른 길이다. 영남과 충청도를 이어주는 영남대로. 여러 고개 중 추풍령은 보름길, 죽령은 열엿세길인 반면 새재는 열나흘길로 가장 빠른 길이었다. 특히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선비들은 유독 새재만 고집했다. 추풍령은 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6분 정도 올라가면 장원급제길(18:06)이 갈라진다. 장원급제길은 조선조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과거차 한양으로 넘나들던 옛적 그대로의 길이다. 너른 길보다는 제3관문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조금 넓은 등산로 같은 이 길은 호젓하다.

잠시 오르면 책바위(18:11).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이 급제를 기원하던 곳이다.

 

〈조령관... 문경새재 제3관문〉

 

다시 대로와 합쳐진다. 정면에는 제3관문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650m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주위가 넓다.

제3관문(16:18)은 조령관으로 새재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의 적을 막기 위하여 선조 초에 쌓고 숙종(숙종 34년 : 1708) 때 중창된 성문이다. 1907년에 훼손되어 1976년도에 홍예문 및 석성 135m와 누각을 복원했다.

관문 옆에는 조선 숙종 34년에 조령산성을 축성시 발견 된 조령약수가 있다. 선비들을 위한 감로수였으리라. 아쉽게 현재는 공사중이다.

제3관문을 돌아 반대편으로 가면 성벽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성벽 높이가 약3m, 전체 높이가 약5m 정도 된다. 제3관문은 적의 침입을 대비하여 「ㄷ」형태로 되어, 성문이 안쪽에 설치되어 있다. 마치 옹성의 변형된 모습을 보는 듯하다.

바로 앞에는 문경새재도립공원 매표소(16:20)가 있다.

 

〈편안한 산책길... 휴양림길〉

 

제3관문을 경계로 충북 지방은 조령산 자연휴양림 구간이다. 휴양림을 따라 내려가는 길의 바닥에는 돌이 깔려있다. 신선한 숲의 향기가 느껴지는 운치 있는 산책길이다.

조금 내려가면 마역봉으로 올라가는 들머리(18:24). 다시 길을 따라 5분 내려가면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지름길인 산책로 갈림길(18:29)이 있다. 임간수련장을 지나면 산책로 주위에는 산막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다.

제3관문에서 21분만에 휴양림입구(18:39)에 도착한다. 내려올 때의 부드러움과 달리 뒤돌아보는 산세는 험준하다. 휴양림입구 옆으로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있다.

 

〈운좋게 수안보로〉

 

입구를 지나면 민가와 몇 개의 식당을 거쳐 고사리마을 주차장(18:48)에 도착한다. 한가닥 희망을 갖고 수안보 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였지만 이미 끊어진 상태. 수안보를 거쳐 충주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4번(07:38, 10:20, 14:45, 17:15)밖에 없다.

택시를 부를까 하여 동네주민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마침 수원으로 가는 분이 동승을 허락한다. 수안보에 도착한 시간은 19시30분. 간신히 막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다녀와서...〉

 

이번 산행의 소득은 신선봉의 재발견이다. 소조령 방향인 레포츠공원에서 신선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은 그 어디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멋진 능선이다. 서서히 즐거움이 배가되며 나타나는 신선봉.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백두대간 구간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꼈지만 부봉에 접어들면서 다시 한번 문경새재 근처의 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천하제일의 절경이라 할 만한 부봉능선. 부봉이 있어 문경새재가 더욱 빛을 발한다.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문경새재를 시간에 쫓겨 좀 더 천천히 음미하며 걷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다양한 문화유산과 선비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옛길을 걸으며 하루 정도 과거로 돌아가 그 시절의 정취를 맛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산행이다.  

 


- 산행일정

   07:40   동서울터미날 출발 : 수안보행 9,900원

   09:45   수안보 도착

  

   10:01   소조령 앞 레포츠공원 출발 : 신선봉,마역봉 등산로 안내판  ⇒ 수안보에서 택시로 10,000원

   10:06   갈림길 : ↑연어봉 50분, →신선봉(할미봉) 110분

   10:15   무덤 2기

   10:21   능선

   10:28   너럭바위지대, 전망지대 : 공원이 보임

   10:41   갈림길(리본) : ↖뾰족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 ↗밧줄구간으로 뽀족봉으로 오를 수 있음

   10:43   이정표, 119 제1지점 : ↓레포츠공원 30분. →이대수련원 30분, ↑신선봉 80분

   10:48   무너진 무덤 : 병풍바위가 보이는 지점, 전망이 좋음, 진경산수화 분위기

   10:57   휴식후 출발

   11:00   할미봉 : 바로 아래 할미바위

   11:05   봉우리, 고사리마을 갈림길, 119 제2지점 : 신선봉 60분, 고사리마을 30분, 레포츠공원 40분

   11:11   봉우리, 주능선 삼거리, 방아다리 바위 : 연어봉 30분, 레포츠공원 50분, 신선봉 30분

                 ⇒ 전망이 상당히 좋음, 가야할 방향으로 서봉과 거대한 자연 성벽 같은 바위능선이 보임  

   11:16   출발

   11:41   서봉 : 지나가는 봉우리 ⇒ 내리막

   11:44   안부 : 휴양림 1.1km

   11:52   신선봉 : 레포츠공원 2.3km, 마역봉 1.3km, 자연휴양림 1.2km

   12:08   출발

   12:35   안부, 119 제4지점 : 신선봉 0.7km(30분), 마패봉 0.6km

   12:59   마역봉 (927m) :

               (이정표1) 신선봉 1.3km, 조령삼관문 0.8km

               (이정표2) 지릅재 2.1km, 신선봉 1.5km, 조령삼관문 1.1km ⇒ 바위지대(불편함), 전망 없음

   13:04   출발, 돌탑

   13:07   지릅재 갈림길(910m), 04-04 : 마폐봉 0.1km, 부봉 4km, 조령삼관문 1.1km, 지릅재 2km

   13:23   북문(714m) : 마패봉 0.7km(25분), 부봉 3km(50분), 동화원 1.3km(35분), 지릅재 1.7km

   13:42   묘

   14:16   동문(735m)

               (이정표) 제3관문 3.9km(2시간), 미륵리 2.9km(1시간), 주흘산4.1km(1시간30분), 부봉 1.3km(30분)

               (이정표) →동화원40분, ↓마패봉2시간10분, 3관문 2시간40분, ↑제6부봉, 2관문

   15:09   출발

   15:21   부봉 갈림길 : →부봉 제1봉 0.5km(20분), ↓동화원, 제3관문 4.6km(2시간20분), ↖주흘산 3.5km(2시간)

   15:26   출발

   15:32   제1봉(916m) : 동화원 2.9km(1시간30분), 주흘산 3.9km(2시간20분), 동문 1.2km(40분)

   15:40   헬기장

   15:47   출발

   15:50   2봉 : 좁음, 표시 없음

   16:02   3봉, 바위로만 된 봉우리, 전망 좋음, 고사목

   16:07   출발

   16:13   4봉

   16:28   5봉 : 바위지대. 전망 좋음

   16:33   출발

   16:39   안부 : 동화원2.0km(1시간10분), 2관문2.5km(1시간20분),제1부봉(1시간10분), 주흘산(2시간40분), 3관문(2시간40분)

   16:51   6봉 : 동화원 1.3km(1시간), 부봉 1봉 1.6km(2시간) ⇒ 이후 바윗길

   17:04   출발

   17:32   간벌지대

   17:35   계곡

   17:56   출발

   17:59   관문도로

   18:00   동화원 :

               (이정표1) →동암문 2.5km, ↑북암문 2.5km

               (이정표2) 고사리주차장 3.2km, 제3관문 1.2km, 장원급제길 0.3km, 제2관문 2.3km, 촬영장 5.3km, 제1관문 5.6km

   18:06   장원급제길 갈림길

   18:11   책바위

   18:18   제3관문(650m), 조령약수 : 고사리주차장2km, 제2관문3.5km, 촬영장6.2km, 조령산5km, 제1관문6.5km, 마패봉0.9km

   18:20   도립공원매표소

   18:24   마패봉 들머리

   18:29   관리사무소, 주차장 산책로 갈림길

   18:31   임간수련장 : 관리사무소 500m, 제1관문 850m(돌계단길)

   18:39   신선봉 들머리, 자연휴양림 입구

   18:48   고사리주차장, 버스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