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5년 7월17일 07시 20분 서초구청

*산행시간: 약6시간 가림산우회 26명

*산행코스: 은티마을-우주선바위-마분봉-악휘봉-암봉-쌍곡폭포-쌍곡주차장

 

사람들이 왜 산을 오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힘들기 때문에 산에 간다고”말한다.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아련한 향수가 내면에 잠재해  다시 산에 오르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않나 생각한다.


 얼마전 경주에 출장을 갔다가 업무를 마치고 경주남산을 오를 기회가 있어 오르는 도중 하산하는 길을 잘 몰라 마침 산행하는 아줌마를 만나 길을 인도 받은적이 있다.그 아줌마는 경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매일 경주남산을 오른다고 한다. 그래 내가 물어보았다. 아줌마는 산을 오르는 것이 “아주 쉽겠네요”라고.. 그랬더니 아줌마 하는말이 오를때마다 힘들단다


모처럼 카페 정기산행이 단양 도락산을 간다고 하여 예약을 하고 기다렸는데 토요일이 되어도 성원이 되지를 않는다. 할수없이 산악회를 물색하던중 ufo바위가 있다는 악휘봉을 가보기로 마음먹고 산행을 예약한다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서는데 비님이 내리신다. 집에 다시들어가 우산을 챙겨들고 약속장소인 서초구청으로 가서 차에 타니 일기예보 탓인지 몇사람이 되지않는다. 차가 출발하여 여주휴게소에 도착하니 비는 계속내린다. 우리는 20여분의 휴식을 취한후 고속도로를 달리니 차창밖으로는 비님덕택에 산야가 안개의 향연으로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악휘봉의 산행 기점으로는 은티마을 혹은 적석리 입석마을로 잡는다. 


 

장바위마을에서 하차하면 장바위 마을 입구에는 고풍스런 반계정이 있고 여기를 지나 입석마을에 들어서면 속리산의 정이품송과 흡사한 수령4백년의 노송이 아주 점잖게 서있는데 마을사람들은 이 나무를 가리켜 관송이라 부른다. 벼술아치들의 관모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3봉과 4봉사이의 벼랑위에 4m높이의 우뚝 솟은 입석바위가 일품이며, 산행기점이 되는 입석마을의 이름을 낳게한 선바위다


 

우리일행이 오늘산행 기점으로 잡은 은티마을에 도착하니 09시35분이다. 하차을 한후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마을입구로 들어서는데 입구에 노송과 함께 은티마을 유래비가 산행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오늘산행의  들머리는 마을에서 15분여에  있는 이정표(오정봉30분,마분봉100분,악휘봉

100분) 가기전 사과밭과 축사를 곧 바로 지나 우측산소가 보이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능선길을 타기 위해서다..


 

악휘봉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칠성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제1봉부터 제5봉까지 5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으며 제4봉이 주봉이며, 소백산맥의 본줄기에서는 한발짝

벗어나 일구어낸 절경의 산으로 높이는 845m이다.


 

휘늘어진 노송과 하얀바위 벼랑이 압권인 이곳의 산은 화선지에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산수화가 될만큼 동양미가 빼어났다.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니 비에 젖은 나뭇잎이 상쾌함을 더해주고 외길이나 다름이 없는 등산로는 갈수록 경사가 심해지고 습도탓인지 등줄기와 이마에서 땀방울이 맺치기 시작한다.


 

능선길 중간중간에 작은 언덕이 있고 30여분을 오르니 전망이 좋은 언덕위에 도착하지만, 오르막은 계속이어진다.  여기서 능선길을 15분여를 오르니 언덕이 나타나고 은티마을 10분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30여분은 조심스런 바위길의 하산로를 지나 그런데로 전망이 트인 바위위와 약간의 험한 바위길을 지나야 한다.


 

은티마을 이정표를 지나면 급경사가 이어지고 언덕과 내리막 그리고 오르막이 계속되며 중간중간에 로프줄을 이용해 올라가기도 하다보면 비행접시바위에 도착한다. 비행접시바위에서 로프를 이용해 올라가다보면  말똥모양의 마분봉(776m)에 도착한다.

마분봉은 표지석이 있을뿐 전망은 좋지않다. 마분봉에 오르니 시계는 12시를 가르키고 있다.


 

오르는 중간중간에 멋스러운 소나무가 운치를 돋구어 습도가 높아 진땀을 흘리는 산행객을 위로해준다.

여기서부터 774m봉까지는 30여분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지나야 되고 10여분을 가면 이정표(은티마을30분,마분봉40분,입석마을 40분,악휘봉40분)가 나타난다. 여기가 입석마을을 산행기점으로 잡아 올라오는 길이기도 하다.

 

다시 30여분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보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입석바위에 도착한다. 천길만길 벼랑위에 칼끝처럼 홀로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입석바위에서 10여분을 오르면 악휘봉이다. 너럭바위인 악휘봉 정상은 조망도 한결 시원하다.

맑은 날이면 월악,금수,속리산이 뚜렷하고,희양.군자,덕가산이 손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소백산맥의 중추를 형성하는 악휘봉은 그 산 형상이 희양산과 비슷하다. 악휘봉의 정상 부근에는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군락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악휘봉은 희양산에 비하여 돌출된바위 규모가 작은 반면 날카로운 톱날처럼 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바위가 많고 멀리서 봐도 산의 모습이 명산으로서의 품위를 갖춘 것처럼 수려하고 적당하게 아슬아슬한 위험지대도 있다. 소나무들이 무성한 벼랑이 중첩되어 있으며 사방을 둘러보면 어디 허한 곳 없이 조망이 좋으면서 너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산이 바로 악휘봉이다. 악휘봉은 악희봉 또는 악후봉으로도 불러진다


 

악휘봉에서 내려서면 대슬랩과 마주친다. 대슬랩은 40여m 높이의 거대한 바위벼랑으로 쳐다만 봐도 가슴이 서늘하다. 우회길이 없어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하지만 화강암의 단단한 연질이어서 발 디딤이 수월하다. 악휘봉에서 암봉까지는 20여분이 걸린다.


 

암봉에 올라서면 덕가산(865m)의 갈림길인 시루봉의 아름다운 암벽들이 시원스럽게 우리들을 맞는다. 또한 암봉위의 멋있는 고사목과 아름다운 소나무는 산행기념촬영의  기회를 부여한다.


 

후미에 처진 우리일행 7명은 선두와 시간차이가 많아 할수없이 시루봉을 포기하고 암봉에서 계곡길을 따라 하산을 하기로 하지만 하산길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산을 시작한지 40여분만에 물이 흐르는 계곡이 나타난다. 우리일행은 일제히 계곡물에 흐르는 땀을 씻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휴식을 취한후 30여분을 하산하니 칠보산1.9km,절말2.4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서 시루봉을 다녀온 일행과 만나 쌍곡계곡을 함께 내려간다.


 

쌍곡게곡은 괴산8경중의 하나이다.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0km 지점인 괴산군 칠성면  쌍곡마을로부터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km의 구간에 분포되어 있다. 천연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전하고 있는 쌍곡계곡은 옛날부터 쌍계라 전해졌고, 조선시대 퇴계 이황,송강 정철 등 당시 수 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하여 이곳에서 소요하였다고 전한다.

 

내려오는 계곡사이에는 신선폭폭와 월영대,선경대,쌍곡제7곡인 쌍곡폭포를 만날 수 있다. 쌍곡폭포에서 온몸을 물속에 담그니 세상이 다 내것이 된다. 계곡산행의 진수를 맛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쌍곡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05분이다. 주차장에서는 칠보산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안내산악회에서 준비한 냉막걸리에 오이냉채,고추말림을 안주삼아 목을 추기고 식사를 함으로 유난히 힘들고 많은 땀을 흘린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오늘 산행이 힘들었기 때문에 산행의 기쁨 또한 크고 다음 산행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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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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