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한 장마도 끝나고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하는 참에 "B산악회"로부터 메씨지가 왔습니다. 

  영월 김삿갓계곡 마대산으로 산행일정이 잡혔으니 같이 가자고......

 

    영월이면 계족산,태화산이 있는 곳 아닌가?

  희복이,재식이랑 갔다온 지 벌써 몇년이 지났구나. 요즈음도 꾸준히 잘 다니고 있겠지.어쩌다가 

 이산  가족이 되어

  서로 만나기도 힘드니 언제 다시 만나  추억의 산행이라도 해야 할 텐데......

 

   잘 됐다 싶어 얼른 접수했습니다.

 

 

 

   1. 찾아간 산 : 마대산(해발 1052미터, 강원도 영월군 와석리)

   2. 언제 : 8월 6일 (일요일,맑음)

   3. 누구랑 : B산악회원 33명과

   4. 산행 코스 및 시간 : 와석교(10:18) - 스트레칭(12분간) - 산행시작(10:30) - 삼신제당(11:10) - 약수  터(11:50,

      5분 휴식) - 처녀봉전 삼거리(12:10) - 처녀봉 갔다와서 다시 삼거리,휴식후 출발(12:28) - 전망대(12:40) -

      마대산 도착(13:05)  사진 몇장 찍고 김삿갓 소공원 갈림길로 되돌아와(13:15) 식사 및 휴식 후 출발(13:55) -

      김삿갓 소공원 도착(15:00) - 관람 및 기념사진 촬영후 버스로(15:15)    총 4 시간 57분

 

   5. 산행후 느낌

       * 전체적으로 숲이 좋아 계속 그늘 속에서 산행을 마칠 수 있고

       * 특별히 위험하거나 힘든 구간도 없고

       * 코스의 선택에 따라 원점 회귀도 가능하며

       * 산행시간도 적당 할 뿐 아니라

       * 주변 볼거리도 많아 가족 산행(여행 또는 휴가)로도 적당할듯

       

 

 

  버스가 와석교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회원님들이 경쟁하듯 앞으로 차고 나갑니다.


  

 

  앞서 가던 대장님이 모두 불러 세워 몸풀기(스트레칭)체조를 시킵니다. 가운데 분이 대장으로 잘 생겼지요?

 (글쎄 저분은 유명한 "불수사도북"을 아홉시간 반만에 주파할 뿐만 아니라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을 가볍게 웃으면서  한다지 뭡니까? 부럽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합니다, ......에고  에고  사람이 아니야)


  모두들 열심히 갑니다.

 초반에 쪼끔씩 페이스오버하는 것은 모든 산악회의 공통같습니다.

  나도 질세라 선두에서 씩씩하게 갑니다.한참 가다보니 내가 맨 앞에 가고 있지 뭡니까

 

   길은 희미하고 많이 다니는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큰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그 아래로 빠져 나가는 곳도 있고, 돌에 이끼같은 것이 있어 조금 미끄럽기도 하고,

  가시덩쿨같은 것도 있고...... 

 

    30분을 넘게 와서 쉬고 싶지만 체면(자존심?)때문에 쉬고 가자고 하지 않았습니다.

  숨이 조금 찰 무렵 삼신제당이 눈에 띕니다.삼신할머니(?)아들 점지해준다는 ......?


     나 가졌을 때도 우리 어머니,우리할머니 아들 낳게 해달라고 빌었겠지요?

  가슴이 메어옵니다.숨이 차 옵니다.

   우리   어머니......

   우리    할머니......

 

 

  그래도 가야지요

  영차 영차 한참을 가니 "약수터"가 나옵니다.배낭속에 생수 얼린 것이 두병이나 있으니 물 먹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그런데 안내문을 읽어보고 마음이 확 바뀌었습니다.이 물을 먹고 병도 고치고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에구  큰일 날뻔 했네, 큰 손해날 뻔 했네.

 얼른 가서 한컵을 먹고 또 한컵을 먹었습니다.(남들보다 두 배는 오래 살겠지요?)

 

 

  가파른 길이 이어집니다.한 20여분을  낑낑대고 올라가니 처녀봉 전 삼거리입니다. 왼쪽 처녀봉에 퍼뜩 갔다와서 (표지석도 없어 사진도 안 찍었습니다)토마토도 꺼내 먹고 물도 보충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한 30분 가니까 전망대가 나옵니다.전망대라고해서 무슨 정자나 누각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전망하기 좋은 바위입니다.혹시 계족산이 보일까 태화산이 보일까?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 한장 찍고 다시 출발합니다.


 

   한 30분쯤 갔더니 마대산 정상이 나타납니다.

 주변 조망은 없습니다. 사진 몇장 찍고 다시 소공원 갈림길로 갑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식사 및 휴식을 하고 "김삿갓주거유적"으로 출발합니다.

 


    길은 괞찬은데  경사가 있습니다

  조심 조심 내려 옵니다. 계곡으로 내려 올 수록  이번 폭우로 인한 수해현장이 눈에 들어 옵니다.

  계곡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이정도 이겠습니까? 

 

 


    김삿갓공원에 도착합니다.사실 김삿갓에 대하여 아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만   그의 시 중에 마음에 와 닿는 것을   골라 올립니다.


                                 천리를 지팡이 하나에 떠돌다 보니            남은돈 일곱푼이 아직도 많은 것이니

                              그래도 너만은 주머니속 깊이 간직하려 했건만    황혼에 술집 앞에 이르니 어이 할꺼나

 

 

 

  

                               죽장은 없지만     스틱은 있지요

                               삿갓도 없지만      모자는  썼구요 

   

                               내 어찌그대와  비교하리요만

                               술 좋아하는 것 닮은 것이 차마 죄가 되리요......?

 

 

 

 

    전에 제천 신선봉에 갔을 때 누가 강냉이막걸리를 갖고와서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아직도 잊지를 못해  오늘 벼르고 왔습니다. 식당에 가서 물으니 요즈음은 아예 강냉이막걸리를 만드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서운한 마음이 하도 서운한 데 어찌할 바가 없으니 에라 상환이 불러서 약이나 올려야겠다.

 

 

  "어 나 00 여"

  "어째 전화했어?"

  "자랑할려고 전화했지"

  "거기 어딘데"

  "마대산"

  "마대산이 어디 있더라?" (휴 다행입니다.이 친구 샘이 많은 친구입니다.자기가 안 다녀온 산이면 약이

 올라   죽을려고 합니다)

  "김삿갓 공원도 있고 계곡도 좋고 숲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동강이 너무 좋은데 래프팅하는 사람도 많아"

  "알았어 알았으니 잘 갔다와"

  "그런데 나한테 자랑할것 없어?"

  "없어"(그렇지... 이 친구 약이 오르긴 오르는 모양입니다. 쪼끔 풀어 주어야지)

  "저번에 낙동정맥 끝내고  호남정맥한다며?'

  "누구한테 들었어?"

  "다 소식통이 있지"

  "호남정맥  벌써 끝냈어"(와 ,    대단하네)

  "그래 다음에 어디 하려고?"

  "무박 태극종주 하려고"(에고 기 죽으려고 하네.사실 이친구하고 산에 많이 갔거든요.백두대간.설악종주  등등......   그 때도 쪼끔 아주 쪼끔 제가 딸린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진짜 기 죽네)

  "어떤누무시키하고?"

  "철중이 시키하고"

  "그시키 잘 있어?'

  "그런데 왜 욕이여 내가 일러 줄거여"

  "일러줘봤자 내가 이겨.그 시키 만나면 내가 발로 차서 직인다고 전해, 낄낄낄......"

  "알았어 킬킬킬......."

 

 

    한참동안 수다를 떨고 나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집니다

  (사실은요 여자들에겐 비밀인데요, 남자들도 때로는 수다 떨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소문내지 말아 주세요)

 

 

   이왕 이렇게 된거  맥주로 피날레를 해야지

 

  버스에 와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시원한 맥주 한병을 단숨에 들이키니 금새 알딸딸한게 전부가

 내 세상입니다. 잠시후 버스는 출발하는데 창밖을 보니 김삿갓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안녕, 늘뫼,오늘 고마웠어,잘가  그리고 또와"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