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사랑, 그리고 그리움...

<두위봉 - 강원 정선>


 


 


 

2009. 6. 6 (토)

청명 37명


 


 


 

단곡 (P) - 삼거리(갈림길) - 철쭉 군락지 - 두위봉 정상  - 쉼터 - 주목 군락지 - (P)


 


 


 

그 광경을 본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아, 세상에... 놀랍다.

갖가지 문양의 화원에서 애끓게 타올랐던 철쭉의 끝, 그곳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그 위로 솟아오르는 구름만이 알 것인가. 그 안을 감싸고 배회하는 時空만이 알 것인가.

..... 끝없는 상상을 해보았다, 아쉬움으로...

 

구름을 헤치고 솟구쳐 온 산하에 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태양, 점점 커지던 그 태양은 두위봉의 하늘을 붉게 태우고 있었다. 산화한 철쭉 끝 사이로 내려온 우주도 땅을 적시며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무한 기대에 대한 허전함, 내 마음에 움츠려있던 산에 대한 그리움과 염원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른 절기의 아침은 변함없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천연덕스럽게 세상을 변화시킨다. 폭포 소리와 그림을 한 눈에 담으면서 이 산과 일체가 되어 가고 있다. 그 폭포와 산의 호연지기에 취해버릴 것 같은 그림이다. 그렇게 6월의 향연은 시작되었다.

 

 

 

 

 
 
 
 
 

 

6월 6일(토) 오전10시, 청명의 정기산행에 37명의 회원들이 참여하여 두위봉 단곡에서 출발하였다. 선 붉은 햇발이 신록사이를 골고루 비추며 한빛으로 다가오자 그 빛은 어느새 우리가 바라는 마음의 청한을 누리는 빛으로 변해버린다. 

 

 

 


 

 
 
 
 
 

 

철쭉의 군락으로 유명해진 두위봉 상봉. 春 사위와 어울려 봄의 낭만을 극도로 아끼고자 조심스럽게 파고드는 우리에게 계절의 퍼프먼스를 펼치기에 적정한 곳이 바로 두위봉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이제사 봄을 맞은 두위봉의 수림은 천연 깊숙이 자생하는 고고한 웃자람으로 우리 마음의 발로였고, 자연을 완전히 체득한 존재로 보였다. 그 속을 지나며 훈훈한 풍경을 그려보았다.

 

 


 

 
 
 
 
 
 
 
 
 

첩첩이 굽이쳐 흐르는 산형의 물결이 어느새 다가왔다. 능선의 아름다운 선이 한 폭의 그림이다. 천혜의 산중이라 맞을까. 깊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자연의 보고 행복한 두위봉을 꿈꾼다.

 

부드럽고 편안한 선을 그리는 山容이 대부분이라 웅장하기보다는 그윽함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산봉 가운데 도드라지는 바위지대를 새침하게 감춘 곳도 있다. 또 상봉을 위시로 그윽한 진초록의 섬을 이룬 곳이 나의 눈에 美麗함이다.

 

전망대에 서자 찬란한 실루엣의 초록빛으로 눈이 부시다. 초록의 무림과 철쭉의 화원이 양생된 조건에 맞아떨어지는 산이 두위봉이다. 때론 무림 속에 바위지대의 鮮潔함이 돋보여 은은함이 담겨져 있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두위봉은 향기를 싣고 살랑 살랑 불어오는 청량한 꽃바람이다. 제 속살을 온전히 보여 주는, 처절하리만큼 투명한 상봉의 바다, 잘잘한 파도가 끊임없이 실어 나르는 천연색 화원의 바다는 전혀 질리지 않는 감동적인 이미지다.

 

 


 

 

바람에 일어 우리에게 다가오는 그 화원의 향기는 봄의 바다요, 봄의 물결이다. 흡족하리만큼 그 안에 서서 봄의 완상을 만끽한다. 또 다양함과 다채로움의 비경에 그만 약간의 흥분이 일어나는 혼란이 생성된다.

 

 

 

 

 

무림속에 눈을 빼앗긴다. 가늘게 흐느끼고 있는 나뭇결의 모습엔 가는 봄을 아쉬워함이 묻어난다. 자연의 이치지만 흐르는 시간 앞에는 분명 굴절되게 하지 못함이 처연히 다가오는 것이다.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일고 간다. 억세게 운 좋은 바람이다. 조용한 그 화원의 바다에 신선한 자양분을 뿌려주니 떼지어 파도를 일어주며 대환영에 여념이 없다.

 

 

 

 

 
 
 
 
 
 
 
 
 
 
 
 
 
 
 
 
 
 
 
 
 
 
 
 
 
 
 
 
 
 
 
 

 

푸른 빛 철쭉이 떠나가는 봄을 배웅하고 엽록으로 무장한 나뭇가지들이 다가오는 여름날을 맞이하고 있으니 이 속인의 눈으로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믿음이 두위봉 능선에서 영화처럼 펼쳐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병풍 속에 갇힌 듯한 모습의 화원이 내 눈을 압도해온다. 뾰족한 바위들이 연이어 솟아 있는 전망봉 능선 동쪽 끝의 암릉지대. 바위에서 바위로 연결된 주능선의 정점들. 첩첩된 능선과 어우러진 조화가 아주 멋진 봄날을 연다.


찬연한 두위봉을 향해 열린 천연의 창문이 나타났다. 햇살을 머금은 채 함박웃음을 띠고 있는 근사한 자태의 춘화였다. 진풍경이 아닐 수 없으며, 고혹적인 그 진한 구도에 마음을 여지없이 내밀어 본다.

 

 

 

 

 

부드러운 허리선과 감미로운 V라인의 능선에 시선이 머문다. 그리고 위쪽 단애의 장연한 모습에 정중한 느낌이 드니 자연의 新異함이다.

 

 

 

 

 

 

 

 

 
 
 
 
 

마지막 절정을 불사르는 춘화와 함께 우리가 사모하는 마음을 헤아리듯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심원을 더듬어 오른다. 녹음을 헤치며 그곳에 심지한 마음을 한 가닥 쏟아 붓고 미련없이 돌아선다.

 

 

 

 

 
 
 
 
 

고척한 단애가 앞을 막는다. 그 밖은 수십 미터는 족히 될 듯한 낭떠러지. 그 아래에 있는 조용한 풍경은 액자 속 그림처럼 두위도가 조용히 내려앉았다.         

 

 


 

 

길 따라 유적한 발품을 고착하니 너럭지대가 자리 잡고 있는 붕리 쉼터이다. 수림 속 방호벽이라 안심한 흔적의 시간을 보내나 조용히 흩날리는 微聲의 역풍이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 

 

저 멀리 유려한 산등성이의 깊은 맛을 느낀다. 운무속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무림의 산봉은  완벽하리만큼 천혜의 한 조건을 갖춘 봄의 태동이다. 한 구석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전망바위는 머리가 쭈뼛해질 정도로 고도감이 대단하다.

 

 

 

 
 
 
 
 


정상에서 굽어보는 깊은 산세의 조망은 두위봉 산행의 백미. 동서남북으로 거칠 것 없는 산봉들의 파노라마가 주마등처럼 돌아간다. 깊고 깊은 심연의 수림과 우아한 산등성, 안개 속의 살아있는 그림자처럼 성마른 병풍도의 스카이라인까지 한눈에 드니 그 장엄함에 숨이 멎는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윽한 산정에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가 적막감을 깬다. 봄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처럼 한결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준다. 두위봉의 山情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다.

 

 

 

 


유장한 동해의 기상과 두위봉을 감싸고 도는 산맥들의 깊은 품이 한없이 느껴지고, 대지의 기운을 품고 하늘로 치솟다가 다시 역동하는 기운으로 뻗어 내린 깊은 산봉들의 웅혼한 자태가 들어온다.

 

 

 

 

 
 
 
 

 

지리의 바래봉에 비견될 멋진 조망에 입이 닫히질 않는다. 촉촉이 젖은 눈가에 아롱거리는 눈망울이 초롱초롱 깊은 여운을 자아낸다. 제 시간에 쫓겨도 여유를 즐기면서 한숨 돌리고 가라앉히고 자유를 만끽하는 그 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나만의 자유로다.

 

능선길에 섰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들은 바다와 같은 드넓은 무림속이며 고고히 떠도는 유랑의 섬과 같다. 우리가 올랐던 천연의 상봉은 점점 멀리 높아만 가니 괜시리 숙연함이 생겨난다.

 

 


 


고래 등처럼 유순한 능선을 지나 다시금 고개를 들게 만드는 산봉이 앞을 막는다. 생각 밖의 급경사에 긴장감이 몰려온다. 밧줄을 타고 고도를 높이며 한바탕 고울음을 토해낸다.

 

 

 


 
 
 
 
 

오랜 세월의 흔적인 주목들이 자연의 군락을 이룬다. 우리들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곳이 바로 이 주목단지다. 웅장하게 뻗은 장엄한 주목이 연못 옆에 자리한 것처럼 수면에 그려내는 물그림자의 환영은 꼭 자신만의 렌즈에 담고 싶어 하는 주원의 포인트다.

 

 


 

 
 
 
 
 
 
 
 

단아하고 고결하여 순박해 보이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뜻은 원대하다. 무한하게 오랜 시간속에서 잠자고 있었던 우주의 혼이며, 땅과 하늘을 상징하듯 떠오른 그 자체가 우주를 담아냈다. 자연미의 한 조각이다.

 

절제된 아름다움이 바로 두위봉에 산재한 고품격 주목들의 강점이다. 훨씬 더 친화적이며 간결함이 돋보이는 진수,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보고이며 시름을 덮어주는 안식처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두위봉 실체는 ‘대칭과 어우러져 균형 잡힌 능선‘으로 이어지는 유연한 윤곽선의 아름다움, 신선한 山容과 리드미컬한 무림의 너울진 장이다. 혼을 다하여 스스럼없이 표현코자 포커스를 잡고 조리개를 부드럽게 조이니 자연의 주는 무게가 더없이 커 보인다.

 

 

 

 

 
 
 
 
 
 
 
 
 
 
 
 
 
 
 
 
 
상봉을 중심으로 철쭉과 주목군락지의 이어진 S능선은 여성의 나신을 강조해 관능미를 부각시키는 가하면, 청황빛 색조가 띠를 이뤄 풍만한 육감적으로 비춰질 때 더욱 매혹적으로 표출된다. 능선의 모습에서 그 어떤 놀라움은 생동감과 함께 넘치는 힘이 확연히 느껴진다.

 

 

 


 
 
 
 
 
 
 
 
 

이 시대는 잠자고 있는 혹세의 한 페이지이다. 수많은 시름과 압력의 난무로 파멸이 언제 문을 두드릴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이다. 이 때문에 고등유민들은 무상한 현실보다는 무한한 자연에서 소중한 삶의 위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 것이다. 그리고 이 자연 속 그림을 보면서 우리의 무한 정신은 육체가 가지고 있는 시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자유롭게 자연 속을 거니는 것이 다름 아닌 우리가 갈 길이다.

 

 

 

 
 
 
 
 
 
 
 
 
 
 
 


 

꽃과 나무의 가지들도 한껏 물을 먹었다. 유난히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계곡은 새로 산 보석처럼 찬연하게 굽이치며 흘러내린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마음이 졸아든다. 검푸른 하늘의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지그시 감으니 환한 적막 속에 드러나는 석양이 앞을 비춘다.

 


 

산행을 하면서 오늘처럼 아늑하고 정겹고, 포근함을 느낀 산은 처음인지라 단 5시간만이라도 크나큰 행복을 누렸다. 이는 주최자이신 회장님과 임원분들의 결연한 노고로 맺은 따스한 숨결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모두 수고하셨고, 늘 幸祐와 다복을 함께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