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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봉 하단 억새평에서 조망한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아래 호미곶 방향의 산그리매

 

 

■ 언   제 : 2011년 06월 23일(목) / 산행회수(2011 - 17)

■ 어   디 : 동대봉산 무장봉(鍪藏峰) / 경북 경주시 암곡동(해발 624m)

■ 누구랑 : 나홀로

■ 코   스 : 암곡동 왕산마을 주차장(P) - 공원지킴터 - 밤나무단지 - 무장봉 - 舊 오리온목장 - 무장골 - 공원지킴터 - 주차장(원점회귀)

■ 구간별 기록

   

     10:35 - 암곡동 왕산마을 주차장 출발

     10:50 - 국립공원 공원지킴터 통과

     10:55 -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통과

     12:00 - 무장봉(해발 624m)

     13:10 - 무장사址 3층 석탑

     13:45 - 국립공원 공원지킴터 통과

     13:55 - 암곡동 왕산마을 주차장 도착

            

    총 3시간 20분소요(사진촬영ㆍ휴식시간 포함 / 순수산행시간 약 3시간 정도)

 

 

     지난주 14, 15일 1박2일간의 화대종주를 무사히 한명의 낙오도 없이 끝낸 뒷풀이를 근 일주일이 지난 바로 어제(6월 22일) 저녁에 황성동 "황성주막"에서 했다.

이미 화대종주는 과거의 추억으로 묻혔지만 그냥 묻어두기엔 너무나도 아깝고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그날 함께 했던 이들과 다시금 모여 그 때를 회상하며 완주를

자축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술을 잘못하는 체질이지만 그날의 얘기에 흥이 겨워 몇순배의 막걸리를 들이켰는데 어젠 평소와 달리 술이 어찌나 맛있던지 평소 주량을 오버해버리는 바람에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띵~하고 무거운게 컨디션이 영~ 아니다.

쉬는 날인데다 오늘은 도현이가 유치원 마치고 올 때까지 별다른 일이 없기에 애당초 근교산이나 한바퀴 돌아볼 속셈이었는데 이런 컨디션에 갈 수나 있을까?...

속도 좀 불편하고 해서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아서 라면을 끓여 국물로 해장을 하고 나서야 그나마 속도 풀리고 술이 좀 깨는 것 같다.

슬슬 산이나 한바퀴 돌아 볼까...

그런데 아침부터 너무 덥다.

집안에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에라~ 까짓거 산 한바퀴 돌고나면 알콜이 땀으로 배출되어 그냥 있는 거 보단 낮겠지 하는 심정으로 배낭을 가볍게 챙겨 집을 나선다.

딱히 갈만한데도 없는데...

지난 4월에 다녀온 동대봉산 무장봉의 여름 단상이나 담아 올까나...

 

속풀이 해장산행 겸 지난주 장장 46km의 화대종주 산행 후의 몸풀이 산행...^^

 

 

 

(10:35분)

 

암곡동 왕산마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출발을 하기에 앞서 이정표앞에서 무장봉 방향의 풍경을 담아본다.

장마철인데다 습도도 높고 30도를 육박하는 더운 날이라 그런지 주차장엔 차가 거의 보이질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 산행내내 사람을 보긴 힘들 것 같다.

 

에구구...

한발자욱 움직일때 마다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하늘 모양이 환상적이다.

 

 

 

(10:50분)

 

국립공원 공원지킴터

 

이곳까지 오면서 단한명의 사람도 보지 못했는데 지킴터를 스윽 지나려는데 사무실안에 공단 직원이 보여 인사를 하고 지난다.

"더운데 고생 하십니다"

 

사진을 다시금 보니 전에 없던 몇몇 시설물들이 눈에 띤다.

 

# 공원지킴터를 지나 작은 계류를 건너 무장봉 갈림길로 향하는 등로 주변에는 온통 계절 야생화가 지천이다.

 

 

 

겨울을 견딘다고 해서 인동(忍冬)이라는 이름을 지닌 인동초꽃도 보이고...

꽃잎을 따서 보통 술을 담그그나 약용으로 사용한다.

 

 

 

벌써 까치수영(수염) 꽃이 필때가 되었나?

 

 

 

또 신비로운 보랏빛이 아름다운 꿀풀 무리도...

 

 

 

하나 뽑아서 빨아 먹어볼까?

 

 

 

이런 이 녀석은 이미 누군가 다 빨아 먹어 버렸나?

 

 

 

(10:55분)

 

여러 야생화를 보고, 담고하는 사이 무장봉 갈림길에 이른다.

오늘도 역시 직진보다는 오름길이 다소 힘든 우측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무장봉까지는 약 3.1km...

 

 

 

갈림길에서 우틀해서 넓직한 길을 따라 오르는데 뒤쪽에서 두런두런 사람소리가 들려

뒤돌아 보니 중년의 남자 산님 두분이 갈림길 이정표 앞에서 어디로 오를지 고민하고 계신다.

잠시후 그 두분 내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뒤따라 오시는데 잠시후 빡신 된비알 오름길 입구에서

잠깐 마주친 이후론 산행이 끝날 때까지 전혀 볼 수 없었다.

 

 

 

노루오줌풀

 

 

 

해발 6백 미터가 조금 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등로 주변에는 여러 여름철 야생화가 만발해 뜨네기객의 눈을 분주하게 만든다.

 

 

 

할딱고개 입구에는 개망초꽃 무리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비로소 시작된 할딱고개...

 

으~ 땀이 비오듯 줄줄 흘러내린다.

땀과 함께 어제 흡입한(^^) 알코올도 함께 배출되는 듯한 느낌이다.

엊저녁에 과음(?)을 한 탓에 평소와 달리 오름길이 많이 버겁다.

가다 쉬다를 반복...

 

 

 

한참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오늘 아침 뉴스 일기예보에 태풍 "메아리" 예보가 있던데 아직 우리 나라에 영향을 미치려면 멀었는데

모자가 날아갈 듯이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 그나마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며 머리위 하늘을 보니 이렇게 시원하고 청량한 광경이...

 

 

 

하늘을 가린 밤나무단지를 벗어나 옛목장 관리용 임돌르 따라 오르다 길섶에 핀 기린초를 발견한다.

 

 

 

등로변에 기린초랑 씀바귀(고들빼기)꽃, 인동초 등등 야생화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하늘하늘한 하얀색 씀바귀꽃이 강풍에 갸날픈 제몸을 맡긴 채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리저리 술취한 것 처럼 휘청인다.

 

 

 

요 앙증맞은 녀석은 이름이 뭘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지만

애석하게도 너의 이름을 나는 아직 모르는구나...

 

 

 

이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옛 고교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김춘수 시인의 詩 "꽃"이 떠오른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짖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인동초

 

 

 

임도에서 바라본 동대봉산 무장봉(좌측 봉우리)과 억새평

 

 

 

봉긋한 무덤 봉분 모양의 무장봉(줌 촬영)

 

진초록의 산하와 어우러진 장마철의 하늘 풍경이 과히 예술이다.

 

 

 

밤나무단지에서 무장봉 억새평으로 이어지는 임도

 

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산길을 홀로 걷는 적적한 맛도 나름 괜찮다.

단, 아직도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은 터라 가다 서다를 내내 반복한다.

 

 

 

그렇게 그늘도 없는 땡볕 아래 임도를 따라 내 그림자랑 나란히 오르다 문득 뒤돌아 보았더니

서라벌 주위의 산하들이 그림처럼 좌~악 펼쳐진다.

 

 

 

푸릇푸릇 한창 물이 오른 억새들 사이로 무장봉이 언듯언듯 보이고...

 

 

 

강한 바람에 미친 듯이 춤을 춰대는 억새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들린다.

 

 

 

저 억새평에 소나 양떼를 풀어 놓으면 더할나위없이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질텐데...

 

 

 

 

 

이제 저 위에만 올라서면 무장봉과 함께 호미곶과 포항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질 것이다.

오늘은 또 어떤 풍경이 맞이해 줄까?

 

 

 

억새평이 가까워 질수록 바람은 더욱 거칠어지고 하늘에는 잔뜩 먹장구름이 덮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한 기세다.

 

 

 

하지만 그런 하늘 모양과는 달리 오히려 동해바다쪽으론 더할나위없이 평화로운 풍경만이 연출되고 있다.

마치 윈도우 구동화면의 나파 블리스(Napa Bliss)처럼...

 

 

 

 

 

무장봉 하단 억새평에서 조망한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아래 호미곶 방향의 산그리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장마철의 하늘

 

 

 

쇠잔등처럼 유순하고 너른 억새평

 

저기 앞의 낮은 구릉처럼 보이는 곳이 바로 동대봉산 무장봉이다.

 

 

 

억새평 너머로 살짜기 포항앞바다(도구해수욕장)가 보이고...

 

 

 

무장봉

 

이정표옆 방화수용 수조위에 잠시 올라 주변산하를 둘러본다.

 

 

 

보문단지와 건천 단석산

 

 

 

동대봉산

 

 

 

무장봉

 

 

 

포항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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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봉으로 오르는 길

 

이 너른 산중에 나와 내 그림자외엔 아무도 없다.

온산을 전세라도 낸 듯...

 

 

 

(12:00)

 

왕산마을 주차장을 출발해 1시간 25분여 만에 해발 624미터 동대봉산 무장봉에 도착했다.

 

 

 

셀카질로 무장봉에 왔음을 증명한다.

 

 

 

무장봉에서 바라본 억새평의 풍경

 

# 무장봉에서 잠시 머물다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아 하산을 서두른다.

 

 

 

저기 억새평 아랫쪽엔 옛목장의 축사와 건물들이 페허가 된채로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정상쪽에도 온통 기린초와 닭의장풀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호미곶방향

 

 

 

산모롱이를 이리저리 휘돌아 나오자 포항앞바다 즉 영일만 일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줌으로 당겼더니 대송지구와 POSCO가 있는 포항철강공단과 포항시가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뚜렷하다.

 

 

 

이쪽 비탈엔 온통 노루오줌풀이 지천이다.

 

 

 

이제 막 듬성듬성 피기 시작한 녀석부터...

 

 

 

솜사탕처럼 풍성하게 피어난 녀석까지...

 

 

 

정말 아름다운 우리 산하의 풍경이다.

 

 

 

 

 

엉겅퀴꽃

 

 

 

맑은 날의 하늘보다 이런 날씨의 하늘이 더 아름다운 까닭은 뭘까?

 

 

 

 

 

줌으로 좀 더 당겨봤더니...

 

 

 

초원의 길

 

 

 

윈도우 구동화면에 있는 나파 블리스보다 훨씬 더 생동감있고 아름다운 옛 오리온 목장터 풍경

 

 

 

무장봉의 여름에는 가을못지 않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경이 숨어 있었다.

 

 

 

옛목장터를 지나 무장골계곡으로 향하는 길섶에 산딸기(복분자)가 눈에 띤다.

오늘 산행 내내 간간히 산딸기가 보였지만 대다수 사람의 손을 탔거나 짐승들이 손을 댄 흔적이 있어

사진으로 담을만한 것이 없었는데 큰 대로변(?)에 있는 자연 그대로의 산딸기를 만나는 순간이다.

 

다음 사람을 위해 곱게 사진으로만 담고 바로 길을 떠난다.

 

 

 

 

 

녹음이 짙은 무장골 계곡 풍경

 

 

 

 

 

사람의 흔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조용한 계곡을 홀로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지나는 맛이란?

 

 

 

그저 바라만 봐도 청량감이 느껴진다.

 

 

 

 

 

(13:00)

 

무장사址 3층 석탑 갈림길

 

 

 

잠시 땀을 닦으며 머리위 하늘을 올려다 본다.

 

 

 

 

 

 

 

무장사址 3층 석탑으로 향하는 목교에 기대어 인증샷을 남긴다.

 

 

 

매번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석탑을 보러 간다.

 

 

 

 

 

 

 

 

 

 

 

 

 

 

 

 

 

 

 

(13:35분)

 

10:55분에 이곳 갈림길에서 좌측편으로 길을 잡아 한바퀴를 돌았으니 2시간 40분만에 원점회귀한 셈이다.

 

 

 

(13:40분)

 

공원지킴터

 

 

 

 

 

(13:55분)

 

암곡 왕산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3시간 20여분간의 무장봉 산행에 종지부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