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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   제 : 2010년 10월 11일(월) / 산행회수(2010 - 19)

■ 어   디 : 동대봉산 무장봉(鍪藏峰) 경북 경주시 암곡동(해발 624m)

■ 누구랑 : tombow 나홀로

■ 코   스 : 암곡동 무장사 임시주차장(P) - 공원지킴터 - 무장골 - 무장사지석탑 - 舊 오리온목장 - 무장봉 - 공원지킴터 - 주차장(원점회귀)

■ 코스별 시간

   

     09:50 - 무장사 임시주차장 출발

     10:05 - 국립공원 공원지킴터

     10:45 - 무장사지 갈림길 이정표 통과

     11:45 ~ 12:05 - 무장봉(해발 624m)

     12:55 - 국립공원 공원지킴터

     13:10 - 무장사 임시주차장 도착

            

    총 3시간 20분소요(사진촬영ㆍ휴식ㆍ간식시간 포함 / 순수산행시간 약 2시간 40분 정도)

 

 

    동대봉산 무장봉, 아직까지 대다수의 경주시민이나 산님들로부터 "무장산"이라 불리우는 곳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따라 경주에 온지도 어언 15년째를 막 접어들었다.

15년이란 세월동안 경주에 살면서 경주시내와 근교의 무수한 산들을 다녔지만 무장산이란 곳을 알게 된건 불과 1년밖에 되질 않았다.

그만큼 경주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져있지 않던 곳으로 소위 "운토종주"라 불리우는 포항의 운제산(포항공항 근처의 산)에서 경주토함산까지의 종주구간을 하는 산꾼들에게 단지 중간에 잠시 거쳐가는 무명(無名)의 624봉으로만 불리던 곳이었다.

그런 곳이 재작년 MBC 사극 "선덕여왕"의 촬영지로 알려지기 시작하고, 예전 오리온 목장터의 황무지가 가을이 되면 은빛억새의 물결로 장관을 이루는 경주에서는 드문 억새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근간에는 주말에 차량통행이 어려울 만큼 산객으로 넘쳐나는 곳으로 변모해버렸다.

 

    각설하고...

지난달부터 영남알프스 지역의 억새명소를 돌아다니다 작년 가을과 올봄에 가본 무장봉이 떠올라 지난 주말 가보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몸살로 앓아눕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무장봉行을 나서게 되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시월말이나 다음달초경이 무장골의 단풍과 함께 억새를 볼 수 있을테지만 단풍시기에는 이미 억새가 한물 간 상태(^^)가 될터라 조금이라도 싱싱할 때 가 볼 요량으로 근 6개월만에 무장봉이 잇는 암곡으로 나선다.

 

 

주차장 외곽에 새로 세워져 있는 산행안내도

무장산이나 무장봉이 아닌 동대봉산 무장봉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변경된 것이 아닌 원명칭이 그러한데 지금껏 무장산이나 무장봉으로 칭한 듯 하다.

 

누군가 펜으로 현위치를 수정해두었는데 지도를 자세히 보니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오기(誤記)를 한 것 같다.

 

 

등로옆 밭에 가꾸어 놓은 금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담아본다.

지금은 조금 떨어졌다만 얼마전만 해도 포기당 만오천원씩했다는...

 

 

평일, 더구나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상단주차장(주차장이 상,하로 나뉨)에 차가 가득차 있더니 등로에도 억새탐방을 나선 산님들이 많이 눈에 띤다.

 

 

(10:05분)

주차장을 출발해 15분여만에 국립공원 공원지킴터앞을 통과한다.

 

 

(10:10분)

공원지킴터에서 5분여만에 무장골(직진)과 된비알 오름길로 무장봉으로 향하는 갈림길 이정표를 통과한다.

특히 가을 억새탐방을 위해 찾는다면 이곳 갈림길에서 무장사지쪽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직진을 해야만

역광을 받아 은빛을 발산하는 억새평원을 볼 수 있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무장골의 단풍은 반대로 무장봉에서 계곡쪽으로 내려오면서 봐야 제맛이라는거...;;;

즉 올랐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내려오면 무장봉의 아름다움을  아주 제대로 만끽하게 된다는거죠...

  

 

무장골 초입 풍경

 

지난 봄산행때 저 계류를 건너는 징검다리에 대해 공원지킴터에 개선요구를 했더니 그사이 완벽한 모양은 아니지만 개선이 되어있다.

궁금하시면 블로그에서 "무장산의 봄"편을 참고하세요...^^ 

 

 

명경지수(明鏡止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좀 더 시간이 흘러 계곡 양쪽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면 홍엽이 투영되어 더욱 아름다울테지...

 

 

이고들빼기

 

 

쑥부쟁이

 

 

청초한 가을이슬을 한껏 머금은 쑥부쟁이꽃에 부지런한 녀석이 앉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무장골 계곡 풍경

 

산정(頂)이 예전 오리온 목장터라 목장을 경영하기 위해 닦아둔 비포장도로가 정상까지 잘 연결되어 있어

산행의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별다른 난코스나 된비알이 없어서 가족단위로 무장봉을 둘러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본격적인 단풍철로 접어들면 훨씬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하겠지...

 

 

이곳 역시 단풍이 제대로 들면 단풍터널 아래를 통과하는 맛이란....?

황홀하겠죠...^^

 

 

왕복 4시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여러가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알짜배기 산행지

 

 

강원도 지역에는 벌써 단풍이 한창이겠지만 이곳은 아직 싱싱할 따름...

 

 

가을의 흔적을 따라 나선 길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더 그리워질 수도 있겠지...

 

 

향유 혹은 꽃향유로도 불리우는 보랏빛 솜털처럼 생긴 야생화

 

 

향유에도 부지런한 녀석이 먹이활동에 열중이다.

 

 

작지만 아름다운 무장골 계곡

 

 

(10:45분)

지난 봄에 왔을 때와 달리 무장사지로 향하는 계곡을 건너는 목교가 설치되어 있다.

주차장에서부터 이곳까지 계곡풍광도 둘러보고 이런저런 야생화도 담으며 쉬엄쉬엄 한시간여 걸렸다.

 

 

 무장사지는 앞서 본 계류를 건너 80미터 정도 오르면 된다.

지난 봄에 무장사지 삼층석탑이랑 이수를 둘러봤기에 오늘은 그냥 생략하고 Skip...

 

 

하늘을 가득 덮은 저 초록의 잎새들도 머지않아 단풍이 들어 지나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이내 쓸쓸한 늦가을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되어 지나는 이들의 가슴을 공허하게 해주겠지...

 

 

청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구절초도 보이고...

 

 

오~메 단풍들겄네...^^

올가을 첫 단풍을 맞이하는 감격적인 순간

 

 

(11:05분)

예전 목장의 폐건물이 을씨년스럽게 방치된 곳을 정리하고 깨끗하고 깔끔한 국공표 화장실이 자릴잡았다.

이곳에서부터 계곡은 등로에서 멀어지고 서서히 억새군락이 은빛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슬슬 무장산표 억새가 보이기 시작한다.

 

 

옛목장터 위로 펼쳐져 보이는 가을하늘빛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영남알프스지역의 신불평원이나 재약산 사자평, 천성산 화엄벌의 억새는 세찬 바람을 맞는 곳에 있어서인지

보통 사람 허리 위 정도의 비교적 낮은 키가 특징이라면 이곳 무장봉 억새평의 경우 호미지맥의 산들이

동해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막아주어서인지 사람키보다 훨씬 높을 만큼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억새평 사이로 난 등로를 따라 오르는 산님의 모습도 아름다워 보인다.

 

 

天. 地. 人

 

 

 

 

 

 

 

 

가을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잡아보려 무척 애를 쓴다.

 

 

억새평 뒤쪽으로 올라야 할 무장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근래 무장봉이 억새산행지로 유명해지면서 수많은 산님들이 찾아오기에 국공에서도 유지, 관리, 감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무장봉으로 오르는 도중 올 봄에만해도 보이지 않았던 샛길(점선이 원탐방로)을 공단에서 만들어 두었으나 화살표방향으로 옛길을 따라 오른다.

 

 

옛목장터와 폐가로 방치된 건물들

 

 

참취꽃

 

 

여뀌(?)

 

 

 

 

하늘은 비교적 말고 푸르지만 가스층이 짙게 깔려있어 포항앞바다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억새평원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산그리메가 바로 우리나라 내륙의 동쪽 끝인 호미곶이다.

 

 

 

 

 

 

 

 

쑥부쟁이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바로 동대봉산 무장봉이다.

 

 

십여분전만해도 햇빛이 비췄는데 무장봉 최고의 Point인 이곳에서 해가 짙은 구름층에 갇히는 바람에 고대했던 역광을 받아 은빛을 발산하는 광경을 볼 수가 없다.

우째 이런 일이...;;;

 

 

하늘은 저렇게 맑고 화창한데...

 

 

그렇다고 해가 나올 때까지 몇십분동안 기다릴 처지도 아니고...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빛 좀 내려주세요...

빚이 아닌 빛을...

 

 

안타깝지만 억새마중을 나온 다른 산님들의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담아본다.

 

 

 

 

 

 

 

 

 

 

 

 

무장봉 바로 밑에 넓게 펼쳐져있는 억새평

 

 

저 펑퍼짐한 구릉같은 곳이 해발 624m의 무장봉이다.

주위에서 "무슨 산 정상이 뭐 저래 생겼노?"라고 하시는 분들이 눈에 띤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뒤돌아 담아본 억새평

 

 

 

 

 

 

 

 

영남알프스지역의 억새명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무장봉 억새평

 

 

 

 

(11:45분)

 

09:50분 암곡리 주차장에서 출발했으니 거의 2시간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암곡주차장에서부터 정상까지가 6.7km로 시간당 3.3km를 이동한 셈이다.

   

 

작년 가을에 왔을땐 조그만 비석모양의 정상석이 있었다가 올 봄에는 그마저도 사라졌더니 이런 근사한 정상석을 놓기 위함이었구나.

정상에 워낙이 많은 산님들이 있어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온전한 정상석을 담을 수 있었다.

 

 

 

 

 

 

 

 

무장봉 언저리에서 잠시 쉬면서 억새평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한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만약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가 달빛을 받으며 이곳을 지났다면

 아니 효석이 봉평의 메밀밭이 아닌 가을의 억새밭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그의 소설 제목이 "억새곷 필 무렵"으로 바뀌지나 않았을까... 

 

 

소금을 뿌린 듯이 하얀 억새밭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어느 산님

 

 

 

 

 

 

 

 

암곡방향 하산길에 다시 올려다본 정상 풍경

 

 

 

 

 

 

 

 

무장봉과 억새평

 

 

보문단지방향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워 둔 지도에 의하면 이쪽을 밤나무단지라고 하는 것 같다.

 

 

(12:55분)

무장봉을 떠나 50여분만에 공원지킴터에 도착한다.

 

 

암곡리표 허수아비...^^

 

 

근래 워낙 유명세를 탄 신분이라 다시 한번 담아본다.

 

 

성과, 결실...

 

 

코스모스

 

 

(13:10분)

3시간 20여분 동안의 산행을 마치고 암곡주차장에 도착한다.

무장봉 억새가 유명세를 탄 덕에 상,하 주차장에 입추의 여지없이 차들로 빽빽히 차 있다.

 

 

보문단지로 빠져 나오는 길에 담아 본 암곡리 벚나무터널

봄에는 벚꽃으로 늦가을에는 단풍터널로 변모하는 아름다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