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초이튿날, 산중턱님을 만났다.

스패츠를 안가져 왔다고 걱정하는데 설마 눈이 많으랴?

일단 용문으로 떠난다.

 

(비솔고개/도일봉/괘일산/상망고개: 10.1km)(누르면 확대됨) 

 

 

새 용문역사는 좌우대칭형, 나랏님들이 좋아하는 권위적인 모습이지만  

나랏님들과는 달리 가운데는 입구는 장애자용 엘리베이터이다.

 

오랫만에 용문 터미널에가 긴가,아닌가 하며

낮익은 아줌마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오랫만에 석산리행 버스를 타고.. 또 오랫만에 비슬고개에 내렸는데..

 

눈이 무릎까지 쌓여있다. 중턱님, 큰일 났도다!

 

◎.용문산의 전망대-도일봉

 

-09;30 비솔고개

(비솔고개)

 

 

중턱님은 수줍은 새색시 마냥  조심스레 걸어오고

푸짐한 눈에,가파른 오름길에.. 네발 아이젠은 하나마나..

 

혀 빼물고 한시간여 올라가니 둔덕이 나오고

다시 반시간여 미끌어지며 기어 올라가니 설국속 삼거리이다.

 

 

 

 

 

 

-10;55 싸리봉 직전 삼거리 

 

(반은 상고대,반은 눈꽃)

 

-11;14 중원폭포 갈림길

 

밧줄 난간을 잡고 암능길을 지나 간다.

초행이 아닌 길이지만 눈이 깊어 조심스러운데..

도일봉쪽으로 눈에 덮인 외로운 발자국이 보인다.

발자국 주인은 보통 강심장이 아닐터..

(하산후 청색시대님의 발자국임을 알았다.)

 

다시 밧줄 난간을 잡고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면 도일봉이다.

 

-11;27~12;10 도일봉(863.7m)

 

 

막걸리도 한잔 마시며 숫눈이 쌓인 바위에 올라가

360도 돌아가며  사방의 전망을 구경한다.

과연, 용문산의 멋진 산세를 구경하는 으뜸 전망대이다. 

 

(안내판의 조망 설명)

 

(서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북동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남서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1=중원산,2=추읍산) 

(1=용문봉,2=백운봉,3=용문산) 

(1=폭산,2=유명산방향,3=화야산방향) 

(1=싸리봉,2=봉미산,3=장락산 방향) 

(1=작은 소리산,2=종자산)  

(작은 소리산 왼쪽 뒤 멀리는 화악산이 머리만 보인다.확대한 사진) 

(1=큰소리산,2=두릉산,3=대명비발디스키장) 

(1=송이재봉,2=매봉산) 

(산불 감시 구조물 뒤의 괘일산)

 

50여분 놀다가 밧줄구간을 피해 좌측으로 우회를 하여 내려가니

산불 감시 구조물과 이정표가 나온다. 

 

-12;16 중원 폭포 이정표.

 

족적이 없는 두툼한 눈에 가파른 사면이라 스릴 만점이다.

사면을 내려가니 등산객들이 모여 점심중인데

같이 술 한잔 하자 하나 진행이 늦어 그냥내려간다.

 

◎.알바/트래버스 전문이라 불러다오.

 

-12;26 등산 안내도 

 

안내도를 보니 도일봉 8부 능선이라 쓰여 있다.

괘일산 분기점을 지나온 듯하여 일단 좌측 사면으로 내려간다.

 

왼쪽으로 트래버스하여 너덜 계곡 지대를 지나니

지능선이 나오지만 방향이 다르다.

가야할 능선이 오른쪽 멀리에 내려다 보이니

안내도를 보고 너무 빨리 내려온 것이다.

 

(모글 지대 처럼 보이는 너덜지대)

 

부드러운 스키장 모글지대 처럼 보이는 너덜은

잘못 딛기라도하면  스틱이나 발이 쭉쭉 빠진다. 

걷보기와는 달리 무서운 곳이다.

 

너덜강을 다시 건너오니 이번엔 절벽 같은 가파른 사면..

할수 없이 밑으로 길게 내려가  트래버스하여 올라가니 제능선이 나온다. 

에구.. 이젠 살았네..50여분 트래버스하였다.

 

(13;15 능선엔 얄밉게도 붉은 색 리본이 하나 보인다)

 

업무상 급해서 오는 전화이니 어쩔 수 없지만..

사무실에 있는 듯, 중턱님에게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 오고 

알바도 실하게 하여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다.

아무래도 코스를 수정하여 괘일산에서 접어야 할 듯. 

 

-14;09 555봉.

 

 (심마니 용?)

 

-14;21~15;05 점심.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 하여도 될 듯 하나, 산중턱님이 라면 준비를 해왔다.

어렵게 지고 올라 왔는데 그냥 내려가면 결례일 듯하여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15;26 521.0봉.  삼각점 못 찾음.

 

 

산행 코스도 괘일산서 끝내기로 수정하였고 

지도를 보아도 난구간은 없는 듯하고..

 

복분자술, 고량주.. 뒤 늦게 올라오는 술김에 알딸딸해지니

벌써 산행은 다 끝난 듯하여 멀리서 추읍산이 반갑다 손짓하고

오똑한 도일봉은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듯하다.

게다가 능선위의 사물 하나 하나가  특별해 보인다. 

지도를 접고 카메라를 꺼낸다... 딸곡. 

 

(의자에 앉은 사람 모습의 나무) 

 (추읍산)

(돌아다본 도일봉) 

 

흥에 겨워 그렇게 오버하며 내려 가다 문득 지도를 꺼내 보니 

좌측으로 갈라지는 능선을 지나친 듯하다.

 

빽하여 올라가  좌측 지능선으로 내려가니..또 방향이 다르다. 

사면을 트래버스하고 지능선을  넘으니 말치고개 가는 능선이 나온다.

산중턱님 발은 이미 다 젖었고 일부분은 얼은 듯한데..

혼자 카메라 들고 기분을 내다가 30여분 또 까먹었다.

 

몇시간 간격으로 똑 같은 알바와 트래버스를 두번씩이나 하다니

이제부턴  알바와 트래버스의 전문가라 불러다오...

 

-16;31 말치고개

 

-16;38 산불 감시 망루봉. 

 

-14;51 326봉 동쪽둔덕.

-16;58 임도 안부

 

안부터는 또 가파른 오름 길이다.

눈이 미끄러지며 한발한발 올라가는데

이 와중에도 산중턱님은 또 전화를 밭고 있다.

 

-17;20 괘일산 갈림 삼거리.

베낭을벗어놓고 괘일산으로.

 

-17;25 의자 삼거리.

북쪽 향소리에서 족적 여럿이 올라와 괘일산으로 나있다.

 

-17;31 괘일산(470.8m) 

 

남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니 의자 전망대가 있다.

 

 

 

남서쪽으론 추읍산과 갈지산이 보이고

남동쪽으론 비룡산 일대가 보인다.

(남서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남동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1=추읍산,2=갈지산) 

(1=우두산?,2=고래산?) 

(비룡산 방향) 

 

다시 분기점으로 돌아와

내려가니 민가와 상망고개가 나온다.

 

-17;57 상망고개

 

상망리쪽으로 내려가 택시를 불러 용문으로 출발,

 

(성요셉의집)

 

(중원산)

 

아침에 들렸던  터미널 식당으로 돌아가 술 한잔을 마시며, 

 

두번의 대형 알바에도 군소리가 없으며

발이 얼던 말던 스패츠 없이 심설 산행을 태연히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의 30통에 가까운 전화를 산에서 밭는.. 

 

이상한 산꾼/산중턱님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본다.

 

(옛날 소주) 

 

2010.02.15 월요일.

지하철 타고 산중턱님과 같이 다녀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