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봉 산행기

 

산행일 : 2013.11.16 ()

산행지 : 소백산 도솔봉

산행인 : 아리..바우.

 

 

산행지가 정해진 것은

산행 이틀전인 11.14 목요일이었다.

아여사의 크로키전시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인사동 OO미술관에

멤버들이 출동하고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원래는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 정기산행일인데 10월 산행을 건너뛴데다

11월 둘째주도 성원이 되지않아 넘겨버렸다. 이러다 산악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그냥 셋째주에 정기산행을 하기로 하고

 

곰님이 북한산을 제시했지만 아여사의 주장에 밀려서

도솔봉으로 결정되었는데 이것은 우리산악회의 권력이

아여사에게 있음을 재차 확인한 순간이었다.

 

 

11.16 (토)

청량리역에서 640분열차로 출발이다.

창동역에서 아여사와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좀 늦는거 같다.

이번에도 여유있게 가려고 일찍 나왔는데 또 아슬아슬해지는 것 같다. -.-;;;;;;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10여분밖에 남지 않았다.

잘못하면 열차 놓치겠어요

아여사가 계단을 뛰어 오르며 소리친다.

북한산 가면 되지 뭔 걱정이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바우와 손을 마주치고 겨우 희방사행 열차에 오른다.

~ 잘하면 북한산 갈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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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밖으로는 짙은 안개때문에 내내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희방사역 가까워질 무렵 산하나를 돌아서자마자 창밖 풍경이

짙은 안개 대신 맑고 투명한 가을로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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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희방사역 도착. 산행들머리까지 택시로 이동.

공기는 역시 약간 차갑게 느껴지지만 맑고 투명한 가을날씨다.

모두들 날씨에 대한 칭찬을 한마디씩 하는데 택시기사도 소백산 이쪽에서

이렇게 좋은 날씨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920. 산행시작.

곧게 뻗은 낙엽송지대를 끼고 등로가 시작된다.

바닥에는 낙엽송비늘들이 깔려있고….

등로에 스며드는 아침햇살이 좋다.

아침햇살에 비치는 낙엽송의 옅은 황금색.

 

오르막을 진행하는데 뒤에 있던 바우가 답답했던지

앞으로 나서며 저 먼저 갈께요한다.

 

야생마처럼 뛰쳐 나가는 바우를 보면서 한마디씩 한다.

바우가 예전 모습 되찾은거 같아요

 

제수씨가 요즘 뭐 좋은거 해주는 모양이지

 

좋은거 해주는데 왜 쓸데없는데 힘쓰고 있어

 

그러게 말입니다. 제수씨 깊은 뜻도 모르고

 

10:14 도솔봉 4.2Km

끝없이 펼쳐지는 산죽의 향연.

산죽 위로 부서져 내리는 아침햇살.

카메라를 든 두사람은 발걸음을 붙잡히고….

앞서간 곰님과 바우는 보이지 않는다.

 

새벽에 아침들을 먹고나온 탓에 11시 조금 지나 이른 점심을 먹는다.

간단하고 조촐한 점심이지만 곰님의 채끝등심전과 미소된장국이 럭셔리하고

아여사가 내놓은 중국술이 풍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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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자리를 정리하고 도솔봉으로 출발

몇 개째인지 봉우리를 계속 넘는데도 도솔봉은 보이지 않고

등로에 쌓인 낙엽이 오르내림을 힘들게 한다.

 

몸이 한계에 가까워질 무렵 계단이 나타나고

1시반 드디어 도솔봉.

건너편 능선들이 연무로 희미한데 산지식 짧은 내게는

연화봉 하얀 천문대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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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 이후 한두군데의 조망처를 더 만나고

2 40. 묘적봉 도착.

 

그리고 3 20 묘적령 도착.

묘적령에서 날머리인 사동리까지는 3.7Km

 

사동리를 향해 절골계곡으로 내려서고

계곡을 따라 얼마를 내려갔을까 진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계곡을 온통 뒤덮은 낙엽송 잔해들이 계곡수와 어우러지며

이색적인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다.

 

침엽수중에 유일하게 일시에 낙엽이 지는….

활엽수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낙엽송이라는

숲전문가 야초님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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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끝나갈 무렵 탁족을 하기위해 배낭을 내린다.

물속에 들어가 서있으니 처음엔 짜릿짜릿하던 느낌이

좀 지나자 뼈속까지 시려온다.

잠시의 탁족과 휴식으로 몸은 생기를 되찾는다.

 

 

사동리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뒷모습들이 평화롭게 보이고

 

길 건너 서쪽으로 해가 기울어

낙엽송의 황금색이 석양에 붉게 물들어간다.

  

 

뒷이야기

5시경 사동리 도착해서 단양까지 택시를 부르고….

택시안에서 열차시간을 검색하니

 

18:39 무궁화호

19:08 새마을호  

 

639분차는 저녁먹고 가기에 너무 빠듯한 시간이다.

30여분을 벌기위해 78분 새마을호를 곰님 폰으로 예매하고

단양시내로 들어갔으나식당마다 손님들로 넘쳐난다.

처음 들어간 집은 심지어 번호표까지 나눠주고 있었고

두번째 집도 밥 나오는데만 20분이상 걸렸다.  -.-;;;;;;

 

단양역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오늘 하루 관광열차를 운행해서 그 바람에

단양일대에 관광객들이 넘쳐났다는….

 

열차 카페칸에서 바우가 사온 캔맥주를 마시며

단양에서 시간 때문에 미진했던 뒤풀이를 마저 하고….

 

9 10분 청량리역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