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08.21. 09:52~20:45

장소 : 충북 단양군 대강면 죽령

누가 : 갈렙회원 7명

세부코스 : 죽령(09:52)->죽령약수->흰봉산삼거리1,291m->삼형제봉1,261m->도솔봉1,314m(13:55)->1,185m->묘적봉1,148m->묘적령->모시골정상->헬기장->흙목1,034m->싸리재->남조리(단양유황온천) 대간거리15.2Km(포항셀파기준),접속구간 2.7Km

다음주부터는 다락방 모임이 시작되어 금주가 백두대간 산행에 적기라고 판단되어 공지를 해보니 별로 반응이 시원치 않다 한쪽에서는 비박을 가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비박을 추진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금요일 오후이다.

백두대간으로 추진키로 하고 재 공지하고 특새가 끝나니 생각보다 많은 7명이 모였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단양으로 나와 죽령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늦었다. 죽령휴게소에서 주먹밥을 챙기고 택시기사아저씨한테 차를 단양유황온천앞에 옮겨 달라고 하고 출발준비를 한다.

500ml 밖에 안 되는 물병이지만 추가로 가져 갈 것을 소리치지만 최회장님만 받으신다. 아무래도 걱정이다. 오늘 일정을 너무 슆게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길 건너 죽령주막에서는 트롯트의 음악이 약간은 소음처럼 들려온다.

죽령옛길에서 이장로님의 출발 기도로 산행을 시작한다. 전형적인 육산이 계속되고 무더운 날씨와 햇볕이 우리를 위협했지만 산행길은 내내 그늘로 이어진다.

약 1시간 가량이 오르니 죽령 약수가 나온다. 많은 비로 인하여 식수 부적합으로 되었는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백두대간하면서 유명을 달리한 추모비도 보였다. 1천 고지의 고지대 야생화가 모두의 시선을 빼앗는다.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는 두 분의 집사님은 산행보다는 야생화에 푹 빠진 듯하다.

좀처럼 경관을 내 주지 않고 계속되는 산행에서 1,291m 봉우리의 흰봉산 3거리에 이르러 약간의 길조심이 필요하다. 죽령에서 오름길 중에 도솔봉 방향은 왼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어지럽게 널려진 리본이 오히려 혼돈을 유발하게 한다. 드디어 삼형제봉에 이르른다. 봉우리 3개가 나란히 있어서 3형제봉이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상에서 보니 연화봉과 비로봉까지 소백산 전체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남쪽으로 우리가 진행해야 할 도솔봉과 솔봉 구간이 멀게만 느껴진다.

다음 목적지는 오늘의 최고봉 도솔봉이다. 계속되는 육산에 마루금에서 느끼는 상쾌함을 어찌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피서보다 좋다고 생각하며 더위를 이기는 만족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쾌감의 정도가 99.9%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장막의 도심속 여름나기 속에 불쾌지수를 느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도솔봉을 앞두고 약간의 암릉이 있지만 정상을 맛보기에 아무것도 아니다. 소백산 연화봉을 마주하고 있는 정상에서는 사방이 트였다. 누가 할 것도 없이 웃통을 벗어버린다. 갈렙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서 웃통 벗고 사진을 찍게 된다. 그러나 교회 홈피에 올릴 수는 없으니 홈피용으로 사진을 찍으려 해도 옷 입기를 주저하게 되니 정상에서의 즐거움을 더욱 깊이 느껴보려는 감정을 어찌 마다할 수 있으랴…ㅎㅎㅎ

정상밑 그늘에서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으니 일품이다. 오늘의 대간 거리로 볼 때 이제 절반이지만 하산까지 고려한다면 절반도 못 온 샘이다. 그런데 무더위에 물이 부족 할 것 같다. 거기에 조회장님은 허벅지에 쥐가 찾아오니 모두를 긴장하게 한다. 일부에서는 묘적령에서 하산할 것을 검토하게 된다. 그러나 차량이 유황온천앞에 위치하여 사동리로 내려가면 차량회수가 문제 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해진 결과는 뱀재에서 모두 같이 하산하기로 한다.

묘적령을 지나니 국립공원에서 벗어나 이정표가 별로 안보인다. 결국 리본을 보지 않고 가던 선두에서 단순한 봉우리의 우회도로로 착각하여 고향리 쪽의 좌측으로 빠지며 20분 가량을 알바를 하게 된다. 갈림길에서 ‘고메’를 외치며 선두를 불러 되돌아 오게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백두대간의 일부 구간(뱀째-싸리재)을 남겨 놓는 것이 탐탁지 않다. 그렇다고 이 짧은 구간을 땜 방으로 하기도 무리인듯하여 혼자라도 구간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휴식 중 양해를 구하고 먼저 출발한다. 한 모금 남겨 놓은 물이 그나마 위로를 삼고 비상으로 수박이 조금 있으니 가능하리라 생각해 본다.

잠시 후 나타난 모시골 정상이정표, 계속되는 마루금길은 여러 개의 봉우리를 지나 솔봉에 이른다. 그러나 솔봉에는 조망이 없었다. 헬기장 1.9km 라는 푯말로 위안을 삼는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면서 헬기장에 이른다. 여기가 뱀재 인 듯 한데 하산길이 보이지 않는다. 뒤따라 오는 팀에게 미안하기가 그지 없다. 조금 더 가면 있을까 하여 진행하다 보니 송전탑까지 와 버렸다. 혹시나 조금 더 가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오르니 흙목 정상이다. 흙목 정상에 있는 이정표는 싸리재 0.95Km와 뱀재 0.55Km뿐이다. 분명 뱀재를 지나쳤다는 이야기다. 핸드폰의 배터리는 거의 달랑달랑, 어찌 하겠나… 모르는 길보다는, 없는 길 찾아가기 보다는 싸리재로 오시죠 하고 후미를 기다리기로 한다.

선답자로서 나중을 위해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지도상에 나와 있는 뱀재에서 하산하는 길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숲이 우거져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혹 겨울에는 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길 찾기와 독도법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결국은 뱀재에서의 하산 길은 없었다. 이정표의 거리도 제각각이다. 전체의 거리는 맞는지 모르지만 구간거리가 맞지 않는 이정표이다.

다만 흙목 정상 아래에 희미한 길은 보였지만 지도상 나오지 않은 길이기에 혹시 후미가 이곳으로 빠지지 않을까 하여 약 40분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한참 후 도착한 후미에게 계속 진행하여 싸리재에서 쉴 것을 권유하고 싸리재에 다 달으니 벌써 7시가 넘었다. 하산 거리는 약 2.7Km 작년 12월 이곳으로 하산하였으니 그래도 자신 있었다. 다만 약간의 너덜지대가 염려될 뿐이다.

더 어두어지기 전에 하산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에 잠시의 숨을 돌리고 하산한다. 이미 해는 기울었고 어두어지기 시작하더니 30분도 안되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컴컴하다. 스틱에 붙은 비상등을 가지고는 감당이 되지 않아 헤드랜턴을 꺼낸다. 앞에서는 핸드폰을 이용해 잠시 잠깐 등으로 이용해 본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너덜길이 미끄럽고 앞도 보이지 않으니 쥐가 더 심해지는 모양이다. 응급조치 후 또 다시 걸어 본다. 아직도 마을의 불빛은 보이지 않는다. 계곡의 물소리에 힘을 얻고 먹어도 될 만한 곳을 찾아 갈증을 해소한다.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도 없다. 응급조치를 하는 사이 선두와 후미가 떨어지니 불안감에 ‘고메’를 외치며 적은 불빛으로 함께 이동하기 위해 대열을 유지한다. 한걸음 한걸음 내 딛는 발걸음에 드디어 임도를 만난다. 그리곤 쏟아지는 물줄기를 찾아 뜨거워진 몸의 열기를 식혀본다.

드디어 불 꺼진 단양유황온천 앞 차량에 도착한다. 모두의 얼굴에 환하게 밝아오는 안도의 감사가 느껴진다. 9시가 다 되어 가는 늦은 시간 이기에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택시기사가 추천했던 대강면의 갈매기식당을 찾아 흑염소탕으로 늦은 저녁을 들며 지나온 고생의 추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 시키며 마무리한다.

결코 늦지 않아도 될 거리에 산행시간이었음에도 지도만 믿고 선택했던 뱀재의 길을 찾지 못하여 생긴 백두대간의 변수에 다시 한번 비상수단을 염두하고 산행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하지만 덕분에 다음에 땜방을 하지 않아도 될 연속된 구간 접속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