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5. 21(토) 맑음

- 산행자 : san001 등 

 

- 산행지

■ 도명산

도명산은 낙영산, 가령산과 더불어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산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산으로 화양동계곡의 남쪽을 감싸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화강암의 암봉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화양동계곡과 군자산, 칠보산이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대야산, 남쪽으로는 낙영산 그리고 톱날 같은 속리산의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약5km에 달하는 화양동(華陽洞)계곡과 이웃하고 있어 여름 산행기로서 적당한 산이다. 화양구곡 이외에도 도명산 정상 바로 밑 낙양사터라고 전해지는 장소에 마애삼존불상이 있다.

■ 낙영산

낙영산은 도명산의 남쪽에 위치한 암골미가 뛰어난 바위산이다.  '그림자가 비추다' 혹은 '그림자가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산 아래 자리 잡은 공림사는 법주사의 말사로 신라 경문왕 때 자정선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자정법사가 법력이 있다는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하여 경문왕이 그 인물됨을 알고 국사의 호칭과 공림사의 사명을 지어 액자를 하사했다고 전해지며 조선 중기에는 법주사보다 더 흥했으나 전란을 겪으면서 불타 없어지고 지금의 절은 근래에 다시 지은 건축물이다.

속리산국립공원권에 속한 산답게 산자락 곳곳에 두꺼비바위·코끼리바위 등이 있어 암릉산행의 묘미와 시원스런 조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백두대간 주능선의 장쾌한 모습과 속리산 연봉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 가령산

가령산은 이웃한 도명산, 낙영산과 함께 화양동 계곡을 삼각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평상시 등산객들이 거의 찾이 않는 호젓한 산으로 송이버섯 자생지로 유명한 산이다. 

가령산의 능선에서는 서쪽으로 화양계곡 전경이 펼쳐지고 북으로는 자연학습원이, 그뒤로 군자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동으로는 대야산과 둔덕산 바위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 산행안내

화양구곡의 핵심적인 산은 도명산이다. 가볍게 가족산행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산행시간이 짧은게 흠이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은 낙영산, 가령산을 연결하는 방법. 낙영산만을 포함하면 공림사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원점회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는 가령산까지 포함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도명산 산행의 들머리가 화양3교, 가령산 들머리가 화양구곡의 끝 지점인 자연학습원에 위치하여 산행이 끝난 후 느긋하게 산책로를 따라 화양구곡을 탐방하며 원점회기가 가능하다.

도명산을 제외하고는 이정표가 없어 산행시 지도를 반드시 휴대하여야 한다.

도명산으로 오르는 방법은 화양3교와 학소대 방향 두 가지이지만 예전 전망 좋은 길이 능선길이 출입이 통제되어 학소대 방향길이 나을 듯하다.

가령산으로 오르는 방법은 백골사거리길, 거북바위능선길 등 두 가지길 중 거북바위능선길이 전망이 좋다.

주능선길은 가령산에서 도명산으로 향 할 경우, 처음 가령산으로 오르는 길, 백악산 갈림길직전에서의 오름길과 낙영산 정상에서 범바위안부로 내려갔다 헬기장으로 다시 오르는 길을 제외하고는 크게 어려운 구간은 없다.

이 산행지의 핵심은 사방으로 보이는 충북의 명산들. 선이 굵은 백두대간을 비롯, 속리산, 대야산 등 하나하나가 산행지로써 손색이 없는 산들이 즐비하게 바라다보인다.     

 

- 산행요약

■ 코스 : 자연학습원~가령산~낙영산~미륵산성터~도명산~화양3교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12.5km, 산행시간 4시간28분, 총시간 7시간15분

■ 구간별

자연학습원주차장~(4분)~등산로입구~(12분)~백골사거리~(10분)~487봉앞능선~(2분)~전망바위~(17분)~거북바위능선갈림길~(3분)~가령산~(7분)~안부~(3분)~시루바위능선갈림길~(38분)~백악산갈림길~(18분)~낙영산~(12분)~범바위안부~(17분)~헬기장~(1분)~도명산능선분기점~(4분)~미륵산성터~(10분)~안부~(5분)~헬기장~(3분)~관람대~(4분)~사거리안부(미륵산성안내판)~(20분)~도명산~(6분)~마애삼존불~(7분)~도명산~(8분)~주능선갈림길,철계단~(27분)~지능선(07-08)~(11분)~화양동계곡~(1분)~화양3교~(18분)~주차장

 

 

- 산행기

 

화양동계곡을 품에 안고...

화양동계곡은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계곡으로 약3km에 걸쳐 기암괴석, 시원한 반석, 소와 담 등 비경이 연이어지는 계곡이다. 조선시대의 대유학자였던 우암 송시열 선생이 조정을 물러나와 은거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우암은 이 계곡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닮았다 하여 스스로 제1곡부터 9곡까지 이름을 붙이고 경천벽, 금사담, 첨성대 등의 절경바위에 글씨를 새겼다. 

하지만 화양구곡이 단순히 계곡만 아름답겠는가. 그 줄기는 산으로 연결되고 그 산의 정점에 도명산이 있다. 화양구곡을 품에 안고 있어 더욱 유명해진 도명산... 도명산에 올라 좀더 시야를 넓혀보면 비슷한 산세와 분위기를 갖고 있는 낙영산과 가령산이 화양구곡을 중심으로 남쪽에 삼각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년전 도명산에서 낙영산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계곡으로 빠져들어 낙엽의 바바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기억. 그 아쉬움과 더불어 「왜 길을 찾지를 못하였는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항상 떠나질 않는다. 

 

산행코스를 계획하며

오늘 산행은 가령산으로 올라 낙영산을 거친 후 도명산에서 하산하는 코스이다. 세 개의 산이 화양동계곡 남쪽에서 능선으로 연결되어 화양구곡 탐방을 겸한 종주산행지로서 추천할만한 코스이다.

충북에 있는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 화양구곡을 품에 안은 세 개의 산 모두 지극히 한국적인 산들이다.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에서 흔히 보는 기암괴석,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산행 중 수시로 펼쳐진다. 바위가 많다고 급하지 않다. 여유와 옛 선비의 풍류를 절로 느낄 수 있는 詩心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산들이다.

산행거리와 굴곡이 적당하여 걷는 맛이 일품이고, 사방으로 백악산, 속리산, 대야산 등 충북의 명산들이 조망되어 보는 맛 또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더구나 화양구곡에서 즐거운 탁족까지 할 수 있으니 이 어찌 감탄을 아니 할 수 있으랴... 

전반적으로 길을 뚜렷하지만 가령산과 낙영산까지는 이정표가 전혀 없어 갈림길에서는 주의하여야 한다. 하지만 지도를 갖고 미리 개념을 파악한다면 특별히 어려울 곳은 없다.

또한 시중에 있는 등산지도마다 각 봉우리들의 높이가 조금씩 달라 헷갈린다. 그래서 여기에 표시된 봉우리들의 높이는 일단 부산일보 개념도를 참고로 한다.    

도명산, 낙영산, 가령산을 연결하는 방법은 화양3교(화양동계곡 주차장에서 약1.5km 들어간 지점)에서 도명산으로 먼저 오르는 방법과 자연학습원(자연학습원 삼거리)에서 가령산으로 먼저 오르는 방법이 있다. 

하산후의 느긋한 화양계곡 산책과 들머리로의 빠른 진입을 위해 가령산을 첫 산행지로 선정한다.

 

가령산 들머리

만나는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 한결 여유가 있다. 정시에 출발하는 마음이 상쾌하다. 예보와 달리 흐린 하늘.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아 오히려 산행에는 적당할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화양동계곡 입구를 지나 화양구곡의 동쪽 끝에 위치한 자연학습원에 세시간을 달려 도착한다. 자연학습원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접어들면 바로 주차장이다. 자연학습원 부근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만 대부분 수련생들, 등산객들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자연학습원 맞은편으로 보이는 산이 가령산이다. 들머리가 이 근처에서 계곡을 건넌다지만 어디에도 표시가 없다. 마침 가령산으로 가는 등산객 한분이 들머리 찾기가 어렵지 않다는 표정으로 손짓으로 대충 방향을 알려준다.

주차장에서 자연학습원 삼거리 도로 방향으로 다시 걸어 나온다(10:27). 삼거리에서 약10m 앞에「산불조심」 프래카드. 그 앞에서 화양천으로 내려가면 간이 양철다리가 있다. 낡고 삭아서 물이 조금만 불면 건널 수 없는 다리이다.

다리를 건넌 후 가령산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 왼쪽 숲속에 「자연보호 안내판」이 있는 곳과 약간 우측에 「산불조심」 플래카드가 걸린 곳. 왼쪽길은 주능선으로 올라 주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길, 우측은 거북바위 지능선을 거쳐 정상으로 직등 하는 길이다.  

 

백골사거리(지능선안부)

왼쪽길로 접어든다. 짙은 숲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워밍업하기에 적당하다. 특별히 급한 오르막 없이 12분만에 지능선 안부인 백골사거리(10:43/10:48)에 오른다. 이정표는 물론 없다.  

전체 일행들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일부 일행들이 지천에 널린 나물 덕분에 발걸음이 느려진다. 가령산은 송이버섯 등 다양한 버섯의 보고. 가을철이면 송이 채취를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인적이 드문 한적한 산이다.

 

주능선(487봉 앞)

안부에서 우측길을 따른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오른쪽으로 거북바위능선과 정상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거북바위능선은 완만한 백골사거리길과 달리 급격히 고도를 높이는 능선길. 바위들의 산세가 역시 범상치 않다. 마사토길을 지나 10분이면 주능선에 오른다(10:58/11:05).

 

전망바위

주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조금 가면 거대한 바위덩어리가 몇 개가 있다. 칼로 베은 듯한 이색적인 모습이다. 바로 옆이 너럭바위 전망대(11:07). 시야가 훤히 트이며 맞은편으로 백악산이 먼저 시선을 잡는다. 여기서 쉬어 갈 걸. 짧은 아쉬움이 스친다. 하늘은 어느새 훤히 개여 있다.

본격적으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중간중간 전망 좋은 곳이 많아 마음은 여유가 있다. 능선의 남동쪽은 절벽지대. 군부대 훈련장인지 암벽하강(A-7)이란 군부대 안내판이 있다. 고도를 조금 높이면서 서서히 올라온 길의 개념이 파악된다.

 

거북바위능선 갈림길

오르막의 끝은 거북능선갈림길(11:24). 이정표는 없지만 길은 뚜렷하다. 자연학습원에서 가령산으로 올라오는 두 가지 길 중 산행의 재미는 거북바위능선길이 나을 듯하다.

 

가령산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3분 정도 평탄한 길을 따르면 가령산 정상(646m)이다. 정상(11:27/11:35)에는 오석으로 만든 정상석(괴산군설치, 642m)이 있다. 아쉽게도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전망은 전혀 없다. 간식이 오고가며 첫 번째 정상 등정을 즐거움을 누린다.      

 

시루바위능선 갈림길

정상을 지나면 역시 예상대로 내리막. 안부(11:42)를 지나 한차례 오르면 시루바위능선 갈림길(11:45)(609봉 갈림길)이다.

시루바위능선은 거북바위능선, 백골사거리능선길과 더불어 가령산만을 위한 원점회기산행시

주로 이용되는 길로써 화양구곡의 제9곡인 파천과 연결이 된다.

 

백악산 갈림길

가령산부터 백악산으로 가는 능선이 갈라지는 분기점까지는 대체로 시야가 좋지 않다. 그래도 인적하나 없는 호젓한 분위기는 그 자체가 운치가 있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과 적당한 구름 역시 쾌적한 산행에 일조를 한다.

잠시 도명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지역(11:53)을 지나면 도명산과 낙영산 일대의 아름다운 능선과 신록으로 새단장을 한 울창한 계곡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점차 들어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산행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전망지역을 지나면 다시 내리막. 오르막이 다시 나타나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다.

능선 갈림길(부산일보 개념도상 고개라 표시된 지점)에 오르면 주능선은 왼쪽 방향이다.

이 후 숲에 둘러싸인 완만한 봉우리 두 개(12:04/12:06)를 지나면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령산 오르막과 더불어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힘겨운 오르막을 다 오른 지점이 능선 분기점이다. 왼쪽으로 백악산으로 가는 능선(12:23)이 갈라지지만 아무런 이정표가 없고 백악산 방향으로 길이 뚜렷하지 않아 쉽게 감을 잡기 힘들다. 비탈길을 올라오기 전 분기되는 능선을 미리 육안으로 확인하여야 실수가 없다.

주능선은 오른쪽 방향. 능선을 따라 조금 가면 좁은 봉우리. 741봉으로 추정된다.

이제 능선길은 거의 평탄. 전망이 곳곳에 트이며 남쪽으로 톱날 같은 속리산이 하늘금을 그린다.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들이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뒤로 쳐진 일행들을 위해 점심 먹을 장소를 찾지만 여의치가 않다. 마침 가는 길 방향으로 평평한 정상부를 이룬 낙영산이 시야에 보인다. 사진으로 본 너른 장소를 떠올리며 잠시 휴식 후 낙영산으로 향한다. 폭이 좁은 암릉길을 지나 조금 오르면 낙영산 정상이다.

 

헷갈리는 낙영산 정상의 위치

낙영산 정상(746m)(12:46)은 돌탑이 있는 맨땅의 공터. 낙영산이라는 표시는 없고 무영봉(742m)이라는 낙은 안내판이 걸려있다. 봉우리가 연이어지는 주능선상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봉우리이다. 사방이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허공에 뜬 느낌이다.

그런데 낙영산 정상은 등산지도마다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지도에는 범바위안부에서 서쪽 능선상에 있는 684봉을 정상으로 표시하며, 또한 봉우리에는 정상석이 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났을까... 낙영산의 들머리라 할 수 있는 낙영산 남쪽의 공림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봉우리를 주민들은 아마 낙영산으로 부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동네 주민들이 항상 바라보며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봉우리와 실제 높이가 가장 높은 봉우리의 차이. 이런 현상은 전남 방장산 정상과 봉수대가 있는 봉우리(주민들이 정상으로 부르는 봉우리), 주흘산 상봉과 영봉(문경읍민들이 정상으로 생각하는 봉우리)에 대한 인식 차이 등 곳곳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가장 높이가 높은 746봉을 다른 위치에서 보면 확실히 정상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차라리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를 746봉에서 바라보면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오히려 정상이라 판단하기 힘들다.

하여튼 낙영산 정상이라 판단되는 746봉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상으로서 손색이 없다. 남쪽에서 동쪽으로 돌아가며 속리산, 백악산 그리고 백두대간의 굵은 마루금 상에 조항산, 청화산, 대야산이 연이어지고 그 뒤로 희양산, 군자산, 칠보산 등 충북의 명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져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며 아련한 그리움이 한순간 밀려온다.

서쪽으로는 도명산으로 가는 능선분기점인 685봉(헬기장)이 맨땅을 드러내며, 그 뒤 조봉산(687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비슷비슷한 봉우리들이 도토리 키재기씩으로 몰려있다. 낙영산(746봉)과 건너편 헬기장과의 사이는 움푹 꺼져 상당히 깊은 안부를 이루고 있다. 「아니 저길 내려갔다 올라갑니까?」 걱정하는 분을 보며 도리어 걱정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자리를 푼다. 잠시 후 후미도 완전 합류. 시간도 충분하여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낸다. 푸짐한 밥상 앞에 적당히 먹겠다는 생각은 물건너간다. 뿌듯한 포만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다. 

 

범바위안부

50여분만에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13:39)한다. 하산길을 보는 그대로 급경사 내리막길. 밧줄이 곳곳에 걸려있다. 약 고도 150m는 내려가는 듯. 12분만에 도착한 범바위안부(13:51)는 양쪽으로 흐릿하지만 길 흔적이 확실하다. 오른쪽으로는 인봉골을 거쳐 화양구곡 제8곡인 학소대로 하산이 가능하다.

 

헬기장(685봉)

다시 급경사 오르막. 배가 불러 발걸음이 더욱 무겁다. 10여분 오르면 완만해지며 주위가 전망바위지대(14:03)가 나타난다. 등산로를 벗어나 바위에 잠시 오르면 허물어진 건축물과 폐 통신시설이 있는 장소가 나타난다. 그 장소에서는 헬기장에서 도명산으로 가는 능선상에 있는 미륵산성터와 움푹 패인 인봉골이 풍요롭게 보인다. 

이제 완만한 오름길. 5분 정도 오르면 너른 공터의 헬기장(14:08/14:14)이다. 올려다본 낙영산 정상이 역시 상당히 거대하다.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있다. 공림사로 하산하는 길. 직진하는 길은 주능선 방향이다.

 

도명산으로 가는 능선 갈림길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바로 갈림길(14:15). 좌측길이 낙영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로 가는 주능선길. 직진하는 방향이 도명산으로 가는 능선이다. 상당히 중요한 갈림길임에도 역시 이정표가 없다.

 

미륵산성터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면 이내 능선에 긴 띠를 이룬 미륵사성터(14:19)가 나타난다. 미륵산성은 포곡식(계곡과 주변의 산세지형을 이용하여 성벽을 쌓는 방식) 석축산성으로 고려시대에 축성된 산성이다. 산성안은 도명산과 낙영산을 이어주는 능선 서쪽 방향이다. 완만한 사면이 말해주 듯 산성으로서 적당한 지형조건을 갖추었다. 지금은 허물어져 본래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우나 부분적으로 높이 약2m 정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산성을 지나면 평탄한 길을 따라 전망바위(14:21)에 도착한다. 도명산이 드디어 정면에 나타나고 도명산의 거대한 대슬랩이 하얗게 빛난다. 거리는 멀지 않지만 한차례 내려갔다 올라가야 할 듯.

후미를 기다리는 사이 교수님이 쥐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 시간적 여유가 있어 잠시 막걸리 한잔을 걸친다. 뒤늦게 나타난 교수님,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표정이 밝다. 

 

사거리안부

능선이라 하지만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8분 정도 내려오면 너른 사거리안부(14:47). 안부라고 하지만 계곡 상단부 같은 느낌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도명산 마애삼존불에서 낙영산의 절고개로 가는 길과 만난다. 능선길을 피새 스님이 다니는 길이라고 한다. 

 

헬기장

직진하여 다시 능선으로 붙는다. 완만한 길을 5분 정도 가면 헬기장(14:52). 

 

관람대

헬기장을 지나면 곧 「관람대」라는 안내판이 있는 공터(14:55/15:00)에 도착한다. 돌로 만든 제단 같은 분위기이지만 사실은 군인들의 교육장 겸 유격훈련을 구경하는 관람대이다. 관람대는 동쪽 방향을 보도록 3층 계단 형태로 설치되어 있고, 그 맞은편 능선에는 군데군데 유격훈련을 위한 시설물이 보인다.

교육장 같은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일행들이 자리를 잡자 교수님의 즉석 강의가 펼쳐진다. 유머와 특유의 익살스런 몸짓으로 하는 교육 내용에 모두 박장대소. 무엇보다도 쥐와의 사투가 옛일인 것처럼 정정하여 안심이 된다.

 

사거리안부

다시 나타나는 산성터(15:02)를 지나면 잠시후 사거리안부(15:04)에 도착한다. 사거리안부는 도명산 슬랩이 시작되기 직전에 있는 안부이다. 이정표는 없고 「괴산 미륵산성」 안내판만이 있다.

사거리안부에서 우측길은 도명산 마애삼존불상으로 가는 길, 좌측길은 낙영산 절고개로 가는 길이다.

 

도명산으로 가는 슬랩길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비. 대슬랩이 나타난다. 길이는 길지만 크게 어려운 길은 아니다. 이런 바윗길은 도명산 정상까지는 이어진다. 다소 힘은 들지만 재미도 있고 전망도 좋다. 대슬랩을 피해 조금 쉽게 가려면 슬랩 좌측에 부대에서 설치한 「암벽등반」이라는 안내판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가끔 리본이 달려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도명산

20분만에 도명산(15:24/15:29)에 오른다. 정상에는 정상석과 오늘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난다. 여러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은 기대한대로 대단한 전망. 굽이쳐 흐르는 화양동계곡이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도명산에서의 하산은 서쪽 능선을 타고 화양3교로 하산하는 길. 하지만 도명산에서 마애삼존불을 지나친다면 산행의 의미가 반감된다. 몇 분이 배낭을 지키고 모두 반대편 학소대 방향으로 내려간다.

 

마애삼존불상

잘 설치된 나무계단길을 따라 5분 정도 급경사를 내려가면 공림사(낙영산 남쪽에 위치한 절)로 가는 갈림길(15:34)이 나타난다.

7년전 그 길을 따라 갔다가 길을 헤매고 다닌 기억. 낙엽이 수북이 쌓여 흐릿하던 길이 지금은 상당히 뚜렷하다.

갈림길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암벽사이로 약10여미터 내려가면 마애삼존불상(15;35/15:40)이 있다. 집채만한 바위에 둘러싸인 좁은 장소. 일행들에게 마애삼존불상이라 얘기했지만 어디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들. 마애삼존불상은 선각불(線刻佛)인 동시에 높이가 높아 얼핏 보면 보이질 않는다. 위치를 가리키자 예상 못한 거대한 마애불에 모두 놀라는 표정들이다. 역사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곳. 마애삼존불상은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오랜 세월로 마모되어 윤곽이 흐릿하지만 비교적 시원스러운 형상이다. 불상 옆으로 샘터와 바가지가 있으나 물이 고여 있어 마시기는 어렵다. 바로 아래의 공터, 예전 낙영사가 있던 자리이다. 

 

다시 도명산으로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급경사 계단길을 오른다. 힘겨운 오르막길. 하산한다는 마음인지 의외로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정상(15;47)에서 그렌져님이 마지막 하산주, 샤베트맥주를 꺼낸다. 막걸리를 거부하던 사람들도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맥주 한잔에 너도 나도 손내밀기에 바쁘다.

 

지루한 하산길

하산길(15:56)은 화양3교 방향으로 잡는다. 이어지는 철계단과 철난간길을 지나면 한동안 평탄한 숲길. 분위기도 좋고 전망도 좋다.

약8분 정도 가면 「도명산 1.0km, 첨성대 2.2km」라는 안내판을 만난다. 이 지점부터 본격적인 내리막길. 철계단을 지나면 어느새 능선을 멀어지고 능선의 산허리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예전 반대로 올라올 때는 분명 지능선을 거쳐 주능선에 오른 기억이 있는데... 이 길은 완전 다른 길이다. 나중에 파악해보니 지능선길은 울타리로 막아 놓고 이 길로 모든 등산객을 유도하고 있다. 덕분에 다소 지루하면서 재미없는 길.

이정표에서 30분 정도 내려가면 119안내판(07-08)이 있는 지점에서 다시 능선과 만난다. 예전의 쾌적한 지능선길을 떠올리며 왜 재미없는 방향으로 길을 열어놓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능선에서 몇 개의 철계단(16:35)을 지나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얀 너럭바위들이 빛나는 계곡이 보인다. 내려선 곳은 화양3교 직전 계곡(16:42)이다.

 

시원한 탁족

화양천계곡의 수려한 경관과 달리 물은 맑지 못하다. 2급수에서 주로 자란다는 고동이 많은 하천이다. 그래도 시원한 물에 탁족을 하는 맛은 일품이다. 완벽한 준비를 하고 몇 분은 도착하자마자 물에 시원하게 뛰어든다. 느긋하게 40여분을 즐기고 일어선다.

 

화양3교

날머리는 화양3교(17:23). 입구에 「도명산 3.2km」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화양구곡을 따라 걷는 산책길

화양3교에서 주차장까지는 약1.5km 거리. 일반 차량은 통행은 금지되고 식당 차량만이 분주히 다니고 있다. 화양3교를 지나면 화양구곡 중 5곡인 첨성대, 4곡인 금사담, 3곡인 읍궁암, 2곡인 운영담, 1곡인 경천벽 등 5곡이 몰려있다. 이 중 금사담이 있는 암반 위에 우암 선생이 지었다는 암서재(정자)를 제외하고는 금방 찾기가 어렵다.

한창 복원중인 화양서원터와 화양2교를 지나면 신록이 우거진 산책로. 19분만에 주차장에 도착한다.


 

- 산행일정

   07:14   광화문 출발

   10:14   자연학습원 도착


 

   10:27   산행 시작

   10:31   자연보호 입산금지 안내판 : 완만한 길 이어짐

   10:43/10:48   백골사거리, 안부

   10:58/11:05   487봉 앞 능선

   11:07   전망바위

   11:19   바위지대, 암벽하강 A-7

   11:24   거북바위능선 갈림길 (이정표 없음)

   11:27/11:35   가령산 (정상석) : 자연학습원 2.2km, 낙영산 3.1km

   11:42   안부 : 이후 오르막

   11:45   시루바위 능선 갈림길, 609봉 갈림길

   11:53   전망바위 : 도명산이 맞은편으로 보임 ⇒ 이후 내리막 후 오르막

   12:00   능선, 갈림길(이정표 없음) : ←주능선, →타천골로 가는 지능선길로 추정

   12:04   무명봉

   12:06   무명봉 : 이후 오르막

   12:23   백악산 갈림길 (이정표 없음) : ←백악산, →낙영산

   12:27   봉우리(741봉)

   12:35/12:40   휴식

   12:46/13:39   낙영산(746봉) : 무영봉이라는 안내판과 돌무덤이 있는 공터

   13:51   범바위 안부(이정표없음) : ↑도명산,조봉산, →인봉골(학소대방향),  ←사담리방향,  ↓낙영산  

   14:03   폐건축물 : 미륵산성터가 잘 보임

   14:08/14:14   헬기장 (685봉)(이정표 없음) : ←공림사, ↑주능선(도명산, 조봉산)

   14:15   도명산 능선분기점, 갈림길(이정표 없음) : ←주능선(조봉산), ↑도명산

   14:19   미륵산성터

   14:21/14:39   전망바위 : 도명산이 정면으로 보임

   14:47   안부 : 직진하여 다시 능선으로 올라섬, 주위가 너름, 이후 완만한 오름

   14:52   헬기장(572봉)

   14:55/15:00   관람대, 성벽 같은 교육장

   15:02   산성터

   15:04   사거리안부, 미륵산성터 안내판(이정표 없음)  : ↑도명산(슬랩방향), ↗마애석불, ←공림사로 가는 절고개, ↓낙영산

   15:13   돌탑

   15:24/15:29   도명산(정상석) : ←화양3교 2.0km, ↓낙영산 2.2km, →학소대 1.8km

   15:34   이정표 : 공림사 2.7km, 도명산 0.2km

   15:35/15:40   마애삼존불 : 낙영폭포 2.4km, 도명산 0.2km

   15:47/15:56   도명산

  16:04   이정표 : 도명산 1.0km, 첨성대 2.2km ⇒ 이후 철사다리 내리막, 주능선 분기점

   16:31   능선, 119(07-08)

   16:42   화양동계곡

   17:23   탁족 후 출발

   17:24   화양3교, 119(14-03) : 도명산 3.2km

   17:28   암서재

   17:29   묘정비, 화양서원지

   17:42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