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락  산

산 행 일 자

2006년 4월 27일 목요일

산    행   자

평택, 안성 목요산악회원

교          통

좋은하루 투어( 송충석 기사 )

날          씨

흐림  시계불량



♣  충북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의 도락산(964m)은 월악산국립공원과 소백산국립공원에 인접해 있으며, 서쪽으로 상·중·하선암과 북쪽으로 사인암이 인접해 있어 단양팔경 관광을 겸한 산행지로 제격이며 주변경관이 좋고 암벽을 오르내리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충북땅의 단양, 영춘, 청풍, 제천의 네 고을은 예부터 우리나라 내륙지방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고 해서 특별히 내사군(內四君) 이라고 불렀다.

도락산은 사계절 어느때이고 인기있는 산이다. 도락산이란 이름은 '깨달음을 얻는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에서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며, 신선봉의 작은 바위 연못에는 숫처녀가 물을 퍼내면 금방 소나기가 쏟아져 다시 물을 채운다는 바위연못이 있다. 도락산 산행은 경관이 빼어나며 암릉을 오르내리는 재미도 있지만 초심자들에게는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므로 조심스런 산행을 하여야 한다.  매년 10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들 때의 신선봉은 녹의홍상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얼굴처럼 해맑다.

▶ 월악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59번 국도상의 상선암 입구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도락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면 왼편으로 계곡 (삼선구곡)을 건넌다. 다리를 건너자 왼편에 넓은 마당을 가진 레스토랑 '아뜨리에'가 나오고, 맞은편엔 월악산국립공원 대형안내지도가 있다. 그 옆엔 도락산 산불예방통제소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 위쪽엔 민박을 겸해서 가게를 하는 참나무집 주차장이있다. 소형차량 서너 대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 그 너머에는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대형차량은 다리를 건너오지 못하고 59번 국도의 갓길을 이용해야 한다. 참나무집이나 그 위쪽의 삼진식당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는데, 반드시 미리 식수를 채워서 산행해야 한다.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등산로 상에는 샘이 없다.

민박촌 끝집 선암가든식당을 지나면 바로 상선암이 나온다. 맞배지붕의 대웅전과 절집 건물이라기보다는 민가처럼 보이는 요사채가 있고, 그 뒤로 잘 지은 빨간 벽돌 건물이 한 채 들어섰다. 아마도 새로 지은 요사채 같다. 상선암 오른쪽의 나무계단길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계단을 오르자 이동식 화장실이 나타나고 길옆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여럿 붙어있다. 30여m만 가면 소박한 모양새를 한 '용화전'이 나온다. 용화전은 미래 세상에 출현할 부처인 미륵보살을 모신 법당으로 미륵전이라고도 부르는데, 미륵부처가 용화수 아래서 성도할 것이고 용화세계를 이룩할 것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등산로 초입은 흙길로 그리 가파르지 않다. 길 양옆으로는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굵은 참나무들로 빽빽한 숲이다. 10분 정도 오르면 첫번째 이정표가 나온다. '해발 420m, 상선암 0.5km, 도락산 3.2km'라 적혀 있다. 여기서부터 길이 가팔라진다. 가파른 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첫번째로 전망이 좋은 바위봉우리가 나타난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들이 구불구불 멋있고, 벌써 민박촌은 저 아래에 있다. 전망대 바위를 지나면 곧바로 철봉에 쇠줄을 연결한 길과 철계단 길이 바위 위로 늘어서 있다.

전망대 바위에서 10분 가면 두번째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곳 도락산은 다목적 위치표시판을 세워둔 500m마다 이정표도 함께 세워두었기에 거리 계산하기가 편하다. 네번째 철계단을 지나고부터 바윗길이 다시 이어지는데 조심해야할 구간이다.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면 200m 정도의 평지능선이고, 그 끝에 다시 오르막이다. 이 능선에 서서 도락산의 동남쪽 산사면을 보면 독수리의 머리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가 툭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북한산 인수봉의 귀바위를 닮았는데, 아래쪽은 떨어져 나가 오버행을 이루고 있다.

귀바위 위쪽 능선에 올라서면 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능선을 따르지 않고 앞에 선 봉우리의 허리를 왼쪽으로 돌아간다.70여m 가면 골짜기 사이에 놓여진 통나무계단이 나타난다. 50여m 이어진 이 계단을 오르면 다시 능선으로 쇠줄이 연결된 가파른 바윗길이 기다린다. 산행을 출발한 지 1시간10분 정도가 되면 두번째 봉우리에 올라선다. 하지만 이곳은 사방으로 잡목에 둘러싸여 조망이 막혀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상선상봉' 이라고도 불리는 제봉(818m)이다. '해발 830m, 도락산 1.7km, 상선암 2km' 거리다. 두번째 봉우리에서 약 25분 가면 도락산 정상과 건너편 능선 봉우리인 채운봉으로 나뉘는 삼거리다.

도락산과 제봉은 각각 0.8km, 채운봉은 0.3km 거리. 다시 조그만 봉우리를 넘으면 쇠줄과 철게단, 통나무계단길이 뒤섞여 나타나고, 그 길이 끝나면 도락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신선봉이다. 신선봉은 커다란 마당바위에 가깝다. 이곳에 서면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민왕이 이성계에게 쫓겨 평민으로 가장해 머물렀다는 궁터골이 눈 아래 가깝게 보인다. 신선봉 암반 위에는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신기한 바위연못이 있는데, 사방 1m 푸른 하늘을 담고 있다. 이 연못은 숫처녀가 물을 퍼내면 금방 소나기가 솓아져 다시 물을 채운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지금은 연못 속에서 무당개구리 수십 마리가 무리지어 살고 있다.

신선봉에 서면 서쪽으로 문수봉(1,161.5m)과 대미산(1,115m)으로 이어지는 월악산 국립공원의 주능선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또 북동쪽으로 멀리 소백산이 아득하다. 59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선 용두산(994.4m)과 그 아래 높은 분지에 터를 잡은 안산안마을이 그림 같다. 안산안마을로 올라가는 하얀색 콘크리트 포장도가 주변의 짙은 녹음과 대비되어 폭포처럼 보인다. 신선봉에서 10 여분이면 도락산 정상. 그동안 숨막히는 절경들을 보여주느라 지쳤는지 정작 정상은 숲에 가려 조망이 막혀 있다. 단양군에서 세운 표지석 옆엔 표고점이 설치되어 있다.정상에서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야 채운봉쪽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채운봉 가는 능선은 2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구간, 하지만 그 풍광의 수려함은 결코 가볍지 않다.

중간쯤에서 뒤돌아보면 상선암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저리도 아름다운 바윗길임을 발견할 수 있다. 기묘한 형상의 암봉들로 합천의 매화산이나 설악의 어느 능선을 보는 듯하다. 채운봉 정상에서도 아름다운 암릉은 계속 이어진다. 도봉산이나 북한산에 비해도 그 아름다움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내려서는 길도 군데군데 철계단과 쇠줄이 매어져 있다. 아래로 뚝 떨어졌다 다시 솟아오른 곳에 흔들바위가 있다. 채운봉에서 약 20분 걸린다. 넓은 너럭바위를 돌아가며 철난간이 설치되었고, 그 모서리에 큰 바위 하나가 굴러 떨어질 듯 얹혀 있다.
너럭바위 가운데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30명은 충분히 앉아 쉴만한 공간이다. 뒤돌아보면 채운봉에서 뻗어 내려간 능선에도 바위들이 삐죽삐죽 아름답게 솟아 있어 이 산이 간직한 풍광이 범상치 않음을 자랑하고 있다.

흔들바위에서 3분 더 오르면 길은 둘로 나뉜다. 곧장 능선을 치고 검봉(825m)을 오르는 길이 있지만 주등산로는 산허리를 따라 돌아간다. 다시 15분 가면 거대한 바위벽이 앞을 가로막는데 도락산의 자랑거리인 큰선바위다. 주변의 커다란 나무보다 배나 더 높이 솟았다. 상선암까지는 1km 거리, 도락산 정상까지는 2.7km 거리다. 여기서 다시 통나무계단길이 나오고, 5분만 더 내려서면 작은선바위다. 3분을 더 내려서면 시민골을 가로지르는 철다리가 나오고, 다리 건너기 바로 전 왼편엔 오래된 무덤이 있다. 계곡 주변은 깨끗하게 정비되었다. 다리를 건너면 상선암까지는 500m 길이고, 100m만 더 가면 왼편에 이동식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을 지나면 넓은 고추밭이 나오고, 밭 끝자락에 마지막 집 지붕이 걸려있다.

 


 
지도는 창원 51님의 것 허락없이 빌렸습니다
흔적 : 상금교-제봉-형봉-신선봉-정상-신선봉-채운봉-검몽(우회)-선바위-철다리-푸른산장-주차장



버스가 바뀌고 기사님도 바뀌었다
버스를 한참 기다리는데
목요산악회 이름표를 단 버스가 휭하니 지나간다

어렵소@@@나 안데리고 가시겠다는 거야 모야???
얼른 손폰을 때리려고 꺼내는데
몇미터 앞에 버스가 서고
두 눈에 불을 켜고 껌벅거리네

디립다 달려서 가서 버스에 올라타니
어이구 에이구 미안해요
회장님도, 대장님도, 총무님도
떼거리로 미안해 하시니
내가 도로 미안하네


오락가락하는 비소식 때문인가?
오늘도 님들이 비워 둔 좌석은 중년을 지나는 우리네 머리숱처럼 휑하다

특히 뇨자들이 연속 결행(?)이다
나이 오십 갓  넘은 처지에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이렇고 저렇고...

그에 비하면 이몸은 날개 단 몸일세
비록 허파가 제 구실을 못해 오름에 기가 팍팍 죽지만
능선에선 잘하면 뛸 수도 있으니...

버스를 놓칠 뻔 했다가 탔으니 오늘은 어떤 행운이 무더기로 안겨지려나?




들머리 상금교를 지나 한가닥 포장길을 따르다 상선암 이르기 전 길이 나뉘어진다
채운봉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지를 벌리며 나간다



락산(道樂山)의 유래는 우암 송시열이 " 깨달음은 얻는 데는 그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하고, 또한 즐거움이 함께해야 한다"는
뜻에서 산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도를 즐기며 살아가는 산 처럼 산행은 험난한 암봉을 지나기도하고,
때로는 한폭의 진경산수화를 가슴에 그리며 오를 수 있는 정겨움이 가득한 산 이다.


섰다, 가라앉았다 울퉁불퉁 산릉들이 더딘 몸을 채근한다

어둔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은 탓인지
발걸음이 둔하다

저 아름다운 봄산을 가까이 하고도
몸이 눈을 감으니
마음이 밝아지는 산빛을 무색케하나니



채운봉을 오름길로 택해 잘 나가다가 밭둑에서 길을 더 벌려 나가야했는데...
엉성한 계산 때문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먼지 한톨의 무게조차도 무겁게 느껴지는 날 자중하려네

아랫자락 철쭉 하나 이르게 피어 눈맞춤 하네



제봉 오르는 길은 해찰거리가 너무 많아 발걸음 더디다
잔뜩 찡그린 하늘이 산릉들을 자꾸 뒤로 감춘다



나름대로 속살 챙기느라 암반에 미련을 버리고 아래쪽을 파고드니 더는 진행을 허락치 않는 곳에
거대한 벽 하나와 마주친다
제법 멀쑥한 형봉은 머리 위에서 시선을 끌어당기고
다시 퇴각 정상 진로 선택



땡전 한푼 없는 그림도둑에게도 자청하는 전속모델이 있었으니
웃음이 닮았구나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이들이여!!

이리 휘이고 저리 꼬인 튼실한 노목에 웬 꽃들이냐?



오름길 검봉능선상에 보이는 큰선 바위 그림찾기 놀이도 재밋구나



소솔의 유혹

그대 부르는 소리에 홀려 갔었지
위에서는 빨간 리본이 너도 오를 수 있다 손짓하는데
내려 설 길 두려워 너를 두고 도는 길 선택했네

몇걸음 돌아보니
아무리 보아도 내 오를 길은 아닐세
보소!! 리본 매어논 양반
어리석은 내 맘 흔들지 마소
겨우 올랐다 해도 내려서기 더 어려운걸
행여  섣부른 판단이 하나 뿐인 목숨 던질까 무섭소

사람 생김 다 다르듯이
눈높이도 다르고
능력도 다른데
행여 잘난체 하다 목숨 던질까 걱정되어 하는 소리니
꼭 맘에 두시오



59번 국도를 끼고 용두산과 안산마을이 태평스럽고
넘보다가 끝내 우회한 지점
암반 위의 소나무만 한가하네



지나 온 제봉이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그 뒤 능선은 두악, 덕절능선인지??



채운봉과 검봉이 한 열이 되어 빅토리 V



신선봉의 마당바위와  도락의 고스락이 한통속



형봉의 능선상에 있는 아름다운 암릉과 소나무



마당바위에 모여서 오찬중

 

환한 미소 아자!!!

  

송시열이 얻은 깨달음 대신
진경산수화를 신선봉에서 얻어내다

  

정상에서 신선봉 건너기 전 내궁기 쪽이 될지??
뒷 능선은 방곡리에서 이어지는 능선인데 산행로 폐쇄구간이 되었다



신선봉의 암릉과 멋진 분재들의 향연



황장산쪽??



쓸쓸한 그러나 고스락
산님들은 신선봉에서 놀고
채운봉에서 즐기고
형봉에서 간들거리는 웃음을 웃어내고
그런데 고스락에선
증명사진 한 장씩 담아내고 줄행랑친다



형봉 뒤 59번 도로 선상에 있는 안산마을을 안고 있는 용두산



우뚝 선 채운봉과 검봉을 시선이 먼저 내려서 본다



신선봉이 흘러내리면서 만든 작품들은 미끄럼타고 내려 가는 중



형봉은 머리위에서 분위기 만들고



신선봉의 속살



채운봉은 생김새 대로 깎아지른다
안전시설물이 잘 되어 있어 그닥 위험하진 않지만 그래도 조심



신선봉에 보이는 산님들



신선봉에서 흘러내린 풍광



후우@@@ 역광이라 ~!@#$%^&*
흔들바위 앞에서 즐거운 님들
 


검봉능선상의 멋진 풍경들



내림길에 묘한(?) 지점에서 눈독 들인 큰 선 바위
이 지점에서 보아야만 그 큰 선 바위도 한통속의 일부가 된다



큰 선 바위 발톱 부스러기를 탄 악동의 장난끼 ㅋㅋㅋ

급히 먹은 점심이 체했나보다
머리는 찌끈거리고
연방 한숨이 나오고
제법 괴롭다

안전한 곳에서 뛰어도 보고
그래도 안 뚫려
약도 먹고
여전하다

아 괴로워!!

그런데 이 장난끼는 웬말인고???
선 바위에서  떨어진 발톱의 일부분?

미니어쳐 직벽
ㅋㅋㅋ 재밋따@@@

우암 송시열의 깨달음의 근처엔 얼씬거리지도 못했지만
깨달음에도 길이 있고 또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바
이보다 더한 즐거움도 없을 것 같소
어른이 아이 짓 하는 거 얼마나 재미 고소한 일인지...



59번 도로의 아름다움에 혹해 포장도로 위를 걸어도 마냥 즐겁다



푸른산장쪽으로 하산해서 59번 도로를 걸으면서 올려다 보는 도락산은 봄으로 가득하다

작은 선 바위를 지나 시민골로 내려오다  철계단을 버리고 왼쪽으로 난 희미한 고샅으로 향하니
묘 1기를 지나게 되고  조금 더 내려서면 허물어져 가는 빈집 하나 만나고
뚜렷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서니 푸른산장이 나온다

산목련 네 그루가 꽃등을 매달고 온 산이 환하도록 산길을 밝히며 마중을 나왔다
산벚도, 개봉숙아도 제 자랑에 열 올리니
길가에 넌즈시 나와 앉은 조팝 어찌 눈감으리요
꽃잎마다 말똥히 뜬눈여러개로 낯선 나그네 배웅하네



상선암에서 만나는 도락산 풍경
나물봉지 들고 왔다갔다 하는 이들
이 봉지속에 얼마나 많이 담았소
봄의 향기?



삼선암 중 상선암  풍경1



삼선암 중 상선암  풍경2



삼선암 중 상선암  풍경3



지각한 햇살은 늘그막에 구름을 뚫고 나와
역광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으려 애쓰나니
되먹잖은 토막시 한편이라도 나올라나?
암만 이도저도 아닌 너는 어중떼기



잎파리보다 더 진한 물속에 멱감고 싶은 돌단풍
저 물길 속에 던지면 얼마나 시원할까
햇살이 제법 따사롭게 느껴지는 날



이것저것, 봄의 알갱이들 곤두박질 치며 떨어지고
속살마저 두꺼운 소름덩어리 일으키며
머리카락 곤두선다

미리 앞질러 가는 여름 앞에
몰래 달아나는 봄은
기막히게 빠르게 달려간다



조각배 두 개의 유혹
물신 한켤레?



상선암을 바라보고 선 도락산
산은 물을 바라보고
물은 산을 바라보고

나는 산도 바라보고
물도 바라보고

물에 빠진 하늘도 바라보고
도락에 빠진다
즐거움에 빠진다


 각시붓꽃



          남들은 토종닭에 막걸리, 소주 한잔 걸치느라
          분주한데
          냄새조차 거부하는 몸 멀리 달아난다

          봄이 충만한 계곡수에 손담그고
          봄 한움큼 만져보고
          가만히 봄산에서 묻혀 온 봄내를 닦아내고

          닦아낸 맨 얼굴이 한결 가벼워져
          상선암 이름표 내걸린 쪽으로 그림 사냥 나간다

          거창한 이름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댓바람에 혹 하고 끌리는 시선
          상선암은 지 모습에 홀려
          나르시즘에 빠져 물속에 냉큼 들어 앉았다

          햇살 마중나온 물고기 떼들 유난히 분주한데
          암릉사이를 비집고 나 온 돌단풍들이 '나 좀 봐주세요'
          '나두요'

          반쯤 떠올라 있는 돌 조각배 두 개에 몸을 의지하고
          돌단풍하고 놀다 갈라네
          나는 여기서 놀다 갈라네

          물속 저만큼 다슬기 다닥다닥
          몸 반만큼이나 빠져야 건져 올릴 수 있겠다
          아이야 참아라!!

          아직은 봄이야
          여린 몸 다 젖으면 감기들지 몰라
          어서가
          차 출발하기 1분전에 뛰었다
          휴@@@ 덥다 더워!! 냅다 뛰었더니
          너 아픈거 맞어???

          그러나 속이 편치 않아 저녁도 굶고
          다음 날 아침도 굶었다
          자동 다이어트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 했더니 어김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