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단양의 도락산(道樂山)

 

 


 

                                            도락산의 명품 소나무


   도락산 개요

 

   충북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에 위치한 도락산(道樂山, 964m)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도(道)를 깨닫고 스스로 즐길만한 곳이라 해서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산입니다.


  비록 높이는 1000m도 안 되는 산이지만, 산세의 매운 맛과 아름다움은 명산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암릉 및 소나무, 그리고 계곡과 숲길이 절경(絶景)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청풍명월의 고장인 단양지방에 솟은 도락산은 소백산과 월악산의 중간쯤에 형성된 바위산으로 북으로는 사인암, 서로는 상선암·중선암·하선암 등 이른바 단양팔경의 4경을 산자락에 품고 있어 주변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100명산에 포함된 산입니다.

 

 


  상선암 휴게소∼제봉∼도락산

 

  2005년 11월 26일 토요일, 80여명의 등산객을 태운 전세버스(T산악회 주관, 2대)가 중앙고속도로 단양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단양방면으로 진입하여 선암계곡을 따라 가다가 산행들머리인 상선암 휴게소에 정차합니다(10:45).  


  왼쪽의 상금교를 건너 차도를 따라 들어가 상선암(上仙庵)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돌아 호젓한 등산로로 진입합니다. 곧 이어 도락산 3.2km, 사인암 0.5km 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타났다가는 뒤로 멀어집니다.


  통나무 계단을 오른 후 좌측 능선으로 붙으니 가파른 오르막에 쇠줄, 철사다리, 나무계단이 번갈아 길을 안내합니다. 노송 한 그루와 고사목 두 그루를 지나 겨울철에는 상당히 위험할 것 같은 구간을 통과하니 능선 봉우리에 다른 고사목 한 그루가 등산객을 맞이합니다. 오르막이 상당히 심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왔군요. 


  능선을 지나가는 길에 정말 명품이 될 만한 노송 한 그루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11:25). 바위틈새에 뿌리를 내린 노송이 큰 가지를 옆으로 뻗다가 "ㄴ"자 모양으로 위로 자란 그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옆으로 뻗어나간 나무의 가지가 꼭 문어의 발을 연상시킵니다. 크기만 작다면 분재를 해도 안성맞춤일 것 같은 예쁜 소나무입니다. 


  지나가는 한 등산객이 독백처럼 내 뱉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이 소나무는 부르는 게 값이겠구먼."


  과연 이 명품 소나무에게 값을 매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나무는 흙 속에서 더 잘 자라리라고 생각되는데 산에 오르다 보면 도저히 생물이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바위틈새에 용하게도 뿌리를 내리고 수 백년 동안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온 소나무를 자주 발견하게 되어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해발 710m(도락산 2.2km) 이정표를 지나 통나무계단을 오르니 도락산 1.7km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이곳에서 직진해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제봉(상선삼봉, 818m)일 것 같은데,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변해 해발 830m(도락산 1.2km) 지점을 지납니다.


  좁은 바위 능선을 지나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땀으로 젖은 몸이 한기를 느낄 지경입니다. 통나무 계단 위에는 노송과 고사목이 어우러져 있고 철 난간을 통과하여 내려다보이는 곳에도 고사목이 보입니다. 이 산에는 노송도 많지만 바위산이어서 그런지 말라죽은 고사목도 유난히 많이 목격됩니다. 


  해발 915m(도락산 0.7km) 이정표를 지난 안부에는 오른쪽으로  채운봉 0.3km 이정표가 있는데 앞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와 가야할 방향입니다. 이곳에서 직진하여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며 바위산인 도락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가파른 철사다리와 나무계단을 오르니 큰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신선봉입니다(12:28). 널따란 암반에 직경 1m 정도 웅덩이 같이 파여 있는 이 마당바위(915m)는 도락산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곳으로 이곳에 서면 황정산, 수리봉, 황장산, 문수봉, 용두산 등이 펼쳐 보인다고 하지만 사방이 운무에 쌓여있어 분간이 안됩니다. 물웅덩이에는 물이 반쯤 고여 있는데 가뭄이 깊지 않으면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하니 이것도 불가사의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신선봉을 지나 고사목을 뒤로 한 채 도락산 0.3km 이정표 지점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선두대장을 만납니다. 이곳에서 부지런히 오르니 드디어 도락산정상(964m)입니다(12:41).

 


 

                           상선암 마을

 


 

                           오름길의 고사목

 


 

                            오름길의 노송

 


 

                           능선의 노송

 


 

                               명품 소나무

 


 

                           문어발 처럼 뻗은 줄기

 


 

                                '니은'형상의 줄기

 


 

                              이정표(해발 915m)

 


 

                             가야할 능선(왼쪽은 신선봉)

 


 

                              능선 아래의 입석

 


 

                             나중에 가야할 채운봉

 


 

                                 신선봉의 물웅덩이

 


 

                           나중에 가야할 채운봉

 

 


  도락산∼채운봉


  정상에는 돌무더기와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잡목으로 인하여 사방의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산악회를 따라 온 많은 사람들이 정상 주변에 모여 식사를 하면서 쉬고 있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필자는 신선봉으로 되돌아와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10분만입니다.


  간식을 먹은 후 다시 채운봉 갈림길로 내려와 왼쪽의 채운봉 방향으로 접어듭니다(13:15). 능선의 첫 번째 바위에 올라 뒤돌아보니 병풍을 둘러친 것 같은 바위의 모습이 잘 조망됩니다.


  계속하여 철 난간을 잡고 가파른 바위를 오릅니다. 등산로와 바위의 생긴 모습이 꼭 도봉산 포대능선의 Y계곡과 비슷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채운봉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을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고 극찬합니다. 꼭대기에 올라 내려서려는 순간 맞은 편에서 올라오던 두 여성 중 한 명이 엄살을 부립니다.


  "아이고, 무서워라!"
  이 말을 들은 필자가 거듭니다.


  "요즘 고층아파트가 많아 이 정도의 높이는 무섭지 않지요?"
  "아니오, 저는 고층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데도 무서워 죽겠어요."
  "그래요? 조심해 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철 난간을 내려와 다시 오르는 중간에는 해발 840m 이정표(상선암 2.5km)가 보이고 약 5분간 깔딱 오르막을 치고 나가니 채운봉(865m) 이정표가 쓸쓸하게 서 있습니다(13:30).

 


 

                            도락산 정상

 


 

                 채운봉가는 능선 오른쪽으로 뒤돌아본 능선 


 

                          왼쪽으로 뒤돌아본 암군

 


 

                           포대능선 오름길

 


 

                             뒤돌아본 포대능선

 


 

                          방금 지나온 포대능선

 


 

                          채운봉 이정표


  채운봉-상선암 휴게소


  채운봉에서 철 난간을 내려와 왼쪽의 철책을 잡고 도니 바위절벽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둔 전망대입니다. 날씨만 좋으면 조망이 아주 좋으련만 희뿌연 안개로 인하여 희미한 산의 윤곽만이 보일 뿐이니 실망이 큽니다. 이곳은 해발 810m이군요. 지나온 가파른 능선을 뒤돌아보니 저토록 험한 길을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다시 도봉산 포대능선 같은 철책구간을 올라 탐방로가 아닌 직진 길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돌아 내려가니 능선입니다. 능선을 따라 가면서 오른쪽을 바라보니 골짜기 너머 오전에 등산길로 이용했던 능선의 멋진 바위가 잘 조망됩니다. 능선 왼쪽으로는 안개 속에 희미한 산세가 동양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내리막을 통과하자 이정표(도락산 2.2km, 상선암 1.5km)가 서 있는데 상선암에서 채운봉을 거쳐 도락산까지의 거리가 3.7km입니다. 상선암에서 제봉을 거쳐 도락산까지의 거리도 3.7km이므로 원점으로 회귀하는 두 등산로의 거리가 동일하군요.


  능선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오늘 산행 중 두 번째 명품 소나무를 만납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노송들은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반면 이 노송은 흙 속에 단단히 뿌리를 박은 것이 다소 의외입니다. 뿌리에서 산 아래로 뻗어 내리던 밑 둥이 약 2미터 지점에서 수직으로 높이 올라가 큰 나무를 형성한 것도 장관이지만 뿌리에서부터 나무등걸이 뒤틀려 자란 것이 더 신기할 따름입니다. 


  철사다리를 지나 고도를 크게 낮춘 후 이제는 부드럽게 변한 길을 걸어가노라니 직사각형 형상의 바위가 앞을 막습니다. 바로 '큰 선바위'입니다(14:11). 이 바위는 높이가 약 20여 미터나 되며 흡사 기왓장을 옆으로 세워 놓은 모습입니다. 바위 맨 꼭대기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고고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주변에 바위 군(岩群)이 거의 없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 바위가 서 있다는 것을 신기해하면서 하산을 계속하니 이번에는 등산로 왼쪽에 '작은 선바위'가 맵시를 뽐내고 있습니다.


  계곡에 걸려 있는 철다리를 건너자 하루종일 흐렸던 날씨가 점점 개이고 비로소 햇볕이 내려 쬐기 시작합니다. 상선암(上仙庵)을 경유해 마을길로 나오니 드디어 주차장입니다(14:45).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코스는 상선암주차장/상선암자/제봉/도락산/채운봉삼거리/채운봉/선바위/상선암주차장입니다.

 


 

                              가야할 능선

 


 

                            뒤돌아본 하산로

 


 

                             희뿌연 조망

 


 

                               뒤돌아본 내리막길

 


 

                            안전철책에서 바라본 희미한 조망

 


 

                             해발 810m 이정표

 


 

                             희미한 조망

 


 

                           명품 노송

 


 

                                뒤틀린 등걸


 

                         소의 다리처럼 휘어진 등걸

 


 

                           명품 노송

 


 

                               큰 선바위

 


 

                               작은 선바위

 



  단양 8경의 하나인 상선암(上仙岩)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치고 상선암으로 갑니다. 59번 국도가 지나가는 상선계곡의 맨 위쪽에 위치한 상선암은 예로부터 신선이 머물렀다는 전설이 있고 그 경관이 매우 뛰어나 조선시대 문인들이 이곳의 경치에 감탄했다고 합니다.


  다리 밑 물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푸르며 경천벽, 와룡대, 일사대, 명경암, 학주봉 등의 기암괴석과 옥계수가 어우러져 절경이라고 하는데 주변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무지한 필자는 하나도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희뿌연 안개로 인하여 주변 조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아침에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지난 봄 춘천의 오봉산·부용산 산행시 인사를 나누었던 노만우씨를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가웠고, 또 평소 가고 싶었던 명산을 답사했다는 뿌듯함이 가슴에 메아리치는 하루였습니다.  


 

                           상선암 안내문

 


 

                            상선암(1)

 


 

                        상선암(2)

 


 

                            상선암 (3)

 


 

                            하산하여 바라본 도락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