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설경 촬영(2012-2/2-3)
아름다운 산의 모습에 매번 감탄하는 이유는 ....
내 기억이 너무 짧기 때문일까.......?
자연의 아름다움이 너무 매혹적이기 때문일까.....?
작년엔 이곳에서 시린발 동동 구르며 해넘이를 했었지....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푸른 물감이 주루룩 떨어질것 같다.
부부 고사목이라 이름 붙였다.
"여보야 나두 같이가".....두팔벌려 따라가는 모습....
내년엔 이곳에서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중봉에서 덕유평전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몇년전에 안성매표소에서 올라 여기 덕유평전을 오를때 죽을뻔 했던 기억...
춥고, 배고프고(바람 피할곳 없어 밥못먹고), 목마르고(물이 얼어서),힘들고(바람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화장실까지 급했던 기억....
덕유대피소가 보이자 눈물이 핑 돌았었지....
그래서 또 반대로 중봉에서 내려가는 산행도 했었지.....룰루랄라 즐기며......
아고산지대....바람때문에 나무도 자랄수 없는곳.....
향적봉이 아스라히....
저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하산했던 기억도 더듬어 본다...
내려가면 어디더라.....가물 가물....
중봉에서 돌아와 이곳 부부 고사목에서 터를 잡는다. 일몰까지 버티기로....(오후4:36)
오후 6시가 상고대가 발그레하다. 마음이야 더 빨개지면 좋겠지만....
삼각대를 접어들고 마비된 발을 옮긴다...
대피소를 향해 가고 있는데 구름속으로 들어가려던 해가 봐 달라하니....
정말이지 손발시리고 추운데.....또 삼각대 세워야 하나.....
에라....대충 삼각대 다리 모은채 올려놓고 눌렀다....
대피소주방에서 컵라면을 먹고있는데...
푸짐하게 싸온 젊은 대구 산객들이 이모라 하며 먹으라니 왠 호강, 과메기를 김에 싸서 먹고,
글로나마 감사를 드린다...과메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꾸벅.
대피소는 말 그대로 대피하는 곳이지 잠자는 곳이 아니다....
그러니 제발 코고시는 분들 잠 들지 마시옵소서....
코고는 소리 적응시키는데 두어시간 걸려 잠들라 하면 다른박자 코골고....그거 적응할만하면
핸드폰 울어대고....그거 끝나면....옆에 아줌마 팔 한짝 날라오고....
그렇게 들썩이는 대피소의 밤을 난 앉았다 누었다 하며 하얗게 새운다......
잠 못들고 헤아린다....덕유산 몇번째 던가.....
손꼽아 보니 이번이 13번째다....산행과 촬영 합해서...
그나저나 내일 아침은 붉은 해와 수많은 능선이 잘 보여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