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대야산(大耶山, 930.7m)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 산행일시 : 2005. 8. 28(일) 09:50 ˜15:30

▶▶▶ 산행자 : 산곰 부부, 산미남 부부, 욱하사, 초이스 부부

▶▶▶ 산행코스 : 09:50. 등산로 입구 → 10:11. 용추 → 10:55. 피아골 갈림길 → 12.:15. 대야산 정상 → 14:02. 밀재 → 15:30. 주차장 하산

▶▶▶ 산행시간 : 약 5시간 40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산행거리 : 주차장 → 1㎞ → 용추 → 1㎞ → 월영대 → 2㎞ → 건폭 →1㎞ → 정상 → 2㎞ → 밀재 → 1.5㎞ → 월영대 → 1㎞ → 용추 → 1㎞ → 주차장 【총 산행거리 : 약 10.5㎞】


♠♠♠산행기 들머리 ♠♠♠

오늘은 모처럼 친구들과 여럿이서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고 전부터 산행을 같이 해 오던 친구들이었는데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또, 산행 스타일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해서 한 동안 각자 산행을 하면서 지내왔었다.

아침에 「동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달린다.

「중부내륙 고속도로」문경 IC에서 가은 방향으로 약 21km를 달려서 한국 100대 명산에 속한다는 대야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제 한강기맥 한 구간을 타고 왔지만 오늘 산행은 용추계곡을 따라 대야산까지 널널 산행을 하기로 했기에 아무런 부담도 없다.

09:50. 등산로 입구 나무계단을 들어선다.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다시 아래로 내려가니 비로소 용추계곡이 시작되는 상가지역이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 계곡이 협소해서 주차장을 멀리 떨어진 산 너머에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식당들이 즐비한 길을 따라 가니 본격적인 등산 길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비교적 평탄한 등로가 이어지고 있다.
비가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계곡에 수량이 풍부하고 물빛이 곱다.

대부분 능선을 따라 오르고 하산 시에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산행을 해 온 터라 오늘처럼 계곡 길을 따라 오르려니 조금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오름 길이 무척 시원하게 느껴진다.
계곡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오늘 날씨가 시원해 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제 산행 시에는 바람이 불지 않아서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렸는데 오늘은 한결 가을 기분이 나는 그런 날씨이다.>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많더니만 단체로 찾아 온 등산객들이 많아서 잠시 지체가 되기도 한다.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니 촛대봉 갈림길이 나온다.

원래 계획은 가족들을 위해서 완만한 코스인 밀재를 거쳐 정상에 오르고 내려올 때는 피아골을 따라 내려오기로 했었는데 밀재로 가는 갈림길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촛대재와 갈라지는 갈림길까지 오고 말았다. 물론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연히 왼쪽이 밀재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올라오는데 경사가 제법 심하다.
자료에서 보면 피아골 방향 등산로가 더 경사가 가파르다고 되어 있었는데 밀재 방향이 이 정도 경사라면 피아골쪽 오름 길은 얼마나 힘이 들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쪽이 피아골 오름길이었던 것이다.
이런 연유는 앞사람들만 따라서 오다 보니 계곡을 건너지 않고 우측 길로만 오게 되었고 밀재로 가는 이정표를 지나쳐 오면서 갈림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첫 갈림길에서 찍은 사진에도 현 위치가 피아골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왔던 것이다.

결국 지름길로 올라 온 셈이 되었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정상까지는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로프가 계속 이어져 있었다.
빙폭에서 약 20분 오르면 길 우측으로 우람한 바위들이 도열해 있는 아래를 지나게 된다.

급경사 길을 헥헥거리며 오르다가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니 「산곰」친구의 남산만한 궁둥이가 조망을 가린다.

중간에 막초를 꺼내 중간 급유를 했다. 한 병, 두병, 세 병...


【 전국민 산행시대에, 초보주당으로서 선배 주당들의 술 사랑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 0子는 진심으로 이렇게 말했다.


주당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酒黨有三樂(주당 유삼락)"


첫째 즐거움은 곡주가 있고 안주가 무고한 것이요.

[穀酒具存 按酒無故(곡주구존 안주무고)]


둘째 즐거움은 우러러 술잔에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젓가락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요.

[仰不傀於杯 俯不(작)於箸 (앙불괴어배 부부작어저)]


셋째 즐거움은 천하에 여러 가지 술을 얻어서 맘껏 마시는 것이다.

[得天下酒類 而痛飮之(득천하주류 이통음지)]


한편 酒者는 놀어 계시편(季시篇)에서 '올해 해야 되는 세 가지 좋아함 [S자삼요(損者三樂)]'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1S : 산락(술 樂) : 산을 즐김),

2S : 술락(산 樂) : 술을 즐김),

3S : 색락(色 樂) : 색깔을 즐김).


[출전] 孟子 盡心篇 】



각설하고,

식후 담배 한 개비의 맛과 산행 길 막초 한 잔의 맛은 둘 다 살아있을 때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복이 아닐런지?

여기서도 우리 집사람은 남녀평등을 강력히 주장하여 3배(盃) 예(?)를 갖추었다.
산곰 부인도 함께 석 잔의 만복감에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이었고???!!!

12:15. 안부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단숨에 치고 오르니 정상이다.

이미 정상은 먼저 올라 온 산님들로 만원이었다.

모두들 알리바이를 위해서 사진을 찍느라고 내게는 기회도 주지 않는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간신히 한 장 찍고 내려온다.

사람들은 왜 정상에 집착을 하는 걸까?
그리고 왜? 그 비좁은 정상 부근에서 반찬 냄새를 진동시켜가며 식사를 해야만 할까?

올라갈 때는 내려 올 것을 준비해야 하고 정상은 잠시 머무르다 내려와야 하는데 기를 쓰고 지키려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리라.

높은 자리에 있다가 낮은 데로 내려오면 마음이 공허해지기 때문일까?
정말 모를 일이다.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다.

정상 부근에서 「욱하사」친구가 약 25년 전 군대 시절 후임자를 만났다.
대구에 사는 분이라는데 둘 다 이제는 어느 덧 50고개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을 거다.

그 분 얘기로는 우리 친구가 후임자들한테 잘 대해 주었다고 하니 믿어줘야겠지?

피아골을 밀재라고 생각하고 올라갈 때의 착각도 가시고 이젠 방향을 제대로 잡고 하산을 시작한다.

좁은 하산 길이 올라오는 사람들과 내려가려는 사람들로 무척 붐빈다.
옆으로 비켜 서 기다리고 있으면 올라오는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고 절대 양보도 없다.

오늘 이 대야산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는가?

적당한 장소를 잡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느긋하게 먹는 점심과 막초 한잔으로 꿀 맛 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산 길에 「산미남」부인이 벌에 손가락을 쏘였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서 하필 오랜만에 산행에 나선 친구부인이 쏘이다니,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들이 계단처럼 딛고 다니는 등산로 넓적한 바위 밑에 노란 벌집이 달려 있었다.
다행한 것은 발목 근처에서만 윙윙거리고 더 이상 위쪽으로는 올라오지 않았다.

‘일부러 돈 내고 벌침을 맞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돈 벌었다.’고 「욱하사」친구가 농담을 한다.

14:02. 밀재에 내려섰다.

여기서부터는 산죽길도 나오고 길이 편안 해 졌다.
속도를 내어 내려오는데 월영대에 가까워질수록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도 명당자리를 찾아 뜨거워진 엔진을 확실하게 식혔다.

원점회귀 하여 식당가에 내려오니 햇볕이 무척 따갑다.
주차장 가득하게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특히 대형 버스가 많은 것을 보니 하산 길에 사람들로 밀렸던 이유를 알 것만 같다.





<↑ 산행지도 >

<↑ 대야산 입구 >

<↑ 용추 >

<↑ 피아골-촛대재 갈림길 >
여기를 밀재로 가는 갈림길로 착각을 했었다.

<↑ 피아골 오름길 1>

<↑ 오름길 2 >

<↑ 정상에서 바라 본 조망 1>

<↑ 정상에서>
좌로부터 산곰, 산곰2, 초이스2, 산미남2, 욱하사

<↑ 정상에서 바라 본 조망 2 >
<↑ 하산 길에 바라 본 대야산 정상 >

<↑ 석문? >

<↑ 바위 >
가느다란 나뭇가지로 큰 바위를 지탱하고 있었다?

<↑ 월영대 / 밀재-피아골 갈림길>



♠♠♠산행기 날머리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생각났다.

오늘은 워낙 많은 사람들 때문에 좋은 기분이 반감되었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100대 명산이라는 대야산은 산으로서 특별하게 멋진 점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용추계곡이 있어서 계곡산행을 함께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그런대로 위안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산행은 소음 공해에 시달리며 시장바닥을 헤매다 돌아 온 기분이 들 정도다.
왜 그리 목청 높여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이 중부 내륙 고속도로 감곡 부근에서부터 지체가 된다.

막바지 여름을 즐기려는 사람들과 고향을 찾아 벌초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내려왔는가 보다.

그러고 보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아침저녁 스치는 바람에도 가을 냄새가 묻어 나온다.

...

나는 또 가을 산과의 만남을 준비 해야겠다



♥ 친구와 함께라면 ♥

맑은 공기 마시며
친구와 산에 오르면
답답한 마음들이
바다처럼 넓어져요

친구야 너와 함께라면
이 세상 어려울게 없고
나는 야 새 희망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리

친구야 우리 서로
기쁨도 같이하며
마음이 슬플 때도
웃음을 잃지 말자.

/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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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