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산▲신선이 노닐고 용이 승천하는 비경.세상은 잠시 잊으라.          


- 언제 : 2006.7.2 (일)  07:30~21:00
- 얼마나: 11:06~16:46(5시간 40분) 
- 날 씨 : 흐리고 비 약간,운무
- 몇명: 32명 
- 어떻게 : 산정산악회(
http://mysanjung.co.kr)동행
▷농바위골-중대봉-대야산-용추골-벌바위마을
- 개인산행횟수ː 2006-19[W산행기록-148 P산행기록-290/T635]
- 테마: 계곡산행,릿지산행

-산높이:대야산(931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먼저 대야산이 앉은 자리를 보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직감 할 수 있다.백두대간의 산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곳이 속리산과 희양산 사이의 산이라고 한다.그래서 일까 속리산은 이미 세속(俗)과 떨어져(離) 있을 정도로 빼어난 곳이고,청화산은 유토피아 같은 이상향으로 도참사상이 뚜렷한 곳이고,조항산은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와 경쾌한 오르내림이 멋있고,곧 바로 이어지는 대야산은 옛날 선유산이라는 명칭이 뜻하 듯 신선이 놀만한 산이다.대야산 다음은 봉암사가 화두를 틀고 앉은 희양산이다.
 
대야산은 3단에 걸쳐지는 릿지등반과 멋있는 계곡산행을 이어가는 환상적인 코스이다. 신선이 노닐고 용이 승천하는 곳이니 그 비경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옛날 이 산의 이름이 선유산(仙遊山)이라고 했을까?
 
거꾸로 말하면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서 산행은 상대적으로 고달픈 곳이다.하지만 고달픈 것도 대야산이 보여주는 경치를 보면 그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바윗길이 이상하지 않은 곳이 었는데 그래서일까? 출발 장소는 농바위마을이고 도착장소는 벌바위마을로 바위가 자연스럽게 마을 이름이 되었다. 

 
운무가 그리운 농바위마을 논둑 소나무도 기품있다. 

 
11:06~23

7시35분 부산을 출발한 버스는 유리창에 세차게 부딪히는 비를 맞으며 고속도로를 달렸다.그러나 산행들머리인 농바위마을에 도착해보니 빗방울은 이슬비 정도로 가늘어졌다.산위로는 운무가 가득하게 여백을 보여 상대적으로 눈이 가까운 곳을 살피게 하는데 논둑에 꼿꼿이 서 있는 소나무마저 한폭의 동양화이다. 

 

 
 
 
신선의 길을 인간이 오르려니 하늘의 筋斗雲이 소용이 없다.

12:35~41

신록이 내뿜는 초록을 함께 호흡하며 가끔씩 토닥거리는 잔가지를 밀어내며 야트막한 고개에 도착하니 산길이 왼쪽으로 방향을 급히 바꾼다.연신 숨을 들이키며 가쁘게 오르니 미끈한 바위사면이 눈에 들어온다.땀으로 범벅된 얼굴과 거친 숨소리를 식히는 동안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 단단한 바위에 자리잡은 나무들의 강한 생명력이 부럽다.
 
이제부터는 대슬랩이 자리잡고 있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두레박 줄 같은 밧줄이 올라올테면 올라 와 보라는 듯 기세좋은 모습이다.숨을 고르며 멀리 앞을 보니 건너편 산들도 내가 서 있는 정도의 높이 부터는 바위가 많다.
 
 
 
12:47
1차 대슬랩을 오른 후 아래를 쳐다보니 곰바위가 웅크리고 있고,10여분 수림 속을 걸으니 2차 대슬랩이 거벽처럼 나타나는데 가파른 각도와 높이가 만만찮아서 밧줄을 더욱 단단히 붙잡게 만든다.
 
 
 
 
12:57
2차 대슬랩을 지나고 나니 바로 3차 대슬랩이 나타나는데 3차 대슬랩을 지난 후 아래를 쳐다보니 이곳이 신선의 세계라는 느낌이 든다.소나무는 바위에서 의연하게 서있고 산나리는 좀 더 안전한 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곳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이 산은 수도하고자 하는 자가 살만한 곳이다"라고 했는데 이 곳에 있는 수풀조차 비범하게 보인다.
 
 
13:26~14:45
중대봉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고개를 드니 바로 대야산 정상이 보인다.대야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 그 높이가 위압적이지만 실제론 중대봉에서 50분만 더 가면 된다.두번의 오르내림을 하고서야 대야산 정상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데 먼저 온 산객들이 의외로 많다.
 
 
15:04
대야산 정상에서 피아골로 내려오는 길은 비로 인하여 상당히 미끄러워서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이다.마사토에 비가 내렸는데 산객들이 그 위를 무수히 밟아 자동 반죽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조심조심 한발한발 내려오니 폭포가 나타나고 몇 곳 이름모를 폭포를 지나며 시원한 물소리를 들리는 계곡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오니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피아골이 끝나고 용추골이 나타날 즈음에 나타나는 월영대의 넓은 암반계류의 반석이 시원스럽다.달이 뜬다면 물과 바위에 함께 달빛이 비칠 것이다. 
 
 
 
신선이 노닌 계곡,용이 승천한 용추..과연 계곡의 명품이다.
 
16:10~19
용추골부터 나타나는 계곡미는 계곡의 명품이다.넓다란 암반계류와 소가 연이어 나타난다.특히 용추폭포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의 장소답게 신비롭다.하트 모양의 웅덩이 속 시퍼런 물은 용이 하늘로 오르며 힘차게 꼬리를 쳐 물이 시퍼렇게 멍이 든 것처럼 보이고,하트 모양 좌우의 스크래치된 바위의 파인 흔적은 흡사 용의 비늘 흔적 같다.
 
이곳이 왜 대야산인가 했더니 용과 신선들이 얼굴을 씻는 세수 "대야"가 많아서 생긴 이름인가 보다.특히, 용추만큼은 천연의 목욕탕 같기도 하다.한여름 저 곳을 독탕으로 눌러 앉아 시원한 맥주 한박스를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은은한 달빛을 실내 조명등 삼고 천천히 유유자적 마신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물은 천연의 스파 거품일터이니 아마 몇몇 신선들은 그곳에서 발가벗고 그 곳에서 노닐었는지 모를일이다.  
 
 
 

도덕경(道德經) -이영춘

 

꽃 속에 앉으면
꽃 같은 사람될 수 있을까
별 속에 누우면
별 같은 사람될 수 있을까
세상사 잡다한 것만
귓속으로 걸어 들어와
귀도 멀고
눈도 먼
세상 속을 간다
아, 귀 하나만이라도 막고
살 수 있다면
오늘 내 이 괴로움도
꽃이 되겠네
꽃이 되겠네


 
 
17:00~21:00
신선이 노닐고 용이 승천하는 곳인데 오늘 이곳은 세상사에 시달린 인간의 정신적 엑소더스 행열을 잇고 있다.그래...오늘 만큼은 세상은 잠시 잊자.막걸리 한잔하고 버스에 오르니 버스가 筋斗雲인양 구름대신 비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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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낭만을 찾아가는 山中問答
風/流/山/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