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양구 대암산

산행일 : 2011.12.03(토)~04(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 & 두 아들

어떻게 : 03일 토요일...막내 면회~박수근 미술관~선사 박물관~광치 자연휴양림 초롱산책로.

           04일 일요일...광치 자연휴양림~옹녀폭포~솔봉~생태 식물원.

 

 

일년전 입대한 막내아들...

여리 여리한 막내는 아무나 갈 수 없는 막강부대로 전입했다.

퍼런기와집의 딥따 높은넘 자식넘들이나 소위 부르조아 족속들이 결코 넘 볼 수 없는곳.

백마,백골,백두산 부대를 일컬어 쓰리백이라 부른다.

그 쓰리백중 우리 막내는 백두산부대에 전입되어 그간 철책근무를 했기에 면회를 할 수 없었다.

그런 아들이 드뎌...

진지이동으로 후방근무를 하게됐단다.

그래서 면회가 허용된단다.

면회를 가기로 한날....

강원도에 폭설이 예고 되었다.

다행히 폭설대신 줄기차게 겨울비가 나린다.

신남에서 양구로 넘어가는 구불구불 산길을 넘어갈땐 눈발이 날려

걱정도 됐으나 4시간을 넘겨 장거리운전 끝에 무사히 아들의 부대에 도착.

면회신청후...

잠시후 나타난 우리 막내 영운이.

햐~!

첫 면회로 만나는 울 아들넘이

이등병이 아닌 상병 계급장을 달고 나타났다.

그런데..

삐쩍 말랐던 막내가

짬밥에 오동통 살이 오른 얼굴이 군생활의 관록이 엿보인다.

그러고 보니 세월 참 빠르다.

저넘 보내놓고 불면의 나날을 보내며 우울증으로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던 초록잎새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올랐다.

저렇게 좋나 ?

괜히 질투나넹~!!!

아들을 데리고 양구 시내로 나왔다.

예약한 펜션 입실은 아직 시간이 이르다.

그래서 찾아간 박수근 미술관...

 

 

박수근 화백...

그의 화풍은 평범한 내가 보기엔 그저 그런 느낌...

평범함과 단순함이 어떻게 위대한 예술품이 될 수 있는지가 의아할 뿐이다.

역시...

난 무식하다.

 

박수근 화백의 제2 전시실...

그곳엔 다른 작가의 작품도 있었다.

그런데...

입체적으로 그려낸 감나무가 눈에 확~ 들어온다.

그래~

그림은 저래야 되는거 아냐 ?

ㅋㅋㅋㅋㅋ

 

다음으로 찾은곳...

양구 선사 유적박물관이다.

이곳은 무료다.

볼거리도 차~암 많다.

그래서...

아주 좋았다.

 

선사박물관을 나오니 점심시간...

아들이 지네 부대원들 양구시내만 나오면 먹고 들어간다는 순대국밥집으로 직행..

순대국은 그런대로 먹을만..

순대는 그저 그래서 반쯤 남겼다..

욘석들...

도대체 뭐가 맛있다고 하는거야 ?

식사후..

광치 자연휴양림으로 직행.

펜션으로 입실전 주변 탐색전에 돌입.

목적지는 내일 산행 들머리 확인하러.

 

들머리 입구의 코스 안내도...

내일 우린 소지섭 1코스를 걸어 보리라

 

드뎌...

우리가 예약한

광치 자연휴양림 펜션 305동 은행나무집으로 향했다.

 

305호 은행나무집이라 명명된 펜션은

외부와 내부가 몽땅 통나무로 된 단층구조로 다락방도 있어

기본인원 6명이나 그 두배의 인원이 함께 지내도 불편함이 없을것 같다.

 

그런데...

입실하고 보니 냉동완비 중....

바닥이 얼음장이다.

미리 불을 넣어놓음 안되나 ?

보일러를 틀어놓아도 원목으로 된 방바닥은 소식이 없다.

추운 방안보다 밖이 오히려 따스하다.

그래서 방안이 뎁혀질 동안 산책길에 나서기로 하는데 두 아들녀셕은 그래도 방이 좋다고 따라 나서질 않는다.

 

휴양림 전체를 둘러보는 산책길 코스로

이름도 이쁜 초롱이 산책로라 이름이 붙었다.

초록잎새랑 단둘이 앞마당에 건식된 이정표를 따라 초롱이 산책로를 걸어 오른다.

 

아무도 가지 않은길...

정적에 쌓인 숲속의 오솔길을 단둘이 걷는다.

 

그런데...

그길은 결코 길지 않았고 초반과 달리 등로 또한 거칠다.

그래서 내려온 길...

광치계곡을 건너 다시 올라온 펜션촌.

 

우리의 숙소 바로 위에 위치한 이글루 펜션...

특이하다.

아무리 그래도 난 통나무 펜션이 더 좋다.

 

펜션의 방안...

이젠 아주 훈훈하다.

겨울의 한낮은 아주 짧다.

땅거미가 내려 앉아 마자 산사는 어둠의 정적에 잠긴다.

이제부턴 길고 긴 겨울밤이다.

그러나...

우린 외롭지 않다.

그리고 지루하지도 않다.

단촐한 우리 4식구.

웃고 떠들며 맛난것 먹으며 겨울밤을 지샌다.

얼마만의 우리 한가족 다함께의 시간인지 ?

아~!!

행복한 밤이에용~!

 

길고 긴 겨울밤이 우리에겐 짧았다.

어떻게 밤이 지났는지 ?

지난밤 모신 酒님으로 인해 늦은 아침을 맞는다.

간단하게 짐을 정리후....

두 녀셕을 펜션에 남겨놓고 초록잎새와 단둘이 어제 확인해 둔 들머리로 향했다.

 

초입의 광치계곡길은 유순했고

곳곳의 이정표는 친절하여 처음 찾아든 우리부부를 안심시켜 준다.

 

그러나...

마음 편하게 걷던길 중간 중간 숲속엔

우리를 맞아준 불청객도 있었는데....

초록잎새가 많이 놀랬다.

제일 먼저 우리 부부를 반겨준 저놈이 특히...

멧돼지는 요즘 짝짖기 철이라 무쟈게 예민해저 있기에 좀 위험하다.

그런넘들을 불시에 만났으니.

ㅋㅋㅋㅋ

 

이번엔 귀여운 사슴이 ..

 

우리부부를

내려보는 저 녀셕들은 뭐지 ?

부엉이 같기도 하고 조롱이 같기도 하고...

 

이젠...

완전 적응이 된 초록잎새.

무서운 호랑이를 만났어도 빙그레 미소 지으며 그 옆을 스처 지난다.

 

광치계곡길은

만났다 헤여지며를 반복하며 등로는 이어지는데...

 

광치계곡 갈림길에 다가설쯤...

여시같은 마눌의 걸음을 뒤에 숨어 처다보는

여우 한마리가 우리부부의 가는길을 배웅하고 있다.

 

마지막 갈림길..

능선길을 외면후 우린 옹녀폭포로 향했다.

 

계곡을 파고들 수 록....

눈은 깊어만 가고 길을 거칠어 진다.

지난밤

폭설이 내렸나 보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의 가지들이 찢겨 떨어저 길을 막는다.

 

힘들게 찾아든 옹녀폭포...

옹녀의 거시기에선 쉼없이 거시기를 쏟아낸다.

푸짐한 엉덩에 쌓인 눈은 이제 봄이나 돼야 없어질테지...

 

옹녀폭포 옆으로

거시기가 우람한 강쇠바위도 있다 했는데

우찌하다보니 확인을 못하고 그냥 스처 지났다.

이런~!!!

"서방님 거시기처럼 생긴거 증말 못봣어 ?"

초록잎새한테 봤냐 물어보니

당근...

몰러 잉~!

 

옹녀폭포와 이별후 등로는 능선으로 향한다.

순간 길이 가파르다.

그러나....

다행히 등로는 지그 재그로 이어지며 힘든 오름길을 달래준다.

 

가파름이 순탄한 오솔길로 바뀌며 주위 풍경이 변한다.

어느새 우린 설국으로 들어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걷는 내내

쏟아지는 초록잎새의 탄성...

우리부부의 올겨울 첫 심설산행이 푸짐하다.

 

올라설 수록 깊어지는 눈밭....

러쎌의 힘겨움도 즐거움이 된다.

과연 그 즐거움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볼일...

 

아무도 걷지 않는길....

양구에선 제법 알려진 유명산인데 찾아온 사람들이 없다.

이 깊은 산중에 단 우리 부부 뿐...

점점 더 깊어지는 눈속을 헤집고 나가느랴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흐린하늘이 개이며

잉크를 풀어놓은듯 파아란 하늘이 선을 보였다.

맑고 투명한 하늘...

햐~!!!

모가지가 아프도록 올려다 봐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

강원도 오지의 오염되지 않는 청정지역이라 저리도 맑고 곱고 이쁜걸까 ?

그래서 그랬나 보다.

구불 구불 고갯길을 넘어 양구에 들어서자 마자

양구를 알리는 입간판이 다른지역과 달랐다.

인삼,구기자.고추,사과,배,고구마 등등....

그 지역 특산물을 앞세워 청정(00)의 고장을 찾아주심을 환영함니다란 문구일색인데 반하여

이곳 양구는 이지역을 찾으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 였다.

 

맑고 푸른하늘 아래

그래서 더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순백의 하이얀 꽃나무들...

 

능선 사면을 치고 오를 수록

더 더욱 깊숙이 파고드는 하이얀 눈구덩이가 발목을 잡는다.

 

아직도...

갈길이 멀었나 ?

저 아래에 우리 아이들이 지루해 할텐데...

 

갈림길...

솔봉으로 향한길과 생태공원의 직행길.

기다리는 아이들한테 먼저 식당에 들려 먹고 있으라 하고

솔봉을 들렸다 오기로 한다.

 

솔봉으로 향한길...

선등자가 있었다.

삼거리 갈림길을 올라서기전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것 같았었는데 오늘 산행중 첫 등산객들과의 만남이 될것 같다.

 

솔봉....

전망대 정자가 있는 그곳엔 몇몇의 산꾼들이 선점해 있다.

러셀을 해 놓은 그님들 덕에 우리의 솔봉 오름길이 수월했다.

 

솔봉의 정자에 올라서니

사방팔방으로 펼처지는 조망은 거침이 없다.

하이얀 설원이 펼처진 구릉들이 겹치고 겹친 파노라마에 추위를 잠시 잊었다.

 

내려서기 싫다.

줄창 걸어 대암산까지 걷고 싶은 유혹이 강렬하다.

그런데...

그곳은 금단의 땅이다.

용늪은 허가지역이라 하니 오늘 그리다 만 그림을 완성하러 다시 한번 와야겠다.

양구읍에서 기다리는 아들녀석들을 생각해 어서 내려가자 재촉하는 초록잎새의 꽁지를 따라

서운함을 접고 억지 걸음으로 내림길을 향했다.

 

내려서는 내내 우측으론

도솔산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능선이 내내 조망된다.

 

생태식물원에 다 내려설쯤...

어흥~!!!!

사나운 호랑이가 더 놀다 가라 애원이다.

 

겁쟁이 초록잎새....

이젠 아주 호랑이 입에다 머리를 들이밀고 포즈까지...

 

공원시설을 내려선 후...

원목다리를 건너자 생태식물원 관리소에 도착하며 산행을 끝낸다.

 

두 형제가 양구시내를 돌아 댕기며

먹고 싶은거 먹고 서점에도 들리며 나름 바쁘게 지냈다고 한다.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귀가길이 멀기에

막내를 부대에 들여 보내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뭘 먹고 싶냐 물어보니 치킨을 택한다.

 

치킨 한마리를 놓고 4명이 빌빌댄다.

피자 한판을 시켜도 우리식구는 매번 그런다.

지 어미가 직접 해주는 음식에 길들여 그런지 유독 막내는 외식도 싫어했다.

그래도...

마지막 이별의 의식을 치르듯 막내가 꾸역 꾸역 치킨을 비워낸다.

 

부대앞....

위병소로 걸어들어가는 막내를

차마 보지 못하는 초록잎새를 대신해 막내를 한번 안아줬다.

큰애를 면회후 들여 보낼땐 이러지 않았는데

왜그리 가슴 한구석이 아리고 아픈지...

막내라 그런가 보다.

아직 우리의 눈엔

그저 여리고 어린녀석을 이런 험하고 힘든

오지의 부대에 남겨두려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남들은 다들

후방의 편한 부대에 배치되어 찾아가기도 좋던데...

왜 우리애들 두놈은 다 최전방 오지중의 오지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지 ?

우리 애가 잘나긴 잘났나 보다.

ㅋㅋㅋㅋ

큰넘 덕분에 강원도 화천엘 다 가보더니 이번엔 막내 덕분에 양구를 다녀간다.

큰애때는 면회 다녀오며 시간을 더 할애해 춘천에서 못가본 산군들을 찾아 다녔으니

내년봄엔 한번 더 이곳을 찾아 제일 길게 한번 대암산 자락을 훍어볼 참이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