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토요일)은 전라북도 완주군과 충청남도 논산시, 금산군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으로 가기 위해 6시 50분에 집을 나서서 7시 50분에 경부선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대전행 8시발 일반고속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8200원.

원래는 10월 22일(일요일)에 한국의 산하 모임이 있는, 충청남도 금산군과 충청북도 옥천군의 경계에 있는 서대산으로 가려고 했으나 그날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오리라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비 오는 날의 산행을 꺼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소하고 그 대신에 날씨가 맑은 토요일에 재작년부터 가고자 했었던 대둔산을 오르게 된 것이다.

고속버스는 예정보다 15분 빠른 9시 45분에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 닿는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3분 거리인 대전 동부 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하루에 단 한 번 밖에 없는 10시 35분발 대둔산행 표를 끊는다. 요금은 3700원.

대둔산행 시외버스는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인 배티재를 넘어서 정확히 한 시간 만인 11시 35분에 대둔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10분 가까이 준비를 마치고 5분 만에 대둔산매표소로 올라서 입장료 1300원을 내고 산행을 시작한다.

케이블카 정거장을 지나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올라 입장휴게소를 지나면 동학농민혁명 대둔산항쟁 전적비가 눈 앞에 보이고 차가 다닐 수 없는 등로가 시작된다.

대둔산은 흙을 밟아 보기가 어려운 바위산이다. 울퉁불퉁한 돌길과 돌계단길을 숨이 차도록 오르면 등로 주변의 기암들이 평범하게 보일 정도다.

동심휴게소를 지나면 다시 가파른 돌계단길이 단조롭게 이어지며 숨을 가쁘게 하고 10월 하순 답지 않은 더운 날씨는 땀깨나 흘리게 만든다.

마침내 금강구름다리 밑의, 임금바위와 입석대 사이의 협곡인 금강문에 이른다.

긍강구름다리가 올려다보이는, 철제 난간과 나무 벤취가 설치된 쉼터에서 10분 가까이 쉬다가 금강구름다리를 향해 오른다.

주말이라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으로 오르려는 인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기 위해 1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린다. 
 

대둔산 들머리 - 대둔산매표소. 
 

멋진 조형물. 
 

동학농민혁명 대둔산항쟁 전적비. 
 

돌계단길. 
 

험한 돌계단길이 계속 이어지고... 
 

금강구름다리 밑의 금강문(협곡). 
 

금강구름다리로 오르는 길에 본 멋진 바위. 
 

줄을 서서 바위와 바위 사이의 석문을 지나니 금강구름다리의 입구다. 금강구름다리는 임금바위와 입석대 사이에 설치한 것인데 두 줄의 굵은 와이어로프가 구름다리와 산행객들의 무게를 지지하고 있다. 그 두 줄의 굵은 와이어로프는 임금바위와 입석대에 설치된 콘크리이트제 인공구조물 속에 고정되어 무거운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데 삼선계단도 이와 비슷한 구조다.

대둔산의 명물인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설치돼 있지 않아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있지만 산행객들에게 더 나은 조망을 즐기고 스릴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 두 명물을 설치해 놓았나보다.

약간 흔들거리는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며 밑을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호젓한 시각에 홀로 건너면 꽤 무서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등로는 올라갈 때에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의 우회로가 되고 내려갈 때에는 하산로가 되는 길이다.

넘치는 인파 속에 5분 만에 구름다리를 건너 임금바위와 금강구름다리를 뒤돌아보니 이런 장관이 또 없다.

임금바위 건너편의 입석대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고 전망대에서 사방을 조망하니 금강산을 연상시키는 기암들이 단풍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전망대에서 넋을 놓고 천혜의 경치를 조망하다가 길고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삼선계단으로 향한다. 
 

금강구름다리. 
 

금강구름다리 건너편의 모습. 
 

금강구름다리 위에서 본 삼선계단과 마천대, 육각정. 
 

금강구름다리 위에서 돌아본 임금바위. 
 

금강구름다리 밑의 협곡의 등로. 
 

임금바위의 전경. 
 

단풍과 바위 1. 
 

단풍과 바위 2. 
 

마천대와 삼선계단. 
 

입석대. 
 

입석대를 내려서는 철계단을 뒤돌아보며... 
 

삼선계단도 주말의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줄을 서서 10분 이상 기다리다가 삼선계단을 오른다.

약간 흔들거리는 삼선계단을 오르며 왼 손으로는 난간을 잡고 오른 손으로는 열심히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4분 만에 삼선계단을 올라서 뒤를 돌아보니 임금바위와 금강구름다리, 입석대, 삼선계단이 일목요연하게 내려다보인다. 대둔산의 이 두 명물만 올라도 서울에서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며 내려온 보람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삼선계단을 오르고 나면 바위 사이에 설치된 철제 육교를 건너서 전망대에 이른다. 이 전망대에서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와 그 건너편의 암봉이 가장 뚜렷하게 조망된다.

뒤를 돌아보니 삼선계단 위의 바위에 비스듬히 자란 소나무도 꽤 인상적이다. 
 

삼선계단. 
 

삼선계단을 오르며... 
 

삼선계단을 오르며 내려다본 단풍과 바위들. 
 

삼선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암봉. 
 

삼선계단을 올라서 내려다본 임금바위와 금강구름다리, 입석대, 삼선계단. 
 

삼선계단을 오르면 바위 사이에 철제 육교가 설치돼 있고... 
 

철제 육교를 건넌 후의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천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천대 건너편의 암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선계단 위의 소나무. 
 

다시 험한 돌계단길을 오르면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빵과 음료수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20분 가까이 쉬다가 철계단을 내려서서 낙조산장이 있는 계곡길로 향한다. 내려가다가 내리막길에서 며칠 전에 새로 산 무릎보호대를 양쪽 무릎에 착용하고 안부 사거리에서 15분 만에 낙조산장에 닿는다.

낙조산장의 뒤에 있는 돌계단을 오르면 암벽에 수락리 마애불이 양각(陽刻)되어 있다.

낙조산장에서 돌계단을 올라 낙엽이 두텁게 깔린 조릿대숲길을 지나서 나무계단을 오르면 두 번째 안부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오르면 4분 만에 해발 850 미터의 낙조대로 오르게 된다.

은회색의 억새들이 피어 있는 낙조대로 오르면 마천대와 대둔산의 주능선이 자못 험하게 펼쳐져 있고 이 곳에서 보는 일몰이 장관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낙조대에서 4분 정도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되내려가서 안부 사거리에서 태고사로 내려가기 위해 왼쪽의 철계단을 내려선다. 
 

다시 험한 돌계단길을 오르게 되고... 
 

안부 사거리의 방향표지판. 
 

낙조산장. 
 

낙조산장 뒤의 돌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수락리 마애불. 
 

낙조대로 오르는 길. 
 

낙조대 정상의 전경 - 해발 850 미터. 
 

낙조대 정상에서 바라본 마천대와 대둔산 주능선. 
 

안부 사거리에서 20분 쯤 내려가니 장군약수터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서 호기심 끝에 오른쪽으로 꺾어져서 비탈길의 희미한 등로를 몇 분간 오르니 눈 앞에 능선이 보이고 통상 계곡에 있어야 할 약수터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갈 길이 바빠서 되내려가서 쌍스틱을 펴 짚고 태고사 입구까지 내려가 보지만 참배객들의 출입만 허용한다는 안내문에 실망하고 또 들러서 구경할 시간도 없어서 안부 사거리에서 50분 이상 힘들여 내려온 길을 되오른다. 시간에 쫓겨 숨을 헐떡이며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40여분 만에 안부 사거리로 되올라온다.

안부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서 주능선길로 향하여 3분 만에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앙증맞게 작은 돌탑이 세워진 바위에 오르는데 갈 길이 묘연해진다.

여기서 마천대까지 가는 길은 나 있는 듯이 보이지만 시간에 쫓기며 서둘러 갈 수 있는 쉬운 길은 아니다.

다시 안부 사거리로 되돌아와서 계곡길을 되짚어 가서 25분 만에 간이매점이 있는, 첫 번째 안부 사거리로 되돌아오니 간이매점은 이미 철수했고 일몰이 임박한 시각에 아직 오르지 못한 마천대로 오른다.

마천대로 오르는 길에는 수십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오르거나 나뭇가지에 앉아 마천대로 오르는 자신을 맞이한다. 
 

장군약수터로 가는 길의 안내판. 
 

태고사 입구까지 내려와서... 
 

가파른 돌계단길을 되오르며... 
 

되오른 안부 사거리. 
 

작은 돌탑이 있는 암봉에 올라서서... 
 

바라보다 되돌아선 대둔산 주능선길. 
 

되돌아온 첫 번째 안부 사거리. 
 

10분 만에 개척탑과 2등삼각점이 설치된, 대둔산의 정상인 해발 878 미터의 마천대에 오른다.

태고사까지 내려가서 태고사를 구경하고 되올라서 마천대를 거쳐 수락리로 내려가서 18시 40분발 논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계획했었지만 일몰시각이 임박해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려고 마천대에서 30분 쯤 쉬며 여유있게 조망을 즐긴다.

주말이라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에서 줄을 서서 시간을 빼앗겼고 예정에도 없던 장군약수터를 찾아 헤매고 별로 볼 것도 없는 태고사 입구까지 험한 계곡길을 오르내리며 시간과 체력을 소모한 게 계획대로 산행을 하지 못한 주원인이라고 내심 되뇌며 마천대를 내려선다. 
 

마천대에서 바라본 석양. 
 

마천대의 삼각점과 그 오른쪽 위의 낙조대. 
 

마천대에서 내려다본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마천대에서 바라본 건너편의 암봉. 
 

마천대의 2등삼각점 위의 석양.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의 개척탑 - 해발 878 미터. 
 

마천대에서 바라본 빼어난 암봉들. 
 

마천대를 뒤돌아보며... 
 

마천대의 바로 밑에는 수락리의 220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아쉬운 마음을 접고 안부 사거리로 내려와서 삼선계단 우회로로 내려서니 험한 너덜겅이 기다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너덜겅을 내려와서 삼선계단 입구의 육각정을 지나 금강구름다리 입구를 지나쳐서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서니 케이블카 정거장이 있는 휴게소의 옥상이 내려다보인다.

18시 20분까지 운행한다는 케이블카는 사람들이 밀려서 대기하고 있고 요금 3000원을 내고 18시 30분에 연장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서 대둔산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서 내려가니 18시 40분이다.

10분이 늦어서 대전으로 가는 막차를 타지 못하고 2800원을 내고 고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 버스의 종점인 고산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다시 2000원을 내고 전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모래내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8시 33분. 나선형의 턱이 없는 계단을 바쁘게 올라 매표소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 시각과 운임을 보니 이 시각 이후로는 우등고속버스 밖에 없다. 16000원을 내고 20시 40분발 버스를 탄다. 터미널 안에는 간단한 요기를 파는 곳도 모두 문을 닫았고 밖으로 나가 음식을 살 시간도 없다.

23시 15분에 경부선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니 한참 기다려서 온 막차는 한성대입구역까지밖에 가지 않는다. 자정이 다 되어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리니 버스정류장에는 도봉구로 가는 버스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렇게 고생하며 귀가하는 산행도 처음이라고 툴툴거리며 간신히 버스로 갈아타고 귀가하니 새벽 한 시가 다 된 시각이다. 
 

삼선계단으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과 우회로인 왼쪽 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험한 너덜겅을 내려가며... 
 

삼선계단 입구의 육각정. 
 

케이블카 정거장이 있는 휴게소의 옥상.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오늘의 산행로 - 붉은 선은 왕복한 구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