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9월19일

산행지:충남 대둔산(878.9m)

인원:00명

산행코스:수락리-석천암-낙조대-용문골-칠성봉전망대-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케이블카 주차장

산행시간:널널 산행으로 4시간30분

 

 

 

 

어제까지 "산산"이란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바람과 비를 뿌렸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필요 악이란 표현을 자주 쓰곤한다.

태풍도 그런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만을 생각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점에는  우리 인간들은 부정하지 않을것이다.

특히 산을 찾는 岳友들은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리라 본다.

山이란 자연을 찾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며 자연과 대화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늘 찾은 대둔산은 도립공원이며 한국8경중의 하나이고 내륙의 小金剛山으로 불리우는 곳으로 100대 명산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대둔산을 경계로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아름다운 경치와 유명한 태고사라는 사찰과 부속 암자들이 있는곳이기도 하다.

원효대사가 정말 이곳 정상인 마천대(개척탑)를 올라 하늘과 맞닿을듯 높은곳이라하여 불리워졌다는 설(說이 전해져 오는데 사실 우리가 전국 山河를 다니다 보면 원효대사가 거치지 않은 암자와 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기록들을 볼수가 있다.

주중에 산행이라 들머리인 수락리에 10시쯤 도착했을땐 한대의 대형버스만이 산님들을 내려 놓고 있었다.

아직은 단풍시즌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없어서 나로써는 한가해서 좋았다.

들머리 기점인 수락리는 충남 논산지역으로 우리 일행은 越嶺산행을 해야한다.

말 그대로 산을 넘어 충남에서 전북지역인 완주로 산행을 해야만 한다.

아무때나 와도 멋진 곳이기는 하나 이왕이면 단풍때 오면 더 멋진 경치들을 볼수 있다.

 

 

 

 

항상 선두 대장을 봐 왔던 나는 오늘 만큼은 무전기를 들고 후미에서 대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내 몸에 좋은 산행을 하기로 하고 개념도대로 가지 않고 여성회원들이 많고 다른 산악회에서 잘 가지 않는곳인 석천암을 경유해 낙조대를 거쳐 대둔산의 숨어있는 아주 멋진 곳인 칠성봉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들머리를 출발해 잠시후 승전탑을 지나며 마음속으로 묵념을 하고 석천암 갈림길에서 후미를 만나 좌측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아무리 후미라 하지만 열명이 넘게 오르는데 남자는 두명뿐이고 모두들 여성대원들이다.

60대 누님들을 걱정했지만 그 분들은 잘도 오르신다.

항상 말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 산행은 얼마만큼 자주 산을 찾느냐에 따라 잘 오르고 못 오르냐가 정해진다.

요즘 젊은이들이 체격은 좋다고들하나 체력에서는 많이들 뒤처진다.

아들녀석도 지금은 군대에 가 있지만 그렇게 애비가 산을 데리고 오르려 해도 가지 않으려 했고 몇번 함께 올랐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고생했던 기억들이 있다.

 

 

 

걱정했던 큰 누님들(60대)은 먼저 선두에서 잘 들 오르시는데 3-40대 젊은 미시들은 산에 온것만으로 만족을 느끼나 보다.

나름대로 산행들을 한다고는 하나 멀고 높은 산을 처음 찾은 사람도 있으니 오늘 후미대장으로써 걱정이 앞선다.

항상 말하지만 몇 달만에 높은 산을 찾고 동네 뒷산으로 생각하고 오는 님들 때문에 산악회 회원들한테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봐 왔던 터라 걱정이 되는것이다.

산악회를 처음 왔다느니 힘들어 죽겠다느니 하며  배낭까지 나에게 맡긴다.

지금까지 십여년 이상 산행을 하면서 물론 사고난 사람을 업고도 하산한적이 있지만 선두에서 길잡이를 하며 나 홀로 주로 산행을 했기에 다른 사람의 배낭을 메어 본 적이 없다.

오늘 후미대장을 하니까 이런 경험도 해 본다.

정말 세상살면서 여러가지 해 본다.

왜 그리도 산행들을 하면서 중간 중간에 쉬면서 먹기들를 하는지...

웬만한 산은 정말로 한번도 쉼없이 정상까지가는게 내 습관이었는데 말이다.

 

 

 

두어시간후에 도착한 낙조대에서 증명사진들을 한 두컷 찍고 곧바로 용문골쪽으로 향한다.

몇년전 미국인인 무량스님의 책을 읽고 일부러 들렸던 태고사가 바로 좌측아래에 있는데 오늘은 일행들이 있어 그냥 지나친다.

무량스님은 미국인으로 하버드대를 나와 한국에 여행왔다가 동양사상에 빠져 서울 화계사에서 스님의 길로 드신 분으로 태고사에서 몇달간 주지스님아래에서 노동 참선 생활을 하며 지냈던 분으로 현재는 미국에서 태고사라는 절을 지으며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스님이다.

무엇때문에 그 분이 동양사상에 빠져 엘리트 생활을 접고 속세를 떠나 절에 머물고 있을까?

인간의 사상과 생각이 과연 어찌하여 그런 길을 걷고 있는지?

나 역시 유아세례를 받고 한 때는 천주교 신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거늘 지금은 산에 미쳐 산속을 헤매며 암자와 사찰에서 108배를 하며 관세음 보살을 찾고 있으니 나 자신도 모르는 일이다.

나도 언젠가는 꼭 산속으로 가리다하고 생각중이다.

 

 

 

 

일행들과 용문골3거리에 도착하니 다른코스로 오른 대원들이 있는게 아닌가?

사실 지금껏 산행하다보면 출발할때만나고 산행후에 식사할때나 봤던 대원들인데 오늘 후미를 하다보니 이런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먹거리들을 다 꺼내놓고 먹고 난후 단체사진 한컷 찍고 대둔산의 제일 아름다운곳 그리고 다른 산악회에서 정말 가지 않는곳 아니 몰라서도 못가는 곳인 칠성봉 전망대로 향하는데 된비알(급경사 길)에다 너덜지대라 모두들 힘들어 한다.

하지만 고생 끝 보람이라 칠성봉 전망대에서 사진들을 찍으며 경치가 아름답다고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대개들 산악회에서는 정상을 밟는데 의미를 두지만 이런식으로 남이 잘 가지 않고 볼거리가 있는 산행으로 하면 대원들이 좋아들 한다.

오늘 아쉽다면 조금있어야 단풍이 드는 관계로 더 멋진 경치를 볼수 없음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전망대에서 보는 칠성봉,장군봉의 위용과  그리고 분재같이 바위에 붙어 있는 소나무들의 어우러짐,모두가 환상이다.

 

 

 

 

오늘 산행의 백미를 보고 장군봉을 지나 케이블카쪽으로 가서 81m 높이에 있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오르는 경험들을 갖게 한다.

나 자신은 수없이 올랐던 곳이지만 처음찾아  겁에 질린 대원들을 이끌고 오르기 시작한다.

케이블카가 있어서 그런지 이곳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많이들 오셨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란 노래가락이 생각난다.

아래도 쳐다보지 못하는 몇분의 여성대원들과 함께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오르고 가까이 보이는 정상인 마천대를 가자고 하니 손사레를 친다.

그도 그럴것이 몇 시간을 산행을 했고 무서운 곳을 올라왔는데 말이다.

나는 오르고 싶었지만 대원들과 함께 뜻을 맞춰 하산을 하기로 했다.

 

 

 

하산은 한 시간이 조금 안걸린다.

하지만 된비알길에다 너덜지대라 조심해야만 한다.

특히 여성분들은 골 다공증이 시작되는 나이들이라 더욱더 조심해 천천히 하산을 한다,

산을 오를때는 사고가 거의 없지만 하산할때 종종 일어나곤 한다.

내 몸에 좋은 산행을 하기 위해 왔는데 즐기며 안전하게 하산을 마쳐야 한다.

어떤 대원은 배가 고프다고,또 시간이 많이 늦어져 밥 먹을 시간도 없는거 아니냐는둥 불평불만이다.

하지만 대장이 여기 있고 그럴일은 없을거라며 안심을 시키며 하산을 마친다.

대원들과 하산해서 준비한 복분자 술에 늦게 먹는 점심은 정말 꿀맛이다.

맛나게 먹고 난후 몸 씻을 곳을 찾아보니 이쪽엔 계곡이 없다.

사실 나 홀로 산행을 하고 내려올땐 꼭 몸과 마음까지 씻고 내려와 식사를 하곤 했는데 말이다.

하는수 없이 화장실에 가서 머리와 윗몸만 닦고 버스를 타고 귀가를 서두른다.

 

 

 

 

점심들을 다 먹고  집으로 향하는데 오늘은 일찍 도착할거 같다.

다른때 같으면 산행후 깨끗이 씻었기에 차에서 잠도 자면서 왔을텐데 오늘은 그렇지가 못하다.

몇시간후 도착하면서 후미에서 함께 했던 님들이 오늘 하루 고마웠다고 저녁을 함께 하잔다.

안 그래도 되는데 말이다.

일행과 함께 내려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시원하게 맥주도 몇잔 마시고 간단하게 뒷풀이를 한다.

사실은 몸 상태가 안좋아 두 어달 술을 안 먹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알콜 도수가 약한 술인 맥주를 시원하게 마시고 싶었다.

오늘 후미를 처음으로 해 봤지만 나름대로 멋진 님들을 만나 좋은 하루였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힘들었지만 잘 따라준 산님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낸거 같아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쭈-욱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 이어갈 것을 약속하며....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