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둔산~ 탑정호에 흐르는 가을 서곡 *
2005년 10월2일 일요일
수락골=>승전탑=>선녀폭포=>군지계곡=>수락폭포=>비선폭포=>220계단=>전망바위(점심식사)
마천대(정상)=>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케이블카=>주차장=>탑정호
어느듯 가을 문턱인가 싶더니
가을비 치고는 많은 양의 비가 연휴가 시작되는 날부터
종일 쏟아 부으며 가을을 코앞 가까히 성큼 몰아다 놓는다
잔뜩 흐려있는 하늘을 보면서
대둔산과 탑정호의 가을 닮은 물빛을 보러 7시20분 사당을 출발한 버스는
봄의 운해와 여름의 신록,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석천암...군지계곡을 거쳐 깊은골 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
어느것 하나 모자람이 없어 호남의 소금강이라 부르는 수락골에 내린다(10시 35분)
먼지 많은 세상 적시고 싶지 않았을까...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구름만 잔뜩 수락골에 내려놓고 하늘로 올라가고
들국향 속에 갇힌 싱그런 골을 따라 승전교를 건너 승전탑으로 향한다
처음 시작하는 입구부터...작은나라 아픈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밟아야 한다는 마음이 이 가을에 더 없이 시리다.
승전탑 오름길
6년간 동족간 수 없는 대둔산 전투에서 2287명의 빨치산이 죽고
1376명의 경찰이 전사했다는 쓰라린 역사의 현장을 기록한 장소는 말끔히 조성되어 있고
거대한 바랑산, 월성봉 만이 말없이 세월의 흐름속에 승전탑을 마주하고 있다.
승전탑을 내려와 수락골 깊고 시원한 골로 들어서 잠시 오르면 고갈바위 이정표를 돌아서면
전설속에...선녀들이 목욕하고 놀았다는 연못으로 흘러 내리는 폭포수... 선녀폭포에 닿는다
선녀폭포(仙女瀑布)
어제 내린비로 수량도 풍부해 마음도 덩달아 시원하게 거침없이 쏟아내는 물줄기를 보며
바람도 서늘한 군지계곡으로 들어선다
낙석의 위험이 있어 안전모를 준비 해두고 있는 그랜드케년 같은 군지계곡...
백제..신라...임진왜란...6.25 사변을 거치면서 군인들이 골짜기에서 많이 죽었다 하여
군 지옥골이라 하였고...군 지옥골을 군지계곡으로 부르고 있다.
군지계곡의 군지폭포,그리고 낙조산장 발원지 물,그리고 마천대 발원지 물과 합수가 되는 지점의
수락폭포에 도착한다.
날씨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으며 삼복더위에도 폭포수에 5분 이상을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물이 차갑고 깨끗하여 여름 피서철에는 붐비는 곳으로...
수락폭포를 지나면서 한몸이된 물줄기는 선녀들이 목욕을 하며 춤을 추며 놀았던
"선녀폭포"를 만들며 내려가고 계곡의 맑은 물과 폭포는 이 골이 왜 수락인지를 알게 합니다
비선폭포
석천암을 내려와 선녀폭포에서 목욕을 한 선녀가 이곳으로 거슬러 올라와 물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 간다는 비선폭포을 거쳐...
220계단 오름길...
암릉과 절벽 사이로 가파르게 놓여진 220계단을 오르면서
누군가 모르지만 친절하게도 10계단마다 붙여놓은 표시기를 보며
지리산 화개재 550 계단을 세다가 잃어버리고...세다가 잃어버리고...
세번째 가서야 제대로 세어볼수 있었던 기억 때문에 속으로 웃는다
갈길 멀지 않아 시간 넉넉하고...
좋은사람들과 함께 오르는 길은 마음도 따라 넉넉합니다.
석천암 갈림길 삼거리 에서 이어 지는 포근한 산죽길...
산죽들은 변하는 계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런들 어떠하리~저런들 어떠하리~그저 묵묵히...
조용한듯...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강하게 살아갑니다
계단을 올라서면 평탄한 오름길 사이로 구름은 산 허리를 벗어나고...전망도 트이면서
내려다 보이는 논산 뜰 넓은 들녘에 가을이 익어가는 것을 보며 정상 오름길을 코 앞에 두고
넓은 전망바위 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서두르지 않는 게으름의 여유를 즐기며
가을이 오는 소리 속에 좋은 사람들과의 웃음 소리도 어우러져 흐름을 보면서
가을향이 묻어나는 차 한 잔의 여유로움에 ...나도 이 山頂 에서 행복한 가을빛으로 익어간다
전망바위에서의 휴식을접고
나무계단 공사를 하고 있는 오름길을 올라서면 깎아 지른 단애의 암릉들이 눈길을 잡는다
20여분 골 을 돌아 정상 오름길 입구
정상에 올라서면...마천대(馬天臺)의 개척탑
해발 878m의 대둔산 주봉인 마천대는 날씨가 맑으면 속리산 문장대와
진안 마이산 그리고 서해 바다가 멀리 바라다 보이며...
특히 봄철 운해가 깊은골에 잔잔히 내리는 날에는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멜랑꼬리 하게 만든다
전설에 의하면 하늘나라에서 선인이 말을 타고 내려와서 많은 중생을 구제하고
다시 말을 타고 승천하는 곳이라 하여 마천대라고 부른다하고...
완주군이 처음 이곳 대둔산을 개척할 당시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 세운것으로
1970년 11월에 건립한 10m높이의 대둔산의 상징물인 개척탑이 우뚝하다
정상의 조망들...
산아래로 케이블카 가 있는 관광 시설지구가 보이고...
마천대에서 바라본 동부능선과 그 숲에 오롯이 들어 앉은 낙조산장...
저 봉우리... 낙조대 아래로 유서깊은 山寺...태고사가 있다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일몰 광경은
대둔산의 무수한 기암 괴석의 봉우리와 어울려 적절히 배열한 독특한 풍광으로 보는사람이나
세상사 상념따윈 다 묻어 놓고 그냥 그자리에 묵묵히 아름다운 비경을 들어내고 누워 있는 바위들이나
우리모두...하나의 추억으로 서 있을 뿐이다
안개에 쌓여 흐릿한 시야속에...천등산이 눈에 들어오고
계룡산에서 대둔산..운장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줄기가 마루금으로 이어진다
마천대를 내려서며...
물먹어 미끄러운 가파른 바위 내림길은 조심스레 내려서서
금강문 의 가파른 돌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보니 아찔 하다.
드디어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81m에 폭 1m의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에 도착한다
인공의 철다리이지만 대둔산의 주능선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대둔산 최고의 백미구간...
구름다리를 건널 때는 아찔 하면서도 출렁~출렁~ 구름위를 걷는 듯 어지럽습니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 다시 가파른 돌 계단을 오르면 또 하나의 명물 삼선구름다리
이번에는 수직으로 오르는 코스이다.
밑을 보니 금강 구름다리가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오고 위를 쳐다보니
대둔산의 서부에서 동부능선 까지 그야 말로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금강산의 작은 모습처럼 아름답다
금강 구름다리 위에서 본...안개에 쌓인 대둔산 북릉의 아름다운 실루엣...
잠시 눈길을 가두고...겹겹이 둘러 쌓인 저 골 사이로 흐르는 대둔산의 소리를 들어본다.
아직 덜익은 가을은 그들이 내는 그 들 만의 맛 대로 이렇게 아름답게 어우러짐을 보면서
아쉽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내려 갑니다
내림길..계단에서 만난....핏빛 단풍...
케이블카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둔산 바위들...
바위골 사이로 내려오는 등로의 사람들...
걸어서 내려가다 동심바위랑..만나고 갈까 하다가 ...일행들이 케이블카를 타보자고 하는 바람에
40분을 기다려서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 갑니다
단풍이 절정일때...케이블카에서 본 북릉이나 서부..동부능의 핏빛 단풍은
아직 수줍어
초록이 서서히 지쳐가는 가을 숲속에 꼭꼭 숨어 지분 단장하기 바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며
대둔산(大芚山 878m)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논산군 벌곡면과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대둔산의 순수한 우리말은 한듬산이다.
이 한듬산의 한을 크다는 대(大)로 하고, 듬은 그 소리만을 비슷하게 둔(芚)
혹은 둔(屯)으로 해서 대둔산(大屯山)이 된 것이다.
기암절벽이 절경인 전라북도 대둔산 도립공원과
숲과 계곡이 아름다운 충청남도 대둔산 도립공원으로 구분되며...
1952년 임진왜란때 왜군이 전주성을 공략하기 위해 칩입해 왔을때 광주목사 권율장군이
이치의 험난한 지세를 이용하여 1,500명의 병력으로 왜군 2만여명을 맞이하여
큰 승리를 거우었던 이치대첩이 유명한 곳으로
동학 농민군이 1894년 공주 우금치 전투 패전이후 일본과 관군에 밀려
남하하던 농민군의 일부가 대둔산 형제봉 아래 암벽위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약 3개월 동안 맞서 최후까지 항전하기도 했던 동학농민 최후 항전 유적지로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곳...
전봉준을 필두로한 동학농민 혁명군이 공주 우금티 에서 참패를 하자 잔류 인원이
험준한 대둔산 지형을 이용해 3개월간 항쟁하다 모두 장렬하게 전사 했다는 전적비...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그래서 대둔산의 단풍빛은 더~서럽게 핏빛으로 물드는지도 모르겠다
산행을 마무리하고(16시40분)
논산8경중 2경인 가야곡면...부적면...양촌면으로 둘러싸인
탑정호의 가을 빛을 만나러...갑니다
탑정호수가의 카페에서 뒤풀이를 하러 마을길을 따라 들어서는 길가에...
마을 들머리의 과수농가...주렁주렁...익어가는 가을 닮은 배가 탐스럽습니다
아직은 철이 덜든...?...푸른사과가 웬지 더 싱그럽습니다
농염한 가을 빛 으로 익어 가는 감...
그림 같은 탑정 호수가 의 가을 서곡...
그네에 올라 보지만...마음 따로 ...몸 따로...그렇게 놀기만 하더이다
여기 쯤에 한 뼘의 밭 뙈기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탑정호의 아름다운 일몰은 구름속에 숨어 서녘 하늘에 그림자만 드리우고 돌아 설려고 합니다
개망초 흐드러지게 핀 풀숲으로 제집 잃어 버린 메뚜기 한 마리가 헤매고 돌아 다닙니다
해는 지는데...걱정스럽습니다..." 집 잃은 메뚜기를 찿습니다 "...라고 방송이라도 해야 할것 같읍니다
내 가슴 속 여기저기 날카롭게 할키고 지나간 자국들이
여기쯤에...
하나씩 노래가 되어 가을 풀밭에 내려 앉는다
해저문 들녘 호숫가...
슬피 울지도 못하고
초저녁 잠 투정하듯 토달~토달~ 울어대는 저 울음소리가
마시다 만 내 커피잔에 주렁주렁 매달린다
나 더러 어찌 하라고...나 더러...
조각보 처럼 이어져 있는 기억들
모질게 남아...
빈 가슴 회초리로 아프게 두들겨대면
먼 길 돌아 지는 해 처럼...
먼 길 돌아 뜨는 달 처럼...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이따금
사랑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는다
몇겹의 인연 이라는 것도
물거품 처럼
쉽게 부서져 버리는 세상
그래도 아직...
사랑은 그대로 남아 있더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가 오늘 하루를 왜...행복해 하는지
알아 버린
가을 닮은 물소리가 들리더이다
* 세실리아 *
( 가을이 끝날 무렵에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늦은 산행기 하나 올려봅니다
산하님들...건강히 아름다운 산행 이어 가시길 기원드립니다 )
서정이 흐르는 산글이 여유로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