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산행 일자: 2010년 4월10일(토요일)
산행한 곳: 사량도 지리산
산행 코스: 내지 - 삼거리 - 불모산 - 가마봉 - 금평항
산행 시간: 14:15 ~ 18:15
함께한 이: 테니스 가족 세 부부가
얼마전 배선생이 저녁을 한턱내고, 네 부부가 술 마시며 즐겁게 대화
를 나누다가 사량도 예기가 나오고, 아직 그곳이 미답지인 순숙씨와
연숙씨는 꼭 한번 가보자고 약속을 하고, 남자들은 시큰둥합니다.
테니스동호인들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테니스맛에 빠져 등산은 별로
좋아하지않고, 특히 테니스고수인 이지점장과 배선생은 도봉구대회
우승과 전국대회 우승경력이 있어, 등산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점점 나이가 드니, 부인 등살에 못이겨 마지못해 먼 산행
을 떠납니다. 마치 물가에 가기 싫어하는 소를 고삐를 잡고 끌고 가듯
이..........ㅎㅎ
여객선은 곧 떠나기 직전이고
재빨리 준비하고
자리를 잡습니다. 실내는 따뜻하고 술한잔 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라
배선생이 나보다 먼저 막걸리를 찾습니다.
잘 얼린 막걸리 세병이 순식간에 비워지고.......
술이 조금 들어가니 기분은 점점 좋아지고, 바같에 나가 멋지게
폼도 잡아봅니다.
예약해둔 민박집에 짐을 꾸리고 나오니, 다음 버스시간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고 미식가인 배선생이 멍개와 해삼을 안주로 술 한잔 하자
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산행시간이 점점 줄어들 계산
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내지에서 짧은 코스로 길을 잡습니다.
이런 풍경을 보며, 길을 걷는것도 큰 즐거움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등로에 들어섭니다.
서서히 땀이 베이고, 숨 한번 고릅니다.
다시 된비알 치고 오르자
잠시후 삼거리 능선에 이릅니다. 이제 더 힘듬은 없고..
배선생이 장난삼아 지리산 갔다가 다시 올까요?하고,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이제 조망이 트이고, '부부끼리 사진 한장 찍읍시다'하니 배선생이
갑자기 나타나, 순숙씨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실은 이렇게 부부인데
오늘 걸어보지못한 저 능선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천천히 진홍빛 등로를 걷습니다.
늘 이렇듯 이뻔 등로를 걸으며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저 바위에 올라서니
가야할 등로가 쭉 이어지고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 몇컷 더 남깁니다.
이젠 이런 바위들이 한없이 정겹기만 합니다.
바다위의 섬들도 참 이뻐 보이고
일행들은 저기에 앉아 화이팅합니다.
줌으로 당겨보고
멋진 어항이 사량도 산행을 더 즐겁게 해줍니다.
저쯤에서 잠시 쉬고
남자못지않은 테니스고수인 순숙씨는 마냥 즐겁고
미숙, 순숙씨는 산행호흡이 척척 맞고
고소공포증이 심한 연숙씨가 남편의 손을 잡고 내려오자, '부부 사이가
너무 좋다' '마치 딸을 데리고 가는것 같다'며 놀려대고
연숙씨에게는 이런 풍광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죠?
아직은 여유롭고
이런 아기자기한 등로를 걸음이 너무 좋습니다.
이 지점장은 위험한 곳으로 가다가, 다시 내려오고
이제 가마봉밑에 이릅니다.
선두는 사뿐사뿐 오르고
갑자기 연숙씨가 '나는 이쪽으론 못 갑니다'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우회로가 있냐며 묻습니다.
이 길밖에 없다하니 엉엉 울으며 '이럴줄 알았으면 안 오는데'하고
남편이 밑에서 받쳐주니, 괜찮다고 해도 속수무책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걷는데 몇분이 걸리고, 오늘 연숙씨 체면이 말이 아닙
니다.ㅎㅎㅎ
운무에 쌓인 이 모습도 좋고
드디어 정상에 서서 기념사진도 한장 남깁니다.
다시 내림을 시작하고
밑도 보이지않는 철사다리를 보자, 연숙씨는 더이상 못간다하고
다시 엉엉웁니다.
남편이 바로 밑에서 잡고, 내가 위에서 잡아도 대책이 없고, 그렇게
많은 시간 보내다가
겨우 밑에 이릅니다.
예전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만들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노약자는 좌측의 우회로를 이용해야할것
같습니다.
서 고생만 할것 같아,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대비책으로 생각해둔 거제의 대금산이 떠 오르고, 그 정도의 진달래만
으로도 일행들에겐 환상적일것 같아, 코스를 바꿉니다.
첫배로 사량도를 나서며
어제 산행했던 코스 머리속에 다시 그려봅니다.
잠시후 대금산 주차장에 이르고, 임도를 따라 천천히 걷습니다.
잠시후 등산로가 나오고
진달래군락지가 바로 나타납니다.
사진 몇장 남기자, 비가 조금씩 내리고
배선생은 잘됐다싶어 내려가자합니다.
어차피 진달래군락지도 봤고, 고삐끌고 이까지 왔으면 됐다싶어 먼저
내려가면, 나혼자 정상까지 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가겠다며 서로 헤
어집니다.
약간 비가 내리면 꽃은 생기있어 더 좋은데
테니스고수들에겐 이런 풍광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가 봅니다.ㅎㅎ
다행히 비는 그치고, 홀로 막걸리 반병 비우자 기분은 더 좋아지고
위에서 바라보는 이 풍광! 너무 멋지네요!
한 여성분은 위에서 누가 부르자, '나도 박아 줄꺼야, 그래 박아줘
박아줘'하고 잠시후'나는 오빠야 하고도 한번 박을꺼야'하는 사투리
가 이상스럽게 들리네요!ㅋㅋ
정상부근에 이르자 집사람이 나를 부르고, 테민네도 같이 왔다합
니다. 잠시후 우리네도 보이고...
같이 왔더라면 꽃속에서 멋진 사진 많이 남겼섰을텐데, 조금은 아
쉽고, 그래도 정상석에서 이렇게 증명사진 한장 남기니 참 좋네요!
일행들은 반대코스로 바로 내려가고, 뭔가 부족한듯하여 홀로 전망
바위까지 내려가, 진달래에 푹 취해봅니다.
반대쪽으로 내려오니
이쪽도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 교행이 쉽지 않습니다.
미식가인 배선생은 관광지에선 식사를 해선 안된다며 시내로 들어
가자하고, 교통신호 대기중 택시기사에게 음식점을 알아, 도다리
쑥국에 회 한사라 시키니, 음식은 정갈하고 맛은 끝내 줍니다.
역시 배씨는 머리가 좋고 회전력이 빠른가봅니다.ㅋㅋ
1박 2일동안의 산행겸 여행은 거의 환상적이었고, 좋은 분들과 함께
한 멋진 추억은 평생 잊혀지지 않겠죠?
남쪽지역의 봄철 명산... 사량도,대금산에서 봄정취를 덤뿍 느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금산의 진달래는 규코는 작지만.... 진달래꽃바다에 포~옥~ 빠져들어가는
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지요!!! 더구나 해삼물로 몸보양하시고ㅎㅎㅎ 부부애를
더더욱 느끼게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보는 사람도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먼길 수고하셨습니다! 테스니그룹이 연출하는 다음 산행기...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