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이 봉(강원 정선)
◆ 수직절벽 아래로 내려다보는 동강이 보이는 닭이봉(1.028m)은 정선읍 가수리와 남면 낙동리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이 산은 1:50,000 지형도에는 닭 계(鷄)자를 써서 계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계봉은 일제가 한자로 표기한 것이고, 이곳 주민들은 한결같이 조상대대로 불러온 '닭이봉'으로 부르고 있다.
닭이봉 산행기점은 동강변에 자리한 정선읍 가수리 가탄 마을이다. 정선읍에서 가탄 마을까지는 버스로 50분 거리. 10여 호 농가가 전부인 가탄 마을에 이르면 동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 곧추 올려다보이는 산이 있다. 급경사를 이룬 능선들은 주능선에서 동강변으로 가지를 친 서릉들이다. 워낙 급경사여서 닭이봉 정상은 이 능선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가탄 마을에서 하류 방면 100m 거리인 하산지점에 이르면 서릉 위로 살짝 보이기는 한다. 닭이봉 주능선과 정상은 하산지점에서 동강을 따라 약 3km 거리인 하미 마을쯤 나와야만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산행 시발점은 마을 입구 억조식당이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르다 잠시후 밭길 사이로 오른다. 오른쪽 숲속 무덤을 지나면 동쪽으로 오르는 능선길이 있다. 능선길은 처음부터 급경사다. 1시간 가량 오르면 남서쪽 아래로 가탄 마을과 동강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바위를 뒤로하면 다시 하늘금이 보이지 않는 숲이다.
여기서부터 이곳 주민들이 '유선줄' 이라 부르는 전기줄이 계속 보인다. 오를수록 소나무가 많아진다. 소나무 밑둥을 잡아채며 급경사 숲길을 따라 30분 거리에 이르면 TV수신용 안테나가 있는 무명봉을 밟는다. 이곳에서 남쪽 능선으로 발길을 옮기면 곧이어 직경 70m인 함몰지대가 나타난다. 이 분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도는 산길을 따라 약 150m 거리에 이르면 다시 주능선 길을 밟는다. 주능선을 타고 989m봉을 넘은 다음, 40분 거리에 이르면 약 15m 높이인 계단식 바위를 조심스레내려선다. 바위를 내려서서 3 - 4분거리에 이르면 안부상의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 헬기장에 닿으면 가탄 마을에서 올려다보였던 수직절벽이 남쪽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급경사를 타고 30분 오르면 서쪽 아래로 시퍼런 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꼭대기를 밟는다. 이곳에서 동쪽 아래로 보이는 낙동리 영곡 마을은 의외로 펑퍼짐한 분지 속에 자리하고 있다.
동강 쪽은 수직절벽인 반면 낙동리 방면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이 산은 남쪽 동강변이 완만하고 동쪽이 절벽지대인 완택산 산세와는 반대 형상이다. 왼쪽 낙동리 방면 고랭지밭이 내려다보이는 능선을 타고 10분 더 오르면 그야말로 바위형상이 닭 벼슬을 빼닮은 닭이봉 정상을 밟는다. 서쪽 아래로는 급경사로 패어져내린 트리골과 노장골 협곡이 동강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서쪽 방면으로는 멀리 귤암리로부터 가탄으로 흘러오는 동강이 한 폭 그림을 연상케 한다. 동강 건너편으로는 백운산(883m) 북릉과 만지산(716m)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청옥산과 가리왕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북으로 지나온 989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왼쪽 수직절벽이 멀리의 백석봉, 옥갑산봉과 함께 어우러져 절경을 펼친다. 북에서 오른쪽으로는 정선 동명으로 넘어가는 쇄재길이 실낱처럼 보인다. 남으로는 화전 흔적으로 얼룩진 곰봉과 함께 멀리로 두리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하산은 곰봉이 보이는 남릉을 탄다. 남릉을 따라 40분 거리에 이르면 무덤이 나타난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35분 가량 내려서면 오른쪽 농가와 우사가 나타난다. 우사에서 약 100m 더 내려서면 가탄 마을 입구 미루나무 남쪽 100m 거리인 동강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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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억조식당(가탄마을)-988.5봉-닭이봉-낙엽송숲-가탄마을 (약 4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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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그늘이 조용히 내려 앉는 석양 아래에서,님의 애절한 연가가
제 가슴을 적십니다.
아름다운 글,귀한 사진 속에서 님의 끝이 없는 산사랑을 느끼며,
착한 제 아내에게도 등산화를 신길 그 날을 기대합니다.
빵과 버터님의 생신 축하 드립니다.
두 분 늘 즐산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