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과 암릉이 좋은 산 - 달음산 (2009.06.17)


ㅇ 산행지 : 달음산 (587m) (기장)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광산마을(10:40) -> 샘터 -> 능선(11:25) -> 정상(추봉)(12:10)-> 옥녀봉(12:30) -> 옥정사(13:20) -> 광산마을(13:30) (총 2시간 50분)

간만에 현장에 출장갈 일이 생겼다.
원자력발전소가 준공일을 1년정도 앞두고 있다 보니 일이 생기면 그때 그때 해결해야 한다.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고리 근처에 출장 갈일이 가장 많이 생긴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정상으로 쫓기다보니 2시간 회의를 위해 왕복 10시간을 운전해서 가야하는 일이 생긴다.
업무는 당일날 마치고.. 회의결과는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작정 내 생각만을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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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마을 입구에서 월음산(왼쪽)과 달음산(오른쪽)


다음날..
예전에 출장 올때마다 눈여겨 보았던 달음산을 찾는다.
멀리서 보기에도 정상에 우뚝 솟은 바위봉이 산꾼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10시 30분쯤에 산아래 광산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계획은 옥정사를 지나 달음산을 거쳐 월음산을 오르고 하산하는 것이나.. 산행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옥정사를 찾지 않고 광산마을에서 산행로를 따라 무작정 오른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좁고.. 중간중간에 거미줄도 있는 것으로 보아 주 등산로는 아닌 것 같다.
인기척도 없고.. 숲도 음침한 기운이 돌아 멧돼지라도 만날것 같은 느낌이다.
혼자 중얼거리며 오르지만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지고.. 스틱을 아래 위로 흔들어서 거미줄을 걷어가며 능선 갈림길까지 오른다.
왼쪽으로 가면 월음산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달음산 취봉이다.
월음산은 달음산과 다른 산이라기 보다는 그냥 달음산의 능선에 있는 작은 봉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달음산으로 향한다.
시계반대방향으로 계획했던 산행이 시계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달음산으로 향하는 능선길의 초반은 나무없이 칡으로 우거져 있고.. 군데 군데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도 보인다.
능선길은 오름길과 다르게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넓은 길이다. 부드러운 능선을 지나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까지 오름길이다.
중간에 전망대 바위에 서니 동해안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보인다는데..
길 양옆으로는 보라색 싸리꽃이 군락을 이루고.. 조금 생소한 누운 찔레도 있는데.. 흰색의 큰 꽃이 인상적이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취봉이 점점 가까워 진다. 취봉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나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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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으로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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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월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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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달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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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취봉)(왼쪽)과 옥녀봉(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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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길 싸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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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정상


정상(취봉)에 오른다.
암봉으로 이루어졌는데.. 윗부분은 칼로 자른듯이 평평하다.
정상에서는 동해안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금정산도 보이고.. 북쪽해안으로는 국내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와 2,3,4호기가 나란히 보이고...
그 윗쪽으로는 새로운 신고리 1,2,3,4호기의 건설이 한창이다.
30년전에 건설된 고리 1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이 다 되어 주요 기기들을 교체하고 수명연장에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가장 오래된 고참 발전소와 이제 막 운전을 앞두고 있는 최신의 신참 발전소가 이웃해 있는 것이다.

고리 1호기는 미국의 기술로 건설하고 Turn Key 방식으로 Key 만 넘겨 받아 운전을 시작했지만.. 지금 건설중인 신고리 1,2,3,4호기는 모두 우리기술로 설계하고 건설한다.
지금은 해외수출까지도 노리고 있으니.. 우리기술도 30년 사이에 많이 성장했다.
신고리 1,2,3,4호기도 고리 1호기처럼 안전하게 운전되어 설계수명을 다하고 수명연장까지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취봉을 지나 옥녀봉에 오른다.
길이 몇갈래가 있어 헷갈린다. 잠깐 휴식만 취한 채 옥정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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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해안 (멀리 고리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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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옥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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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월음산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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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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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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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정상


옥녀봉을 지나 옥정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중간에 바위봉에서 휴식을 취하며 초코파이 하나로 허기를 채운다.
남쪽이라 옥정사 근처의 하산길에 삼나무숲이 울창하다. 삼나무가 키가 크다 보니 그 옆의 소나무들도 옆으로는 크지 못한 채 위로만 크고 있다.
나무들 사이의 삶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보인다.
옥정사를 지나 다시 광산마을로.. 2시간 50분의 산행을 마친다.
이제 5시간의 운전이 남아있다. 졸음을 쫓아내려 음악을 크게 틀고.. 노래를 따라하며 무사히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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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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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의 삼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