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길이 있었다.(노추산)







 "노추산"산행기


(강원도 강릉시 /2003년 5월 1일/날씨 : 맑음/총 산행시간 : 7시간)







◈ 산행코스 : 새목재-995m 능선-1135봉-사달산-1180봉-1285봉-노추산-갈림길-늘막골입구-임도-벌말 (산행거리 새목재-노추산 약 4.9km, 늘막골-노추산 약 4.9km) (산행 높이1322m)







참석자 : 루루, 단순하게(이상 2명)






◈ 산행지도









◈ 개 요







노추산은 왕산면 대기리와 정선군 북면 구절리 사이에 있는 높이 1,322m의 산이다.
중국 노나라의 공자와 추나라 맹자의 기상이 서려 있다 하여 노추산(魯鄒山)이라 불리워진다.
이 노추산에서 신라 때의 설총과 조선조 때의 율곡 이이선생이 학문을 쌓아 대성하였고, 산 중턱에는 그 설총과 율곡 선생의 위패를 모신 이성대(二聖臺)가 있다.
이름의 유래나 전설로도 명산이요, 산수의 경치로도 명산이다.

노추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4곳이 있다.
강릉에서 올라가는 2곳과 정선군에서 올라가는 2곳이 있다.
강릉에서 오르는 길은 왕산면 대기1리 늘막골에서 오르는 길과 고단2리 덕우산 샘터에서 들어가 새목재로 오르는 길이 있으며, 정선에서 오르는 길은 북면 구절리 종량동에서 오르는 길과 중동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 산행일정
8:00 집 ⇒ 8:30 루루합류 ⇒ 10:05 새목재 도착(790m) ⇒ 10:42 능선도착(995m) ⇒ 11:30 1135봉 도착 ⇒ 11:50 사달산(1184m) ⇒ 12:10 갈래길(정심) ⇒ 13:00 1180봉 ⇒ 13:47 1285봉 ⇒ 14:14 노추산(1322m) ⇒ 15:10 정상 출발 ⇒ 15:30 갈림길 ⇒ 16:10 늘막골 산행기점 ⇒ 17:30 벌마을 ⇒ 18:10 새목재 ⇒ 강릉시내




◈ 산행을 시작하며





4월.


봄이다.


산과 들은 생명의 잉태로 그 찬란한 빛을 발하는 계절.


푸르른 초목과 야생화들...


저절로 산으로 부르는 이 계절.


그러나 가고자 하는 곳은 많으나 갈 곳 없는 목마른 계절.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 대간코스를 뚫고자 했으나 "강릉 생명의 숲" 등 관련단체까지 연결시켜 보았으나 돌아온 대답은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산불조심기간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쓴 침을 삼켜야 했다.


홍천의 가리산, 단양에 있는 산들, 혹은 춘천의 바위산, 매봉 등 우리가 갈 수 있는 산을 알아 보던중 "강릉 생명의 숲"에서 5월 2일 노추산을 등반한다는 말을 들었다.


노추산은 예전에 한번 가려다 입산통제에 발이 묶인 곳.


강릉에 있고 왕산골로 들어갈 수 있는 코스에 구미가 땡겼다.


물론 5월 15일까지는 입산 통제다.


그러나 이곳은 그리 통제가 심하지 않는 곳.


또한 든든한 빽(?)까지 생겼겠다.


왕산 현지 주민이자 "생명의 숲" 운영위원인 김oo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올라 갈 수 있다고 통제 않는다는 말에 바로 산행을 추진 했다.


사실 지킬 것은 지켜야 돼는데. 내가 바카스를 많이 마시지 않아서 그런지... 쩝.







새목재(790m) 10 : 05






가까이 있는 산이어서 그럴까? 긴장이 늦추어 져서 그럴까. 약간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다.


처음 계획이 스고 번개를 추진했을때 참여를 요청한 회원은 나 포함 4명 그러나 사정이 있어 2명은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루루와 함께 출발.


저번 두악-덕절 산행때의 쓰라린 아픔으로 인해 준비한 나침반과 고도계.


국도에서 고도를 다시 세팅하고 안고단을 향해 차를 몰아 갔다.


강릉시내에서 보자면 삽당령을 넘어 임계방향으로 가다가 왕산면 고단리로 들어서서 농협 왕산지소를 지나 고단 2리로 빠져들어 덕우산 샘터의 바위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는 끊임 없는 비포장길을 따라가다 보면 산불조심 깃발이 나타 난다.


순간 저곳이구나 하는 직감이 왔다.


차에서 내려 감자를 심는 분들에게 길을 물었다. 새목재가 어디냐고.


우리가 제대로 찾아 온 듯.


바로 앞 고갯길 정상이 새목재 였다.


주차를 하고 장비를 챙겨서 새목재 오르는 길.


10여분 아주머니 들이 지난 단비를 맞은 토양에 감자 심는 것을 보며 왠지 모를 죄스럼을 느꼈다.


저리 일하는 사람들 앞을 등산하러 지나간다는 것이 왠지 뒷덜미가 따가웠다.


새목재에 세갈래 길이 있고 가장 오른쪽 길 비탈길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초입부터 문제에 봉착했다.


새목재는 밭으로 형성 되었고 그곳에 밭길까지 하면 한 4~5 갈래의 길.


이중 밭 사이에 난 비교적 넓은 언덕길을 선택을 했다. 이름하여 산밭길.


경운기 한대 지나다닐만한 폭의 길에 잡초 및 잘려진 나뭇가지들로 인해 길을 헤치면서 가는 형국이 었다.


분명 사람들이 다닌 흔적은 있으나 여기가 등산로라는 표식은 그 어디를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계속된 임도는 고도를 높이 할수록 서서히 사그러 들었고 마침내 소로길로 변하여 산 능선에 도착할 수 있었다.










995m 능선 도착(10 : 42)






능선에 올라 땀 한번 닥고 앞을 바라 보니 능선 아래로 뻐쳐진 길에 활렵수림 군락이 보였다.


아무 생각과 주저함 없이 길을 따라 능선을 내려 섰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서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다. 물론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달골이 나오고 거기서 다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사달산에 도착은 하지만 등산로가 희미한 오른쪽 산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이정표 하나 없음에 등산로 마다 매여진 리본 하나 없음에...)


길을 따라 내려 섰음에도 우거진 잡초와 야생화로 인하여 길을 찾는 것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길을 찾아 계속 앞으로 나가는 중 고목을 지나고 산 구비를 도는 순간 그곳에서 길이 사라졌다.


이럴 수가.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길이 없다면 어디선가 우리가 잘못 들었다는 결론.


그곳이 첨일 수도 있고, 아니면 능선에서 일 수도 있고.


다시금 지도를 꺼내어 확인을 하려는 순간 우리 눈에 약초캐는 노인 한분이 들어왔다.


구원군을 만난 것 처럼 기쁜 맘에 약초캐는 노인을 불렀고.


노추산에 가자면 능선에서 서쪽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그 자리에서 능선을 향해 올랐다.


능선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할겸 해서 지도를 꺼내 들고 나침반으로 현재의 위치 및 우리가 가야할 곳을 찾았다.


멀리 서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 가면 사달산과 노추산에 도착할 수 있음을 알았다.


안도의 한숨이랄까.


산행 장비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1135봉 도착 (11 : 30)







다시금 사달산으로 가는 본 능선에 도착하니 그곳에 등로가 보였다.


물론 이정표나 리본은 찾을 길이 없었다.


지도와 나침반에 의지하여 사달산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이 능선만 따라 가면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음에 걸음엔 신이 났다.


고도 1천메다 이상에 난다는 얼러지 꽃이 사방에 만개해 있었다.


얼러지 꽃과 함께 이름 모를 야생화의 군락들과 온갖 나물들로 산 전체가 신그러운 향내를 피우는 듯 했다.


4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산행이랄까?


하늘에서 타는 불꽃은 여름이요.


온통 만개해 있는 야생화는 봄이요.


지난주 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 않아 드문 드문 남아 있어 겨울이요.


인적 끊긴 곳. 활엽수림의 이파리로 가득한 낙엽 부서지는 가을이요.


그 자연의 오묘함과 아름다움이란.


특히나 얼러지 꽃.


꽃이 나기 전에는 나물로 먹는다고 하는데.


얼러리 꼴러리의 어원의 기원이 되었다는 얼러지 꽃의 그 군락은 정말 아름 다웠다.








사달산(1184m) 11 : 50






능선을 따라 가다 도착한 곳. 사달산


그곳에 헬지장 표식이 있었다.


헬기장으로 사용을 하려 하였는가 본데 잡목과 잡풀로 온통 덥혀 있었다.


이곳에서 반가운 리본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곳까지는 한때 등산객들이 다녀 갔음을 느낄 수 있었고, 마음이 한결 노였다고나 할지.


너덜을 지나 얼러지 꽃에 취해 능선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뭔가 이상했다.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이건 너무 가파른 경사로 계속 내려오는 것이다.


다시금 지도를 꺼내 들었다.


우린 능선을 타야 하는데.


다시금 발길을 돌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얼러지 꽃에 취해 무심코 지나간 곳.


그곳에 갈림길이 있었다.


물론 등로는 잡초와 꽃으로 덥여 있었다.


이곳을 놏치고 그냥 내려 갔으면 아마 우린 다시 왕산과 구절리를 넘는 재에서 헤매였을 것이다. 순간 식은 땀이 흘렀다.


시간도 얼추 되었고. 정심은 궂이 정상에서 먹어야 맛이 아니기에


꽃밭에 앉아 정심을 먹었다.


마치 야외로 소풍이나 온냥 마냥 편안하기만 했다.


역시 야생화의 싱싱한 멋과 산에서 먹는 정심의 맛이란...








노추산 봉우리 밑 (13 : 30)






갈림길에서 정심을 먹고 우측길을 따라 등산을 계속했다.


1180봉을 넘어 너덜지대를 지나 이르른 곳 노추산 아래.


올려다 보는 봉우리가 아득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가다 듬었다.


이곳을 오르면 늘막골로 오르는 등로와 만난다고 하는데...


산에 오르면 그것도 종주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이곳 또한 예외는 아니듯. 지금까지는 야트막한 오름과 내림의 반복이였는데 역시 알려진 산 답게 노추산은 우리의 발길을 쉬이 용납하지 않을 듯 했다.


맘을 먹고 한걸음 한걸음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암으로 형성된 1285봉에 이르렀다.


정상엔 고사목이 있고 그곳엔 누구의 장난일지 돌 하나가 마치 정상석 마냥 세워져 있었다.


봉우리에 이르르니 안개가 자욱했다.


이곳에서 안개면 아래서 올려다 보면 구름일텐데...


그 구름을 헤치고 노추산 정상을 향한 행보를 계속 했다.









노추산 정상 (1322m) 14 : 14






마침내 노추산 정상석이 보였다.


남들이 다니지 않는 등산로.


거의 폐쇄돼다시피 한 그 등산로를 찾아 무사히 이곳 노추산까지 올라온 것이다.


해냈다는 자신감에 기념 촬영...


노추산에서 바라보니 동쪽으로는 삽당령의 우렁찬 줄기가, 서쪽으로는 발왕산이, 남쪽으로는 정선군 북면 구절리가, 북뽁으로는 왕산면 대기리 안반데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또한 아름다운 광경


우리가 뚤고 온 곳으로 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서에서 동으로 노추산을 넘어 강릉으로 마치 거대한 거품이 흐르듯 강이 흐르듯. 파도가 부서져 포말을 내며 흐르듯 산 능선을 넘어 그렇게 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어찌 이 광경을 말로 그리고 몇줄의 글로 표현을 할 수가 있을까.


입산 금지임에도 정상에는 몇몇 사람이 보였다.


특히나 정상에 안테나를 세워 기지(?)를 마련한 햄(무선통신)을 하는 서울서 오신 아저씨.


취미의 60%는 햄이고 나머지 40%는 등산이라는.


일박 준비를 하고 올라온 그 분에게서 백두대간 종주 및 기타 산행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소주도 얻어 먹고. ^^


소주와 고량주로 인해 내 다리도 풀리고


원래 계획은 이성대까지 다녀 오는 것이였으나 여기서 노추산 행은 접기로 했다.


다음 기회에 구절리에서 왕산까지 종주를 한번 더 할 기회를 갖기로 하고...


각종 야생화와 바라다 보이는 전망. 그리고 운해.


이를 뒤로 하고 하신길에 접어 들었다.









갈림길 이정표(15 : 40)






15시 10분 정상을 출발하여 노추산을 내려오자 커다란 암반이 있었다.


올라 앉아 식사하기 그만일 것 같은 암반에 앉아 다시 하산길을 고민하며 지도를 꺼내 들었다.


올라오면서 늘막골로 내려가는 등로를 보지 못했는데.


약간의 두려움이 일었다.


등고선을 다시 확인하고. 나침반을 사용하여 방향을 가늠하고


다시 길을 찾아 나섰다.


조심이 내려오는 순간 우리 눈앞에 이정표가 나타났다.


이럴 수가 이런 이정표가 있다니 1285봉 바로 그곳 밑에 이정표가 있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느라 우회를 한 곳에 이정표와 갈림길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잘된 이정표가 있다니.


다시금 구름을 뚫고 하산을 재촉했다.


마치 가습기에 코를 대고 있는 기분이랄까?


약간은 습기를 먹은 듯한 연기속을 걷는 듯한.


그래도 우린 누가 뭐래도 구름을 뚫고 있었다.







늘막골 산행기점(16 : 10)






활엽수림과 전나무로 이루어진 끝없는 내리막길.


이곳으로 올라 갔다면 산행시간은 잛으나 그 오르막에 지루했을 듯.


상대적으로 하산하기는 수월했다.


특히나 잘 딱여진 등로마냥 벌채된 임도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침내 늘막골 산행기점에 내려왔다.


이곳에서 부터 도로가 형성되어 있었다.


물론 비포장 임도. 그리고 표지판.


(그놈의 표지판이 문제였다. 왼쪽으로 왕산 2.4km라도 쓰여 있었는데)


임도를 따라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이제 다 내려왔다는 안도와 어떻게 차를 가지로 새목재까지 갈까하는 두려움이 교차 하면서.


그런데 이게 2.4km를 벌써 지났음에도 갈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어딘가 잘못된듯.


굽이 굽이 도는 산길.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고.


임도를 걷는 다리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7시 30분 우리가 가야할 늘막골이 아닌 전혀 엉뚱한 곳 벌마을로 내려와 버렸다.


이곳은 배나드리가 있는 곳인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임도를 따라 계속 갔으면 구절리란다. 맙소사. 그놈의 이정표는...)



내려오기는 내려 왔으나 새목재까지 갈 일이 막막했다.


지나가는 차도 없고.


포크레인 한대 지나가고.


뒤이어 오는 차는 방향이 다르다고 하고.


또 한대. 조금지나 한대. 그렇게 4대가 지나가고.


날은 어두워지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sos를 신청했으나 다들 다른 일정.


그리고 마침 지나가는 차.


이럴수가 택~~~시.


얼마나 감사하던지.


택시에 몸을 싫어 새목재까지.


메다요금 9천200원. (1만원에 그 비포장 길을 데려다 주신 기사님께 감사. 특히나 농사일 땜에 잠시 다녀가던 길이라 했는데.)








후기를 마감하며







봄이면 갈 산을 찾지 못해 헤매였다.


이번 노추산 산행.


물론 때이른 산행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5월 15일에나 입산통제가 풀리는데.


그러나 산에는 이미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꺼번에 느낀 노추산.


그 절반의 종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구절리에서 왕산까지의 종주를 하고자 한다.


나침반과 지도에 의지하고 찾아 헤매는 산행.


물론 위험하다.


그러나 정말 새로운 경험.


그 나름의 멋과 맛이 있는 산행이였다.


산에 가면 갈 수록 욕심이 난다.


종주의 욕심.


그리고 육산의 깊은 맛에 자꾸만 빠지려 한다.


여기는 산이 아니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


 


산에서 장비는 필수겠지요.


우리도 우리의 리본으로 표시를 하는 산행을 하고 싶습니다.


좀더 멋진 내일의 산행을 위하여. 화이팅!








▣ 코리아마운틴 - 아이디보다 더 아름답고 정가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올려진 님의 산행기 잘 접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즐겨찾기 - 단순하게님,아이디가 좋아 클릭했는데..참 잘 된 산행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