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5(토, 맑음)

대구서부정류장(19:40)→통영(22:20)→워터피아(1박)→통영터미날(07:00)→동부(07:30~40)→마하병원(08:05)→부춘마을(08:10)→혜양사(08:30)→능선휴게소(09:20~10)→노자산(09:50~10:00)→마늘바위(11:20~10)→댕근바위(12:00~10)→뫼바위(12:40~13:10)→진마이재(13:30)→가라산(14:00)→망등전망대(14:20~40)→가라산→샘터(15:10)→다대성터(16:00)→해금강도로(16:40~17:15)






봄 바람 났는지 아니면 마음 둘 곳 없어 방황하는 것인지...
젊었을 땐 가족과 집 떠나본 적 없었는데.... 어떤 이는 내가 부럽다 하지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노자-가라산을 찾아 지난번처럼 통영터미널에서 07:00발 동부 경유 해금강행 버스에 오른다.

거제 지나 노자산 들머리 물으니 동부에서 내려 택시 타란다.
봄기운 감도는 농촌 들녘 거니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수퍼에 들러 먹거리 사면서 혜양사 물어보니 다리 건너 좌측 도로 따라 30여분 가면 된다 한다.

한적한 시골길 따라 가는데 동백꽃 매화 벚꽃이 꽃망울 터뜨리고 푸릇푸릇 새싹 돋아나니 그야말로 완연한 봄이다.




아주 오래된 마을 보호수 지나 동네(부춘리)로 들어서니 이제 막 돋아나는 논바닥 풀 뜯던 흑염소가 어느 집 손님일까 관심있게 쳐다보고 어미 소와 나들이 나온 송아지도 따뜻한 봄볕 아래 기지개 켜며 어인 일로 이렇게 오셨느냐 한다.



혜양사 인근 계곡엔 물이 흐르고 다래덩굴도 우거져 마치 깊은 산속 같다.


오솔길 따라 이리저리 너덜계곡 오르니 삼림욕장 길과 만나는 주능선이다.

바위봉에 올라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 북으로 계룡산에서부터 학동까지 이어지는 능선 살펴보니 남서쪽은 전통적인 어촌마을인데 반해 북동부는 조선 산업 발달로 전혀 다른 것 같다.







봉우리에 올라 노자산 (565m)신령님께 눈인사 드리자마자 발아래 꽃잎 같은 율포만과 두둥실 섬들, 몽돌해변과 은빛 찰랑대는 바닷물에 그만 시선을 빼앗기고..
내륙생활에선 만나 볼 수 없는 정경이니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이 확 트인다.


가야할 능선 끝으로 전망대가 보이고 군데군데 솟구친 암봉들은 무너져 내릴 것 같으면서도 덩굴식물이 휘감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비경이다.




너덜길로 내려 바위 옆 지나는데 나 좀 보고 가요 하는 작은 소리 들려 자세히 살펴보니 이제까지 소문만 들어왔던 노루귀들 아닌가

어찌나 반가운지 조심스럽게 디카 접근시켜 담아 보는데 흰색도 있고 보라색도 있는데 수북히 쌓인 낙엽을 어떻게 뚫고 나와 저렇게 예쁜 꽃을 피웠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전망대 바위에 올라 노자산에 작별 인사드리고 남쪽을 바라보니 하늘 높이 솟구친 가라산 신령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이쪽 능선도 군데 군데 커다란 바위들이 솟구쳐 있다.






마늘바위에 올라 학동 해변에서 해금강까지 살펴보고 또 다른 댕근바위에 올라 보니 잠지기 좋을 정도로 제법 넓고 평평한데 몽돌해변 전체가 한눈에 조망된다.









가라산 능선 중간지점에 우뚝 솟은 뫼바위에 오르니 몽돌 해변은 물론 해금강쪽까지도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잔잔한 바닷물에 물보라 일으키며 내달리는 유람선(해금강과 외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좋다.











진마이재에 이르니 수풀속 여기저기 넓은 잎새들이 보리밭처럼 한창 자라고 있다.


오름길로 30여분 헐덕거리니 헬기장이 나오고 가라산 정상(580m)이다.



저구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목조 정자가 준공을 앞두고 있는데 주변이 벌써 쓰레기로 오염되었으니 장래가 걱정된다. 대피소 개념도 아닌 정자 건물 굳이 건설할 필요 있겠는가

오래된 나무들 마구 제거해 버리고 결국 자연파괴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이같은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암봉마다 최고의 전망대인데...








저구항과 다대항 전체를 살펴보고 해금강 쪽으로 하산할 생각으로 가라산쪽으로 되돌아 간다.
해금강쪽 하산길로 내려가 보니 찾았던 샘터가 반기며 시원한 물 한잔 마시고 가란다.


이 길로 가면 해금강쪽으로 하산하리라 생각했는데 점점 방향이 어긋나며 다대초교 쪽을 향한다.

해금강 능선에선 학동해변과 해금강의 또 다른 비경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산사면 너덜지대 짐승 다녔던 흔적 따라 숲속 헤치며 계곡 건너 능선에 오르니 다대 성벽과 만나고 성벽따라 오솔길도 보인다.


능선길은 온통 잡목이 우거지고 전망대가 될 만한 암봉도 없어 예상했던 비경을 만나 보지 못했는데 성벽 오솔길은 다대초교 쪽으로 휘어져 내려간다.

좀 더 진행해 볼 까 하는 욕심에 능선따라 또 다른 봉우리를 찾아 올라가는데 진달래가 연분홍 꽃망울 터뜨리며 나를 본 것으로 만족하고 이제 그만 어두워져 가니 하산하라 한다.

금년 들어 처음 만나 보는 진달래 참으로 아름답고 반갑구나





아쉽지만 포기하고 해안도로 방향 급경사 너덜길 헤치는데 가끔 아주 오래된 동백숲도 만난다.



계속 고집 부렸다면 해안도로변 급경사지대로 떨어질 것이고 철책으로 막혔을 테니 되돌아 나오는데도 한참 고생했을 것 같다.

진행할 곳에 대한 특성을 미리 조사해서 합당한 준비로 대응해야지 무턱대고 덤빈다면 쓸데없이 고생하며 시간만 허비하게 된다는 것을 ....



통영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벽방산에 올라

2008.03.16(일, 맑음+황사)

통영터미날(09:00)→안정리(09:20)→은봉전망대(11:20~30)→은성암전망대(11:40~50)→산죽(12:30)→전망대(12:40~13:10)→벽방산정상(13:20~30)→안부(14:00~30)→전망대(15:00~10)→마을도로(16:00)→안정초교(16:10~40)→통영터미날(17:00)




욕지도는 선박시간도 모르고 되돌아 나오는데도 시간 제약이 있을테니 다음으로 미루고 수퍼 아저씨 소개해 준 벽방산을 생각하며 또 하룻밤을 통영시민과 함께 워터피아에서

통영터미날에서 통영 시내버스(64번, 65번)에 오른다.
안정사 입구에 내려주는데 반갑게도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가 바로 옆이다.

산동네로 올라 안정사 지나 은봉 쪽으로 오른다.


가파른 소나무 숲길 올라보니 은봉인데 저 아래쪽 봉우리에 올라보면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가 잘 보일 것 같다. 반가운 마음에 가 보았는데 잡목만 무성하고...

되돌아 능선길 이어가니 은성암 뒤편으로 좋은 전망대가 있다.


안부로 내렸다 급경사 올라가는데 산악회분들과 조우되어 흙먼지가 자욱하다.

정상 아래는 깨진 바위들이 쌓여 있고 사람 키만한 산죽밭 지나 계단 오르는데 통영 주변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비경들이 계속된다.






정상부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LNG운반선이 저장기지 하역장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안정지구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에 반영되어 97년 기지 건설이 추진되다가 이듬해 외환위기로 일시 중단되었던 통영기지

이젠 저장탱크 기수도 15기나 되고 평택 인천기지와 함께 우리나라 천연가스연료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구나

국내 최초의 LNG 기지 건설과 운영이라는 이유로 외국인의 도움을 받아 가며 일에만 매진했는데 그 모든 수고가 결집되어 이젠 우리도 세계로 진출할 만큼 건설 운영기술이 안정되었구나.

지나고 보면 모두가 추억일 뿐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것
잠시 추억속에 하역과정 살펴본 후 능선길 이어가니 벽방산 정상(650m)이다.






정상석 주변은 기념사진 찍느라 잠시도 한가할 틈이 없다.
고성 들녁과 주변 산하와 바다 섬들에게 눈인사 드리고 능선따라 하산하다 안부 수북한 낙엽에 누워 잠시 오침을



하산길은 은성암쪽으로 갈라지는데 능선 전면에 또 하나의 봉이 보였고 오솔길도 있으니 그쪽으로 다시 오른다.

산자락 사면 암봉에 올라보니 인수기지와 조선소가 세세히 잘 보인다.



임도 따라가다 옆으로 발자국도 보이고 해서 내려서는데 급경사 지대인데다 여기 저기 온통 가시밭길이다.

한참 헤메이다 빠져 나오니 묘지 앞 잔디에서 특이한 야생화가 반겨 주는데 오늘 산행중엔 노루귀를 만날 수 없었다.


길옆 밭에는 파릇파릇 풀들이 자라고 이름 모를 꽃들도 피어 있으니 이곳은 벌써 봄이 한창이다.





버스 정류장 옆 주점엔 산꾼들로 떠들썩하다.
손두부와 동동주 반되 부탁하니 거절한다.

20여분 기다리니 통영 시내버스가 온다.
통영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대구행으로 갈아타고 평소 즐겨 찾는 집에서 늦은 저녁을....

홀로 여행은 얻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대가도 치루어야 한다.

이 세상에 좋은 것만 어디 있나?
하나가 달면 반드시 하나가 쓴 법이고 나에겐 그만한 것들은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으니 냉정한 물리침을 받을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