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일  수요일  날씨 맑음.

진고개 - 노인봉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주차장.

 

오늘은 한우리 산악회 창립 산행일이다.

오랫만에 산행을 하게되니 왼지 밤잠이 설쳐진다.

남편이 불을 키며 흔들어 깨운 시각은 5시.

아휴 일나기 싫어!

 

버스에 올라타니 만석을 이룬다.

이쁜 숙녀^^* 수줍은 척, 뒷 꽁무니로 자리로 간다.

잠시 눈좀 붙일렸더니 뭘 나눠주는 소리가 들린다.

원래 나간 0  몫은 있어도 자는 0 몫은 없다했으니 얼른 눈을 뜰수밖에,,ㅋㅋ

하마터면 따끈따끈한 백설기 한뎅이 손해 볼뻔했다. 아참, 물도 있었지.

연이어 줄줄이 사탕처럼 타월에~손수건에~ 양말에~ 자던 잠이 다 도망가 버렸다.

공짜 좋아하는 숙녀 용기내어 혼자라도 오길 참말 잘했다. 호호~

 

9시 30분.

진부령 휴게소에 내리니 찬바람에 추위타는 산님들 옷깃을 여미신다.

한 걸음만 띄면 다시 벗으실걸~

산행하기 최고로 좋은 바람! 휴게소에서 마신 커피덕에 컨디션 최상이다.

노인봉까지 완만한 길을 보약마시듯 음미하면서 오른다.

비 많이왔던 이번 여름날 소황병산에 갈때 놓쳤던 노인봉을 오늘서야 올라본다.

겹쳐진 좌우 산들이 아스라하다. 

암릉으로 된 노인봉은 모두 한우리 회원님들 차지가 됬다.

 

노인봉 산장에서 왼쪽길로 들어선다.

한시간쯤 불편한 길을 내 주더니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암반위에 물이 나온다. 낙영폭포.

뒷분들 기다리며 얼마전 삐끗해서 부운 오른발, 그래도 내 이쁜 발^^* 계곡 찬물에 호강 한번 한다.

낙영폭포 - 광폭포 - 여기저기 소를 지나는 동안 탱글탱글한 도토리가  길가에 즐비하다.

가는 내내 연초록 투명한 계곡물이 들어가고픈 충동을 일게하고,

부평서 오신 이쁜 언니뻘 되시는 분, 내년엔 수영복을 갖고 오신다네~ 에혀;;

 

어머나;;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 했더니 백운대!

우리나라 이곳을 계곡대회에 내 보내면 몇등할라나~ 넘 좋다.

이 너른 암반위에 저 흐르는 맑은 물,

{첫 산행지를 이곳으로 정한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임다,만족함다, 100점 임다, 주제넘게시리~}

아저씨 한분이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에 물을 주셨다.

칭칭 동여맨 발목 붕대를 다시한번 풀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아저씨들 배낭에서 내려놓은 머리고기가 어찌나 맛있던지,,,

요즘 울남편 돈벌이 쉬원찮은데 몸 보신 한번 잘 했다, {진짜루 잘 먹었어요}

 

만물상을 지날땐 자꾸만 뒤돌아 보게된다, 넘 근사해서~   

아예 아저씨 두분은 일찌감치 도착하여 누워서 감상하신다.

구룡폭포에 도착하니 위에서 눈을 다 베려서인지 별거아니다.

이십년전 쯤에 남편이랑 여기까지 기를 쓰고 올라와서는  여기가 최고라며 뿅; 갔었는디,,,

 

3시 30분.

뉜가 하산길이 길어 지루하다더니 놀멩놀멩 쉬멩쉬멩 내려 와서인지 하나두 지루한줄 모르겠다.

예약해둔 식당에서 나물과 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귀가길에 오른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음료수에 아이스크림에 끝까정 입을 즐겁게 해 주신다.

이 버스안엔 덕을 베푸시려는 분들이 많이도 계시다.

 

집에오니 9시가 훌쩍 넘었다.

울 남편, 자기가 먹은 저녁 설거지 다 해놓고

망사행주 햇볕에  말려놨다며 산에 다녀온 마누라 칭찬을 기다린다.ㅋㅋ

행복한 소녀 입이 귀에 걸린다.

칭찬 상으로^^* 언제 시간만들어 남편이랑 둘이 백운대 까지만 가야징 {무릎이 안 좋거든요}

담엔 언제쯤 또 산에 갈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