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오대산(五臺山) 노인봉(老人峰,1,338m) - 소금강(小金剛),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산행일자 : 2007년 5월 27일 (일요일 )
참가자 : 재경51 28명 + 창원51z 
날씨 : 맑음


오대산 소금강개관

오대산(五臺山)에는 주봉우리인 비로봉 외에 호령봉(虎嶺峰:1,531m)·상왕봉(上王峰:1,491m)·두로봉(頭老峰:1,422m)·동대산(東臺山:1,434m) 등 고봉이 많다. 크게 위의 다섯 봉우리 및 그 일대의 사찰들로 구성된 평창 오대산지구와 노인봉(老人峰:1,338m) 일대의 강릉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전형적인 토산(土山)이며 산림자원이 풍부하고 겨울철에는 강설량이 많다. 월정사(月精寺), 상원사(上院寺) 등의 사찰과 오대산사고지(사적 37) 등 많은 문화유적이 자리한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연간 80만 명 정도의 관광객과 등산객이 찾는다.

 

소금강(小金剛)은 오대산 동쪽 기슭에 있다. 예로부터 경관이 빼어나 1970년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었다.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국립공원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청학동소금강 또는 연곡소금강이라고도 하며 요즘은 오대산소금강이라고도 한다. 소금강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李珥)의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유래한 것으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대산 소금강은 사시사철 아름다우며 여름철 피서지와 단풍 관광지로 사랑받는다. 무릉계에서 1.1km 거리에는 계곡 물이 십(+)자 모양의 못을 이룬 십자소가 낭떠러지 아래에서 깊은 물을 일렁이고, 다시 600m 지점에는 식당암이 기다린다. 율곡선생 또는 마고선과 수천 군수가 식사했다는 전설에 어울리게 넓고 평평한 암반이 펼쳐진다. 식당암에서 극락고개를 오르면 세심대와 청심대를 지나 구룡폭(구룡연)에 이른다. 아홉 폭포가 연달아 내리꽂히는 자태가 장관이지만, 그 전경을 보려면 반대편 봉우리로 올라야 한다. 구룡폭 바로 위에는 만물상이 펼쳐진다. 거인의 옆얼굴을 닮은 귀면암, 촛불 형상의 촛대석, 암봉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 낮이면 해 같고 밤이면 달 같은 일월봉, 거문고 타는 모습의 탄금대 등이 만물상을 장식한다 .


참고 산행로 개념도 (그림 누르면 확대)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코스, 산행기 등)  : 아래 Site에서 "창원51 정선 산행정보"중  강원지역의 "오대산"참조

 

산행코스

진고개 ~  노인봉(1,338m) ~  낙영폭포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금강사  ~ 무릉계(소금강입구)


구간별 산행시간  

진고개 -80분- 노인봉 -50분- 낙영폭포 -50분-  광폭 -10분- 백운대 -20분- 만물상 -20분- 구룡폭포 -15분- 삼선암 -10분- 금강사 -5분- 연화담 -5분- 십자소 -15분- 소금강(무릉계) 입구

 

순산행 시간 : 약 4시간 30분 (점심, 휴식포함 : 6시간) - 우리 산행코스는 위의 지도와는 반대방향임. 

산행 메모 및 사진

 

이번 주는 서울 친구들 등산모임에서 강원도 오대산으로 장거리 산행간단다.
그동안 몇 번이나 별렀던 오대산인데 마침 잘됐다 싶어 따라 가기로 했다.


나이가 든다고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해 지지는 않고
주말을 집에서 보낸다고 해서 해야할 일이나 시름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친구들이 부를 때는 두말 없이 바깥으로 휑하니 나서는 것이 장땡이다.

 

특히, 별로 준비할것 없이 배낭하나만 달랑 짊어지고 나가면 되는 등산모임이 요즘 인기가 있어서인지
주말 새벽이면 시내 곳곳이 등산객으로 붐빈다.


우리도 양재에서 대절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멀리 강원도로 출발했다.
버스간에서 자주 보는 친구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꾸벅꾸벅 졸다보니 오대산에 도착했다>
얼핏보니 2시간 좀 더 걸린 듯하다.
이른 아침이라 길 막힌 곳이 거의 없었다.

 

진고개에서 산행 출발

오늘의  들머리는 진고개이고 산행코스는 노인봉에 올랐다가 소금강으로 하산하는 가장 쉬운 코스이다..
오대산을 등산목적으로 왔다면 비로봉을 비롯한 주 봉우리들을 올라야 하겠지만
오늘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오대산과 소금강의 짙어가는 신록에 하룻동안 푹 빠졌다가,
오는 길에 주문진에서 동해바다 구경 하고 오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나마 A조는 노인봉이라도 올랐다가 소금강으로 하산하지만,
여성들을 포함한 B조는 아예 무릉계로 차를 타고 가서 소금강으로 거꾸로 오르기로 했다,

 

진고개에서 노인봉 오르는 길은 초반에 오르막이 좀 있기는 하나 그리 힘들지 않는 코스이다.
녹음이 우거진 산행로를 따라가면 간간히 연분홍 철쭉이 힘들어하는 산행객을 달래준다..

 

  진고개(좌)와 연분홍 철쭉

 

노인봉(1,338m)

쉬엄쉬엄 올라오니 1시간 20분쯤 걸려 노인봉에 도착했다.
"노인봉"이라는 이름은 멀리서 보면 봉우리의 모습이 백발노인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진고개에서 오르는 길은 마치 노인들 산행코스 같아 봉우리 이름과 잘 어울린다.

 

1,338m 고지를 1시간여 만에 오르고 나니 좀 쑥스럽기도하고 어떻게 좀 새치기한 느낌도 든다.
하기야 들머리인 진고개 고도가 970m 쯤 되니 실제 산행은 동네산 높이만큼 오른 것이다.


 

 

   오대산 노인봉

 

소금강 계곡으로 하산

노인봉을 지나 낙영폭포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소금강 구역으로 들어선다.
"소금강"이라는 이름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지만, 이 곳은 율곡 이이 선생께서 "소금강"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명소의 이름도  "구룡폭포", "만물상", "귀면암"  등 북한 금강산과 같은 이름이 많다,
4년전 "한국의 산하"에 올린 금강산 산행기를 들춰보면서 비교를 해보아도, 금강산에 비해 별로 손색이 없다.
(금강산 산행기 1편,  2편,  3편)

 

   낙영폭포

 

낙영폭포를 지나니 본격적인 소금강 계곡길이다.
어느쪽으로 눈을 돌려도 절경이고 명경지수다.
처음에는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아보지만, 수 km를 계속해서 녹음사이의 시원한 물줄기와
아름다운 소와 담을 지나다보니 눈도 감동도 점차 무디어진다.

 

 

 

   소금강 계곡

 

  광폭 

 

 

   백운대

 

   백운대 앞

 

어디를 보고 백운대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을 지나면 곧 만물상 지역으로 들어간다.
산 능선쪽을 보면 곳곳에 기암괴석들이 보인다.

 

 

 

  만물상 부근

 

 

이 바위가 아마 귀면암인 것 같다. 멀리서 보면 사람 얼굴같은 바위가 우리를 물끄럼이 내려다 보고 있다.

 

 

    귀면암

 

 

좀 더 내려가니 제법 큰 폭포가 나오는데 이곳이 구룡폭포이다.
아래 위로 나누어져 여러 구비의 물줄기가 흘러내리는데, 금강산 구룡폭과 비교해서 규모는 택도 없지만
생긴 모습은 꽤 장관이다.

 

  구룡폭포 상부

 

   구룡폭포 하부

 

 

  식당암 주변

   금강사

 

  연화담

   소금강 입구

 

소금강의 절경에 취해 내려오다 보니 3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좀 더 있으면 너럭바위에 누워 낮잠이나 한숨 자고 왔으면 좋으련만
다시 먼길을 가야할 형편이라 탁족조차 못하고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오는 길에 주문진에 들러 오늘따라 쓸슬해 보이는 바다가 잘 보이는 횟집에서

시글법쩍한 뒷풀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예상대로 길이 막혀 주문진에서 4시간 반쯤 걸렸다.

 

   주문진에서 뒷풀이

 

   해질녁의 주문진 앞바다

 


산행을 마치고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년의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가락지다.
.......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얼마전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피천득 선생의 수필 "5월"중에 나오는 글이다.
선생께서는 5월을 특별이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5월에 태어나서 5월에 돌아가셨다.

 

우리도 지금 막 떠나고 있는 오월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오월에 보는 신록과 계곡의 자태가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오대산 소금강을 다녀왔다.
그리고 거기서 정말로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년의 얼굴 같은 5월을 만났고,
아쉽지만 만나자마자 소금강의 추억 속으로 떠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