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화요일), 5시 25분에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신용산역에서 내려 용산역 앞에 닿으니 6시 15분.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둠 속의 용산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니 매표소가 있다. 정읍으로 가는 6시 40분발 KTX 표를 끊는다. 요금은 31200원. 8시 57분에 정읍에 도착해서 오른쪽의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호객을 하는 택시 운전사들이 일인당 2000원씩 내고 택시를 타고 내장산버스터미널까지 가라고 한다. 합승 택시를 타고 20분 만에 내장산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려서 10분쯤 걸어가니 내장산매표소다. 2000원의 문화재 관람료를 내고 단풍터널로 들어가니 올 가을은 궂은 날씨가 많아서 단풍의 색감이 그리 곱지는 못하지만 내장산 특유의 화사한 색조의 단풍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연못 안에 지어 놓은 정자인 우화정(羽化亭)을 지나고 케이블카 입구도 지나서, 내장산매표소에서 40분 만에 내장사 일주문 앞에 도착한다. 
 


어둠 속의 용산역. 
 


정읍역. 
 


차도변의 단풍. 
 


단풍의 행렬 1. 
 


단풍의 행렬 2. 
 


단풍의 행렬 3. 
 


우화정(羽化亭). 
 


약수터. 
 


새빨간 단풍. 
 

일주문에서 보도블럭을 깐 길로 들어서서 천왕문(天王門) 안으로 들어가 10분 남짓 내장사를 둘러보다가 다시 일주문으로 되돌아오니 옛날의 내장사(古內藏寺)라는 벽련암 입구의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이 가리키는 길로 들어서서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15분쯤 오르니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서래봉 들머리가 나온다. 
 


내장사 일주문. 
 


내장사 대웅전. 
 


내장사의 진신사리탑과 석등. 
 


내장사의 약수터와 관음전. 
 


내장사의 금송(錦松). 
 


내장사 일주문 옆의 벽련암 입구. 
 

일단 불출봉으로 오르는 임도로 잠시 올라서 돌계단을 올라 벽련선원이라는 현판이 설치된 문루로 들어서니 정원수가 예쁘게 조성돼 있는 벽련암의 대웅전이 나오고 대웅전 위로는 서래봉이 험준하게 자리잡고 있다. 10분 남짓 벽련암을 둘러보다가 서래봉 들머리로 다시 내려와서 산행을 시작한다. 
 


나무의 혹에 대한 설명문. 
 


벽련암 대웅전. 
 


벽련암의 연못과 석불. 
 


벽련암의 약수터. 
 


벽련암 대웅전 위로 보이는 서래봉. 
 


벽련암의 석탑. 
 


벽련암 입구의 서래봉 들머리. 
 

등로는 조금씩 가파라지기 시작하고 진땀이 나고 숨이 차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서 철계단을 올라 빗재에 닿는다. 서래봉 들머리에서 30분이 걸렸다. 빗재에서 월영봉과 장군봉, 연자봉, 신선봉, 까치봉을 조망하며 15분 남짓 쉬다가 일어선다. 험준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15분쯤 나아가면 해발 624 미터의 서래봉 정상이다. 
 


조선말 유림(儒林)들이 명성황후의 복수를 맹세했다는 석란정터(石蘭亭址). 
 


가파른 돌밭길. 
 


빗재로 오르는 철계단길. 
 


빗재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연자봉. 
 


빗재에서 바라본 월영봉과 장군봉. 
 


빗재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까치봉. 
 

수십 명의 사람들이 올라와 있는 서래봉 정상에서 조망을 하면서 5분쯤 머물다가 서래봉을 내려선다.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내린 끝에 20분 만에 내장저수지 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5분을 오르니 샘물이 말라서 나오지 않는 서래약수에 이르고 험한 암릉길과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서래봉 정상에서 한 시간 만에 해발 622 미터의 불출봉 정상에 닿는다. 
 


서래봉 정상 - 해발 624 미터. 
 


서래봉에서 바라본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 
 


서래봉에서 바라본 내장저수지. 
 


불출봉으로 가는 길. 
 


서래봉 쪽을 뒤돌아보며 한 컷. 
 


불출봉으로 오르는 길. 
 


불출봉 정상 - 해발 622 미터. 
 

불출봉 정상에서 20분 가까이 쉬다가 망해봉 쪽으로 향하는데 구름다리의 폭이 좁아서 일방통행 밖에 되지 않는 탓에 통과가 지체된다. 한 쪽에서 잠시 양보해 주면 더 빨리 통과할 수 있을 텐데... 구름다리를 통과해서 잠시 내려서면 원적암을 거쳐서 내장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 있다.

불출봉에서 45분 만에 험로를 지나 철계단을 올라 바위전망대에 닿는데 평일인 데도 불구하고 예상외의 많은 인파로 산행이 지연되고 또한 자신의 페이스대로 완급을 조절해서 산행을 할 수 없으니 관절염으로 시달리는 양무릎의 통증이 심해진다. 결국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컨디션이 악화되어 장군봉을 올라서 유군치에서 동구리로 하산하려던 종주 계획을 수정하여 까치봉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바위전망대에서 35분쯤 길게 쉬다가 험한 암릉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 15시 8분에 해발 679 미터의 망해봉 정상에 닿는다. 불출봉 정상에서 한 시간 30분 가까이 걸린 것이다.

망해봉 정상에서 15분 가까이 쉬다가 연지봉 쪽으로 내려서는데 철계단이 나 있는 정상적인 등로를 놓치고 암릉길로 내려서게 된다. 다시 철계단을 올랐다가 내려서니 육산의 분위기를 풍기는 순탄한 능선길로 접어들어 망해봉 정상에서 15분 만에 먹뱅이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데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먹뱅이골의 초입은 매우 가파르다. 직진하여 능선길을 10분 더 오르니 헬리포트인, 해발 670 미터의 연지봉 정상이다. 잠시 조망을 하다 쉬지 않고 안부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 25분 만에 해발 717 미터의 까치봉 정상에 닿는다.

이제 일몰까지 한 시간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장군봉까지의 종주는커녕 바로 지척에 있는, 내장산의 최고봉이자 주봉인 해발 763 미터의 신선봉에도 오르지 못하고 하산하게 되니 정상을 밟지 못하는 산행이 되고 만다. 
 


험하고 가파른 등로.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까치봉과 연지봉.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래봉과 불출봉. 
 


망해봉으로 오르는 길. 
 


망해봉. 
 


망해봉 정상 - 해발 679 미터. 
 


연지봉 정상 - 해발 670 미터. 
 


까치봉 정상에서 바라본 신선봉. 
 


까치봉 정상 - 해발 717 미터. 
 

까치봉에서 15분쯤 쉬며 하산 준비를 마치고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5분쯤 내려서니 능선길이 갈라지는데 왼쪽 길은 영취봉에 이르는 비지정등산로인 듯하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나무말뚝에 로프난간을 설치한 가파른 등로가 나타난다. 까치봉에서 내려서면서부터는 오르막이 전혀 없는 꾸준한 내리막길이다. 험하고 가파른 능선길을 무릎 통증 때문에 느릿느릿 내려서니 길은 서서히 완만해지고 순탄해진다.

까치봉 정상에서 한 시간 10분 만에 금선계곡과 만나는, 산행안내도가 설치된 계곡길로 내려서게 되고 평지에 가까운 순탄한 계곡길을 20분쯤 내려서니 내장사의 담 앞에 있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날머리에 이른다. 10분 가까이 더 걸어서 내장사 일주문에 이르니 택시 운전사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 시내버스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1100원의 버스요금을 내고 버스에 타니 18시 15분이 되어 출발한 시내버스는 18시 45분경에 정읍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정차한다.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서 19시 정각에 출발하는, 강남 센트럴시티의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표를 끊는다. 요금은 12600원. 그런데 차편은 일반이지만 차는 우등 고속버스다. 그래서 오른쪽의 일인석에 앉아 다리받침을 펴고 등받이를 웬만큼 눕혀서 반쯤 누워서 편히 가니 스르르 잠이 온다. 정안휴게소에 닿아서 잠이 깨었는데 15분간 휴게소에서 정차한 버스는 다시 서울로 향해 지정된 시각보다 5분 빠른 21시 45분에 센트럴시티에 닿는다.

오늘의 산행은 사실 기대에 비해 올 가을 날씨가 좋지 않아서 단풍이 그리 곱지 않았고 더구나 때늦은 구경이라서 산의 아랫부분에서나 단풍을 볼 수 있었기에 흡족하지 못했고 인파가 밀려서 산행이 지체되어 내장산 정상인 신선봉에도 오르지 못한 미완의 산행이라고 해야겠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산행을 하라는 깨우침을 은연중에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서래봉과 불출봉, 망해봉 구간은 오르내림의 기복이 심하고 길이 험해서 매우 힘든 구간이지만 최고봉인 신선봉을 오르는 것에 비해서 조망도 더 낫고 더 큰 산행의 가치가 있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수년 내로 언젠가는 한 번 더 와서 미답의 코스를 완주하고 싶은 아쉬움을 남긴 산행이었다. 
 


가파른 내리막길. 
 


서서히 완만해지는 내리막길의 단풍. 
 


금선계곡과 만나는 지점의 산행안내도. 
 


금선계곡. 
 


내장사 담 앞의, 방향표지판이 있는 내장산 날머리.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