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가 아니면 어떠랴? - 남덕유산(1,507m)

언  제 : 2006. 09. 02(토)

어디로 : 경남 함양군 서상면

누구랑 : 청명산악회 40여명


♣ 남덕유산  

산의 유래는 지리산 다음으로 크고, 넉넉하고 덕이 있는 덕유산이며, 덕유산의 연봉들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덕유(德裕)산에 남녁 남(南)자를 앞머리에 붙여진 이름이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 일대를 북덕유산, 장수군에 있는 서봉을 장수덕유으로 일컫는다. 장수군 지역에서는 장수덕유산을 5대 명산의 하나로 꼽고 있다.

덕유산하면 북쪽의 북덕유산과 주봉인 향적봉, 그리고 무주 구천동의 33경만 생각하기 쉬우나 장수덕유와 이곳 남덕유산까지 덕유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남한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다음으로 웅장하고 넉넉한 산이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는데, 장수의 봉우리를 남덕유산이라하며 해발 1,507m이고, 무주의 봉우리를 북덕유산이라 하는데 해발이 1,615m로서 남덕유산보다 북덕유산의 향적봉이 108m가 더 높다.

남덕유산의 산상에는 참샘이 있는데,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찬물이 솟아난다. 임진왜란때 일본인들이 이 산하에 와서 산을 보고는 크고 덕이 있는 산에서 싸울 수 없다 하여 퇴군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남도 산의 조종인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남덕유산 하면 1,507.4m의 동봉을 두고 일렀다.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가 성행하면서 서봉을 거치는 등산인들이 많아졌고, 서봉이 동봉보다 높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서봉을 남덕유산의 주봉으로 치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

♥ 이동 시간

07:20

평택출발

12:19

남덕유산 정상(점심)

09:50

영각사도착

13:59

월성재

09:58

산행시작

15:18

삿갓봉

10:40

남덕유산 전방 1.9km

15:52

삿갓재 대피소

11:27

남덕유산 전방 0.9km

17:18

황점 마을

11:47

철계단 앞

18:00

평택으로

♥ 이동 거리

영각사 → 남덕유산 정상(3.6km) → 월성재(1.4km) → 삿갓골대표소(2.9km) → 황점마을(3.4km)

덕유산 하면 의례 향적봉에서 육십령까지 30km의 대종주라든가, 혹독한 칼바람속의 상고대라든가 장쾌한 능선의 설경을 떠오르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나는 덕유산에 입산신고를 못했으니 은근히 남모르는 약점(?)을 안고 지내다가 청명산악회에서 남덕유에 오른 다는 공지를 보고 은근 살짝 같이 가기를 청했으니 과일도 제첫 맛이고 산행도 제철 느낌이라지만 요즘은 먹꺼리고 산행이고 제철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옴니암니 따질일이 아니지 않은가?....ㅋㅋㅋ

산행은 이렇게 영각사에서 부터 시작된다.

지난 봄 "수목장을실천하는모임"에서 만난 이름 모를 영각사 젊은 처사를 만나 근황이라도 알아 볼 요량으로 무작정 영각사로 들어가는 포장길을 더듬었드만 산행은 이쪽 길이 아니라며 불러 세운다. 쩝,쩝~~

영각사는 비구니 절이라는데 어짜피 지네들이나 나나 그렇고 그런 산행 실력이면 널널하게 영각사를 둘러 보았으면 좋으련만 디립따 산으로만 치고 올라가니 "산그리메"라는 분의 블로그에서 사진 3장 훔쳐오고 말았으니 사전에 동의없이 일을 저질르고 고해성사를 했으니 어떻게(?) 될라는지 모리겠따....

영각사에서

영각사에서

쉬엄쉬엄 1시간이나 올랐을까?...체격이 건장한 젊은이가 비닐봉지를 들고 내려오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아마도 홀로 종주를 하면서 먹은 음식물 포장지를 정성스레 걷어 오는 것이리라. 상큼한 일이다...

11:27

11:32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한국의 산천에서)

소문난 철계단의 초입이다. 그러나 뭐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올랐다.

철계단 우측으로 보이는 뾰쭉한 봉우리가 삿갓봉인지?

 

 

 

후미조들은 이제 철계단 초입에 도착했다

 

정상이다. 날씨도 째지게 맑고 햇살도 적당하니 의당 사방의 조망을 즐길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동서남북을 분별할 수가 었고 그 산이 그 산 같고 더군다나 산이름을 모르는 초보가 날파리 등쌀을 견디며 어떻게 조망을 즐길 수 있단 말인가?....아내의 훈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녀는 오늘 고대산으로 날라가 버렸으니?....쩝, 쩝....

향적봉 방향의 능선이다

서봉쪽인가?

13:07

13:20 옴마나?...8.5km라니?...육십령에서 올라 올려면 곡소리를 여러번 내질러야 여기까지 오겠구나!..

 

 

 

13:33 반주로 서너잔 걸친 송엽주에 다리가 풀린 것인가?...내림길 진흙에 미끄러지면서 왼쪽 촛대뼈를 바위에 긁혀 벌겋게 상채기가 났으니 산행할 때마다 훈장을 하나씩 달고오니 곧 있으면 별도 하나 달겠다...ㅋㅋㅋ

 13:52 나는 내려가고 여학생들은 지친 걸음으로 올라오는데 복장에 신경이 쓰여 꼭 내 딸처럼 안쓰럽게 보인다. 그러나 젊음은 이렇게 싱그럽고 보기 좋은 것이다.

빵과버터 : 야!..니네들 남자 친구하고 같이 오지 썰렁하게 니네들만 오냐?...

여학생들 : 그러게 말이유?...

빵과버터 : 야!...근데 니네들 어디서부터 오는데?...

여학생들 : 향적봉에서요...

빵과버터 : (속으로 : 아니?...이것들이!!...) 야!..니네들 나좀 봐라!...사진한 장 박게!...

 

13:59 월성재는 종주꾼들의 오아시스려니...

 

 

 

 

 

 

 

15:12 이길로 바로 갔으면 삿갓봉을 빼먹어 버릴 뻔 했다

15:18 삿갓봉에서

모 산악회에서 온 젊은 친구는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 동봉, 서봉, 향적봉등 전후좌우에 보이는 산 봉우리들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가르침에 대한 월사금을 사진 한 장으로 갚는다.

왼쪽이 남덕유(서봉), 오른쪽은 동봉이다

남덕유에서부터 저 산이 계속 눈에 밟혔다. 온통 바위로 뒤덮인 저산은 비록 산 아래 있는 산이라 해도 해발 1,200m이나 되는 무슨 산이라고 젊은 친구가 가르쳐 줬건만 도통 기억이 나지 않으니 메모처럼 좋은 습관이 어디 있으랴!...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느니!..

15:45

 15:45

 

 15:59

16:03 황점으로 내려가는 샘터에서....60은 족히 넘었을 것같은 할머니 둘이 동부능선 어쩌구 하면서 종주중이란다

 

 17:04

 17:08

 

17:16 황점마을의 공동 빨래터

17:19 황점마을에서....늦었다 싶어 부지런히 왔건만 선두의 준족팀과 월성재에서 내려온 팀들은 다른 산악회에서 온 일행들과 어울려 마을의 정자나무 밑을 전세라도 낸 듯 목소리가 자못 도도하고 얼큰해져 있다. 서둘러 김치찌게에 밥 한덩이 얹어먹고 어디 마땅히 씻을데가 없을까 싶어 마을 수돗가 쪽으로 가서 두리번 거리는데 마을 안쪽 평상에 너덧명의 할머니들과 남자분 서넛이 앉아 계시는데 남자 노인(?)한 분이 말을 건넨다

남자노인 : 저기 회장이 누구요?

빵과버터 : 왜요?...

남자노인 : 아니 우리 동네에 와서 퍼질러 먹고 마시기 전에 동네 노인네들을 찾아 뵙고 식은 국이라도 한 사발씩 갖다 드리는게 예의가 아니요?...

빵과버터 : ???....옳으신 말씀이기는 한데요...뭐 잔치 벌리려 온 것도 아니고 힘든 산행후 아마 지네들 먹을 것도 넉넉지 않을테니 거기까지 예의를 차릴 겨를이 없었을 테지요?...

궁색한 변명으로 입막음을 할려니 기분이 영 벌레씹은 듯 찝찔하다.

마을 기금으로 높다랗게 축대 쌓고 다듬어논 동네 쉼터에 외지 것들이 와서 시끌벅쩍 먹고 마시고 하는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는 하지만 황점이 전라도인지 경상도인지 과연 양반들이 사는 마을인가 보다.

마을 시설을 사용할 바에는 예의를 차리고 그럴 형편이 안되면 멀찌감치 보이지 않는곳에서 먹고 마셔야 했었따!!....

17:50 씁쓰레한 마음으로 삿갓봉을 올려다 보며 오늘의 산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끝)

♥ 남덕유산의 야생화들...

며느리 밥풀 꽃

산오이풀

구절초

짚신나물

모싯대

흰진범

 중의무릇

 바위떡풀

수리취

산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