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계단을 올라서 남덕유로 가는 능선◇

 
  
환상의 상고대를 품고 있는 남덕유산

 
제2006004003호   2006-01-15(일) 

 
위    치 :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함양군 서상면 - 전북 장수군 계북면
산행코스 : 영각사->남덕유산->월성재->월성재매표소->황점매표소
함께한이 : N 산악동호회원42명
날    씨 : 봄날처럼 포근했으나 구름 많음
  
남덕유산 소개
남덕유산(1507m)은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있는 산으로 덕유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인데,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 들에게는
오히려 향적봉보다 더 의미 있는 산이 된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오르는데 천지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 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등산길에 놓인 봉우리는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며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東峰)과 서봉(西峰) 두 봉우리가 된다. 그 중 동봉이 정상이 되는 봉우리이며 서봉은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 운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솟은 개골산이다. 산 경치가 묘향(妙香)과 금강(金剛)을 닮아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등산길은 가파르고 험준하여 7백여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남덕유에서 장수덕유로 불리는 서봉은 동봉과 사이 황새 늦은 목이라는 능선을 갖고 남쪽으로 육십령의 대령을 안고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장수 아름다운 토옥동(土沃洞)계곡을 거느리며 그 아래로 장수 온천이 분출되고 있다.
반면에 동봉은 삿갓봉을 거느리고 한 말 거창의병사의 빛난 한쪽을 기록하고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 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명소로서 함양쪽에 서상 영각사와 1984년 완공된 덕유교육원이 있으며 거창에는 사선대, 분설담 들을 거느린 월성계곡이 자리한다. 월성계곡 상류에 위치한 황점마을은 옛 이름이 삼천동(三川洞)이다. 조선조때 쇠가 난 곳이며 지금은 청소년
여름 휴양지와 민박촌으로 개발되어 있다.
산행은 황점에서 폭포골로 들어 영각재를 거쳐 오르는데 3㎞에 3시간 걸린다.
그 밖의 코스로 덕유교육원에서 참샘을 거쳐 정상에 오르기도 하고 황점에서 바른골이나 삿갓골재를 거쳐 오르기도 한다.
영각사는 신라 헌강왕 2년(876) 심광대사(審光大師)가 창건하였으며 조선 세조 31년(1449) 원경(圓境)대사가 중건하였으며 중종 18년(1523) 성묵(性默)대사가중창한 절로 6.25때 설파(雪坡)대사가 감수하여 만든 화엄경판까지
불타 버려 1959년 다시 지었다.   -한국의 산하-

 
남덕유산 정기상행을 앞두고 마음고생
산행을 앞둔 이틀 전의 전국의 날씨는 예년기온을 웃도는 포근하고 20~30mm의 비가 내려 오랜 가뭄이 해갈된 단비라는 보도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다급한 마음에 삿갓골재대피소에 전화를 걸어 날씨를 알아보니 비는 계속내리고 있고
쌓인 눈이 비로인해 녹아내리고 있단다.
눈꽃산행 일정에 주인공이 없어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좌불안석으로 이틀간 잠을 설쳤더니 나른함이 몸에서 떠나지 않아 지친모습으로 일요일 회원들에게 환상적인 눈을 보여주기가 어렵고 지금의 날씨라면 상고대도 기대하지 말라고
산행안내를 하는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서울 시청 앞을 출발하여 천호동을 경유하여 중부, 경부, 대진 고속도로를 달려 서상IC를 빠져나와 26번국도와 37지방도에서 영각사 입구에 들어서니 초입부터 도로양쪽은 물론 주차 가능한 작은 공간에 빈틈없이 차들로 가득하여 정차할 곳을
찾아 가다보니 질퍽거리는 비포장 길이 200m정도 이어지고 삼거리에서 정차했다.(10:44)
◇영각사로 가는길은 주차장이다◇
  
전국의 등산객이 깡그리 남덕유산으로 몰렸나?
지나온 진흙탕 길을 답사하며 영각사로 길을 잡는데 구름 속에 전신을 감추고 머리만 내놓고 어지러운 속세를 내려다보고 있는 할미봉이 신비하다 못해 신령스럽다.(10:48)
◇구름웃을 입고 있는 할미봉이 신성 스럽다◇
  
겨울의 한 가운데인 1월 중순이 아니라 해빙기의 봄날 이라는 착각으로 꿈속을 헤매며 영각사매표소에서 회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10:55)
회원들은 산행준비를 끝냈고 총무가 회원들의 입장료를 계산하자 매표소를 통과하여 폭설이 녹아내려 질퍽거리는
남덕유 산행의 첫발을 내딛는다.(11:02)
◇부드러운 길에서 완만하게 오름이 시작 된다◇

 
가벼운 차림으로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자 날씨 때문인지 이내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고 더위가 느껴져 겉옷을 벗어 배낭에 버리고 달랑 등산복 하나만 걸치고 완만한 너덜밭을 오르니 등산로가 온통 사람들로 가득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앞사람의 뒷모습만 쳐다보며
  
  
◇마른 계곡을 지나고도를 높이니 상고대가 시작된 참샘◇
된비알을 치고 오른 길목에 희미하게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하여 1,440m의 남강의 발원지 참샘 능선에 올라서니 아름다운 자태의 상고대와 정치인이 한표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유세장도 아니고 백화점 세일의 마지막은 더욱 아닌 덕유산국립공원 공원에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들어 움직이는 일마저 제약을 받고 있으니 전국의 등산객이 깡그리 남덕유산으로 다 왔다고 생각될 정도의 엄청난 등산객무리로 세상이 많이 변함을 눈으로 실감했다.(12:25)
◇철계단을 오르려고 기다리는 인원이 수백을 헤아린다◇
  
  
◇기나긴 다림을 보상해주고도 넘치는 최상품의 상고대◇
  
한 시간여를 꼼짝 못하고 인파에 밀려 수양버들 가지처럼 흐느적거리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날씨가 나빠지며 지루하고 무료함을 보상한 듯 상고대는 표현할 수 없도록 영롱한 빛으로 기다림을 즐겁게 해주는 위로를 받으며 어렵게 철 계단 앞에 자리를 했으나 하산하는 등산객들과 교행이 어렵게 비좁아 병목현상으로 진행이 더디기만 하다.
어렵사리 바위를 타고능선에 올라섰으나 온 덕유산을 휘감고 있는 구름으로 시계는 10m에 불과하지만 환상의 상고대는
점점진가를 발휘했다.
  
  
  
◇시계가 10m가 안될 정도로 짙은 구름이 깔려있다◇
  
마주친 산객들은 하나같이 머리와 수염 그리고 눈썹도 허였다.
아마 남덕유산 정상(1,507m)에 다녀오면 산신령님의 영험으로 모두가 도인으로 변하나 보다.
나도 빨이 가서 도사님이 되어야지!!!
험로가 기다리는 곳의 정체와 기다림을 길게 함은 덕유산 주신(主神)께서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있는 인간들에게 기다림의 미학도 체험해보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절경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즐기라는 계시로 해석하고 느긋하게
생각을 바꾸니 더없이 마음이 편해졌다.

◇종일토록 사람들에게 시달린 남덕유산 정상석◇

남덕유 정상을 아련하려면 인내를 배워야
1km도 못되는 등로에 2시간이상을 투자했으니 경재원리로만 따지자면 투자가치는 제로일 것이지만 사색하고 반추할 가치는 충분하고 굳은 믿음으로 무장하니 시장기가 노도처럼 몰려온다.
현 상황에서 한곳에 모여서 회원이단체로 식사를 한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느껴져 무전기로 자기위치에서 각자 알아서 점심을 해결도록 협조를 구하고 나도 적당한 자리를 잡고 배낭을 펼쳐 아직은 온기가 남아있는 도시락으로 허기를 면하고 보온병의 온수로 커피 향을 맛본다.(14:40)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한걸음에 정상에 이르렀으나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석을 차지하고 있다.(15:05)
정상의 풍경은 열대바다에서 금방 올라온 백색의 산호초와 튀김집의 야채튀김 그리고 검정색이 주류인 인화는 삼각점정상석 주위에 만발하여 발 디딜 틈이 없다.
조금한 삼각점에서 서성거리다 정상석을 디카에 담는대도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15:12)
  
  
  
◇전등을 달아 불을 밝히면 어떨까???◇
  
예정코스냐? 안전이냐? 마음고생 
구름 작가가 불멸의 작품을 토해내고 있는 정상을 뒤로하고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두마음이
싸움중이다. 예정대로 삿갓재로 강행하느냐 아니면 하산하느냐 복잡한 머리로 월성재에 도착했다.(15:55)
◇시간 때문에 하산을 결정한 월성재◇
선두인 내 기준으로 무리해서라도 강행군으로 밀어붙인다면 어둠이 깔릴 시간이면 예정코스를 소화 할 수 있겠지만 도저히 무리라는 판단이 서자먼저도착 한 8분의 회원을 월성매표소로 하산하도록 이해를 얻어 출발 시키고 회원들을 기다린다.(14:02)
멀리 삿갓봉의 상고대는 서쪽으로 기울어있는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
◇포기하는게 아쉬워 카메라에 담아본 삿갓봉◇
  
중간을 안내하고 맞고 있는 "인철'님과 임무를 교대하고 눈이 녹아 몹시 미끄러운 내리막길로 하산을 시작했다.(16:10) 
부지런히 하산을 계속하여 험로를 내려서니 버스가 주차해 있는 월성매표소에 이른다.(17:10)
대기하고 있을 버스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아 부지런히 눈동자를 굴리며 두리번거렸으나 우리버스가 없어 불평이 터지려는데 황점에서 기다리라고 했던 생각이나 황점매표소로 가니 버스가 시동을 걸고 기다리고 있었고 일찍 도착한 동작 빠른
회원은 버너와 코펠에는 안주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07:20)
하산중인 후미대장과 교신하여 월성재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버스를 돌려 월성재에 도착하여 마지막
회원을 태우니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17: 49)

◇300m간격을 두고 자리한 월성,황점매표소◇
  
  
어필로그
보이는 것이라고는 몰려있는 등산객과 구름 그리고 상고대뿐인 으스스한 추위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기다림과 예정한 산행코스를 다 소화하지 못하고 도중에 하산을 결정했으나 불편 없이 따라주신 "N산악동호회원" 여러분께
이글을 통하여 깊은 감사와 뜨거운 사랑을 가슴으로 전합니다.
또 막하지 않은 길을 찾아 안전하게 늦지 않은 시간에 긴 여정을 끝내도록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D여행사" '김'
기사님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전은 흐렸지만 봄날처럼 포근했고 낮에는 구름이 심하게 발달하여 시계가 아주 나빴지만 상고대는 최고 수준이었고 녹아내린 눈 이였지만 겨울산행으로 그런대로 평균 작은 된 산행이라고 자평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서두른다.
 
오늘하루 시간 정리
총소요시간: 집 출발: 06:15  ~  귀가완료: 22:45   = 16시간30분
서울출발, 귀성버스 : 07: 00 ~ 22:05종로3가 도착  = 15시간05분
산행소요시간:11:00시작 ~ 17:49상행종료(후미기준) =  6시간47분

 
~꿈과 희망 그리고 호연지기를 다지며 백두대간 남덕유산 능선에 서서~

 
2006-01-17

 
계백(올림)

 
PS : 긴 졸작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