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2월25일

날씨:완전 봄같이 느껴졌음

누구랑:某 방송국 pd,작가,카메라맨,그리고 6명

산행코스:석모도(전득이 고개-해명산-새가리 고개-낙가산(마당바위)-눈썹바위(마애불)-보문사

산행시간:널널하게 취재하며 4시간30분

 

 

 

 

갑자기 어젯밤 아는 사람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일요일인(25일) 내일 시간좀 낼수 있느냐고...

주로 함께 산행을 많이 했고 일요일은 차가 밀려 멀리 가고 싶지 않아 비워둔 시간이다.

엊그제 잠을 잘못 잤는지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

담이 결린건가?

의아해 하며 파스를 붙이고 약속을 해 두고 잠자리에 든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선지 일어나 매일 하던 방식대로 스트레칭을 하는데 몸이 안좋다.

잠자기전과 일어나서 매번 하는 스트레칭인데 오늘 컨디션은 영 아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산을 찾아 함께 취재 약속까지 돼 있는데 펑크 낼수가 없어 대충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전철을 타고 일행과 함께 만나 승용차로 바꿔타고 강화로 달려 간다.

거리가 가까워서 인지 석모도에서 11시가 넘어서 방송국 관계자들과 인사 나누고 들머리인 전득이 고개로 이동을 한다.

사실 몇번 취재도 있었고 다음달 월간 mountain과도 취재 약속이 잡혀 그리 긴장감이 없다.

2002년 월드컵때는 사업관계로 tv취재도 했었다.

이번에도 동영상 카메라가 두대씩 따라 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잡느라 고생들이 많다.

 

 

 

 

일요일이고 날씨가 좋아짐에 따라 산을 찾는이들이 많아 이런 프로들이 많이 나오는거 같다.

한편으론 관심을 받아 좋긴 하지만 더더욱 사람들이 산으로 몰릴것 같아 조금 걱정되기도 하다.

tv에 나온다는것이 그렇게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닌거 같다.

거의 홀로 산행을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생각하면서 걷는데...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틀에 짜여진 형태로 꾸며지는게 사실은 싫다.

내 스타일대로 산행을 하며 자연스럽게 취재가 된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작가나 pd가 하라는대로 하면 진짜 산에 대한 이야기나 산행에 대한 진솔한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허리가 좋지 않음에도 표시없이 산행을 하며 취재를 하려니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tv 촬영을 하기 위해 스텝들도 고생을 하고 있지만 우리 일행도 거기에 맞춰 산행을 하고 취재를 하며 설명을 해야 하니 곤혹스럽다.

NG가 나면 다시금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게 연기자가 아니라서 더더욱 싫다.

다음부턴 이런식의 취재라면 별로 하고 싶지가 않다.

pd한테 이런식이 아닌 내가 실제로 하던 방식대로 산행을 하며 리포터를 직접하면서 다른산꾼들과의 대화도 하면서 꾸며지지 않은 진솔된 이야기들로  만들어 가자고 주문을 했다.

한달에 두어번 함께 하자고 약속을 했고 잘 될지는 모르지만 서로 의견 조율을 통해 노력하자는데 합의를 했다.

사실 산행하며 지켜야 할 사항들도 많고 각 산마다 지니고 있는 뜻과 볼거리가 많이 있어 산행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선 좋을듯 하다.

들머리에서 해명산을 넘어 낙가산 아래 보문사까지야 정상적으로 걷고 즐겨도 若2시간30여분이면 도착하는데 거의 곱절이 더 걸렸으니 산행이 아닌 산보의 개념으로 취재를 하며 걸었다.

 

 

 

 

석모도에 있는 해명산,낙가산,상봉산(300여m의 내외)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꽃이 피고 새 울음소리가 나는 3-4월엔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행할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다.

수도권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강화 외포리(2-30분마다 한대씩 다님)와 선수리(1시간정도에 한대씩 있음)에서 배를 타면 곧바로 석모도에 닿을수 있다.

특히 타고온 차를 직접 싣고 섬으로 들어가서 운전도 하고 산행을 할수  있는 곳이기에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또 온천을 개발하여 산행후에 뜨거운 해수탕에서 몸을 씻고 맛나는 음식으로 하루를 보낼수 있기에 금상첨화라 볼수 있다.

그리고 이곳의 포인트는 역시 불자들의 최고 기도처라 불리우는 눈썹바위 아래에 있는 마애불로써 우리나라 3대 도량중에 하나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서해안에는 강화 보문사가 있고 동해안엔 낙산사의 홍련암과 남해안의 남해 보리암등 기도 도량으로는 최고라 칭하는 곳중의 하나이다.

얼마전 108배로 내 마음을 빌었기에 오늘은 취재차 왔기에 3배를 하니 카메라 촬영을 위해 몇번 더 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정확한 오체투지로 마애불께 기도를 드린다.

 

 

 

 

산행을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곳 보문사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일요일인데다 유명한 기도처라 그런지 각자 빌고 싶은게 많은지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산행을 하며 많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과연,

인생을 보여지기 위해 살 것인가?

산행 역시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가 걱정이 된다면 산행의 참다운 의미는 무었일까?을 곰곰히 생각해 봤다.

우리가 산을 찾을땐 첫째 건강을 생각해서 산에 오를것이고,

둘째 산에서 많은것을 느끼고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또 하나 가장 중요한것은 마음을 비우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을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산에서 얼마나 마음을 비워왔는가?

자연과 함께 하면서  특히 나무들이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피톤치드의 향과 테르펜이라는 좋은 성분들을 주는거 외에 자기 몸을 바쳐 인간들에게 유용하게 쓸수 있는 모든것들을 제공해 주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수 있는 노력들을 인간들은 해야 할것이다.

풀 한포기 돌 하나 소중하게 생각들 하고 함께 영원히 살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 써야 할것이다.

오늘도  취재 하느라 고생한 스텝과  함께 한 岳友여러분 ...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 좋은 세상 더 살고픈 세상으로 우리 모두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