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곳 : 다방리-장군봉-고당봉-백양산-삼각봉-주례

다녀온 날 : 2006. 3. 12. (일)

같이간 분 : 오시리스 혼자

순수산행시간 : 10시간 28분

 

산행일정

 09:22  다방리 도착, 산행시작

 11:07 금륜사(은동굴) 갈림길(1시간 45분)

 12:04  장군봉(57분)

 13:05  고당봉(1시간 1분)

 13:40  안부(35분)

 14:08  점심식사

 14:12  원효봉(4분)

 14:31  의상봉(19분)

 14:35  제4망루(4분)

 14:50  나비바위(15분)

 15:11  동문(21분)

 15:32  대륙봉(21분)

 15:58  휴정암갈림길(26분)

 16:32  만덕고개(34분)

 17:18  초읍 만남의 숲(46분)

 18:02  산불감시초소(44분)

 18:21  불태령(19분)

 18:40  백양산 정상(19분)

 19:22  삼각봉(42분)

 20:18  LG신주례아파트 도착, 산행종료(56분)

 

이번 주말에는 금정산을 품고 있는 낙동정맥의 끝자락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경험 많은 산님들처럼 백두대간이나 낙동정맥 등 종주산행을 시도할 용기는 부족하지만

부산시민으로서 부산의 진산... 금정산 자락을 따라 종주산행을 한번 해 보는 것이

오랜 숙원으로 남아 있습니다.

 

토요일 종주 산행 계획을 짜놓고 있는데 느닷없이 황사가 몰려온다는 특보가 들려옵니다. 

황사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니다 싶어 결국 산행을 포기하게 되는데....

토요일 황사주의보에 귀를 기울이는데 결국 황사주의보는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할수없이 월요일 출근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일요일 산행을 시도하기로 계획해 보지만,  

토요일 저녁 늦게까지 술자리가 있는 통에 일요일 아침 일어나 보니 벌써 7시 입니다.  

안해가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챙기고 이리저리 급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8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섭니다.

 

범어사 지하철역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다방삼거리에 도착하니 9시 20분. 

다방교를 지나 대정그린파크 101동 옆으로 난 들머리에 도착하여 등산화 끈을 조여 묶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다방봉을 오르는 길은 시작부터 된삐알입니다. 한발한발 오르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주말에만 산을 다니니 그런가 봅니다. 이제부터는 주중에도

아침운동을 해야 할까 봅니다.

 

앞서 한무리의 단체 산행객이 줄을 지어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쉬엄쉬엄 주변 경치를 살피고 느긋하게 뒤를 따라 갑니다. 한시간 남짓 산을 오르니

다방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에 도착됩니다. 멀리 천성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금륜사 이정표를 지나 암릉구간에서 좌우의 암릉을 바라보며 안해가 준비해 준 커피와 빵으로

간단히 간식을 합니다. 오늘 걸어야 할 종주거리가 약 25키로미터로 10시간이 넘게 소요되니 종주산행을

마치려면 야간산행을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부담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장군봉에 이르니 사방팔방이 잘 조망됩니다. 가까이 고당봉이 보이고 기장의 산들, 양산, 김해가

잘 조망됩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볼이 얼얼해 옵니다. 장군평전을 내려다 보니 많은

산님들로 북적입니다. 군데군데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장군평전을 오른쪽으로 돌아 고당봉을 향합니다. 

 

고당봉으로 오르는 암릉길을 줄지어 산님들이 오르고 있습니다. 바위를 이리저리 디디며 몸을 움직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고당봉 정상에는 반대편에서 오른 사람과 뒤섞여 다소 혼잡합니다. 

잠시 주위 조망을 살펴보고 조심조심 산객들을 피해 고당봉을 내려 섭니다. 

 

어디에서 식사를 할까 생각하다 세심정 근처로 다가가니 너무 많은 사람들로 식사할 분위기가 아닙니다.

북분을 지나 안부에서 바람을 피해 안해가 준비해준 된장찌게로 점심식사를 합니다.        

 

식사후 새로 단장한 석축을 따라 걸으면서 금정산의 암릉미를 맛껏 즐깁니다. 그런데 군데군데 줄을 쳐

놓아 석축을 따라 걷는 것이 무슨 잘못이라도 하는 느낌이 들어 줄 바깥으로 나가 걸어 보지만 재미가 없어

곧 다시 석축을 따릅니다.  

 

4망루, 동문, 제2망루를 거쳐 4시 30분경 만덕고개에 도착합니다. 만덕고개에서의 오름길은 500계단이상의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바탕 숨을 몰아쉬고 또다시 땀을 한번 쏟아 냅니다. 초읍으로 들어서니

쭉쭉 뻗은 나무 숲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해 줍니다. 넉넉한 숲길을 기분좋게 걷습니다.

 

5시20분경 만남의 숲에 도착됩니다. 불태령으로 산행을 계속해야 하나 아니면 여기서 그만 하산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으로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냥 여기서 하산하기로 마음을 정하는데 발길은 어느새 불태령

오름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거친 숨을 또 한번 몰아 쉬고 나서야 산불감시초소에 도착됩니다. 바람은 점점 세차게 불어오고 날은 어둑해져

갑니다. 발바닥은 물집으로 지끈거리고, 산객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무엇이 두려운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봅니다.

산짐승, 추위, 배고픔, 강도...이러한 것들이 두려운가?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겨울산행 준비를 하였기에 염려될 것이 없고,

간식거리도 남아 있으니 배고품도 문제될 것이 없고,

도심의 산중이니 뭐 별 짐승 없을테고 오히려 산짐승이 나 때문에 더 놀라면 놀랄까...

그리고 이 추운날씨에 강도가 이곳에 있을리 만무하니

넘어지거나 해서 스스로 다치지 않는 한 두려워할 그 무엇도 없습니다.

 

그런데 무서운 느낌은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갑자기 검은 물체 하나가 눈 앞에서 휙 가로 질로 가길래 깜짝 놀라 멈춰서서 확인해 보니

바람에 날린 검은 비닐봉지입니다. 비닐봉지에 놀란 모습을 생각하니 우습기도 합니다.

 

두려운 마음은 아마도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과 묵묵히 내조하는 안해...

내 몸의 안전과 사랑하는 가족과의 관계  등 현재의 나를 지키려하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별로 두려워 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움추려 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두려운 마음을 떨칠 수 없다면,

두려운 마음을 안고 즐기면서 산행을 진행해 나가자고 스스로에게 말해 봅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산행은 시작된다."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면서 달빛이 밝게 길을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발아래 부산의 야경이 찬란하게 시작됩니다.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면 

동래, 서면, 광안리 방향의 야경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낙동강위의 

고속도로의 차량행렬과 김해의 야경이 서로 경쟁하듯 드러내 보입니다.

 

어느덧 두려운 마음은 사라지고 콧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삼각봉을 마지막으로 낙동정맥은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갑니다.

8시 20분경 낙동정맥을 따라 걸었던 하루의 산행이 마무리됩니다.

이로써 그동안 숙원 하나를 해결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 옵니다.      

  

  

     ▲ 다방삼거리. 계석마을 방향으로 철탑 옆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 다방봉. 멀리 천성산이 보입니다.

     ▲ 장군봉 방향의 암릉구간

     ▲ 지나온 암릉구간

     ▲ 뛰어 오르는 멧돼지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 경부고속도로와 7번국도의 교차 지점

     ▲ 오시리스 배낭

     ▲ 장군평전

     ▲ 고당봉 가는 길

     ▲ 올려다 본 고당봉.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서 있습니다.

     ▲ 두부자르듯 잘린... 사각바위

     ▲ 정상

     ▲ 암릉

     ▲ 의상봉과 무명암릉 그리고 산성의 석벽

 

     ▲ 암릉

     ▲ 암릉 위의 돌이 곧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 뒤돌아 본 의상봉

     ▲ 부채바위

     ▲ 나비처럼 생겼다 하여 나비바위

     ▲ 부산시내와 멀리 장산이 조망됩니다.

     ▲ 숲길

     ▲ 만덕고개의 계단 오름길

     ▲ 어린이 공원의 숲길

     ▲ 불태령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조망, 상계봉과 멀리 고당봉이 보입니다.

     ▲ 불태령 가는 능선길

     ▲ 불태령에서...좌측 봉우리가 백양산 정상

     ▲ 백양산 정상 아래에서 만난 일몰

     ▲ 해가 지고 서서히 불빛이 하나 둘 들어옵니다.

        야경사진을 찍는 기술이 부족하여 야경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 사상구민들이 즐겨찿는 삼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