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0년 7월 17(토요일)

* 날      씨: 비온 후 흐리고 맑음

* 산  행 지: 기백산 - 금원산

* 산행거리: 13.4km

* 산행시간: 7시간 20분(운행시간 4시간 16분 + 휴식시간 3시간 4분)

* 산행속도: 보통걸음

* 산행인원: 4명

 

 

 

기백산(箕白山, 1329.4m)과 금원산(金猿山, 1352.5m)!

경남 거창과 함양의 경계지점을 타고 4km 남짓 떨어져 있는 다정한 이웃 산으로,

두 산을 잇는 1200m대의 장쾌한 능선 타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편입니다.

남덕유산에서 시작한 진양기맥이 진양호로 가는 도중 지나는 곳이기도 하며, 거망산과 황석산을

연결하여 4산 종주를 하는 산꾼들도 더러 있습니다.

나도 이미 4산 종주를 두 번 했으며, 기백산과 금원산을 몇 번이나 갔지만 모두 함양군 쪽에서

올랐고, 거창군에 속한 금원산 자연휴양림 쪽은 처음이라 마침 기회가 있기에 기꺼이 함께 합니다.

진주 솔산악회의 39번째 토요산행에 4명이 일행이 되어, 진주를 떠나 서진주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들어섭니다.

밤중에 그쳤던 비가 다시 뿌리며 용심을 부립니다.

아무리 그래 봐라, 우리가 안 가는가!

여름 그것도 장마철 산행에 비 맞기 예사인데다, 오히려 그 비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가다 멈출 순

없습니다.

 

산청 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속을 데우고선, 이내 우리 갈 길을 재촉합니다.

함양 지곡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안의를 지나 거창으로 달려갑니다.

기백산과 금원산을 오르는 또 하나의 들머리인 함양 용추계곡 갈림길이 나오나,

오늘은 아니기에 그냥 지나칩니다.

마리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조금 가면, 무주 설천면과 거창 위천면 갈림길이

또 나옵니다.

왼쪽의 위천면 쪽으로 꺾어 가다, 위천면 소재지가 있는 곳에서 다시 좌회전하여 들어갑니다.

바로 가는 길은 그 유명한 수승대(搜塍臺) 관광지로 이어집니다.

고즈넉한 길을 조금 더 가니 현성산 들머리에 있는 미폭(米瀑)이 우릴 반기는데, 비스듬히 떨어지긴

하나 장마철이라 수량이 많아 장관을 이룹니다.

나중의 몫으로 남겨 두고 매표소와 붙어 있는 금원교를 지나면서, 금원산 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갑니다.

 

관리사무소 앞의 삼거리 오른쪽 200m 지점에 주차장이 있다기에 그리로 가서 차에서 내리니,

아직도 추적추적 비는 그치질 않고 줄기차게 내립니다.

바로 옆 문바위를 지나 금원산 1코스로 가는 계곡엔, 지재미골에서 흘러내리며 불어난 물이

소용돌이치며 위용을 과시합니다.

비가 와 좀은 귀찮긴 해도 볼거리는 더욱 풍성하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관리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금원산 자연휴양림 현황도를 훑어보고선, 기백산으로 가는 4코스를 선택하여 산행에 들어갑니다.

기백산까지는 약 4.4km 남짓 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두어 시간은 지나야 기백산 정상을 밟으리란

어림짐작입니다.

조금 오르니 계곡을 횡단하는 다리 앞에 갈림길이 있는데, 이정표를 보니 기백산 4.2km·금원산 4.8km라 되어 있습니다.

금원산은 계곡 옆을 타고 오르는 산길이며, 다리 건너 임도를 타는 길과는 유안청2폭포에서 만난다고

합니다.

다리에 서니 성난 물살이 금세라도 계곡을 쓸고 갈 기세인데, 아까의 주차장 옆 계곡보다도 훨씬

많은 물이 쏟아져 내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자아내게 합니다.

 

다리를 건너 오르는 길가엔 아주 작은 지계곡에서 떨어지는 물도 실폭포를 이루면서, 눈을 즐겁게

하며 처음 가는 길손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날 한 번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합수큰소 갈림길에 닿는데, 기백산 진행방향은 왼쪽의 작은 계곡 쪽입니다.

합수큰소는 오른쪽 유안청폭포와 왼쪽의 기백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만나는 곳에 있는 제법 큰소로,

폭포를 만들며 떨어지는 유안청폭포 쪽이 훨씬 더 수량도 많으며 볼만합니다.

임도를 따라 좀 올라가니, 왼쪽으로 살짝 기백산 갈림길이 나옵니다.

임도에서 벗어나며 능선으로 접어드는 길로 기백산 3.15km라 되어 있으며, 조금 앞에 가다 모르고

지나친 네모난호빵을 소리쳐 되돌립니다.

비가 오니 앞만 보고 가다 그만 놓친 것 같으나, 놓칠 걸 놓쳐야지 갈림길을 놓치면 고생깨나

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꽤 가파른 길이 이어지며, 비에 젖어 미끄럽기조차 하며 골탕을 먹입니다.

산행대장인 내가 앞장을 서 오르는데, 플래닛이 뒤따라오며 힘들어 하더니 살살 처지기 시작합니다.

네모난호빵이 동행하며 천천히 오르긴 해도, 자꾸만 처지더니 좀 가니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왜 이러는 건지?

제법 기다리고서야 모습을 드러내는데, 몸이 덜 풀렸는지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같이 조금 쉬다 또 앞장을 서며 진행하나, 몇 발짝 못가 또 처집니다.

산을 다니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처지는 사람은, 가는 도중 처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출발하자마자 처진다는 겁니다.

얼마 가지 않았기에 처질 것도 없다 싶어 쳐다보면 이미 그 동안에 저만치 멀어진 사람들,

갈수록 좁혀지기는 커녕 점점 멀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고요.

내 걸음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는데, 왜 그러지?

 

한바탕 치올라 작은 헬기장 봉우리에 다다릅니다.

간식을 먹고 목을 축이는 등 한동안 머무르며 숨을 고릅니다.

많이 오진 않지만 내렸다 그쳤다 하며 비는 괴롭히지만, 벗어버린 비옷올 다시 입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어차피 젖는 건 마찬가진데, 굳이 비옷을 입을 이유도 없습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지더니, 임도를 가로지르며 가팔라집니다.

기백산 2.15km라는 이정표가 있으며, 아까 헤어졌던 임도가 빙 둘러 다시 이리로 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도를 따른 왼쪽은 한수리 계곡으로 간다고 합니다.

임도를 지나자마자 받침목이 있는 가파른 길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어지는 길도 기울기가 제법

있는 편입니다.

임도에서 20분 남짓 오르니, 무덤이 하나 있는 봉우리(1024m봉)에 올라섭니다.

119 거창 금원산 4 - 3 지점이며, 4코스 1.5km라고도 되어 있습니다.

잠시 기다리며 플래닛과 호빵을 기다리다, 올라오는 걸 보곤 바로 출발해 버립니다.

 

좀 내려서는가 싶다가 다시 치오르니, 평평한 데가 나오면서 물웅덩이가 있습니다.

황매산 모산재 위에 있는 무지개터 웅덩이보다도 더 크며, 평소엔 물이 없을 것 같으나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른쪽으로와 일행을 기다리다, 그만 슬그머니 몹쓸병이 도집니다.

여럿이 같이 가더라도 한 번은 힘대로 가야 직성이 풀리는 병, 여기서 그 증세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래 가자 나 홀로, 기백산 정상까지는!

끝없이 이어지는 비탈길을 더러는 미끄러운 너덜길을 가속기를 밟으며 맘껏 올라 20여 분이 지나자,

하늘이 열리는 널따란 빈터로 올라섭니다.

진양기맥이 지나는 주능선에 올라선 것으로, 금원산 자연휴양림 4.65km· 유안청폭포 5.75km·기백산

0.2km·금원산 5km·마리면 고학리 3.8km라 적힌 이정표가 있어 기백산이 머지않음을 알게 해줍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는데, 미역줄나무 등이 우거져 길이 잘 보이지도 않을 지경입니다.

 

비에 젖은 수풀을 헤치고 조금 더 가, 이윽고 기백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예전의 스텐레스 정상표지판 대신 2007년 11월 1일 안의 금호산악회에서 세운 멋진 정상석이

자리 잡고 있으며, 돌탑과 삼각점(거창 21)도 그 옆에 있습니다.

정상석엔 1331m로 되어 있는데, 옛 높이인 1330.8m를 반올림하여 그렇게 한 것 같으나,

삼각점엔 새로운 높이인 1329.4m로 고친 흔적이 있습니다.

지워진 이정표를 보니 금원산 5.0km·유안청폭포 5.7km·마리면 고학리 4.0km라 되어 있는데,

나중에 가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기백산에서 금원산 까지의 거리가 이정표에 따라 5.0km와 4.0km가

뒤섞여 있어, 어느 게 맞는지 헷갈리지만 아무래도 4.0km가 맞는 것 같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자욱해 조망이 열리지 않아 아쉽다는 마음이 드는 찰나,

아주 잠깐 빠끔해지더니 황석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선명하진 않지만 뾰족한 암봉은, 거기가 황석산임을 말해 줍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일행이 오지 않아 애가 탑니다.

명색이 정상이라고 제법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데, 땀이 식으니 슬슬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좀 더 있고서야 환호성이 들리는데, 바로 밑의 빈터에 올라서며 내지른 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분 이상을 기다린 끝에, 다시 일행과 상봉을 하게 됩니다.

 

과일과 빵으로 요기를 하며 일본식 된장국으로 속을 데우니, 추위가 조금은 물러선 것 같습니다.

정상주는 없어 생략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병원 야간근무를 하는 바람에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갖고 오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한동안 머물다 금원산으로 출발합니다.

얼마 안 가 누룩덤을 만납니다.

누룩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것 같다하여 누룩덤이라 한다하며, 오르진 않고 그 아래로 우회합니다.

비탈진 바위엔 밧줄이 달려 있으며, 그걸 잡고 가니 한결 수월합니다.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길이 이어지지만, 플래닛이 야생화 등을 찍느라 자꾸만 늦어집니다.

원래 걸음이 느린데다 사진까지 찍으니 처지는 건 당연하지만, 좀은 늦더라도

제 좋아서 하는 짓을 만류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시흥골 갈림길 안부(1230m)를 지납니다.

여기엔 금원산 2.5km·기백산 1.5km로 되어 있어, 두 산의 거리가 4.0km라고 해놨습니다.

함양 안의 쪽 장수사 일주문에서 기백산만 타면 원점회귀를 하는 코스이며, 시흥골 입구와는

2.9km의 거리로 용추사와 용추폭포 등의 볼거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길입니다.

여기서 잠시 오르면 작고 낮은 바위 몇 개가 박혀 있는 1279m봉으로, 비교적 조망이 좋은 곳이나

안개가 덮어 버린 먼 곳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비는 그쳤으나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는 안개, 산을 다니다 보면 비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안개인지도 모릅니다.

조망이 열리지 않으면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워, 까딱 잘못하면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망령으로 이어지는 임도(1230m)를 건너 오릅니다.

이정표와 함께 사각쉼터도 있어 쉬어 가라 유혹하지만, 못 본 척하고 안 본 척하며 그냥 지나칩니다.

이정표엔 금원산 1.6km·기백산 2.4km·수망령 1.2km로 되어 있어, 기백산과 금원산의 거리를

4.0km로 해놨습니다.

 

별 특징 없이 약간의 오르내림만 있는 길을 나아갑니다.

등산로 주변의 수풀을 제거하여, 그렇게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기백산에서 금원산으로 오는 도중 군데군데 등산로 정비를 해 놓은 걸 봤는데,

이것이 끝이 아니고 아직은 작업이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작은 헬기장을 지나, 3코스 갈림길이 있는 안부로 내려섭니다.

무슨 작업을 하려는지 목재 등 재료가 잔뜩 쌓여 있고, 서 있어야 할 이정표는 누워 있습니다.

오른쪽 유안청폭포로 가는 3코스는, 잠시 뒤 오르는 금원산 동봉의 2코스와는 유안청폭포에서

만납니다.

여러 이정표가 있는데 유안청폭포(2코스) 2.8km·유안청폭포(3코스) 3.0km· 금원산 정상 0.68km·

기백산 4.3km로 되어 있어, 여긴 두 산의 거리가 5.0km라고 해놨습니다.

산을 다니다 보면 이런 데가 적지 않은데, 한시바삐 정비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안청폭포도 유한청폭포라고 표기된 곳이 더 많아 보입니다.

왜 그러는지?

 

숲 없는 비탈길을 좀 오르면, 온통 바위로 된 금원산 동봉(1349m)에 닿습니다.

바위 위에 돌탑이 하나 있으며, 금원산 정상보다 3.5m가 낮긴 하나 생김새는 정상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조망도 훨씬 더 훌륭하여 여기를 금원산 정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으며, 같이 간 일행들도

모두 정상으로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정상은 250m를 더 가야 한답니다.

동봉을 내려서자마자 큰 헬기장이 나오며, 조금 더 가 금원산 정상을 밟고 섭니다.

정상도 바위로 되어 있긴 하나 규모나 조망으로 봐선, 동봉에 비해 한참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단지 3.5m가 더 높다는 이유만으로, 정상대접을 받고 있을 뿐입니다.

여기도 예전의 초라한 정상석 대신 크고 멋진 정상석이 버티고 서서, 그래도 내가 정상입네 하고

내세웁니다.

지재미골을 타고 가는 1코스 갈림길이 있으며, 그 길을 따르면 현성산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잠시 흔적만 남기고 되돌아섭니다.

동봉에서 좀 머무르며 젖은 신발을 벗으며, 불어터진 발바닥에 바람을 쏘입니다.

여름산행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장면입니다.

잠깐잠깐 안개가 벗어나며 조망거리를 주는데, 가까운 헬기장과 조금 떨어진 금원산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내며 자태를 뽐내더니, 이내 안개 속으로 사라지며 아쉬움을 남깁니다.

좀 쉬다 2코스를 따라 하산에 들어갑니다.

출발은 같이 했으나 얼마 가지 않았는데도, 또 일행이 보이지 않고 말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잠깐 망설이다 혼자 내려가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어차피 유안청폭포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니까, 내게 맡는 속도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너무 천천히 가면, 오히려 그게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폭포에서 기다리면 되지 뭐!

 

좀 내려가니 멋진 소나무와 조망이 열리는 바위가 나오니, 그것을 난 솔바위 전망대라고 이름을

갖다 붙입니다.

안개가 끼었다 벗어났다 하며 신비로움을 더하는 현성산 일대가 아름답고, 아래론 비스듬히 박힌

아주 큰 바위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제법 머물렀는데도 일행이 오는 기색은 없습니다.

벌써 왔어야 하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궁금증을 안은 채로 갈 길을 재촉합니다.

더러는 바위도 나오지만 대부분이 흙길인지라, 내려가는데 별로 신경이 쓰이진 않아 좋습니다.

지재미골과 생태수목원 갈림길이 있는 임도를 건넙니다.

119 거창 금원산 2 - 2 지점이며, 유안청폭포로 가는 진행방향은 직진입니다.

순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집니다.

어쩌다 한두 명이 올라올 뿐,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어 더욱 좋습니다.

차츰차츰 계곡으로 붙는다는 느낌이 들 즈음,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가 보이는데 바로 3코스와

만나는 곳입니다.

 

왼쪽으로 붙어 1분 정도 내려가니, 유안청1폭포(儒案廳1瀑布)에 다다릅니다.

한 무리의 산악회원들이 점심을 먹느라 부산한 가운데 폭포로 다가가니,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입이 쩍 벌어지며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럴 수가!

10m 남짓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는 수많은 물방울을 튕기며, 가까이 다가서는 걸 막으면서

위용을 과시하고, 물줄기가 바위 위에 바로 떨어져

그 밑의 소(沼, 물웅덩이)는 좀 넓긴 하나 별로 깊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지점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오른쪽 계곡보다 훨씬 많은 물이

흘러내립니다.

한참 동안 폭포 구경에 넋을 빼고 있어도 일행이 오지 않아,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늦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습니다.

 

좀 더 있자 모습을 드러내는데, 반갑기도 하고 미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내려온 지 30분도 더 지난 뒤에야 내려오다니,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플래닛이 비탈진 길을 기다시피 겨우겨우 내려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

차라리 혼자 먼저 내려온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폭포를 떠나 1분쯤 내려가니 유안청2폭포 안내판이 있는데, 처음엔 폭포가 보이지 않아 의아했으나

이내 감(感)을 잡습니다.

계곡의 비스듬한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2폭포라 한다는 걸.

그 길이가 거의 100m 가까이 되는 것 같으며, 이것 또한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계곡 위에 다리가 놓여 있어 건너다닐 수 있으며, 다리를 건너지 않고 바로 가는 산길을 따르면

관리사무소 위 첫 번째 갈림길로 이어집니다.

다리를 건너 내려가면서 봐도, 장관이라는 생각이 몇 번도 더 듭니다.

비가 와 물이 불으니 더더욱 그러합니다.

 

산막으로 가는 구름다리를 지나, 조금 아래 있는 자운폭포(紫雲瀑布)에 다다릅니다.

쏟아지는 물줄기도 볼만 하지만, 물웅덩이 안의 작은 바위 위에 걸터앉은 작은 분재나무가 있어

더욱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또 다른 감동을 받으며, 날 한 번 뒤돌아보게 합니다.

저렇게도 살고 살아남는데!

합수큰소를 지나고 조금 더 내려가, 관리사무소 앞 삼거리에 도착하며 일단 산행을 끝마칩니다.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달래고선 주차장으로 되돌아갑니다.

모두가 일정이 끝난 줄로 알지만 그게 아닙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문바위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1코스를 따라 0.2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문바위, 계곡 위의 엉성한 나무다리를 건너서 그걸 보기

위해 갑니다.

 

계곡을 세 번이나 건너서 가까이 다가갑니다.

우리나라에서 떨어져 있는 단일바위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는데, 진실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크긴 참 큰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올라간 김에 조금 위에 있는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迦葉庵址 磨崖三尊佛像) 도 들러 봅니다.

물이 흘러내리는 좁은 계단을 타고 오르니 바위굴 속에 제법 널따란 공간이 나오며,

보물 제530호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삼존불은 굴 안쪽 남향 바위에 새겨져 있으며,

보존상태가 상당히 좋아 마치 최근에 새긴 것처럼 보여 놀랍다는 느낌이 듭니다.

두 곳의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그 옆의 계곡에서 알탕을 하며 고생한 온몸에게 보답을

합니다.

여름이라 가능한 일입니다.

 

4명이 함께한 토요산행!

생각보다 시간은 좀 많이 걸렸지만, 느긋하게 즐기는 가운데서 자연과 우리가 둘이 아닌 하나임을

알 수 있었고, 그러기에 더더욱 좋은 산행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산이 있어 참 좋았고, 물이 있어 더 좋았던 산행!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내 돌아갈 곳 진주로......

 

 

 

* 산행일정

06:30              금원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6:34              계곡 다리 앞 갈림길

06:42              합수큰소

06:50              갈림길(기백산 3.15km)

07:13 - 07:18   헬기장봉

07:25              임도 횡단(기백산 2.15km)

07:45 - 07:50   1024m봉

08:26 - 09:26   기백산

09:57 - 10:02   시흥골 안부

10:09              1279m봉

10:17 - 10:21   임도 횡단(수망령 1.2km)

10:40 - 10:45   3코스 갈림길 안부

10:49 - 11:00   금원산 동봉

11:04 - 11:14   금원산

11:18 - 11:35   금원산 동봉

11:43 - 11:50   솔바위 전망대

12:27 - 13:10   유안청1폭포

13:11 - 13:21   유안청2폭포

13:35 - 13:37   자운폭포

13:41              합수큰소

13:47              계곡 다리 앞 갈림길

13:50              금원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금원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이정표

 

주차장 옆(1)

 

주차장 옆(2)

 

 주차장 옆(3)

 

금원산 자연휴양림 현황도(1)

 

금원산 자연휴양림 현황도(2)

 

관리사무소 앞 이정표(1)

 

관리사무소 앞 이정표(2)

 

갈림길 다리 부근

 

갈림길 다리 위

 

갈림길 다리 앞 이정표(2)

 

갈림길 다리 앞 이정표(2)

 

합수큰소(1)

 

함수큰소(2)

 

 함수큰소 이정표(1)

  

합수큰소 이정표(2)

 

 기백산 갈림길 이정표

 

 임도

 

 안개 낀 황석산

 

 기백산 정상석

 

 기백산 정상부

 

기백산 삼각점 

 

기백산 삼각점 안내판  

 

 

 

 나

  

  누룩덤

 

 시흥골 안부 이정표

 

임도 쉼터 

 

임도 쉼터 이정표 

 

3코스 안부 119 표지판

 

3코스 안부 이정표 

 

 금원산 동봉 이정표(1)

 

 금원산 동봉 이정표(2)

 

 금원산 동봉 정상부

 

금원산 헬기장

 

싸리나무꽃 

 

미역줄나무꽃 

 

돌채송화

 

 금원산 정상석 

  

금원산 정상 1코스 안내판 

 

금원산 정상부 

 

금원산 동봉 2코스 입구 

 

금원산 정상부 

 

현성산 일대 

 

솔바위 전망대 소나무

 

 솔바위 전망대에서 본 암릉(1)

 

 솔바위 전망대에서 본 암릉(2)

 

 솔바위 전망대에서 본 암릉(3)

 

유안청1폭포(1) 

 

유안청1폭포(2) 

 

유안청1폭포 2코스 합류지점 계곡 

 

 버섯 가족

 

 유안청2폭포(1)

 

유안청2폭포(2) 

    

유안청2폭포(3) 

  

 무지개다리 위

 

 무지개다리

 

 무지개다리 아래

  

 자운폭포(1)

 

 자운폭포(2)

 

 갈림길 다리 위  

     

 문바위(1)

 

문바위 안내판 

 

문바위(2)  

 

문바위(3) 

 

문바위(4)

 

문바위(5)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안내판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마애삼존불상 앞 공간 

 

마애삼존불상 통로 

 

  꽃

 

문바위 앞(1) 

 

문바위 앞(2) 

   

주차장 사과모형

 

 꽃마차와 차

 

금원교 위(1) 

 

 금원교 위(2) 

 

 금원교

 

미폭 

 

 미폭 안내판

 

현성산 등산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