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금수강산 - 금수산


모처럼 단양에 갈 일이 있어 핑게삼아.. 이황선생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같이 아름답다하여 이름지어진 금수(錦繡)산을 올랐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상천리(10:30) -> 용담폭포 -> 망덕봉(11:40) -> 금수산(13:00) -> 정낭골 -> 상천리(15:00)


단양에서 상천리까지의 길은 꼬불꼬불.. 애마와 함께하는 산행이라 금수산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능강계곡을 피해 회귀산행이 가능한 상천리에서 오르기로 했다.
상천리 산행입구에서 본 금수산은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저 산 안에 아름다운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

상천리 휴게소에 유료주차를 한 뒤.. 식수와 컵라면.. 그리고는 쏘세지와 비스켓를 준비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논 밭을 지나.. 10여분을 올랐을까.. 산행이 시작되는 입구에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망덕봉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금수산으로 가는 길..
망덕봉으로 향한다.
계곡으로 들어서자 마자 얼음이 얼어버린 용담폭포가 나타난다.


입구에서 본 금수산 (뒷봉우리) (2005.02.27)


용담폭포 (2005.02.27)


용담폭포를 지나서는 급경사의 계곡길이다.
계곡을 20여분 힘겹게 오르니 부드러운 능선이 시작된다. 그러나 부드러운 능선은 잠깐.. 다시 급경사의 바위능선이다.
바위능선을 다시 20여분 오르니 이제서야 전망이 트인다.
뒤돌아 보니 충주호와 여러 작은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족두리 바위.. 독수리 바위.. 그리고 멀리 월악산까지..
그런데 독수리 바위는 아무리 봐도 독수리 모양이 아니다.
예전에 설악산에서 보았던 돼지바위와 흡사하다. 복돼지바이로 불러도 될 것 같은데..

다시 10여분 급경사의 암릉을 오르니.. 이제부터는 꾸준한 경사의 육산의 능선이 망덕봉까지 이어진다.
잠시 목을 축이며 숨을 돌리고.. 다시 오른다.
드디어 망덕봉이다.
망덕봉은 육산의 봉우리에 나무에 걸린 푯말하나가 이곳이 망덕봉임을 알려준다.
주변에는 커다란 참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한여름에는 전혀 앞이 안 보일 것 같다.
망덕봉 정상은 눈에 덮혀있어 앉을 자리조차 없다. 먼저 올라온 부부 산꾼이 먹을 것을 주신다. 이런 고마울 데가..
망덕봉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곧바로 금수산으로 향한다.


독수리바위 능선의 절경 (2005.02.27)


아무리봐도 복돼지 바위인데 독수리 바위라니.. (2005.02.27)


암릉 오름길 (2005.02.27)


족두리 바위와 독수리 바위 (멀리 월악산) (2005.02.27)


망덕봉에서 금수산으로 가는 능선은 중간중간에 낮은 봉우리를 몇개 오르내리는 평탄한 길이다.
응달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쌓인 눈이 그대로이다.
멀리 보이는 금수산도 눈에 쌓여 있다. 금수산 정상 직전의 암봉도 장관이다.
평탄한 능선임에도 거리가 꽤 멀어 망덕봉에서 출발하여 1시간이 지나서야 금수산에 도달한다.


금수산 능선 (2005.02.27)


능선길을 뒤돌아보니 (2005.02.27)


나무계단이 설치된 가파른 바위봉.. 드디어 정상이다.
다행이 오늘은 바람도 별로 없이 봄날이다.
금수산 정상에서는 시야가 확 트인다.
가까이 서쪽으로는 망덕봉 능선과 신선봉 능선이...
남쪽으로는 월악산과 충주호가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아직도 눈에 쌓인 한겨울의 소백산이 보인다. 예전에 눈바람 몰아치는 소백산에서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조금있으니 망덕봉에서 만난 부부 산꾼이 도착한다.
잘 되었다 싶어.. 부부 기념촬영을 해 준 뒤.. 정상에서 한컷..
하산은 중계탑쪽의 능선을 따라가다 중간에 상천리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망덕봉 능선, 충주호 한가운데의 망월봉, 신선봉 능선 (2005.02.27)


정상에서 본 소백산 (2005.02.27)


정상에서 (2005.02.27)


하산하는 능선길은 능선인지 계곡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험한 급경사길이다.
중간 중간에 암봉들이 있고 산행로는 계곡을 내려가듯 우회하게 되어 있다.
몇번 그러다보니 계곡길이 나와도 다시 능선길이 시작되겠지 하고 따라 간다.
중간에 마땅한 장소를 찾아 허기를 채우고.. 다시 하산한다.
눈과 얼음이 막 녹기 시작한 하산길은 매우 미끄러워 조심조심 하산한다.

급경사의 능선과 계곡을 30여분 내려오는데 능선길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산 중턱까지 내려와 버렸건만..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생각하지만 이미 뒤돌아서 다시 올라갈 의욕은 없다.
조금 더 내려오니 산 허리를 돌아가는 평탄한 비뚤이 길이다.
계속해서 하산하니 상천리 마을이 보이고.. 하산한 곳은 처음 올라갈 때의 갈림길이다.

예정된 산행코스를 모두 돌지는 못했지만 모처럼의 즐거운 나홀로 산행이다.
단양까지 돌아오는 길의 충주호와 어우러진 주변 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