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전선이 훓고간 저녁 나절은  눅눅한 습기가 온몸을  스멀스멀 타고 다니는 듯  끈적끈적해  찬물 두어 바가지로 목물을 삼으나 개구리 낮짝에 물붓기로 별무 효험이더라.

궁둥짝 큰 마누라 채근해 석식을 들고는 마악 질좋은 영월초 한꼭지를 대통에 담아 부시를 치려는데 덕진풍(폰)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쌍급주를 전해온다.

“여보쇼, 거기 맹꽁이(객) 댁이쇼?”

걸찍한 초인사가 싸래기 밥만 처먹었는지 반말 비슷한 시비조로 묻어난다.

“그러하오이다만 뉘시더라...??”

“니미럴,, 나  박이요..”

곁의 애인을 자처하는 박부장눔이다.

“근디 무삼일로 이 야심 침침한 때에 전화질일꼬 ?”

“그 꼬랑지 잡지 말고 퍼뜩 나오쇼.  여기 **인데 형수랑 같이 오쇼.”

철커덕,,,


 


 

예나 지금이나 놈의 싸가지는 약에 쓸려도 찾을 길이 없어 대충 걸치고 동부인해 나서니 곁도 오랜만의 데이트라며 희색이 만면하다.

또 술잔이나 뜯기나부다 하고 **에 들어서니 영원한 노총각인 박부장의 옆자리에 웬걸 아리따운 묘령의 아가씨가 자리하고 있다.

박부장과는 나이차가 많이 엇나보여 이놈이 어디 화류계와 접선을 해 모셔왔나  어쩌나 하며 혼자 스무고개를 넘는데 놈이 댓바람에,

“성님, 나 장가 갈라요..”

“.......”

곁과 객이 어안이 벙벙해  서로 얼굴만 치어다 보는데  아무리 봐도 아가씨의 나이가 서른 안팎으로는 밖에 뵈지 않아 의혹이 구름처럼 일어 당최 지눔의 말이 곧이 들리지가 않더라.

놈이 가리산지리산으로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장황이 설명을 하는데 요지인즉 놈의 형수가 월하 노인이 되어 청실홍실 수를 놓은 모양이더라.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두 참으로 신통방통한겄이   놈의 풍모가 미렴공 운장처럼  채수염이 넉넉하고 혈색이 무루익은 대춧빛으로 정력적으로 뵈기는 하나  사십 넘은 흉물인데 참 재주가 용하기는 용하네.


 


 

은근히 배가 아파 측간 출입이 잦아지는데  곁이

“부장님, 축하 드려요.”

감축을 개어 올리니 아가씨가 날름 인사를 가르채,

“말씀 많이 들었어요.  언니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하는데 맹랑하기가 보통이 아니다.  살림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겄다.

놈이 오늘은 자기가 한턱을 낸다며 설레발이 대단하나 짚둥불 같이 따뜻한 두사람의 공간에서 술맛이 날리 없어 마시는 흉내만 내다가 어디 모텔이라두  예약 해 두겠노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박부장에게 애인이 생기고 난후, 어저께 계모임을 가졌는데  곁이  평소라면 공력들여  화장발을 챙기고 싸구려 옷일망정  거울과의 씨름이 반나절은 족히 되었는데 이번엔 집에서 입는 치마와 김치 국물이 선연한 티하나를 걸치고 마치 시장 보러 가듯 나선다.

어언 한이불 덮은지가 십년이 훨 지났고 큰 예삐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지만  여자로서의 아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나저나 박부장 그놈 대단하긴 대단하네 . 어쩜 아홉 살이나 어린 신부를 낚았을꼬 ,,?     잉어 잡는데 곤지를 아끼고 범잡는데 개를 주저하랴 마는 놈의 탁월한 담략엔 유구무언일 따름이다.  에고 부러바라.....


 


 


 

금수산 오름길은 도원결의를 연상케 하는 복숭아 밭을 껴돌아 계곡으로 들어선다.

폭포로는 조금 옹색한 용담폭을 지나 초입부터 로프를 잡고 낑낑 거리며 급경사를 추어 오르는데 소 밑바닥에 무시무시한 석관이 놓였다는 선녀탕을 보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짧은 지능선을 올라 두어걸음 나서면서 본격적인 암릉길이 나서기 시작한다.

특히 중간의 급경사 암릉지대는 자칫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어 빙설기엔  노약자의 각별한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후는 소나무가 좋은  완만한 능선이 망덕봉으로 연결 되는데 망덕봉 또한 정상 부근에 있는 외딴 묘에 벌초를 하고 온날이면 그 집의 장남이 급사한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망덕봉에서 정상까지는 별로 힘들곳이 없는 구간으로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가 있다.

정상에서 굽어보는 충주호의 장쾌한 맛은 비유하기 힘들만큼 아름다워 가슴이 저려온다.

특히나 선조때의 명신 이항복과 신립 장군의 애달픈 야사가 전해지는 탄금대가 자리한 곳이라 더욱 명치끝이 시려온다.


 


 

이항복과 신립은 도원수  권율의 사위들이다. (이항복이 사위인겄은 확실하나 신립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야사임을 염두에 두자.)

그런데 관상에 밝은 장군이 가만히 두 사위를 보아하니 신립은 괜찮으나 항복의 미간에 한가닥 요사한 기운이 서려있어 늘상 그것이 걱정이였다.

필시 나중 신상에 해가 될겄은 자명한데 도대체가 방책이 없엇다.

어느해이던가  두사람은 각기 견문을 넓히고 뜻을 키우려 항복은 남으로 신립은 북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서너달이 좋이 지나서야 두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아와서는 집안 어른은 알은체도 않고 곧장 마누라 치마폭에 빠져 수삼일을 깨닥거리고 나서야

볼살이 쏙 빠진 수척한 얼굴로 장군께 늦은 문안을 개어 올린다.

저간의 사정을 소상히 아는지 장군은 탓하지 않고 웃으며 동안의 견문을 내어 놓아 보라하니 먼저 오성이 어깨를 촐싹거리며 한발을 썩 나서 먼저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저는 다른겄은 소소하니 얘깃거리가 되지 않고 경상도 합천에서 희한한 일을 겪었습니다.”

하더니 입에 침을 튀기며 신명을 올린다.

항복이 지리산 자락을 밟아 거창을 넘고는 황매산을 돌아 험악한 장승이 우람한 어느 마을의 동구를 마악 지나치려는데 참으로 고금에 듣도 보도 못한

못생긴 괴물이 눈을 휘번덕 거리며 항복을 쳐다보는데 그런 구경이 없었다.

언뜻보니 허리는 곰의 허리요 두다리는 고목을 박아 놓은 듯 튼실하고 멧톧만한 유자코에 두어근은 실할 두꺼운 입술은 삼척 장검을 맞은 듯 동강이나 바람 새는 소리가 섣달 삭풍에 문풍지 울리는 듯하고 박박 얽은 얼굴은 비격진천뢰가 터졌는지 땜쟁이 발등처럼 성한곳이 없더라.

물기와는 담을 쌓은 머릿칼은 등나무처럼 얼키고 설켜 쑥대머리 귀신 형용이요, 허연 서캐가 쌀뜨물을 부은 듯 촘촘하더라.

그러나 비록 형용이 염라국 행랑채의 야차와 호형호제 하는 사이이기는 하나 절구통만한 허리를 가린 치마로 보아 명색 여자임은 틀림이 없더라.

소싯적 한음과 절간에서 공부할제 주지 스님이 두 아이의 그릇을 시험 하느라 측간에서 불알 만질때도 놀라지 않은 항복 이였지만 이 걸출한 추물을 만나매 적지 아니 놀라 노독이 밀물처럼 쓸려 들더라.


 


 


 

주막에 들어 저녁상을 받기가 무섭게 객고에 시달린 몸은 촛농처럼 흐물어져 곧바로 목침 찾아 코를 탈탈 거리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온몸이 억만근의 바윗돌에 짓눌린 듯 붉은 오라에 포박을 당한 듯 기신을 할 수가 없다.

번쩍 눈을 떠니 아까 동구밖에서 마주 쳤던 흉물이 살모사가 개구리 놀리듯 온몸을 칭칭 감고는 항복의 바지를 홀랑 벗기고  큰일을 치르고 있는게 아닌가 ,,

그러나 담대한 장부답게 어쩌나 보려고 가만히 있으니 한참을 용을 쓰던 궐녀가 갑자기 황소 영각 켜는 소리를 내며 대들보가 무너져라 몸부림을 치더니 항복의 상투를 잡아당겨 머리를 반이나 뽑아 놓고는,

“시상년들이 조타조타 쿠든기 문디거튼 이긴가베 ”

글고는 제풀에  풀석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열명길에 든다.

항복이 의관을 대충 수습하여 조용히 쥔장을 깨워 사태의 내막을 알리니 정많은  주막쟁이 마누라가 콧물을 훌쩍 거리며 한탄을 늘어 놓는다.


 


 


 

“아이고 이 불쌍한 겄아, 시상 여펀네들이 니 놀릴라꼬 그리캔것도 모리고 그기 그리도 하고 싶더나. 관옥 같은 서방님 만나 니 한을 풀었을 꺼니 고마 좋은데로 훨훨 날아가  다시 올때는  곱디 고운 꽃으로 오거래이,,하이고  이 불쌍한 겄아,,”

주막쟁이 마누라의 넋두리가 한참을 이어지더니 이윽고 눈물 콧물을 찍어가며 얼떨떨해 하는 항복에게 저간의 사정을 설파한다.

“저 흉물이 이름은 막덕이라 카는데 일찍 조실부모하여 웃골 청룡사에서 얹혀 살고 있심더”

막덕은 비록 몸이 천형을 당한 흉물이기는 하나 마음은 비단 같이 고와 동네의 온갓 허드렛 일을 아무런 댓가없이 공다지로 도맡아 했고 배운게 없건만 노인에겐 공경으로 깍듯하고 아이들에겐 친누나와 같아 동네에선 입안의 어금니처럼 소중한 존재였다.


 


 


 

그러나 예니제나 어딜가든 쓸데 없는 부류들이 있기는 마련이여서 젊은 새댁들이 우물가에 모일때면 주책없은 치들이 이부자리 행사를 떠먹이듯 막덕에게 자랑하는 겄이였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다가 나중엔 그겄이 점점 궁금해 지는 겄이였다.

몸이 흉물이다고 정까지 막힌겄은 아니어서 막덕은 이래저래 심난해졌다.

그럴수록 철없는 새댁들은 막덕을 놀리는 재미에 더욱 침소봉대하여 막덕을 충동질 하는데, 아이들이야 재미로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지만 어디 맞아죽는 개구리가  재미로 죽나,,막덕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인 셈이였다.

혼자 속을 태우며 끙끙 거리다 마을을 들어서는 항복을 본 순간 그만 상승을 하여 결국엔 무단 범방을 하여 일을 저지르고 만겄이다.

항복이 듣고보니 막덕이 참으로 불쌍하고 측은하여 장례를 치를제 친히 제문을 지어 넋을 달래고 한잔 술을 부어 위로 하였다.


 


 


 

항복의 긴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장단을 맞추던 만취당(권율)은 늘 항복의 미간에 서려있던 요사한 기운이 사라진걸 알고는 적이 놀라며 막덕이 항복을 구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는 돌로 박아 놓은 듯 꿈쩍을 않던 신립을 바라보던 권율은 또한번 놀란다.

전에 없던 요사한 기운이 미간에 새롭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 너는 무슨 일이 있었더냐?”

“예,,,   ”


 


 


 

신립은 항복과 달리 북으로 길을 잡아 금강산과 묘향산을 구경하고는 백두산에 올라 장부의 호연지기를 가다듬었다.

개마고원을 거쳐 돌아오는 길에 무산의 깊은골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첩첩한 산중에서 반나절이나 헤매다 겨우 민가 한 채를 발견해 대문을 두드리며 통자를 넣으니 왕소군이 무색할만큼의 절색이 문을 열어준다.

“폐가 되는 줄은 알지만 날은 어둡고 길은 멀어 부득불 하루 유숙을 청하는 바이오”

그러자 처녀가  허리를 굽히며 답하기를,

“집안에 큰 우환이 있어 뫼시기 어렵겠습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다간 나으리도  성명을 보존키 어려울 터이니 어서 되돌아 가소서”

“이미 날이 저물어 길을 떠난다면 호환이 십상일터요, 또한 집안에 큰 횡액이 있다하니 남의 일이긴 하나 알고서야 어찌 장부로서 외면 하겠소”

신립이 워낙 뱃심 좋게 나오니 달덩이 같은 편발 처자도 더는 막지를 못하고 사랑채로 신립을 인도한다.

저녁상을 가지고 온 처자를 등치고 문질러 집안의 우환을 물으니 한참이나 주저하더니 겨우 말문을 연다.

“저희집은  선대왕때(명종)  간신들의 정권 농단에 환멸을 느낀 조부께서 벼슬을 버리고 이곳 무산 산중으로 낙향을 하셨습니다.”

그의 조부는 원래 당상이였으나 조선의 삼흉으로 일컫는  이량 심통원 윤원형 등이 하늘이 낮다가 길길이 뛰며 설치는 걸 보다못해  삼수 갑산 보다 더하다는 이곳 무산으로 숨어든 겄이였다.


 


 


 

그의 부친도 부귀를 뜬구름으로 알아 환로에 들겄을 진즉에 포기하고  손수 밭갈아 씨뿌리며 주경야독으로 고매한 선비의 삶을 이어갔다.

그런데 작년부터 집 뒷산에 비적 하나가 숨어 들어서는 처자의 미모를 탐하여  집안의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며 욕심을 채우려 하였다,

집안에 제법 힘꼴이나 쓴다는 비복이 없는겄은 아니였으나  비적의 형세가 워낙 절륜해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달엔 마지막으로 처자의 아비 어미까지 죽이고는 드디어 오늘 합근례를 마시러 온다고 한다.

사정을 토파하며 눈물이 강을 이루는 처자를 달래어 안심 시키면서,

“ 내 비록 육두팔비의 용맹은 없으나 고금에 듣도 못한 그런 흉악한 놈을 오늘 처단하여 예를 세우려 하니 처자는 너무 슬퍼하지 마소서”

그리고는 대청에 정좌하여 칼을 무릎에 놓고 밤이 깊어 그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집뒤의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 서늘하고 달빛이 졸아 소금기를 허옇게 뿌릴제  대문을 걷어차며 들어서는 깍짓동 같은 장한이 모습을 드러낸다.

놈이 암내 맡은 부사리 마냥 시뻘개진 눈으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서는데 어디서 쳐마셨는지 문뱃내가 등천을 한다.

대청에 단정히 정좌한 신립을 보고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쇠도리깨를 꺼내어 한바탕 흥소를 터뜨린다.

“이놈, 네놈이 누구인지는 내 알바 아니나 스스로 죽음을 찾아 잘도 왔구나,

 내년 오늘이 네놈의 제삿날이니 그리 알거라.”

그리고는 쇠도리깨를 바람개비처럼 돌리며 대청의 신립에게 돌진한다.

놈의 젖먹던 힘까지 다한 쇠도리깨는 분명 신립의 머리에 떨어 졌건만 부실한 대청이 박살 났을뿐 신립은 뵈지 않는다.

흉적이 크게 노하여 신립을 찾는데 신립은 어느샌가 마당으로 내려서 달빛을 밟고 서 있다.

“네놈이 한집안의 사람들을 산적 꿰듯하여  무참히 죽였을땐 제법 힘꼴이나 쓰려니 했는데 오늘 보니 참으로 한심하기 이를데 없구나”

그리고는 천천히 칼을 뽑아 달빛에 한번 번득하니  아수라 같던 흉적의 목이 피를 뿜으며 땅바닥을 구른다.


 


 


 

이튿날 흉적의 목을 처녀의 부모 빈소에 바쳐 원한 갚음을 아뢰고  대충 일을 수습한 후에 신립이 길을 떠나쟈 하니 처자가 완곡히 한마디 이른다.

“불공대천의 부모 원수를 갚아준 은인에게 달리 공을 보상할길이 없사와 이몸을 바쳐 건즐을 받들려 하니 허락해 주시옵소서.”

그러나 신립은,

“장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일을 했을뿐 보상은 당치도 않소이다.  그리고 소생은 이미 내자가 있어 그 청은 더욱 어렵소이다.”

“제가 언제 큰집 살림을 맡겠다 욕심을 부렸나이까 , 그저 첩실로 은인을 뵈올수 있다면 그만 다행히 없겠습니다.”

그러나 목석 같은 신립은 끝내 청을 뿌리치고 대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뒤에서  처자의 애끊는 목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돌아 보니 홰를 든 처자가 지붕위에 올라서 신립에게 하소연을 한다.

“끝내 나으리께서 첩을 외면 하신다면 저는 한많은 생을 여기서 마감하는 도리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살피소서.”

그러나 한번 마음을 정한 신립은 묵묵부답으로 계속 길을 내려선다.

얼마뒤 여자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붉은 불길이 너울거리더니 이내 집안 전체로 옮겨 붙어 미처 손쓸새도 없이 전소하고 만다.


 


 


 

신립의 얘기를 듣고 난 장군은 무릎을 치면서 혼잣말을 중얼 거렸다.

‘이 아희의 공부가 채 완성되기 전에 사단이 벌여졌구나.  주위를 감도는 요기로운 기운은 필시 그 처자의 원혼이렸다’

이후 임진란이 일어 났을때 장군은 신립에게 붉은 주머니를 주면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열어보지 말라 하였다.

그러나 문경에서 소서행장과 맞닥뜨린 신립은 붉은 주머니를 열고 만다.

그러자 주머니에서 파랑새가 나오더니 탄금대를 세 번 부르고는 하늘로 사라진다.

이에 신립은 종사관 김여물등 제장들의 필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재를 버리고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쳤다가 패배의 길로 치닫는다.

당시 소서행장은 신립이 새재를 버리고 탄금대로 부대를 옮겼다는 말을 듣고는  조선에 사람이 없다며 비웃었다고 한다.


 


 


 

금수산을 내려서는 길은 자못 위태롭기 그지없다.

능선을 계속 고집한다며 쇳고개를 거쳐 가은산으로 이어갈수 있겠지만 혼자만의 길이 아닌지라 부득불 포기를 하고 다시 상천리로 원점 회귀를 한다.

급경사 능선은 별다른 특징이 없어 차라리 쇳고개로 내려섰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오는 길에 충주호를 다시 한번 바라본다.

조선의 운명을 걸머지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띄웠던  충장공 신립의 애환이 석양이 짙어가는 물결위에 고요히 일렁인다.

작금 왜적들은 또다시 강성대국을 부르짖으며 미국을 끼고 군비확충에 열을 올리는데  솔직히 북한의 미사일이 실수로 도쿄까지 날아갔으면 하는 심정이 드는건 왜일까 ?

돌아오는 차창밖이 참으로 쓸쓸 하였다.


 


 

          2006년 7월  난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