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전남 담양군 소재 금성산성
산행일 ; 2005. 7. 16. 토요일 (날씨 : 비온후 갬)
누구랑 : 혼자
어디로 : 주차장 - 연동사 - 남문 - 서문 - 보국사터 - 남문 - 주차장 원점회귀
시간은 : 4시간 정도.

왜 :

내일 지리산 왕등재 - 웅석봉 코스 산행을 하려고 했었다. 근데 자꾸 첨단산인님이 변산 쇠뿔바위봉 가자고 꼬드긴다.

우짜까 하다가 귀가 얇은 넘이라 "그려 그럼!"하고 승락을 해 버린다. 그리고 서둘러 지리산 산행예약을 취소하고 나니 내일 산행이 그리 힘들지도 않은데 굳이 오늘 쉬면서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첨산산인님에게 금성산성이나 가자고 했더니 결혼식이 14:00에 있어서 갈 수 없단다.

비도 오고 하니 집에서 쉬고 있는데 심심해서 안되겠다. 결국 12:00경 그냥 카메라만 달랑 들고 금성산성으로 내 달렸다.

담양읍내를 빠져나가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아름답게 우거진 지방도를 따라 순창방면으로 달리다 추월산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조금 가면 담양온천에 이르르게 되고 여기서 금성산성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받지 않았는데 주차장 공사 완공 후부터는 주차요금을 받나보다. 2천원의 주차료를 지불하고 진입, 차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인적이 드문 임도를 따라 오르니 달맞이 꽃이 달려와 반긴다.


오던 비가 살짝 그치니 숨죽이고 있던 매미들이 때를 놓치지 않고 울어들 제낀다.

 


혼자서 가는길. 서두를 필요도 없고 발 맞춰줄 일 없으니 슬렁 슬렁 연동사부터 구경하고자 매점을 지나 우측 능선으로 올라 연동사 가는 길을 따라가니 누가 썻을까? 참 괜찮은 말이다 싶다.

 


비는 이제 그만 오려나 보다. 구름들도 촉촉히 젖은 물기를 털어내고 서둘러 하늘로 오르고자 산성 동봉 능선위로 내달린다.

 

300m 정도 진행하니 연동사 석굴이 나온다. 안에는 석불과 흑색의 불상인 듯한 것을 모셔놨다. 굴 내부가 어두운 탓인가 새카만 불상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마치 어둠에 몸을 숨기고 눈빛만 번득이는 야수를 보는 듯한 느낌.



오솔길옆 대나무 울타리를 따라 왕원추리가 피어 시든 향내를 대신한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고 대신 골짜기 아래에서 전기톱소리가 요란한 점으로 보아 스님은 아래에 작업을 하는 중인가 보다.

 



바위아래 석불과 석등. 고려때 것으로 추정하는 듯




연동사라 현판이 걸린 초막이 정감있게 맞이한다. 사(寺)자가 붙어 상당히 큰 사찰인 줄 알았더니.....




마음을 겸손하게 낮추고 조용 조용.......

진돗개 잡종인 듯한 개 암수 한쌍이서 경계하는 눈초리로 짖어댄다.


그래도 안 물겠거니 하고 이 연못을 찍고 있는데 뉘집개가 짖냐하고 무시하는 느낌에 약이 올랐는지 뒤로 살금 살금 다가오더니 어느새 오른쪽 다리 종아리 부분을 덜컥 물어 버린다. 다행히 세게 물리지 않아 상처를 입진 않았다. "어쭈 이 건방진 녀석, 저리 않가" 했더니 경계심이 풀린 것인지 저도 의아했는지 슬금 슬금 피하더니 이후로는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래도 이 개가 피리를 연주하면 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제법 영리한 개라고 한다.

개연꽃이란다. 첨 봤다. 발음을 조심하지 않으면 "개년"이 되는데 정확한 이름은 "노랑어리연꽃"이란다. 


연동사 들어오는 길. 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로가 잘 닦여 있다.


다시 오던길로 되돌아 금성산성으로 가려고 능선을 오른다.



울타리 옆 왕원추리. 그냥 가기 섭섭해서 한장 찍어봤다.



능선을 올라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니 딱따구리가 인사한다.


끼가 많은 녀석인지 내내 열심히 벌레를 잡아먹더니 카메라를 거두자 자리를 뜬다.


외 남문을 지나고



충용문을 들어선다.


그리고 곧바로 성벽을 따라 서문쪽으로.....

서쪽 철마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산성을 복원하는작업이 한창이다. 인부들은 멀리 보국사터가 있는 골짝에서부터 납짝돌들을 지고 옮기며 산성쌓기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담양호엔 추월산 자락이 몸을 담가 흔들며 반기고 금성산 철마봉은 굳건히 솟아 오서오라 유혹한다.

 


내 눈에는 철마봉이 금성산의 으뜸으로 보인다.

금성산 철마봉

비가 개이니 여지껏 꿀을 따지 못했던 벌 나비들이 정신이 없다.



옆에서 인기척이 나건 말건, 사진을 찍기위해 잠시 세워 둔 우산이 꽃나무를 세차게 흔들며 넘어져도 잠시 날개짓하다가 이내 꽃잎에 앉아 정신없이 꿀을 딴다.





아직도 구름을 이고 있는 추월산이 담양호와 어우러져 있다.



 

뒤돌아 보니 동봉과 남문 쪽 능선들이 보인다.

추월산의 푸른 빛이 담양호에 물들어 더욱 푸르게 빛난다.


담양호와 추월산 전경


 






 


하늘말나리 두송이가 정답게 볼을 맞대고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인다.

북문으로 가는 성곽은 아직 이끼가 생기지 않아 갓 정비한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이제 구름마저 걷혔는지 물가에 핀 버들잎이 햇살에 반짝인다.


개울을 건너 우측으로 꺽어 보국사터로 향한다.

주춧돌인 듯....물이 고인 홈 안에는 개구리 가족들이 몸을 감추고 어서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옛 마을터여서 인지 길 옆으로는 대나무숲과 고목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보국사터!

네시라고 핸폰이 알려준다. 쥔장은 출타중인지 방문이 굳게 닫혀있고 인기척이 없다. 점심도 먹지않고 물 한병도 가지고 가지 않은터라 제법 배도 고프고 갈증이 느껴져 수도꼭지를 틀어 우선 물로 배를 채워보려했는데 물이 미지근하여 별로다.


다시 본 충용문

그리고 외남문

충용문

외남문에 도착하니 웬 기인의 무예 시범을 촬영하고 있다.

궁금하여 수첩에 메모하고 있는 아가씨에게 저분이 어떤 분이냐고 했더니 얼버무리기만 하고 확실한 말을 않해준다. 어쩔 수 없이 답답한 아가씨에게 묻는 것을 그만두고 직접 도인에게 다가가 사진한장 찍어도 되겠냐 여쭸더니 흔쾌히 승락하시고 이왕이면 무장한 모습을 찍으라며 어린 동자승들까지 불러 무장을 하라고 호의를 베푸신다.


어디 계시냐고 여쭸더니 금성산성 내에 있는 동자암에 기거하신다고 하신다. 동자암은 충용문을 지나 동문쪽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약수터 조금 지나 있다고 하신다. 부디 성불하시길 맘 속으로 기원하며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