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0년 7월 10일(토요일)

* 날      씨: 맑음

* 산  행 지: 합천 허굴산 - 금성산

* 산행거리: 약 16km 안팎

* 산행시간: 6시간 54분(운행시간 5시간 28분 + 휴식시간 1시간 26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걸음

* 산행인원: 1명(나 홀로)

 

 

 

합천 허굴산(681.8m)과 금성산(609m)!

이웃한 악견산(634m)과 더불어 대병 3산이라 불리며, 그렇게 높지는 않으나 울퉁불퉁한

바위산으로 나름대로의 매력을 풍기는 산입니다.

어느 하나만 타면 산행시간이 너무 짧은데다 차량회수에도 어려움이 있어, 그 둘을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두 산을 잇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산행에 나섭니다.

새벽녘에 이른 아침밥을 먹고선, 3번 국도를 따라 진주를 떠납니다.

어느덧 9살을 넘긴 나의 싼타모 승용차랑 함께 하는데, 차엔 나 말곤 아무도 없습니다.

제법 오랜만의 나 홀로 산행인 셈입니다.

산청 신등면 단계와 합천 가회면 덕촌을 지나, 황매산 밑을 통과하여 대병면으로 들어섭니다.

좀 오래 되긴 했으나 몇 번 왔던 곳이라 낯이 설지는 않고, 어서 오라며 반기기까지 해 상쾌한

아침을 맞습니다.

허굴산 들머리엔 마땅히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기에, 송정마을 버스정류소가 있는 창고 앞에

멈춰 서는데, 승용차 10대 정도는 충분히 세울 정도로 꽤 넓은 공간입니다.

진주에서 48km로 시간상으론 45분이 걸렸으며, 허굴산 들머리가 있는 작은 다리까진 300m 남짓

떨어진 곳입니다.

 

들머리를 바라보며 곧바로 산행에 들어가는데, 1026번 지방도를 따라 걷다 오른쪽으로 틀어

하천 위에 걸친 이름 없는 작은 다리를 건넙니다.

건너자마자 농로 갈래길이 나오지만, 그대로 직진하여 조금만 가면 왼쪽의 논과 밤산 사이로

길이 열리는데, 그 길을 따르면 잠시 후 산으로 올라붙으며 허굴산 자락으로 들어갑니다.

갈림길이 있는 안동 권씨(權永夫) 부부묘를 지나 오르면 잠시 후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후에도 크고 작은 전망대가 끊임없이 나타나며 눈을 즐겁게 합니다.

모산재(767m) 부근의 돛대바위보다 약간 작긴 해도 그걸 쏙 빼다 박은 바위가 있는가 하면,

언뜻 보면 거북 모양을 한 바위가 비스듬한 수십 미터의 바위 위에 얹혀 있어 눈길을

사로잡기도 합니다.

바위문을 통과하여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는데, 안개가 끼어 좀 희미하긴 해도 대병면 양리와

장단리 일대가 시원스레 눈 아래 펼쳐집니다.

푸르른 빛을 더하는 벼가 자라는 논이 아름답고, 사람 사는 마을 풍경도 좋아 보입니다.

전망대를 내려와 붙어있는 꺾어진 바위를 보니, 뭔가를 닮았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뭐가 뭔지는 잘 몰라 궁금증을 안고서 산행을 이어갑니다.

아기 공룡 둘리의 엄마 얼굴을 닮았다고 하는데, 글쎄요?

 

계속 되는 전망대도 좋지만, 그와 어우러진 소나무도 날 좀 보라며 앙탈을 부립니다.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있긴 해도, 장단리 쪽 조망이 제일 좋은 것 같은 얹힌바위로 가보는데,

더러는 흔들바위라고도 하는 모양인데 실제로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아주 큰 바위 위에 큰 바위가 얹혀있는 것으로, 몇 명이 밀면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지만,

수만 년 세월을 버틴 것으로 봐선 순전히 나의 기우(杞憂)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솔숲을 가다보면 예전 움막이던 잔재가 널브러져 있는데,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고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커다란 암릉을 우회하여 첫봉인 바위 봉우리로 올라서는데, 바위가 맞을 뿐 안개가 덮어버려

먼 곳 조망은 어림도 없습니다.

허굴산 정상석이 있는 664m봉에 다다릅니다.

합천군에서 세운 정상석에 허굴산(墟屈山, 681.8m)이라고 되어 있지만, 여긴 정상이 아닌

664m봉으로 정상은 10분 정도 더 가야 합니다.

정상보다 조망이 더 좋기에 이곳에다 정상석을 세운 것 같은데, 정상이 안다면 서운하고

큰일 날 일입니다.

바로 옆의 용바위에 올라봅니다.

용(龍)이 살았거나 승천해서 용바위가 아니라, 용을 써서 오르고 건너뛴다고 하여 용바위라고

한답니다.

큼지막한 두 개의 바위가 좁은 틈새를 사이에 두고 거의 대칭을 이루며 마주보고 있는데,

틈이 넓지 않아 건너 뛸 수도 있으며 양쪽 바위를 오가면 오래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어차피 죽지 않을 것도 아니면서 너무 오래 사는 것도 뭐하고 해서, 한 번만 왕복하고 용바위를

내려갑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정상으로 다가가는데, 점차 바위는 들어들고 흙길이 나옵니다.

조금 가니 왼쪽으로 청강사와 이어지는 길을 만나고, 조금 더 가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허굴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크지 않은 10개가 조금 넘는 바위로 된 정상인데, 사방을 나무가 가려 조망이 별로 없어

아쉽다는 마음입니다.

이보다 낮은 664m봉에다 정상석을 내준 채, 대구 열린산악회에서 1997년 5월 1일 세운 스텐레스

표지판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데, 합천군에서 뒤늦게 허굴산 정상석을 세우면서 정상보다 조망이

더 좋은 664m봉을 낙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엉뚱한 데다 정상석을 세운 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허굴산 정상도 나름대로의 매력을 풍기는 곳이지만, 이런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게 안타깝고

가슴이 아리기도 해, 한시바삐 바로 잡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잠시 흔적을 남기고, 청강사 방면으로 하산에 들어갑니다.

올라온 곳 기준 왼쪽인데, 바로 가는 곳에 더 많은 표지기가 걸려 있으나,

그건 산성터를 지나 허굴산 농장과 상봉기마을로 이어지는 것으로, 금성산으로 가기엔 너무

두른다는 생각에 지름길을 택한 것입니다.

내려서자마자 큰 바위 옆을 지나는 등 몇 군데 바위가 나오긴 하지만, 오를만한 것은 없어

그냥 내려갑니다.

시야도 트이지 않는 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너른 밤산을 만나게 되고, 임도를 타고 내려가

청강사(晴岡寺)에 다다릅니다.

절에 들르지 않고 옆으로 비켜가는 길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바쁠 것도 없어 절 구경을 하기로

합니다.

아침나절이라 그런지 설거지하는 소리만 간혹 들릴 뿐,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어 말 그대로

절간같이 조용합니다.

집채만한 큰 바위 위에 자리 잡은 돌탑이 인상적이고, 아담한 대웅전 (大雄殿)과 보광전(普光殿)도

눈길을 머물게 합니다.

설거지를 마친 보살님이 아침 일찍 들른 나그네를 힐끔 쳐다보는데,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니 얼굴에 살짝 웃음꽃이 핍니다.

말 잘 해서 뺨 맞을 일 없다고, 주는 만큼 되받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청강사 경내를 빠져나와 바로 금성산으로 갈까 하는데, 문득 청강사 뒤쪽 산중턱에 있는 기이한

형태의 거대한 바위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청강사 입구이자 주차장이 있는 곳 한쪽에 큰 집 한 채가 있는데, 그 뒤로 난 임도를 따라 가다,

집 바로 뒤의 개울을 건너기 직전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올라갑니다.

좀 오르면 임도는 밤산과 연결되며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차츰차츰 왼쪽으로 붙는다는

기분으로 희미한 길을 타고 오르면서 밤산을 벗어나는데, 내왕이 많지 않긴 해도

길 흔적이 비교적 뚜렷이 남아 있어 진행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좀 오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큰 바위 사이에 낀 아주 작은 바위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버틸만 하기에 여태껏 그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면을 비스듬히 타면서 좀 더 가면 그야말로 장관인 바위가 반기는데,

뭔가 이름이 있어 보이긴 하나 확실하게 알지는 못해 안타깝습니다.

허굴산에 피난바위가 있다고 하는데, 모르긴 해도 아마도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지만

장담을 할 순 없습니다.

주변에 제법 널따란 빈터가 있으며 깨진 기와조각이 많은 걸로 봐선, 예전에 작은 암자나

사람이 살았던 흔적인 것 같기도 한데, 이것 또한 추정만 할 뿐 입니다.

이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해서, 맞지 않으면 고치도록 하고......

 

쭉 곧은 돌기둥을 가운데 두고 양쪽이 거의 대칭을 이루며 툭 튀어나온 거대한 바위로,

무슨 짐승 머리를 닮은 것도 같은 어쨌든 기이한 형태의 바위임은 틀림없습니다.

중턱에 위치한데다 숲이 막아 조망이 없는 게 흠이긴 해도, 어쩌면 용바위 보다도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뒤쪽엔 바위문이 있어 양쪽을 오갈 수도 있는데, 장마철이라 그런지 모기가 어찌나 달려드는지

오래 머물 곳은 아니랍니다.

날씨가 차츰 들고 안개도 걷혀서, 옛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정상으로 올라보기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왼쪽으로 우회하여 오르는데, 상당히 가파르고 희미한 묵은 길입니다.

바위 사이로 또 때론 비탈진 마사토를 밟기도 하는데, 어찌나 미끄러운지 신경이 잔뜩

쓰입니다.

바위에 손을 얹고 올라서려는데, 뭔가 움찔하는 느낌이 들어 얼른 손을 내리고 쳐다보니 독사란

놈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마사토가 살짝 덮인 바위 위에서 대가리를 치켜드는데, 마사토와 거의 같은 색깔이라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천연 보호색으로 완벽하게 위장을 했지만, 내 눈을 속일 순 없어 들켜버린 것인데,

이것이 생의 마지막이 되리라곤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살생을 피하고자 갖고 간 나무 지팡이로 툭 건드려 쫓아보지만, 죽으려고 환장했는지 하필이면

내 앞으로 떨어지더니, 도망을 가긴 커녕 또 대가리를 치켜들고 노려봅니다.

그래 알았다, 네 뜻이 뭔지를!

그만 살고 싶어 안달인 놈의 뜻에 따라, 산악인의 안전을 위하여 그만 목숨을 거둬들입니다.

부디 좋은 데 가거라!

 

맞는 진 몰라도 피난바위에서 15분을 오르자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오지만,

이것 또한 청강사로 이어지는 길로 나중에 내려갈 때 이용하기로 아껴두고 그냥 갑니다.

2분도 채 못가서 능선 갈림길에 도착하는데, 허굴산 정상과 664m봉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곳으로 아까 지났던 곳입니다.

안개 벗어진 용바위를 다시 보고자 올랐으니, 용바위가 있는 664m봉으로 먼저 가봅니다.

다행히도 안개는 멀리 가고 가까이엔 없어, 용바위의 형체가 뚜렷이 드러납니다.

안개 낀 모습도 물론 좋았지만, 비킨 지금이 더더욱 좋아 보입니다.

가짜 정상석을 배경으로 흔적도 남깁니다.

비록 군데군데 팥을 갈아 볼품없는 얼굴이지만, 더 늙기 전이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을까

싶어지만, 글쎄요?.

착각은 자유가 아닐는지......

664m봉을 떠나 다시 한 번 정상에 들러보지만, 아무도 보이진 않고 나 홀로만이 외롭습니다.

토요일인데, 왜 이러지?

 

되돌아서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의 청강사 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올라갈 때 아껴둔 길로

내려 섭니다.

제법 뚜렷한 길이 이어지는데 10분이 조금 넘어서며 전망대에 다다르자, 건너편으로 멋진

암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자태를 뽐내는데, 암봉 아래쪽 비스듬한 바위의 끝부분에

아까 들렀던 피난바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망대 바로 밑에서 임도를 만나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키보다 큰 억새가 물결을 이루며,

곧이어 밤산을 만나자마자 임도를 버리고 밤산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조금만 내려가면 또 다른 임도에 닿고 밤산 줄기를 타고 내려서면, 청강사 주차장 붉은 집

뒤의 개울을 건너면서 청강사 입구에 다다르게 됩니다.

하루에 두 번이나 허굴산을 오른 셈으로, 점심밥 준비도 안 했는데 너무 늦는 건 아닌지 걱정이

살살 됩니다.

청강사 진입로를 따라 금성산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어느새 훌쩍 자란 벼는 알이 배고 결실을 맺느라 분주하고, 바람결에 한들거리는 길가의

강아지풀이 날 보고 가라며 떼를 씁니다.

논가에 자리 잡은 한 그루 초피나무가 볼록볼록 열매를 맺고, 몸집을 불리는 모습도 앙증맞고

보기 좋긴 마찬가집니다.

뒤돌아보는 허굴산이 들러서 고맙다하며, 앞에 보이는 금성산은 어서 오라며 손짓입니다.

 

느티나무와 육각정자가 있는 마을 쉼터에서 물을 보충하는데, 수도꼭지가 달려 있어

수월하게 물을 받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어서 대한제국만만세(大韓帝國萬萬歲)란 현판이 달려 있는 집 앞을 지나는데,

태극기와 태극문양을 양쪽 벽면에다 붙여놓아 이채롭기도 하지만,

대문 앞을 가로막은 고급 외제 승용차가 더욱 눈길을 끕니다.

보아하니 먹고 살만한 집인 듯......

지금은 합천자연학교로 바뀐 옛 삼산초등학교를 지나, 장단 삼거리에서 1026번 지방도에

합류하며 우회전합니다.

원장단마을 버스정류소가 있으며, 합천 20km라는 안내판도 보입니다.

물이 마른 장단 저수지는 바람 빠진 풍선마냥 보기가 민망하고, 거기다 낚싯대를 담구고

있는 한심한 친구도 보입니다.

금성산 등산로 안내판과 등산로 입구를 가리키는 사이의,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오릅니다.

2분 남짓 오르면 파란 외딴집 앞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바로 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틀어야 합니다.

개가 많아 짖는 소리 또한 요란한데 개가 밥값을 해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이건 뭐 완전히 미쳐 날뛰는 수준으로 글자 그대로 개지랄을 하고 있어 날 언짢게 하는데,

개를 맞상대 할 수도 없어 작은 돌 하나 집어던지며 울분을 삭히며 그냥 갑니다.

방치된 낡은 비닐하우스를 지나 포장된 임도를 따르면, 얼마 안 가 임도가 끝나면서 몇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나오며, 이후 산길을 타고 갑니다.

 

산길을 탄지 2분이면 작은 바위굴을 만나고, 좀 더 올라 바위가 있는 갈림길에선 바로 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 길을 타고 오릅니다.

갈림길에서 2분 남짓이면 정상 500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며, 제법 가파른 길을 10여 분

오르면, 기다란 철계단을 만나면서 설죽 전망대에 이르게 됩니다.

119 합천 3 - 7 지점이며, 많진 않지만 설죽이 있는 전망대라 그런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 서면 허굴산이 앞쪽을 가로막으며, 오늘 지나온 일대가 거의 다 보이는데,

생각보다 너른 대병면의 푸른 들판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설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3분 정도면, 금성산 정상석과

삼각점(NO.058)이 있는 곳에 다다릅니다.

합천군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금성산(錦城山, 592.1m)이라 되어 있으며,

금성산의 높이를 592.1m라고 소개한 지도도 많이 있는데, 바로 이곳의 높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철계단을 지나 오르는 실제 금성산 정상은 609m라고 합니다.

금성산 정상엔 산불감시초소가 합천호 쪽으로 붙어 있으며, 금성산과 봉수대 안내판도 있는데

한자 표기가 각각 달라 금성산 안내판엔 錦城山, 봉수대 안내판엔 金城山으로 되어 있어 혼란을

주며, 허굴산(墟窟山)도 정상석과는 다르게 墟堀山이라 해놓아 통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정상부엔 바위문이 있는 등 온통 바위투성이며, 합천호의 조망이 가장 좋은 데이나 연무가 막아

희뿌옇게 보일 뿐입니다.

금성산은 예전 봉화대가 있었다 하여 봉화산(烽火山)이라고도 하며, 허굴산과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산행객도 만나지 못합니다.

계곡이 없어 여름 산행지로는 좀 부적합하지만, 가까운 곳에 합천호와 그 아래로 큰 강이 있어

이를 대신할 수 있는데다, 요즘은 토요일이 대부분 휴일인데도 아무도 없어 참으로 의아합니다.

정상석이 있는 데로 내려와 흔적을 남기고선, 회양 쪽으로 방향을 잡아 금성산 암릉을 우회합니다.

금세 덮칠 듯이 위용을 과시하는 암릉 아래를 지나, 정상과 맞닿은 또 하나의 암봉을 타고

내려갑니다.

119 표지판엔 전망대라고 되어 있으며, 합천호를 비롯한 주변 조망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바위 사이로 또는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데,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고 비교적 갈만은 합니다.

전망대 앞 조금 낮은 암봉을 지나면, 무덤이 하나 나오면서 곧이어 안부 사거리에 닿은데,

오른쪽의 회양리로 가는 길만 뚜렷할 뿐, 직진과 좌회전은 제법 묵은 편이지만 진행방향은 직진입니다.

 

조금만 오르면 낮은 바위가 있는 제법 높은 봉에 다다르는데, 앞은 절벽이라 갈 수가 없으며

왼쪽으로 바짝 붙으면 희미하긴 하나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려가면 안부에서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으나, 바로 가는 길을 따라 암봉으로 올라섭니다.

허굴산과 황매산이 조망되며, 맞은편 가야 할 곳엔 조금 더 높아 보이는 암봉이 또 하나 기다립니다.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자마자 멋진 반송이 있는 곳에서,

조금 전 안부에서 우회하는 길과 다시 만납니다.

좀 내려오다 다시 오르는데, 고라니 한 마리가 후다닥 지나갑니다.

도망을 가는지 제 갈 길을 가는지는 모르지만, 산을 다니다보면 더러 보는 풍경으로 이럴 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산의 주인은 엄연히 쟤네들인데, 어쩌다 찾은 나그네가 민폐를 끼치는 것만 같아 아니 간 듯

다녀오고자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는 않나 봅니다.

가파른 길을 요리조리 돌아, 평평대칭 전망대봉에 올라섭니다.

두 개의 평평하고 너른 바위가 가운데 좁은 틈새를 두고 거의 대칭을 이루는 전망대이며,

금성산 정상부와 지나온 암봉 등이 모두 조망되며, 물 빠진 합천호도 볼품은 없지만 날 좀

보라며 날 유혹합니다.

 

목을 축이고 조망을 즐기다 묵은 길을 내려가는데, 그나마 바로 가는 길이 슬며시 없어지더니

좌우로 희미한 길이 이어집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 가니 밤과 감이 있는 과수원인데, 발만 걸쳤다 이내 오른쪽의 약간

빠끔한 데로 빠져나갑니다.

비스듬히 사면을 타고 가다 몇 기의 무덤을 지나 오르면, 다시 능선을 따라 길이 이어지면서

날머리가 있는 1026번 지방도로 내려설 수 있는데, 허굴산 들머리와는 20m 남짓 떨어져 있으며,

낙석주의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곳입니다.

두 산을 이은 원점회귀산행이 완성된 셈입니다.

산행 내내 나 말곤 아무도 없었지만, 때론 이런 호젓한 산행도 있기에 더욱더 좋은지도 모릅니다.

함께하는 산행도 물론 좋지만, 나 홀로만의 산행 또한 좋긴 참 좋은 것입니다.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1남 2녀가 있는 내 사는 곳 진주의 집으로......

 

 

 

* 산행일정

06:40             송정마을 버스정류소 앞 창고

06:44             작은 다리

07:00             거북바위

07:08 - 07:10  바위문

07:18 - 07:20  얹힌바위

07:31 - 07:35  첫봉 전망대

07:40 - 07:50  664m봉

07:54             능선 갈림길(청강사)

07:58 - 08:10  허굴산

08:26             밤산 임도 합류

08:31 - 08:40  청강사

08:53 - 09:00  피난바위

09:17             능선 갈림길(청강사)

09:22 - 09:27  664m봉

09:31             능선 갈림길(청강사)

09:35             허굴산

09:39             능선 갈림길(청강사)

09:52             바위 전망대

10:00             청강사 주차장

10:16 - 10:20  느티나무 육각정자 쉼터

11:11             장단 삼거리

11:22             임도 주차장

11:24             바위굴

11:43 - 11:50  설죽 전망대

11:53 - 12:05  금성산

12:18             금성산 맞은편 암봉 전망대 앞 암봉

12:21             안부 사거리

12:23             낮은 바위 암봉

12:38             반송 윗봉

12:48 - 13:00  평평대칭 전망대봉

13:17             밤·감 과수원

13:30             1026번 지방도(작은 다리)

13:34             송정마을 버스정류소 앞 창고

 

 

 

 송정마을 버스정류소

 

송정마을 버스정류소 앞 창고(주차장) 

 

허굴산 들머리 풍경 

 

도로에서의 들머리 

 

 전망대(1)

 

돛대바위

 

 거북바위

 

 전망대(2) 

 

 바위문

 

  둘리엄마 얼굴바

 

 전망대(3)

  

 얹힌바위

 

 돌채송화

 

첫봉

 

 664m봉

 

  664m봉 허굴산 정상석

 

 용바위

 

  용바위 틈새

 

허굴산 정상 산불감시초소 

 

 허굴산 정상

 

 나

 

 나

 

 나

 

 내림길 암릉지대

 

 청강사 돌탑

 

 청강사 대웅전

 

 청강사 보광전 앞 통로

 

 원추리

 

 청강사 입구

 

 피난바위 오름길 전망바위

 

 피난바위(1)

 

 피난바위(2)

  

 피난바위(3)

 

 피난바위(4)

 

 

 

 나

 

 용바위  

 

 청강사 뒤편 암봉

 

 청강사 뒤편 암봉 아래쪽

 

 임도 억새풀

  

 청강사 주차장

 

강아지풀

 

 벼(1)

 

 초피나무

 

 허굴산

 

 벼(2)

 

 벼(3)

 

 자귀나무(1)

 

 자귀나무(2)

 

  금성산

 

개울 보 

 

 느티나무 육각정자 쉼터

 

 집(1)

 

 집(2)

 

 집(3)

 

 합천자연학교

  

 원장단마을 버스정류소

 

 금성산 들머리(1)

 

금성산 들머리(장단 저수지)

 

 금성산 들머리(등산 안내도)

 

 금성산 들머리(2)

 

 밤나무

 

 도라지(1)

 

 도라지(2)

 

 폐비닐하우스

 

 바위굴

 

 갈림길 바위

 

 정상 500m 이정표

 

 설죽 전망대 아래 철계단

 

 설죽 전망대 119 표지판

 

   설죽

 

 설죽 전망대에서 본 금성산 들머리

 

 금성산 이정표

 

 금성산 삼각점

 

  금성산 정상석

 

 금성산 산불감시초소

 

 금성산 봉수대 안내판(1)

 

 금성산 봉수대 안내판(2)

 

  금성산 안내판

   

금성산 바위문 

 

 금성산에서 본 악견산

 

나 

 

 나

 

 금성산 맞은편 암봉(1)

 

 금성산 맞은편 암봉(2)

 

 합천호

 

 금성산 맞은편 암봉에서 본 조금 낮은 암봉

 

 진행길의 암릉

 

  반송 윗봉

 

 반송

 

 평평대칭 전망대에서 본 금성산 일대

 

 평평대칭 전망대

 

 평평대칭 전망대 틈새

 

 금성산 날머리

  

 연꽃(1)

 

  연꽃(2)

 

  연꽃(3)

 

  연꽃(4)

 

 연꽃(5)

 

   연꽃(6)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