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산, 금성산성을 넘어 강천산 골짜기의 폭포들을 감상하다.

 

Mt. 1225 山城山 (603m) - 전남 담양군. 전북 순창군

 

산 행 일 : 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 여수 ㅎ산우회 동참 산우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10.2km

                        금성산성 입구 버스 주차장 <2.0> 금성산성 남문 <1.7> 북문 <0.6> 산성산 <1.3> 송낙바위 경유 북바위 갈림길 <1.8> 강천사 <1.7> 도선교 <1.1> 제3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 20분 (식사 휴식 39분포함)

                고갯마루 주차장 <0:18> 옛 도로 종점 · 간이매점 <0:21> 금성산성 남문(輔國門) <0:14> 보국사터(輔國寺址) <0:28> 북문 · 전남(담양군) 전북(순창군) 도계 · 호남정맥 <0:18> 山城山(603m) <0:20> 제2강천호 삼거리 <0:13> 비룡폭포 <0:29> 현수교 <0:17> 강천사 <0:24> 병풍폭포 <0:19> 주차장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순창(2003년 수정본)지형도

 

 

금성산성 외남문에서 본 내남문

 

 

구장군폭포

 

 

오늘 산행구간도

 

순천IC로 진입한 버스가 호남고속국도를 한동안 달리다 옥과IC로 빠져나간다.

담양읍을 통과하여 금성면 담양온천 부근에서 금성리로 넘어가는 도로 입구에 당도한 버스가 멈춰 선다.

차단기가 길을 가로막고 있는데 주차비 아니면 입장료를 징수하는 모양이다.

아주 오래전, 꼬불꼬불하고 비좁은 임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간이매점이 있는 공터까지 올라 주차한 뒤 금성산성을 아내랑 같이 한 바퀴 빙 돌았었다.

버스는 그곳이 아닌, 고갯마루 주차장에서 일행들을 내려주고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간다.

 

 

산길 초입

 

 

임도종점

 

 

금성산성 안내도

 

10 : 23 주차장 출발

산성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넓은 길을 따라 오른다.

20분을 조금 못 걸어 간이매점이 있는 공터를 지나 산길로 들어서고 연동사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과 담양온천 갈림길을 차례로 지난다.

전에, 계곡 쪽의 초라해 보이는 연동사는 둘러보지 않고 암굴을 이용하여 만든 동굴법당과 지장전이라는 노천법당, 연동사지 삼층탑과 지장보살입상을 살펴보며 이천골 영령들이 연동사의 향불과 함께 극락왕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모습은 어떤지 모르겠다.

 

 

보국문(외남문)

 

 

추월산이 가까이에 있다.

 

 

가선대부 국문영의 불망비

 

11 : 02~07 보국문(輔國門. 外南門)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고, 고려 때 본격적으로 축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산성은 시루봉(위의 지형도에 산성산으로 표기된)을 정점으로 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과, 동문~운대봉~연대봉~북문~서문으로 계곡을 감싸는 포곡형 산성이다.

외성 7.3km에 내성 0.7km, 면적 약 33만 평에 달하여 7천 명이 상주할 수 있는 규모여서 평민들도 난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변 풍경을 두루 둘러본 뒤 충용문(내남문)을 통과하여 시신 2천구를 태웠다는 이천골을 내려다보고 발길을 돌려 마지막 별장(別將)을 지낸 가선대부 국문영의 불망비를 살펴본다.

 

 

동문과 보국사터 갈림길

 

 

보국사터

 

 

작은 산인데도 물이 많은 것 같다.

 

11 : 21 보국사터(保國寺址)

동문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일행과 떨어져 좌측 골짜기 길을 타고 내려간다.

조금은 엉성하게 보이는 연리목이 있고 작은 늪지대도 나타난다.

토종꿀을 채취하는 허름한 집 한 채가 있는 골짜기는 깨끗한 물이 서문 방향으로 흐른다.

보국사터에는 연안김씨 부인 무덤이 자리 잡고 있으며 북문으로 오를 수 있는 산길은 좌측으로 뚜렷하게 나 있다.

바위지대를 거스르고, 물이 흐르는 좁은 골짜기도 건너고, 태풍으로 인하여 어지럽게 쓰러진 곳도 지나 오르자 앞이 트인다.

 

 

북문

 

 

북문에서 본 담양호와 병풍산

 

 

 

장대터

 

11 : 49 북문(北門)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돌담 사이로 난 호남정맥 길이다.

오정자재를 출발하여 강천산을 지나 이곳 북문을 통해 금성산성으로 들어온 뒤 산성산에서 사방팔방을 둘러보고 다시 동문으로 빠져 광덕산으로 오르고, 특징이 없는 덕진봉을 넘어 금과동산에 이르렀는데, 광덕산 내림 길이 너무 가팔라 엉금엉금 기었던 생각이 난다.

또한 북문에서 동문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전라남북도 도계로, 좌측 순창군 쪽은 몹시 가파른 반면 우측 담양군 쪽은 완만하여 천연 요새임을 실감할 수 있다.

다음은 성벽 가장자리로 다가가 맞은편 추월산을 비롯한 산줄기를 더듬어본다.

강천산 줄기를 따라 병풍폭포로 내려가고도 싶으나 송낙바위 길을 걷기로 작정한다.

 

 

산성산 정상에서

 

 

산성산 정상모습 - 2004년 호남정맥 종주 때 촬영

 

 

남정맥인 산성 - 무등산이 보인다.

 

 

당겨 본 지리산

 

12 : 10~38 山城山(연대봉 603m)

송낙바위가 있는 장대 터에 도착했지만 지체하지 않고 산성산 정상을 향해 성벽 가장자리를 타고 오른다.

정상에는 누군가가 작은 돌무더기 위에 ‘산성산 603m’라 적은 팻말을 꽂아놓았는데 팻말은 물론 작은 돌무더기조차 깨끗이 치워버렸다.

쾌청한 날씨로 인하여 주변 산들의 조망이 환상적이고 반야봉도 가깝게 보인다.

반야봉 좌측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왕봉엔 많은 눈이 쌓였는지 하얗게 빛난다.

장대터 쪽으로 조금 옮겨 자리 잡고앉아 요기를 하면서도 두 눈은 무수한 산줄기와 봉우리들을 더듬고, 머리는 산을 구분하며 이름을 생각해내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장대터로 되돌아가면서

 

 

장대터에서 본 강천사 골짜기

 

 

가파르고 긴 철 계단

 

12 : 41 송낙바위 출발

송낙바위 내림 길 입구에는 강천산군립공원의 안내팻말과 순창군에서 세운 경고문이 있다.

‘강천제2저수지 공사로 인하여 일부 등산로를 폐쇄하니 양해바랍니다. 2010. 10~2014. 6’

‘여기 등산로는 급경사지역으로 눈 · 비가 올 경우에는 통행을 절대 금하니 오셨던 길로 되돌아 가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인명피해 발생 시 본인 부주의로 인정합니다.’

비교적 젊은 남녀 대여섯이 송낙바위 내림 길로 들어서고 있다.

몇 구비 꺾어지는 몹시 가파른 철 계단도 방심할 수 없는데 응달의 맨땅은 서릿발이 녹으면서 뻘밭이 되어 미끄럽다.

발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하고 거의 주저앉다시피 엉금엉금 기던 여인이 아무 말 없이 내려다보고 있는 나를 돌아보더니 조심스럽게 길을 비켜준다.

 

 

하단부에도 경고문이 있다.

 

 

북바위에서 오는 길과 합쳐진다.

 

 

비룡폭포에서

 

13 : 11~14 비룡폭포(飛龍瀑布)

안내문에서 볼 수 있었듯 강천저수지로 가는 길엔 출입금지 팻말을 걸어놓았고, 또 다른 길이 우측 산 사면을 따라 살짝 오르다가 북바위 쪽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쳐진다.

전남에서 전북으로 넘어왔으니 당연히 순창 강천산군립공원에서 세운 이정표가 보인다.

‘↓ 강천사 1800m * → 송낙바위 1010m * ↑ 북바위 930m’

‘비룡폭포 50m’ 표지를 보고 우측 바위사이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바닥에 물이 안 보인다.

그렇지만 구룡폭포라고도 불리는 높이 60m의 폭포는 힘찬 물줄기를 쏟아 내리고 있다.

젊은 남녀 한 쌍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즐거워하는 가운데 탁족 중이던 나이 지긋한 남자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 반겨준다.

 

 

되돌아 본 비룡폭포 길

 

 

징검다리

 

 

산수정과 수좌굴

 

뜻 밖에도 산우회 버스 내 옆 자리에 앉았던, 오는 처음 보는 분이다.

수십 년 전 연대암에 잠시 머물렀던 인연이 오늘 이곳으로 당신을 불렀다고 하는데 복장도 등산복 차림이 아니고 등산 배낭 대신 작은 가방을 갖고 있다.

더 머물고 싶은지 아니면 방해받고 싶지 않아선지 먼저 가라고 한다.

하지만 강천사 주차장을 출발한 버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뜻이 통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내 명함을 요구했지만 이제 남에게 내보일만한 명함이 없는지라 배낭 주머니를 뒤져 정맥과 산줄기를 찾아다니면서 사용했던 표지기 하나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구장군 폭포

 

 

현수교

 

 

현수교를 건너와서 산성산을 뒤돌아보다.

 

13 : 43 현수교

광덕산으로 갈 수 있는 선녀계곡 갈림길 앞 징검다리를 건너 사람구경까지 하면서 구장군폭포 앞으로 다가간다.

인공폭포니 자연폭포니 굳이 따지지 말고 그냥 보이는 그대로를 감상하면 그만이다.

현수교 밑에 이르러 다른 사람들 다리 밑으로 걷기보다는 현수교를 건너리라 마음먹고 정자 삼선대(三仙臺)가 있는 425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발을 올려놓는다.

우측통행을 하고, 또 상하 행 길이 따로 설치되기도 했지만 수많은 인파로 지체된다.

다리를 건너 산성산을 한 번 뒤돌아본 뒤 가파른 계단을 타고 골짜기로 내려간다.

 

 

삼인대

 

 

강천사 대웅전과 오층석탑

 

 

무지개가 피어있는 폭포

 

14 : 00 강천사(剛泉寺)

황우제골 초입의 다리를 건너면 좌측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된 삼인대(三印臺)가 있는데, 조선 중종 10년(1515)에 폐비 신씨(愼氏)의 복위를 주청하는 상소를 올린 순창 군수 김정(金淨), 담양 부사 박상(朴祥), 무안 현감 류옥(柳沃)의 행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다리를 건너 강천사로 들어간다.

 

강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禪雲寺)의 말사로, 887년(진성왕 1) 도선(道詵)이 창건하였다. 혹은 1482년(성종 13)에 작성된 <강천사모연문>에는 신령(信靈)이 광덕산(廣德山) 가운데서 명승지를 골라 초암을 짓고 지낸 것에서부터 유래한다고 나와 있다.

임진왜란 참화 뒤 중창했지만 6·25전쟁 때 또다시 당우들이 모두 불타버렸고, 고려 충숙왕 3년(1316)에 덕현(德玄) 스님이 강천사를 다시 지을 때 세운 오층석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92호)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그 뒤, 주지 김장엽(金奬燁)이 1959년에 천성각을 신축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병풍폭포와 도선교의 항아리 모양 난간 받침

 

 

강천산 안내도

 

 

단풍과 강 건너 국화와의 조화

 

 

도로변, 입구에 세워놓은 강천산 표지석

 

14 : 43 주차장 도착

깨끗한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가 보이고, 물이 불어나면 무너져버릴 줄 뻔히 알면서도 개천에 쌓아 놓은 돌탑들이 정겹다.

일주문 격인 강천문을 나선 폭포에 핀 무지개가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를 따라 차츰차츰 바닥으로 이동하여 사라져버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병풍폭포에 이르렀고, 전에는 무심코 스쳤던 도선교 난간받침이 순창 고추장단지를 의미하는 항아리 모습임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으며, 인파에 밀리다시피 걸어 제2주차장 강변 둑의 붉게 타는 단풍을 사진에 담고 광덕교를 건너 제3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