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하조도 손가락산~돈대봉~신금산의 조망

 

Mt. 1218 / 섬(島)산 063~065 손가락산(230.8m) * 敦大峰(271m) * 神禽山(231m)

 

산 행 일 : 2012년 9월 2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무더위)

동 행 인 : 홀로 산행 (모 산악회 버스 이용)

 

산행(도상)거리 : 약 8.6km

                        창유항 <2.0> 산행 마을 <1.1> 손가락산 <0.6> 돈대봉 <0.9> 진막금이 <1.8> 유토 마을 * 유토-읍구 고개 <1.1> (신금산) <1.1> 유토-읍구 고개

 

산행시간 : 5시간 27분 (식사 휴식 1시간 41분포함)

               창유항 · 다도해해상국립공원관리사무소<0:21> 산행 마을 표지석 앞 <0:31> 능선 삼거리 · 손가락바위 · 이정표 <0:17> 손가락산(▲230.8m) <0:47> 돈대봉(×271m) · 정상표지 <0:28> 진막금이 · 2차선 포장도로 <0:25> 유토 마을 슈퍼마켓, 물 구입 * 고갯마루 산길 초입 <0:18> 150봉 · 돌탑 <0:27> 신금산(×231m) · 정상 표지 · 점심식사 <0:16> 150봉 <0:15> 유토 마을정자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조도(2009년 편집 본)지형도

 

 

돈대봉 오름에서 본 풍경

 

 

신금산에서 본 풍경

 

 

오늘 산행 구간도

 

꼭두새벽, 4시반경 눈비비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비라도 쏟아 붓겠다는 듯 검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졌다.

간밤의 일기예보에 의하면 남부지방에 비는 오지 않겠다고 했으니 믿어보자.

간단한 행장을 차려 집을 나선다.

“며칠 전에 전화했던 사람입니다.”

“아 예. 반갑습니다.”

혼자 외진 섬을 찾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보지 산행안내를 살펴보다 하조도 산행 글을 보고 빈자리가 있는지 문의했었으며, 오늘 동참하게 되었지만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팽목 항에서 본 동석산

 

 

팽목 항

 

 

배위에서 본 하조도 산들

 

옛 광양 역전을 들른 버스가 여수지맥의 한 봉우리이자 내 고향 뒷산인 천황산 터널을 통과하여 순천만IC로 진입하여 순천-영암 간 고속국도를 달린다.

벌교를 지나자 짙은 안개가 시야를 막아 갑갑했지만 다행히 진도 팽목 항에 이르렀을 때는 대부분 걷혔다.

가까스로 배 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곧바로 배에 오른다.

아침 식사대용으로 빵 한 개와 두유 하나를 먹으면서 바다와 섬들을 둘러보다 하조도등대에서 눈길이 머문다.

산길을 따라 하조도등대에 이른 후 해안도로를 타고 창유 항으로 돌아와야 한다.

 

 

창유 항

 

 

여객선 운항 시간표

 

09 : 08 창유 항 출발

하조도 창유 항에 도착했는데도 내리지 않는 산행객들은 관매도를 찾아가는 모양이고, 또 다른 산행객들은 조도에 하나 밖에 없다는 버스에 오르는데 상조도로 가는지 아니면 다른 산길을 찾아나서는 지 모르겠다.

공원관리소 직원이 다가오더니 지난 태풍으로 인하여 산길이 험한 관계로 신금산 산행은 당분간 통제하니 지시에 따라주라고 당부한다.

“먼 길을 달려왔는데 통제라니!”

따지고 드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무 말 없이 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어유포삼거리(실제로는 사거리)에 하조도등대 표지가 세워졌고 거리는 4km라고 표기했다.

비포장 길로 만만찮은 거리에다 상당히 지루한 걸음걸이가 되리라 여겨진다.

 

 

산행 마을 표지석과 조도저수지

 

 

태풍 흔적과 손가락산

 

창리에서 두 패로 갈라진다.

나는 당연히 돈대봉부터 오르기 위해 면소재지 길로 들어선다.

오랜만에 다방 간판도 보며 소재지를 벗어나자 우측에 커다란 조도 저수지가 있고, 삼거리에 이르자 산행마을 표지석이 객을 맞이한다.

또 다른 삼거리에서 콘크리트길이긴 하나 본격적인 산행 길로 들어선다.

 

 

농로 끝 지점

 

 

큰 방석에서 본 골짜기

 

09 : 42 농로 끝 지점

다도해해상국립공원(하조도)안내도가 세워진 곳을 지나 골짜기로 들어서자 숨이 막힐 정도의 더운 기운이 확 끼쳐든다.

예감이 좋지 않다.

작은 마당 바위를 스쳐 또 다른 마당바위에 올라섰는데 뒤에 알고 보니 큰 방석 바위였다.

그렇다면 처음 본 마당바위는 작은 방석이 되겠다.

 

 

손가락바위

 

 

손가락바위 뒤쪽에서

 

10 : 00~05 능선 삼거리

우람한 손가락바위 밑 삼거리로, 우측 길은 곤우 마을로 이어진다.

암벽 좌측으로 돌아올라 본 앞 바위에는 굴이 있고 그 바위 밑으로 길이 보이는데 한 사람이 가보더니 오를 수 없겠다며 되돌아 나온다.

굴을 통해 암봉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지만 사진에서 본 사다리가 없다.

손가락바위 정상이 아니더라도 곳곳이 훌륭한 조망 처니 아쉬울 게 없다.

 

 

손가락산 삼각점

 

 

뒤 돌아본 손가락산

 

10 : 22~27 손가락산(▲230.8m)

뚜렷한 정점이 없어 주변 덤불을 헤쳐가다 삼각점을 찾아냈다.

땅에서 솟구치는 열 때문에 엎드리지 않고 지팡이와 발로 수풀을 걷어냈기에 삼각점 번호를 확인하지 않고 돌아섰는데 뒤에는 후회가 되었다.

그늘과 어쩌다 불어오는 바람을 쐬며 물을 들이킨다.

신금산에 가려면 물을 보충해야만 할 것 같다.

산행객들을 수시로 만나지만 내가 따라붙은 산악회 사람들인지 다른 팀인지 모른 체 훌륭한 조망에 시간을 죽이며 천천히 걸어간다.

 

 

돈대봉

 

 

암벽 옆으로 보이는 신금산

 

10 : 47~57 돈대봉(×271m)

‘돈대산 정상’이라는 표지를 세워놓았다.

조망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그러나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마땅한 그늘이 없다.

대게 마을에 인접한 산들은 곳곳에 샛길이 있는데 그런 길은 하나도 안 보인다.

생각 같아선 산줄기를 따라 신금산으로 갔으면 좋겠지만 샛길을 못보고 진막금이로 이어지는 암릉을 따른다.

벌써 도시락을 펼친 무리들을 스치면서 살펴보니 일행은 아닌 것 같고, 멋모르고 바위로 올라섰다 되돌아 내려오기도 한다.

 

 

169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뒤돌아 본 지나온 길

 

11 : 25 진막금이 고개

2차선 도로가 169봉으로 이어진 산길을 잘라버렸다.

그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산자락을 끼고 도는 콘크리트길을 한동안 따르는데 정말이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데다 양파 즙과 식수도 이미 동나버렸다.

농가 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던 아주머니들이 소주 대병을 들어 보이며 술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하지만 뙤약볕 아래서 무슨 술을 마시겠는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유토와 읍구로 이어지는 2차선 포장도로 고개로 올라선다.

 

 

유토 마을

 

 

태풍 피해를 입은 노거수

 

11 : 42 유토 마을 정자

신금산으로 갈 수 있는 산길 초입엔 신금산 안내도가 있고 공원직원 말대로 탐방로 출입을 금한다는 팻말도 보인다.

유토 마을 정자 좌측으로 난 콘크리트길을 따라 가게가 있을 마을을 찾아간다.

노거수 한 그루 이파리가 모두 말라 죽었다.

태풍이 그리 만들어버린 노거수 옆에 세워놓은 안내문에 진도군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로 높이 30m, 둘레 1.8m라고 적혔다.

맨 먼저 발견한 가게로 들어가 우선 캔 맥주 한 개로 갈증을 달래고 0.5ml 생수 두 병을 사서 배낭에 담을 때 유리를 끼워주러 다니는 상인 트럭이 가게 앞에 선다.

점심 대용으로 빵을 구입한 뒤 다시 차에 오르는 기사에게 부탁해서 고갯마루로 이동한다.

 

 

신금산 들머리

 

 

그늘이 없다.

 

12 : 23 유토-읍구 고개 출발

조금 께름직스럽지만 표지판을 돌아 산으로 접어들자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아서기도 하고, 고약한 맹감 줄기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며 거미줄이 얼굴과 목에 걸린다.

거미줄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지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내까 따라온 산악회 사람들은 아예 신금산 산행을 포기했다는 말인가?

오름길이 힘들긴 해도 돈대봉 능선과 달리 숲이 우거져 그늘이 있어 좋다.

 

 

150봉

 

 

사다리와 밧줄

 

 

폐건물과 암봉

 

12 : 41~50 등고선 상 150봉

납작한 바위 위에 독사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햇볕을 쬐고 있다.

잘 보이는 곳에 있기 망정이지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팡이로 살짝 건드려도 꼼짝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멀리 걷어 내버리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암벽에 이르자 통나무를 엮어 만든 사다리가 걸쳐있고 밧줄도 늘여졌다.

용도를 알 수 없는 폐 콘크리트 건물 앞을 스쳐 암봉 우측으로 돌아 오른다.

 

 

신금산

 

 

지형도상의 신금산과 하조도등대로 이어진 능선

 

13 : 17~56 신금산(×231m)

‘신금산 정상’ 팻말을 세워놓은 암봉으로, 유토 마을 가게 주인이나 공원 측에서 세워놓은 안내도에 신금산이라고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지형도에는 앞에 보이는 ×238봉이 신금산이다.

어쨌거나 그늘이 없어 ‘위험’ 팻말이 있는 곳 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기어올라 바위 밑의 손바닥만 한 그늘에 퍼질러 앉아 도시락을 꺼냈지만 밥맛이 있을 리 만무하다.

 

 

신금산에서 본 창유 항과 조도대교

 

 

신금산에서 본 손가락산과 돈대봉

 

 

망망대해

 

 

지나온 산줄기

 

진도 남쪽에 자리한 조도군도는 154(유인도 35, 무인도 119) 개의 섬들이 좁은 구역에 모여 있는 환상의 다도해다.

새떼처럼 많은 섬들이 밀집해 있다고 해서 이름마저 새 섬(鳥島)이다.

가장 큰 하조도가 길이 7킬로미터 정도이고 나머지는 가까이서도 한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섬들이어서 더욱 많아 보인다.

이들 섬 전체가 진도군 조도면을 이루는데,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하조도와 상조도는 다리(조도대교 : 길이 510m로 1990. 8 착공, 1997. 4. 30 준공)로 연결되어 있다.

1981년 12월 23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건설부고시 제478호)되었으며, 2003년 8월 하조도 창유일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일부 해제(환경부)되었다.

 

 

창유 항에서 본 산줄기 끝의 하조도등대

 

 

신금산

 

 

팽목-조도-관매도를 드나드는 배

 

14 : 27~51 유토 마을 정자

다섯 시 배를 타기로 했었다.

하조도등대로 가는 아기자기한 산길은 안타깝게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 유토 마을 정자 마룻바닥에 큰대자로 누어버린다.

산길에서는 몹시 인색했던 시원한 바람이 고개를 넘어온다.

손가락바위 부근에서 헤어진 일행들이 궁금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배낭을 짊어진다.

마을 어귀에 이르자 경운기를 몰고 도로로 올라선 어르신이 나를 보고 경운기를 세운다.

“뱃머리에 가면 타시오”

족히 1.5km가 될 포장도로를 걷지 않고 편하게 창유 항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사람들이 내리더니 한 사람이 나를 보고 다가오며 수고했다는 말을 건넨다.

알고 보니 신금산에는 가지 못하고 버스를 대절하여 상조도 등 관광을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내가 가보지 못한 섬 산행을 하는 산악회가 있으면 염치불구하고 따라붙을 생각이며, 오르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신금산과 하조도등대가 있는 산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