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46km, 어느 사람은 47km, 보은군에서는 43.9km.

들쭉날쭉한 소위 충북알프스의 총거리입니다.

1999. 5. 17. 보은군에서 특허청에 업무표장등록을 마쳤다는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산외면 활목고개를 잇는 충북알프스는 구병산 구간과 천왕봉이 있는 속리산 구간 그리고 관음봉, 묘봉, 비로봉 등 암벽구간으로 이루어진 북속리 구간 등 세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속리 구간은 아무래도 알바 구간이 많아, 가는 이들에 따라 그 거리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구간을 나누는 것도 두 구간, 세 구간으로 나누는 게 보통이지만 어떤 분은 한 방에 진행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암봉 구간을 야간에 진행한다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런 멋진 구간을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진행을 할 바에야 아예 속리산태극 종주를 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그 구간을 만수동에 위치한 피앗재산장에서 1박을 하는 것으로 하고 두 구간으로 나눠 후배 아라미스님, 자룡님과 동행하기로 합니다.

아울러 제대로 맞지 않는 그 구간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해 보기 위하여 각자 가지고 있는 다른 기종의 GPS를 사용하여 측정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알바를 하지 않는다면 거의 정확한 수치가 나오리라고 기대를 하고.....

결과로 본다면 제가 사용하는 오룩스 프로그램으로는 피앗재 삼거리까지의 거리가 18.72km였고 다른 대원들의 기종도 10m 단위의 편차를 보였는데 거리의 정확성에 저희도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소요시간도 휴식시간 포함 거의 10시간이나 소요되었으니 구간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만만치 않은 충북알프스 구간.

일반 다른 산행에 비해 30% 정도의 체력이 더 소요된다고 하는 그 구간을 시작합니다.

일단 여장은 피앗재산장에서 풀고 산장지기 '다정님'의 택배로 서원리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4. 11. 08. 토요일

2. 동행한 이 : 자룡, 아라미스, 나

3. 산행 구간 : 충북알프스 1구간(서원리~구병산~신선대~장고개~못재~갈령3거리~현제봉~피앗재~만수동)

4. 산행거리 : 19.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384.95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서 원 리

05:25

백지미재

4.43km

07:36

131

구 병 산

1.6

08:34

58

신 선 대

1.98

09:47

73

35분 간식 등

장 고 개

3.19

11:25

98

못 재

3.51

13:24

119

백두대간 구간

갈령3거리

1.31

14:08

44

형 제 봉

0.63

14:31

23

피 앗 재

1.84

15:23

52

10분 휴식

만 수 동

0.91

15:53

30

19.4km

10:28

09:43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지도 #1

05:25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서원리 '충알' 들머리입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43.9km라고 했는데 어떻게 구간거리를 쟀는지 궁금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 구간을 재었던 보은군 직원도 상당한 거리를 알바하면서 지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정님의 배웅을 받으며 나무 계단을 밟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05:34

첫 봉우리에 오르지만 어둠이 가시려면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05:56

지도 #1의 '가' 문화재로 지정된 선병국의 집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06:13

530.1봉을 넘어,

06:38

지도 #1의 '나'의 곳에 오니 사위가 밝아집니다.

산에서 이런 구조목은 안전을 위한 중요한 post입니다.

조망은 주로 우측으로 나 있고 불목리 뒤로 청주~상주간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바퀴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나는 정경인데 불행하게도 안개가 좀 끼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형형색색.....

이제 어느 정도의 고도는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봉우리를 오르내림이 그리 만만하지 않군요.

구병산(九屛山).

아홉 폭의 병풍을 펼친 것 같이 아홉 개의 큰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듯 그 위용이 대단합니다.

옆으로 떨어지는 줄기들에서도 올해 마지막 단풍을 봅니다.

서정주님의 시가 떠오릅니다.

"초록이 깊어 단풍 고울 때...."

07:05

지도 #1의 '다'의 곳인 687봉 입니다.

여기에서 마로면을 만나 이제부터 마루금은 마로면과 장안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07:11

멧선생이 목욕을 했나요?

가만히 보니 바로 옆에서 아주 미량의 물이 나오는군요.

잘 개발하면 샘이 되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07:15

고속도로 넘어 갈평저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07:35

지도 #1의 '라' 백지미재를 지납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삼가저수지로 내려가게 되는데 삼가리를 들어가려면 갈목리나 장안면을 통해야 하는데 이 삼가저수지 옆 도로가 2차선으로 진행을 하다가 저수지 옆으로 들어서면서 1차로로 좁아져 대목리나 만수리 주민들이 상당히 불편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번 군수님의 연설을 직접 들어보니까 내년에는 몇십 억원을 들여 확포장 공사를 하겠다고는 하던데 글쎄요...

공약(空約)이 워낙 남발되는 세상이다 보니....

참 산도 많습니다.

이제 가을도 완전히 끝물임을 느낍니다.

암봉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고....

마로면 뒤로 흐르는 지맥.

백두대간의 봉황산에서 분기한 줄기가 팔음산을 지나 금강을 향해 흐르고 있는 팔음지맥입니다.

팔음지맥은 백두대간 상의 봉황산에서 분기한 줄기가 팔음산~천금산~철봉산을 거쳐 금강으로 떨어지는 약57.7km의 긴 지맥입니다.

간간이 로프도 설치되어 있고.....

골짜기에 조그맣게 물방울이 엉겨있는 모습입니다.

지나온 줄기.......

절벽위의 소나무도 보고....

지도 #2

08:22

지도 #2의 '마'의 곳에서 속리산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마로면과 속리산면의 경계를 걷게 됩니다.

그리고 구병산으로 오르는 분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루트인 구병리~구병산 코스도 여기서 좌틀하여 내려가면 되고....

등로가 좀 질퍽합니다.

풍혈.

돌 사이에서 바람이 올라온다는 이야기인데....

여기 몇 곳에 이렇게 파이프를 박아놓은 것이 눈에 띕니다.

나뭇잎 하나가 놓여져 있어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니 약간의 미동이 있기는 하군요.

하기야 선풍기 같은 바람이 나오기야 하겠습니까.

08:32

사다리를 오릅니다.

그러면 좀 복잡한 낯 익은 이정표가 나오고,

껍질이 다 벗겨진 앙상한 소나무가 정상을 지키고 있는,

08:34

구병산입니다.

준족의 자룡님과,

걸출한 입담의 아라미스님이 포즈를 취해보았습니다.

구병산에는 이 정상석과,

3등급삼각점(관기302)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10분 정도 간식을 먹고 출발합니다.

853봉이라 표기되어 있는 852.8봉으로 진행을 합니다.

09:06

구병리로 내려가는 제2코스를 지나,

09:18

안전시설이 되어 있는 곳을 오릅니다.

09:23

지도 #2의 '바'의 곳인데 이 852.8봉은 암봉이라 직접 오르는 구간은 없어 우회를 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잠시 852.8봉을 올랐다 내려와도 되는데 잡목으로 별 조망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진행합니다.

구병산부터 계속 이런 날씨입니다.

09:32

오르내림은 계속되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이 정도이니....

이런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웬만하면 안전한 우회로를 이용하여 진행을 합니다.

괜히 객기를 부려보았자 아차하는 순간 골로가게 되니....

09:34

우측으로 속리산휴게소와 옛 데이콤 위성기지국이 보이는군요.

음...........

오르락내리락 힘은 들지만 간간히 보여주는 주변 경관 덕에 심심찮게 진행합니다.

사실 지맥이니 단맥이니 하면서 걸을 때 보는 것이라고는 잡목과 가지치기해 놓고 정리되지 않은 나뭇가지들 그리고 가시덤불.

만나는 것이라고는 뱀 아니면 고라니, 청설모....

들리는 것이라고는 민가의 개소리나 멧선생 푹푹하는 소리....

09:37

적암리 삼거리를 지나는데 이정표를 보니 형제봉까지 7km라고 하는군요.

7km라....

7km라고 하면 아무리 이런 길이라고 해도 3시간 정도....

엉터리 이정표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09:40

신선대가 얼마남지 않았고....

'충알'의 오밀조밀한 봉우리들을 봅니다.

하지만 실상 저 안으로 들어가보면 계속 오르막내리막의 연속이라는 것에 사람이 금방 녹초가 되고 말지만.....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 산객 두 분을 봅니다.

청주에서 오신 분들인데 신선대로 올라 구병산 방향으로 진행을 하신다고 하는군요.

그 분들과 헤어지고는,

09:47

곧 신선대(786.1m)입니다.

그래도 대(臺)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망같은 것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날씨 때문에 영 아닙니다.

그냥 소나무 두 그루 중 하나를 찍어보고 진행합니다.

09:54

752.9봉에서 좌틀하는데 이곳에서 경상북도 상주시 화남면을 만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좌측으로 아직도 구름에 쌓인 구병산이 우측으로는 서원리로 좌측으로는 이리로 달려오고 있고,

진행방향으로는 625.9봉의 헬기장이 보이고 장고개 넘어 516.4봉 등.....

이제 충청북도를 지나 상주시 화남면 안으로 들어섭니다.

10:27

671.8봉에서 좌틀하여 내려가고,

10:36

관리되지 않은 이정표를 그나마 지나는 산객들이 제대로 옿아준 것 같군요.

헬기장에서 빵에 물좀 마시고 가기로 합니다.

결국은 이게 오늘 점심인데 오늘은 가지고 온 게 없으니 고생 좀 할 것 같습니다.

평균 시속은 2km를 왔다갔다 할 정도이니 대강의 등로사정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길만 나 있으면 어디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체력이 과연 얼마나 버텨줄 지...

그러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 산행 좀 한다는 분들은 '충알'을 두 번으로 나누어 진행하여도 무방하지만 보통 분들은 그냥 3번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충알'

이게 가만히 보니까 보통 만만한 게 아닙니다.

뭐 좀 먹는답시고 25분이나 놀다가 일어납니다.

11:17

522.7봉을 지나자 좌측으로 철조망이 나옵니다.

11:18

철조망을 쳐 놓은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잇다는 것이죠.

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피앗재 산장 안내판과 도로가 보입니다.

11:25

장고개(382.3m)입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삼가저수지가 있는 만수리이고 우측으로 가면 화남면 동관리가 나옵니다.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기도 한 비재도 멀지 않고....

왼쪽으로 가면 농장 입구가 나오고 그 앞에서 바로 우틀하여 숲으로 올라갑니다.

농장은 완전히 노란색의 물결이군요.

가파른 된비알을 한참이나 치고 올라갑니다.

하긴 382m에서 518까지 고도를 높여야 하니 무조건 고개 숙이고 올라가는 수밖에....

그러다 좀 힘에 버거우면 뒤를 돌아보며 충북과 경북의 행정구역을 가르는 줄기도 보면서 숨을 골라봅니다.

11:46

516.4봉을 지나 헬기장을 만납니다.

여기서 좌틀하여 내려가니,

지도 #3

율령산왕각.

11:54

동관음과 장자동을 잇는 고갯마루에 있는 산신각입니다.

산신각을 지나니 마루금이 좀 쉬워집니다.

12:23

장자동과 동관음을 잇는 고개(426.8m)로 떨어지고,

우측으로 들어서면,

다시 또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제법 암벽도 많이 나옵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면서 숨을 고르고........

우측의 장자동 길도 봅니다.

13:15

689.6봉에 오릅니다.

여기서 좌틀해서 내려가면 드디어 백두대간과 합류하게 됩니다.

13:24

만 5년만에 다시 이 길을 밟습니다.

우측으로 가면 충북알프스 구병산길, 좌측으로 가면 비재~봉황산으로 진행하는 길이 되는군요.

이 못재 삼거리에서 새롭게 단장된 안내판도 보고,

그 멋진 습지도 봅니다.

그러고는 백두대간길을 걷습니다.

백두대간.

나라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우리의 산줄기 이름까지도 '산맥'에 빼앗겨야만 했던 백두대간.

이 이름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리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13:32

669고지를 지납니다.

그런데 아까 장고개를 지나 헬기장에서 형제봉을 조망하였을 때에는 바로 정면으로 보이던 형제봉이 진행 할 수록 자꾸 우측으로 틀어 절골(寺村)을 안고 도는 그 마루금은 상당한 거리입니다.

육안으로 볼 때에는 직선거리로는 1km정도로 봤고 지도를 보더라도 5km정도로 봤었는데....

13:53

지도 #3의 '사'지역을 지납니다.

대간길인 만큼 길도 양호하지만 바윗길을 우회하여야 하는 곳이 있어 어렵기는 어느 산이든 마찬가지입니다.

14:08

그러고는 이정표가 어지럽게 붙어 있고,

선생님의 산패가 붙어 있는 갈령삼거리입니다.

여기서 우틀하면 작약지맥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 갈령삼거리에서 상주시 화북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화북면과 화남면의 면계를 따라 걷습니다.

작약지맥은 이곳에서 분기하여 갈령~칠봉산~작약산을 거쳐 이안천에서 그 맥을 다 하는 약 50km의 지맥입니다.

갈령 삼거리에서 좌틀하여 몇 고비를 넘나들어 고도를 830까지 올리니 형제봉 3거리에 도착하여 배낭을 벗어두고 형제봉(831.1m)으로 오릅니다.

14:31

이번에는 아라미스님과 함께 포즈를 취해보고....

이제 물도 다 떨어지고 먹을 거라곤 비상식 밖에 없는데 아라미스님의 비장의 무기 냉장과일을 꺼냅니다.

간사한 것이 사람인지 그때까지 거의 죽어가던 사람들이 마약을 맞은 것처럼 벌떡 일어나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10여분 쉬었다가 일어납니다.

여기서 다시 충청북도 보은군을 만나게 되니 이제부터는 백두대간 길이 경북과 충북의 도계가 됩니다.

지나온 신선대 부근을 봅니다.

그리 멀지 않지만 돌아오니 상당한 거리였습니다.

가야할 길도 보고....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우측에서 흘러내리는 뾰족봉 너머가 만수동일 것이니 거기 도착하여 먹을 삼겹살이 눈에 아른 거립니다.

15:23

그러나 사실 형제봉은 여러 번 와봤지만 오늘같이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또 처음인 것 같습니다.

형제봉에서 여기까지 거의 4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18.49km가 찍혔는데 다른 대원들도 다 그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간은 10시간 조금 덜 걸렸으니 구간의 난이도를 미루어 짐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일단 충북알프스 제 1구간 산행을 마치고 피앗재산장으로 내려가 1박을 하기로 합니다.

좌틀하여 내려가는 길은 즐겁기만 합니다.

이런 지겨운 산 다시는 오나봐라.

계곡 물이 시작되는 곳에서 물도 마시고 세안도 합니다.

만수동의 가을도 이렇게 끝나가고 있는 것 같군요.

내년 가을에도 이런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죠.

주위 풍광을 둘러보면서 내려오니 언제 힘들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며 다시 돌아서 마루금으로 붙고 싶은 건방진(?) 충동까지 입니다.

15:53

오늘 하룻밤을 신세질 피앗재산장입니다.

대강 씻고 서둘러 상을 폅니다.

삽겹살에 소주로 하산주를 하면서 오늘의 피로를 쓸어내립니다.

오늘 마루금 산행시간은 10시간이 조금 안 걸렸으나 중간에서 게으름을 폈던 것을 생각하면 그런대로 걸은 시간이로군요.

사실 기대되는 구간은 오늘보다는 내일 구간이죠.

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 할 것이니 맥주 몇 잔으로 입가심하고 잠자리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