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3. 일 / 일구산우회 25명

  

  

근처 가게에서 김밥을 두 줄 사서

수서역 10시 조금 전 도착.

  

1번 출구에서 미리 와 기다리던 

최회장, 승관, 상용, 영우 등과 인사 나누고

다시 지하로 가 진춘에게 출석 체크.

회비 만원 내고 

거기서 기다리는 여러 친구들과 인사 하고.

6번 출구로 나가 20분 경 산행 시작.

  

내가 자주 다니는 길.

점심을 준비해 배낭 메고는 처음.

나는 무시로 다니는 코스지만

우리 멤버들로는 처음이 많다.

등하불명(燈下不明)이라든가

굳이 먼 곳이 아니라도

이런 코스가 여기저기 꽤 있을 터.

  

겨울이고

부담 없이 걷기에는 참 좋은 코스.

누가 정했는지 한번쯤은 잘 정했다 싶다.

  

날씨도 봄날 같다.

  

천천히 걸어 올라

널찍한 곳에서 영범의 인도로

관절풀기 체조를 하고 .

출발.

  

헬기장 못 미쳐 잠시 숨을 고르며

준비해 간 배를 한 조각씩 나눠 먹고.

  

헬기장을 지나

대모산 정상.

산 아래 동네에 대한 지형을 설명하고.

  

정상에서 구룡산 가는 길로 내려 가다가

언덕배기에 자리잡아 조금 이른 점심을 먹다.

김밥 한 줄을 먹고 커피를 한 잔 하다.

영철의 별미 소시지 등도 맛보고.

한쪽에선 술이 돌고.

  

방제의 기념 촬영.

  

조순의 대모산에 관한 해박한 안내 설명.

지나가는 이도 간혹 멈춰 귀기울여 듣는다.

  

남사면에 있는 헌인릉에 관한 얘기.

헌릉은 태종, 인릉은 순조의 능.

태종은 왕권 강화를 위해 무자비하게

외척을 제거한 인물인데

역설적이게도 그 옆 순조는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를 가능하게 한 인물.

아마도 순조가 태종에게

꿀밤을 많이 맞았으리라는

얘기가 실감난다.

요즈음 방영되는 드라마

태종의 아들인 <세종대왕> 이야기,

순조의 아버지인 <이산>의 

얼개를 미리 짐작케 해 준다.

  

구룡산 정상에서 툭 트인

강남의 조망을 감상하고.

이 산이 한남정맥의 한 줄기가

갈라져 나온 것이고 탄천에서 끝난다는

조순의 설명이 이어지고.

탄천에 얽힌 동방삭의 구전도 듣고.

  

바로 직진.

염곡동으로.

  

학술원 옆 하나로 마트 맞은 편으로 하산.

점심 먹은 시간까지 합하면

대충 4시간 정도 소요.

  

길을 건너

산행대장인 정태가 예약해 둔

원주추어탕 뒤 오리집에서

훈제오리로 맥주 소주로 뒷풀이.

중간에 태삼이도 합류.

  

초대산우회장인 민수가 낸다고.

처음 산우회를 시작한 지 20년 째라고

미쳐 몰랐던 얘기를 민수가 들려 준다.

  

술을 마시며 환담하면서

차차기 회장 선출,

총무를 차기 회장이 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다.

간단할 수 있는 문제라도 의견은 다양하다.

  

버스로 양재역으로 이동.

호프 한 잔 더 하자는 영우의 얘기를 뒤로 하고

민수, 흥래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4시30분이다.

  

부담없이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도심 가까운 코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분위기와 정감이

넉넉하고 두루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어 있을

10일의 청조산우 시산제 모임,

3월의 일구산우 모임을 각각 기약하다.

 

오늘의 우리팀을 위해

알게 모르게 배려하고 애써 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