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5. 금

 

어린이 날이라선지

산길에 아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부처님 오신 날과 겹친 휴일.

 

땀을 흠뻑 흘리며 구룡산 정상에 오르니

올해 처음 보는 낯선 빙과 파는 이가 있다.

 

찬 걸 좋아하진 않지만

여기선 흔한 일이 아니라

하나를 달라고 하다.

주머니 잔 돈을 찾다가 만원을 내미니 그도 잔돈이 없다고 하며

그냥 잡수시라 한다.

높은 데까지 힘들여 가지고 온 것이라

괜찮다고 사양하니

다음에 주시면 된다고 하며 겉포장을 벗기고 굳이 넘겨 준다.

 

 

이 높은 곳까지 옮겨온 그 공력이 얼마인지 짐작되는 일인데

스스럼 없이 선뜻 내 주는 마음 씀씀이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더 거절하는 것이 오히려 거북할 것 같아 받다.

 

산 위에서 그냥 먹게 된 팥아이스케키도 달콤하고 시원했지만

넉넉한 그분의 마음씨는 봄날의 훈풍처럼 내내 뒷맛이 좋다.

 

오늘이라도 구룡산에 다시 올라 만나려 했는데 종일 내리는 비로 휴의.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