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12월7일 잠실역 08시10분

*산행코스 : 안인진-괘방산전망대-삼우봉-괘방산정상-285봉-산신각-183고지-정동진

*소요시간 : 서울산마루 산악회 26명 4시간

 

겨울바다가 갑자기 보고싶어진다.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금방이라도 부서져버릴것같은 파도가 좋아 강원도에 출장중 가끔씩 들렸던 겨울바다가 문득 생각이 난다. 바다와 산이 하나가 되는곳, 괘방산을 예약을 하고 잠실역으로 나가 차에 오르니 산님들이 별로 없어 자리가 여유가 있다.

차가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니 가끔씩 보이는 낙엽송의 몸을 불살라버린듯 낙엽을 지니고 쓸쓸히 서있는 모습에서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한다. 괘방산의 산행들머리인 안인진삼거리에 도착을 하니 입구에는 “안보체험등산로개설취지문”과 “등산안내도”가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11:15) 감시초소에서는 등산객들이 인적사항을 check하고 있다.

괘방산은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의 산성우리, 안인진리, 임곡리 사이에 있는산이다. 산줄기의 모양이 과거에 급제하면 합격자의 명단을 붙이던 방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선비들은 등명락가사에서 공부를 하다가 새벽에 괘방산에 올라와 바다를 보며 과거급제를 기원했다고 한다. 또한 옛날 과거에 급제하여 홍패와 백패를 받으면 하인이나 방꾼들이 희소식을 알리고 급제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을 쓴 큰 두루마기에 나란히 적어 이산에다 걸어놓았다고 한다. 이 산이 있어서 강릉지역에서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괘방산은 서울에서 정동쪽이 된다는 정동진리와 안인진리 사이에 동해를 따라 남북으로 산줄기가 있다. 옛날에는 돌김과 미역이 유명하고 산에는 곰솔이 빼곡하여 사람은 물론 범도 운신하기에 힘든 곳이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는 괘장산(褂杖山)으로 포기되어 있으며 방산반조(枋山返照)라 한다. 즉 괘방산에 저녁노을이 반사되는 풍경이라는 의미로 강동 8경(江東八景)에서 노래하고 있다.

괘방산은 회비령에서 북쪽으로 내려오는 능선이 바다를 끼고 있다. 괘방산의 동쪽 끝에 7번 국도와 영동선 열차가 지나가는데 정동진 열차역은 괘방산의 산행 들머리에 있다. 괘방산 중턱에는 괘방산성, 고려성지가 있고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지은 등명사지(지금은 등명락가사)가 있다. 등명락가사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대포동은 1996년 9월18일 북한 무장공비들이 잠수함을 타고 침투한 지역이다.

 

괘방산이 국내는 물론이고 온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북한에서 잠수함을 타고 안인진리 앞바다에 왔다가 스크루가 고기잡이 그물에 걸리는통에 오도가도 꼼짝못하게된 공비들이 괘방산 줄기를 타고 회비령을 거쳐 청학산(337m)에서 11명이 자살하고 잔당은 칠성산으로 도주했다. 그때 사건으로 잠수함과 안보전시관, 6.25참전사적비, 안보체험 등산로 등을 개척하고 안보관광지로 유명해짐은 물론 일출산행지로 각광을 받고있다.

괘방산의 산행들머리인 정동진은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간이역이며, 조선시대 한양의 광화문으로부터 정확히 동쪽으로 내달으면 닿게 되는 나룻터라해서 “正東津”이라 이름붙여진 곳이다. 1995년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보다 역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훨씬 많은곳. 그러나 이 작고 한적한 어촌의 사계절 바다 여행으로는 또 추억을 하나쯤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곳이다.

등명과 산정상 사이에 동해바다를 향해 서있는 등명사(현 등명락가사)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강릉도호부 동쪽30리에 위치한다하며, 등명이라는 명칭은 강릉의 등화와같은 존재이며 또한 서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며 삼경(심야)에 뒷산(괘방산)에올라 불을 밝히고 기도하면 과거에 급제한다하여 연유 하였다 한다.

강릉시청에서 동남쪽으로 12km 떨어진 괘방산 중턱에 있는 등명락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처음 세워서 수다사라고 했다. 고려에는 등명사가 중창되어서 많은 스님들이 수도 정진한 사찰이다. 1957년에 낙가사란 이름으로 암자를 짓고 1980년에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등명락가사라 부르게 되었다. 조선 초기에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한양에서 정동에 위치한 등명사를 유생들의 상소에 의해 폐사되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정동에 등명의 불을 끄면 불교가 망한다는 생각으로 전설에는 임금의 눈에 안질이 생겨 점술가에게 물어보니 정동에 있는 큰 절에서 쌀 씻은 뜨물이 동해로 흘러 용왕이 노하여서 안질을 앓게 되었다고 하자 왕명으로 사찰을 폐사시켰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지만 어디까지나 등명사를 없애기 위한 묘략이며 억측이다.

산길은 가파른 나무계단을 잠시 올라서면 “안보체험등산로 삼우봉2.5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곧 이어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 설치된 괘방산 전망대인 정자에 도착을 하니 소나무사이로 안인진리의 항구와 동해바다가 한폭의 그림처럼 멋스럽게 조망된다.

단체사진을 찍은후 산길을 이어가니 고즈넉한 송림숲길이 이어지다 “조난신고 제1지점”의 표시판이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오른쪽길을 버리고 왼쪽길의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얼마안가 된비알길이 잠시 이어지고 곧이어 돌무덤과 의자가 있는 쉼터에 도착을 하니.(11:40) 겨울인데가 날씨가 가을날씨같아 입었던 잠바를 벗어 배낭에 넣는다. 이곳에서는 강릉시와 동해바다가 어우러져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묘가 있는곳을 지나면 의자2개가 있는 쉼터가 나타나고 능선과 동해바다가 좌우로 조망되는 능선길을 이어가다 잠시 된비알길이 올라서면 258봉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는 바람이 불지만 바람끝이 차지않아 마치 가을인양 착각을 하게 만들고 수평선위에 펼쳐진 동해바다가 산님들의 가슴을 확 트이기 만들어버린다.

돌무덤이 있는곳을 지나면 “통일공원 제2활공장 체육시설 이용안내”판이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도착을 한다.(12;00) 이곳은 널따란 공터에 정자가 만들어져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하다.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동해바다의 아름다움에 산님들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오게 만들어 버린다. 이곳에서는 가야할 능선과 괘방산 중계탑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하산하다보면 “통일공원제1활공장. 통일공원제2활공장”의 이정표가 있는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에서 산길을 오르면 돌이 수없이 깔린 돌길이 이어지다 크나큰 돌무덤이 있는 “괘방산성지”이 도착을 한다 (12:18) 이곳은 “안인진리2.2km, 삼우봉0.3km"지점이다.

 

괘방산성지를 지나 삼우봉으로 가는산길에는 주위의 능선들이 물결치듯 눈앞에 펼쳐지고 해변의 멋스런 풍광이 한폭의 그림인양 산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다. 크나큰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려진 “안보체험활공장”인 삼우봉에 도착을 하면 지나온 능선과 강릉시 그리고 동해바다가 멋진 풍광을 선보인다. 이곳은 “안인진리2.5km, 괘방산0.7km, 안보전시관1.5km, 함정전시관1.5km"지점이다.

이곳에서 조금가면 “산악,조난사고 제2지점, 괘일재0.8km, 통일공원2km, 잠수함전시관2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웅장한 괘방산 중계탑이 그 모습을 적나나하게 펼쳐보인다. 산길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다 다시 산죽길의 오르막길로 이어지면서 된비알길을 5분여 오르다보면 괘방산중계탑앞에 있는 괘방산 고스락에 도착을 한다.(12:45)

괘방산 고스락은 길에서 약간 벗어난곳에 위치하고 정상표지석이 없어 잘못하다간 그냥 스쳐지나가기 십상팔구다. 고스락에는 정상석대신 등명락가사 주지스님외 신도일동의 이름으로 써붙인 경고판이 설치되어있다. “여기는 등명락가사 부처님 기를 모신 정봉이다. (괘방산의 맥이다) 자장율사께서 이산맥을 중심으로 등명락가사를 창건하셨다. 이러한 명산을 잘못건드려 불행한 일을 절대로 없어야 하겠다. 그러나 누구든지 여기는 손을 댈수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 경고판 때문에 정상석을 세우지않은것같은 예감이 든다.

 

어쩜 괘방산 정상에 서면 등명락가사 스님들의 염불소리가 산허리를 돌아 따라올것같은 느낌이 들지만 염불소리는 들리지않는다. 정상에서 중계탑을 우회하여 하산길에 접어들면 “괘일재0.3km, 삼우봉0.7km"의 이정표가 있는 임도길로 가는길과 능선길이 나타난다. 능선길을 따라가다보면 푸른 동해바다가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정동진 선크루즈 호텔의 모습이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급경사의 하산길을 내려가다보면 “괘일재0.2km, 등명락가사2km, 삼우봉1km, 괘방산0.3km"지점인 임도에 도착을 한다.(13:05)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괘일재방향의 산길로 내려가다 ”산악, 조난사고 제3지점“의 표시판이 있는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갖는다.(13:13~13:45)

이곳에서 보는 동해바다는 수평선위에 하얀점을 찍어놓은듯한 배들의 모습이 함께 어우려져 세파에 찌든 가슴이 일시에 확 뚫리는듯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식사를 끝내고 산길을 이어가다보니 “6.25남침 사적탑1km, 당집사거리0.9km, 삼우봉1.2km, 괘방산0.4km”지점인 괘일재에 도착을 한다.(13:47)

괘일재에서 된비알길을 오르다보면 기억자형 소나무가 산님들에게 잠시 눈요기를 시켜주고 얼마안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265봉에 도착을 한다. 265봉을 지나 조금가다보면 “당집사거리0.5km, 화비령1.5km, 삼우봉2km, 괘방산1.3km"지점인 의자3개가 놓여있고 소나무가 멋스럽게 서있는 쉼터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당집으로 가는 산길에는 멋스런노송들이 산님들에게 치톤피트를 뽐어내면서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버리고 평탄한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어느새 초라한 당집에 도착을 한다.(14:10) 당집이 있는곳은 널따란 터에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유원지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들고 두 개의 평상과 돌무덤이 있다.

당집바로앞에는 “당집사거리. 삼우봉1.9km, 괘방산1.2km, 정동진3.9km, 청학산2.5km"의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다. 이곳에서 낙엽쌓인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죽은 고목 한그루가 작품인양 산님들의 발길을 잠시 붙잡고 쉬어가란다. 곧 이어 ”정동진3.4km, 당집사거리0.6km"의 이정표가 있는 임도같은 솔잎낙엽이 쌓인 널따란 2개의 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산악회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널따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삼림욕장에 들어온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괘방산 산행의 묘미는 여느산과는 달리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조망하면서 고즈넉한 산길을 걷다보면 마치 동네산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이곳이 아베크코스인양 착각에 빠지게만든다.

 

널따란 임도길같은 길을 걷다보면 솔망울이 유난히도 많이 달린 죽은 소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소나무에 솔방울이 많이 달리는것은 죽기전에 종족을 번식시키기위해 본능적으로 솔방울을 많이 만든다고 한다. “정동진3.0km, 괘방산2.2km, 당집사거리1.0km"의 이정표를 지나 얼마를 가다보면 괘방산 중계탑이 아스라이 보이기 시작하고 얼마안가 산길은 다시 좁따란 길로 이어진다.

잠시 된비알길을 올라서면 안부에 도착을 하고 영동고속도로와 정동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또한 물결치듯 일렁이는 능선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산님들의 마음의 사로잡아버린다. 산길에는 초라한 묘가 수시로 나타나고 돌무덤이 있는 안부에 도착해 다시 내리막으로 이어지다 183고지에 다달으기전 잠시 된비알길을 올라서면 “청학산 4.1km, 괘방산4.2km, 정동진1.3km"지점인 183고지에 도착을 한다. 이곳 또한 산길에서 약간 벗어나있어 지나치기 쉽다.

이곳에서 하산하다보면 정동진 선크루즈 호텔의 모습과 정동진의 시가지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급경사의 하산길을 10분여내려오다보면 “안보체험등산로 삼우봉6km"의 이정표가 있는 산횟집앞 큰 도로변에 도착을 하므로 괘방산 4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강릉 경포대로 이동 옛날 초당 순두부 집에 들려 맛깔스런 순두부에 소주로 목을 축인후 경포대에 들려 불빛에 반사되는 경포호의 아름다운 겨울저녁 풍광과 파도에 부서지는 겨울바다에 취해 한참을 얼어붙은 백사장에 머물다 떨어지지않는 발길을 돌려 차에 오르므로 행복했던 괘방산 산행을 추억의 한켠에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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