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13. 화 / 2명

  

광덕사 주차장-좌측 능선길-1.6km-헬기장-1.3km-정상

-1.3km-장군바위-3km-광덕사 주차장 (3시간 정도 소요) 

  

1.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다가 미루던 일도 잠깐 보기도 할 겸

천안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자연스레 광덕산이 떠올랐다.

  

11시가 넘은 시간 출발.

중간에 동신이 내려 주고

천안에 들러 일을 잠시 보고

길가에서 김밥을 사 이동하는 차안에서 요기하다.

  

풍세를 지나 광덕사 주차장에 이른 시각은 2시 경.

주차비(2000원, 주말은 3000원)를 내고

연세 지긋한 분의 조언대로

정상(699m)에 가는 가장 빠른 길인

좌측 비석이 있는 능선 길로 오르다.

  

아래 쪽 좌우 단풍이 곱다.

누가 말했던가.

단풍이 유난히 곱게 느껴지면

나이 먹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천천히 오르다.

마주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대체로 광덕사에서 올라 장군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코스를 걷는 것 같다.

  

정상만 목표로 한다면 우리가 오르는 길이 가장 짧다.

정상까지는 80분 정도.

  

정상에서 증명사진.

산행객 한 분이 온양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좌측이라고 하는데

표지판은 없다.

맑은 날은 여기서 속리산도 보인다고 한다.

  

2.

정상에서 과일을 한쪽씩 나눠 먹고

우측으로 장군바위로.

  

중간 '쇠머리펀덤, 어룬골'로 가는 푯말을 보다.

순우리말 지몀인데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곳곳에 산재한 이런 말들을

지역 분들의 도움을 받아

보존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군바위는 기대에는 못미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 가파른 하산 길.

  

3.

한참을 내려 와 광덕사를 둘러 보다.

언젠가 동일 형, 창순선생과 팀을 이루어

1박2일로 이 주변 일대 명소들을 골고루 둘러 본 생각이 난다.

  

아내는 어릴 적 어머니와 다녔다는 추억도 있고.

호도와 관련된 집안 조상들에 대한 자부까지.

  

古鏡堂이란 현판 글씨가 명필이다.

  

어디선가에서도 본듯한

不在春風 不在天(부재춘풍 부재천)이란 주련.

'하늘이 없으면 춘풍이 없다'는 일반적 통념에 대한

통렬한 역발상.

  

'춘풍이 없으면 하늘도 없다'

  

전체가 강조되는 세상에

매몰되기 쉬운 개체의 중요성을 불현듯 자각하게 한다.

  

새끼손가락이 없으면 손도 없고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는

  

어느 선사의 외침인지는 모르나

때론 이런 발상의 전환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4.

주차장에서 만난 분의 차를 따라 온양으로.

20여분 거리.

  

처가에 오면 간혹 들리던 온천장에 차를 두고

길 건너 편 골목으로 가 30년 전통의 선지해장국으로 저녁을.

막걸리는 수퍼에 가 사다 먹으면 된다는 친절한 주인의 말에

서울막걸리 하나를 가져다 비우다.

  

6시 반 파장 무렵인 온천탕에서

깨끗하고 뜨거운 물에

한 시간 가량 몸을 풀다.

청소하는 분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온양에서 평택, 안성IC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귀가하니 9시경이다.

  

기회가 되면

그 근처 태조산 등도 가 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