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봉에서본 광덕산 기상레이더 관측소

 

상해봉에서 본 김화가는 47번 국도


표지석 뒤로 허연 최고봉이 대성산

 

백운산 계곡에서의 눈축제 잔영



의외로 즐거웠던 광덕산, 상해봉 산행

 

광덕산(廣德山 1046m)/ 상해봉(上海峯 1010m)

위치: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강원도 철원군 서면, 화천군 사내면

등산일자: 2006/02/04(토)

날씨: 영하 9도, 청명, 바람적어 체감온도는 낮음

방법: A산악회 (29명)

 

등산코스

광덕산가든(620m;10:03) - K 펜션( 10:12) -회목현갈림길 (10:33) _  상해봉/광덕산 갈림길 (10:55) - 조망소(11:00-02) - 상해봉(1010m;11:15-33) - 조망소 (11:44) - 광덕산기상레이더 관측소(12:03) - 광덕산 정상 (점심;12:10-36) - 삼각점 (825m; 13:35) - 박달봉(610m; 15:07) - 백운동계곡 백운교 (흥룡사) (15:55) - 천호역 (18:20)

 

광덕산 가든-상해봉-광덕산 (6.1K)

 

 

광덕산 개요

 

광덕산은 근방에서 제일 높은 산이긴 하지만 육산인데다 정상이 넓지 않은데다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큰 매력은 있지 않다. 그러나 한북정맥의 주능선상에 있으며 400m 북방에 2002년 건설된  기상레이더 관측소 (안테나 해발고도 1066m)가 있고 광덕고개 (카라멜고개)에서부터 관측소까지 도로가 나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내 생각으로는  광덕산 북방 2km 위치에 있는 상해봉(1010m)에 의미를 두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우선 두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어 매어 놓은 밧줄을 잡고 오르게 돼 있어 짜릿한 맛이 있다. 또한  오르면 사방이 훤하게 조망이 된다. 북으로는 대성산과 북녘 땅인 오성산도 시야에 들어오고, 남북으로 김화로 가는 도로가 협곡사이에 나 있는 것 같다. 서쪽에는 각흘산 너머에 철원 평야가 보이고 금악산과 고대산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경기 제1 고봉이자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는 화악산도 보인다. 남으로는 가까이 레이다관측소가 가로막고 있다. 두 암봉 중 동봉에 표지석이 서 있다. 상해봉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었으나 지금은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전방과 너무 가까워 군사적으로 중요한 산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기상레이더 관측소 (안테나 해발고도 1066m)


 

*                      *                  *

 

오늘 산행의 즐거움

 

영하 10여도의 낮은 기온인데도 바람이 많지 않고 해가 나고 구름이 없는 청명한 날씨라서 등산에 좋은 날이다. 백운계곡을 지나 굽이굽이 백운고개를 지나  광덕고개에 이르니 10시경.

 

들머리인 광덕고개/ 오른쪽집이 광덕산가든 음식점


쪽빛 하늘과 백설과 소나무의 녹색이


뽀드득 소리도 잠깐.. 눈밭걸어가기는 너무 힘들어


 

광덕산 가든 옆으로 들어간다. 다른 한팀도 뒤 다른다. 고지대라 눈이 좀 쌓여있다. 우리는 안내 산악회에서 준 개념도를 보며 올라 갔다. 그런데 원래 계획과는 달리 큰 길을 따라 회목현을 지나 상해봉 입구까지 왔다. 원래는  첫 갈림길에서 1045m봉으로 올라 광덕산 정상으로 갈 계획이었다. 후미 대장님이 북쪽으로 500m만 가면 상해봉이라고 해 우리도 발길을 북으로 돌렸다. 회장님도 다녀 오신다. 상해봉을 가지 않기로 돼 있어 찜찜했는데 다행히 그 봉을 다녀오게 해 바위도 오르고 사방도 조망할 수 있었다.


         광덕산, 상해봉 갈림길


 


        상해봉 밧줄 잡고 오르기

 
조심스런 하강


오른쪽 끝에 상해봉 이름 없는 표지목

 

각흘봉 넘어 철원이


관측소 오르막 길에서 잡은 상해봉



 

광덕산 정상에 올라와 산마배(등산, 마라톤, 배드민턴)클럽 일행 7-8명과 정상에서 증명 사진 한 컷 누르고 상주를 하기로 하고 동료와 함께 둘러 모였다. 마가목 술, 복분자술, 포도주.... 이동 옥수수막걸리는 춥고 배가 불러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20여분 기분을 돋우고 난 후 전체 사진 한 컷 누르고 일어섰다. 산마배 일행은 바로 광덕고개로 하산한단다. 반대편에서 오신 분에게 물으니 오른쪽으로 가면 박달봉 가는 길이란다. 그런데 발자국이 많지 않다. 우리 일행 28명이 지나갔을텐데 이상하게 자국이 적다. 눈이 쌓여 있으니 사람 다닌 자국이 뚜렷하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오르내렸다. 정상에서부터는 이정표가 하나도 없어 알 수 가 없다.  서로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고 고민을 주고 받으며  50분정도를 발자국을 따라 오는데 회장께서 전화가 왔다. 눈에 박달봉 가는 길이 없어져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얘기다. 우리는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며 무슨 표시가 나오면 다시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삼각점이 나오자 다시 전화를 걸어 알려 주었다. (13:35) 그리고는 유유자적하며 눈길을 걸어갔다. 자리를 잡아 밥을 먹고 가잔다. 한참을 가다가 멋진 소나무 아래 양지바른 곳이 있어 가져온 김밥, 족발, 김치, 옥수수막걸리를 꺼 내놓고 배를 채우고 취기도 올렸다.


 


그리고 나서 다시 오르내리다 보니 형제바위도 멀리 나타난다. 디카를 눌러 본다. 이젠 우리가 찾던 박달봉 팻말이 나온다. (15:07) 다시 전화가 왔다. 계속 동쪽으로 기수를 돌리란다. 그런데 발자국은 오로지 한길이다. 무조건 말자국만 따라 내려간다. 다시 전화가 왔다. 15:30이 넘은 것 같다. 사람들이 빨리 가자고 한다며 초조하신다. 사실 우리는 원래 계획한 코스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가는 대신, 버스에 두고 온 지도, 파카, 광덕고개에서 사 둔 나물은 잘 보관해 놓으라고 했다. 동료가  지금 계획대로 하면 그렇게 늦은 시각도 아니라며 기달리게 하란다.

 

 

형제바위가 멀리 동쪽으로

 

화악산이 능선 넘어에


 

이 표지가 없다면 그냥 스쳐지나 갈텐데...

 



 


쭉 뻗은 굴참나무가 군락을


 

 

남쪽 방향이라 낙엽만 있는 봄같은 길이다. 광덕고개에서 박달봉까지 내내 눈이 쌓여 있는 것과 다르다.  속도를 내 원래 도착 예정지인 흥룡사팻말이 있는 백운교에 이르니 3시 55분. 버스는 운악산 입구쯤 가고 있단다.

 

하산지점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316번 지방도로


 

 

히치하이킹을 할 수 밖에 없다. 손을 흔드는 품값이 10여분만에 나왔다. 한 아주머니가 찦형 승용차를 세우신다. 사창리에서 5분거리에 사신단다. 일찍 화천 이곳에 들어오셨단다. 오늘은 친구들도 만나고 자식들도 보러 서울에 가신단다. 불우이웃 돕기로 헌 옷가지도 한 푸대 뒷 좌석에 있다. 잠실로 먼저 가신단다. 우리는 셋이서 아주머니의 시골 생활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하며 왔다. 구리 못 미처에서 꽤 지체했는데도... 기름값이나 하시라고 10,000원을 내밀었더니 극구 사양하신다. 어차피 기름은 드는 것. 그렇다고 받으면 하나님한테 뭐라고 말씀드리냔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착하게, 남을 위해서 사실려는 마음으로 충만돼 있다. 동료와 함께 천호역 근처에서 내리면서, 봄에는 아주머니가 사시는 곳에 한번 들리기로 약속했다.

 

산악회와 엇박자였지만, 너무 즐거운 날이었다. 우리는 원안보다 길게 산을 탔고, 좋은 분 만나고.... 28명에 들볶일 회장님께 인심도 써 드리고....  입춘인 오늘 내 마음에 훈풍이 부는 것 같았다.

 

동료는 삼월에 다시 광덕산 능선을 걸으며 진달래를 즐겨 보잔다. 이 관목이 가는 오솔길에 계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