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백운산, 청계산
산행코스 : 경기대 – 광교산 - 백운산 – 바라산 – 청계산 – 옛골


산행일자 : 2004년 11월 20일/나홀로


 

광교산 시루봉에서 백운산까지 능선입니다….

 

◐경기대 광교산 들머리 가는 길

03:10 풍기역 출발 (청량리행 기차)

06:40/06:50 청량리 도착 (지하철 승차)

07:30/07:45 사당역 4번출구 (영통행 7000번 버스 승차)

08:10 경기대 후문 하차

08:27 산행 들머리인 경기대 정문 근처 반딧불이 화장실 도착

 

◐산행기록

08:30 반딧불이 화장실 출발

09:03 천년약수 갈림길

09:15 백년수 정상

09:30/09:35 형제봉에서 잠깐 휴식

10:01/10:09 비로봉

10:33/10:38 시루봉

10:55 억새밭

11:15/11:24 백운산

11:52 고분재

12:06/12:16 바라산

12:33 바라산재

12:55 착오기재

13:23 학의동 갈림길(터널을 이용해서 고속도로를 통과하려면 학의동 방향으로 가야함,

이정표에 고속도로 터널이라고 누군가가 써놓았음)

13:33 KBS 중계탑

14:10/14:18 하오고개 넘어 공원묘지 입구

14:50 운중동 능선

15:15/15:22 국사봉

15:56/16:03 이수봉

17:05 산행날머리 옛골 도착

 

 

◐집으로 오는길

17:08 옛골에서 택시승차

17:45 길이 막혀 성내역에서 지하철로 바꿔 탐

17:52 동서울 터미널

18:10 봉화행 버스승차(예비좌석)

21:10 집 도착

 

◈ 오랜만에 서울 근교산행...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소백산 종주 후 후유증으로 완쾌되지 않은 다리에 통증이 가끔씩 밀려와 부득이 한주일

산행을 쉬었더니 왠지 모를 허전함이 가슴 한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병인지 다 지난 가을병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원인을 알고있으니 당연히 치료를

해야겠지요.

 

어느 산엘 갈까 여기저기 적당한 곳을 찾아 보지만 산불조심기간이라 마땅한 산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럴 땐 서울 근교의 산을 한번씩 다녀 오는 것이 저의 산행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 관악산을 한번씩은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한번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10시간 정도의 만만치 않은 산행길이라 선뜻 정하지 못하고 몇 일을 보내다가

어렵게 마음을 정해 봅니다.

걸어 보다가 정 안되면 하오고개에서 내려갈 예정으로….

 

서울 산행시 주로 이용하는 야간열차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타고 청량리에 내리니 아직도

어둠이 체 가시지 않은 모습입니다.

줄어든 낮시간과 만만치 않게 소요될 산행시간 그리고 집으로 되돌아가야 할 생각에 머뭇

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동대문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사당역 4번 출구를 찾아 나오니 영통행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습니다.

서둘러 김밥 두 줄을 사고 5분여 버스를 기다려 영통행 7000번 버스에 오르니 안개가

자욱해서 더욱 알수없는 길을 이리저리 잘도 빠져 25분 만에 경기대 후문에 도착합니다.

 

금방 비라도 한줄기 내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엔 아침해가 짙은 안개사이를 비집고 힘겹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안개가 낮게 깔려 더욱 고요해 보이는 경기대를 조심스레 가로 질러 정문에 도착하니

유명한 반딧불이 화장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대 정문 옆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해도 무방하겠지만 반딧불이 화장실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에 길을 물어 큰길까지 내려가니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들머리

반딧불이 화장실입니다.(08:27)


 

산행들머리 반딧불이 화장실입니다….

 


 

광교산 등산 안내도입니다….

 

산행 안내도를 대충 한번 훑어 본 후 번잡한 들머리를 벗어나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촉촉히 젖어있는 등산로가 걸음을 상큼하게 하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에

혹시 비가 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서울 근교산 답지않게 가파르지도 험하지도 않은 편안한 등산로에 솔갈비가 누렇게 깔려

있어 산행객의 걸음과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특히 코끝으로 진하게 전해져 오는 솔향기에 온몸이 상쾌해짐을 느낌니다.

 

천년약수 갈림길을 지나고 백년수 정상을 지나니 평탄하던 길이 조금씩 가파른 길로 변하기

시작하니 곧 다리에서 신호가 옵니다.

이제 산행 시작인데 벌써 발목이 아프기 시작하니 큰일인 것 같아 천천히 천천히 조심스레

형제봉에 올라섭니다.(09:30)


 

형제봉 입니다.

  

형제봉을 오르시는 산님

 

처음부터 근사한 조망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짙은 안개로 주위 조망이 전혀되지 않으니

조금은 실망스럽 습니다.


 

형제봉에서 본 작은 형제봉(아우봉?)

 

가야할 능선이 안개속에 희미합니다..

 

물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희미하게 보이는 시루봉 방향으로 내려서는데 급한 내리막

입구에 서있던 등산객들이 웅성웅성 떠들고 있습니다.

형제봉까지 올라 온 것만해도 힘든데 급한 내리막을 내려가면 또 그만큼 올라 가야 하니

너무 힘들 것 같다며 금새 경기대 방향으로 되돌아 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봅니다.

그들의 모습이 몇 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형제봉을 출발한지 20여분만에 비로봉과 토끼재 갈림길에 도착하고 곧 비로봉에 오릅니다.

(10:01)

비로봉과 토끼재 갈림길 이정표

 

비로봉 이정표

 

연수를 나온듯한 100여명의 등산객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상은 아수라장을 연상시킵니다.

조용해지기를 조금 기다려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 김밥 1줄로 급하게 허기를 때우고 시루봉을

향하여 안개속으로 몸을 밀어넣습니다.

 

형제봉 오를 때 전해져 오던 발목의 통증이 어느덧 사라지니 다시 편한 걸음으로 능선길을

걸어 시루봉에 도착합니다.(10:33)

비로봉에서 보다는 조금 안개가 걷힌 모습이지만 역시 조망은 좋지 못합니다.

오랬만에 서울근교 산행에 나선 촌사람에게 도시의 풍경을 좀 보여줘도 좋겠건만 광교산은

너무도 인색하게 허락을 하지 않으니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광교산 시루봉 정상에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으니 증명사진 한장 찍고 안개속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경기방송 철탑쪽으로

내려 섭니다.

체육시설이있는 노루목휴게소와 경기방송 송신소 철탑을 지나 억새밭에 도착하니 해가

조금씩 비치기 시작합니다.(10:55)

억새밭 이정표

 

지명이 억새밭이라서 아름다운 억새구경을 할줄 알았는데 돌탑하나와 휴식을 위한 나무의자만

있을 뿐입니다.

통신대 앞에 있는 지지대 고개와 백운산 갈림길 이정표

 

군부대 통신시설물 철조망을 빙빙돌아 지지대 갈림길을 지나고 다시 통신대 철조망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니 백운산 정상석이 서있습니다.

커다란 통신대 안테나와 건물에 밀려 겨우 한쪽에 버티고 서있는 초라한 백운산 정상입니다.(11:15)

겨우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백운산 정상석

 

여러 방면에서 올라오신 여러 산님들이 쉬고 계시다가 홀로 온 나를 보더니 한잔하고 가라며

여기 저기서 부르십니다.

무척 고맙긴 하지만 10개월째 禁酒 중이니 정중하게 사양하고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백운산 이정표(고분재, 바라산 방향이 가야 할 길입니다.)

 

고분재, 바라산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내려 가는 길은 여태 걸어왔던 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겨옵니다.

다른 곳 보다 낙엽이 훨씬 많은 등산로는 인적이 적음을 말해줍니다.

 

가을을 넘어 겨울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등산로를 따라 간간히 마주치는 산님들과

인사를 하며 고분재를 지나 바라산에 도착합니다.(12:06)

바라산에서 본 성남시쪽 풍경입니다…

 

바라산 정상표지판입니다…

 

오늘 걸어온 시루봉에서 백운산까지 능선이 한눈에 보입니다.

모처럼 보는 풍경에 카메라를 꺼내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보지만 역광이라 잘 나올지 의심스럽습니다.

서울외곽고속도로 모습과 관악산 모습도 감상하고 앉아서 김밥으로 요기를 하며 잠시 숨을

고른 후 멀리 보이는 청계산을 향하여 다시 힘찬 출발을 합니다.

멀리 청계산이 보입니다…

 

바라산에서 하오고개로 향하여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광교~청계산 구간중 제일 험한 지점인듯…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서다 청계산 쪽에서 광교산으로 종주하시는 여러 산님들을 만납니다.

 

아직까지 넘어갈 방법을 정하지 못한 하오고개 통과법에 대해서 물으니 대답이 제각각 입니다.

도로가 너무 위험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안전한 터널을 이용하라는 분에서부터

KBS 두번째 송신탑을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하오고개까지 로프가 매어진 곳이 아닌 길로

안전하게 내려서서 하오고개를 건너라는 분도 있고 정신문화원쪽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말씀들이 제각각이니 어떻게 통과 해야 하나 더욱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일단 부딪혀 보면 좋은 방법이 나오겠지 싶어 여러 산님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바라산재를

지나 착오기재에 이릅니다.

철조망 옆으로 난 능선길을 따라 우측으로 7분 정도를 걸으니 철조망을 넘을 수 있는

통로가 나오고 나무에 청계산 방향 이정표를 붙여 놓았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철조망을 넘으니 이젠 제법 가깝게 청계산이 바라 보여 걸음 품만 부지런히

팔면 곧 청계산에 도착할 듯 보입니다.

최대의 난제 하오고개 넘는 일이 남긴 했지만….

 

학의동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 도착하여 이정표를 살피니 우측방향이 하오고개 쪽이고

왼편 원터마을 쪽으로 다른 이정표에 고속도로 터널이라고 매직으로 누군가가 써놓았습니다.

일단은 KBS 중계탑까지 가서 횡단방법을 결정하기로 하고 우측능선을 10여분 더 걸어

중계탑에 이릅니다.(13:33)

 

중계탑에서 아내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고속도로를 내려다 보니 엄청난 통행량과 차들이

고속으로 질주하며 내는 굉음에 도저히 하오고개를 넘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려면 당연히 온 길을 되돌아가서 톨게이트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온 길은 또 되돌아 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바라산재 근처에서 만난 분이 말씀하신 정신문화원쪽 이정표 방향을 따라 내려서면서

혹시나 싶어 서울에 계시는 몇분에게 터널 길을 물으니 역시 톨게이트쪽 길을

말씀해주시고 정신문화원쪽은 잘 모르십니다.

하지만 정신문화원쪽으로 이미 많이 내려온 상태이고 또한 멀리 내려다 보이는 고속도로

밑으로 터널도 보이는 것 같아서 그냥 능선을 따라 내려 가기로 합니다.

 

10여분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길이 희미해지기 시작하고 철조망으로 넘어다닌 흔적이 나옵니다.

잠시 망설이다 철조망을 넘으니 얼마 못가서 길은 없어지고 완만한 계곡이 펼쳐집니다.

험한 계곡이 아니라 망설임 없이 그냥 계곡을 따라 잠시 내려가니 하오고개 고속도로와 만납니다.

 

일단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며 잠시 살펴보니 중계탑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자동차 통행량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건널수 있겠다 싶어 갓길을 따라 고개 정상까지 한참을 올라오니 중앙분리대가

터진 곳이 나오고 마침 통행차량이 뜸해서 단번에 도로를 가로 질러 넘어갑니다.

국사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KBS중계탑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또 하나의 도로를 지나서 공원묘지 입구에 도착하니 갑자기 맥이 탁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14:10)

KBS 중계탑에서 금방 내려올수 있는 길을 40여분이나 걸려 오면서 마음을 졸였던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하오고개 고속도로

 

다리에 힘도 빠진 것 같고 해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국사봉으로 올라보지만 한번 맥이 풀린

몸은 새로운 힘을 내지 못합니다.

얼마 안 되는 거리를 쉬어가고 쉬어가기를 여러 번 반복하지만 힘이 빠진 다리는 자꾸 쉴

것을 요구 합니다.

 

운중동 능선의 정상까지 750m에 12분이 소요 된다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얼마남지 않은

기대감에 힘들어 하는 다리를 살살 달래가며 계속 진행을 해보지만 쥐까지 내려 하며 시위를

해대는 다리 앞에 결국 몇 번을 더 쉬어가며 25분만에 어렵게 국사봉에 오릅니다.(15:15)

 

얼마 안되는 거리를 너무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정상석이 너무도 반갑습니다.

기념사진 한장 찍고 잠시 몸을 추스린 후 양쪽 안테나 사이로 보이는 이수봉을 향하여

다시 힘든 걸음을 옮깁니다.

 

별로 험하지 않은 완만한 능선이지만 역시 몇 차례 쉰 후에야 이수봉에 오릅니다.(15:56)

이제는 정말 다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이수봉까지의 길….

일몰시간도 얼마남지 않았고 풍기까지 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하니 느긋하게 휴식을 즐길수가

없습니다.

 

군부대 담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옛골로 내려서는 길엔 해가 넘어가는 서쪽으로 국사봉 넘어

오늘 걸어온 광교산이 까마득히 보입니다.

옛골에 도착하여 본의(?) 아니게 모범택시를 잡아타고 동서울 터미널로 향하지만 밀리는 차에

터미널까지 가지 못하고 성내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이용해서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토요일이라 이른 시간 차표는 거의 매진이어서 좌석의 여유가 있는 봉화행 버스를 타고

풍기톨게이트에 내려 오래간만의 서울 원정 산행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