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582m)-청계산(618m) 이어가기』

 
  산행코스: 경기대-광교산-백운산-바라산-하오고개-이수봉-매봉-옥녀봉-양재화물터미널
 위치 : 광교산(경기 수원시 용인 수지면), 청계산(서울 서초, 경기 과천, 의왕, 성남)
도상거리 (도상 약25 km / 약 11시간 소요(2시간휴식포함)/만보계:49,000보)
2007 . 06 . 24 일요일  흐림 (17.8~24.5도) 일출,일몰(05:15~19:57)
산행인원 : 김의경님, 초보산꾼(고영석님), 풍악
산행 소요 시간 :
▷ 경기대 정문 반딧불이 화장실 출발 : 오전 08:00
▷ 형제봉 도착 : 오전 08:50
▷ 광교산 도착 : 오전 09:21
▷ 백운봉 도착 : 오전 02:28
▷ 바라산 도착 : 오전 11:34
▷ 하오고개 도착 : 오후 01:08
▷ 청계산 입구 출발 : 오후 01:17
▷ 국사봉 도착 : 오후 03:01
▷ 이수봉 도착 : 오후 03:46
▷ 매봉 도착 : 오후 05:05
▷ 옥녀봉 도착 : 오후 05:47 ~ 오후 06:30분 출발
▷ 양재 화물 터미널 도착 : 오후 07:05

산행기

광교저수지

6월의 싱그런 진록향~ 유혹에 끌려.. 밀린 과업를 잠시 접고, 광교-청계 이어갈 밑그림을 은근히 그려 본다. 몇 차례 시도 끝에 마무리 단계에서 우기에 접어든 날씨가 변수로 작용하여 동행을 약속했던 산님들의 구체적인 이유와 변명이 늘기 시작.. 다음 기회로 미루려는 차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보산꾼의 무지한 용기(악천후라도 강행)에 밀려, 24일 일정을 잡고 전야를 맞는다.

이른 새벽, 굵은 장대비가 정막을 가르며 한.두차례 시원스레 쏟아 붓고 나더니 잠잠해졌다.. 05시경 창 밖 먹구름은 잿빛으로 변하여 퇴색해 지기 시작한다. 어쩌랴~ 예보가 빗나가길 바라는 한가닥 희망을 등짐에 쑤셔 넣고 집 문을 나선다. 출발한지 1시간30분 정도 지났을까? 경기대 정문에 도착하니 기상청을 비웃 듯, 바랬던 만큼 맑게 개인 광교산 하늘금이 길손을 반긴다. 

익숙한 솜씨로 반딧불이 화장실을 찾아 광교 저수지 부근에서 동행이 도착 할때까지 주변을 거닐며 이곳 저곳을 앵글에 담아 본다. 운무에 덮힌 광교산 끝자락을 한컷 메모리에 넣다 보니 문득 1년전.. 홀로 종주길에 올라 지긋하게 고생했던 때가 떠오른다.

하오고개 도착 직전에 길을 잘 못 들어 급경사 물받이를 타고 내려 가려했던 어리석고 무모했던 행동들 부터~ 국사봉 오름길에 식수가 떨어져 갈증으로 시달리다 이수봉에서 막걸리로 위기를 모면해 종주를 마무리 질 수 있었던 아슬아슬했던 그때의 순간들 까지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흘러 든다.

잠시후 초보산꾼이 도착하고 오늘 종주산행의 들머리 격인 반딧불이 화장실을 돌아 본격적인 산문에 들기 시작한다. 초입부터 등로를 가득 메운 그윽한 솔향기가 어느새 속세에 찌든 때를 한꺼풀씩 벗기기 시작... 참으로 오랬만에 맛 보는 산행의 진미!!..가마득 잊고 지냈던 세월이 1년.. 오늘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받듯 발걸음도 가볍고, 날씨도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고, 미남 옆지기도 동행을 하니 그 기쁨 또한 배가다.

온몸에 훈기가 감돌쯤~ 형제봉(448m)에 가볍게 도착한다. 형봉에서 바라보는 동생봉은 지척에 있으며 그동안 누군가 쌓아올렸던 돌탑도 끝이 선명하여 둘러 보고 싶지만, 욕구를 자재하고 비로봉(488m)을 향한다 야트막한 안부(임지재)를 지나면 다소 가파른 오름길인데 힘듬 없이 가볍게 오를 수 있다. 정상 정자에 오르면 지척에 광교산 정상이 보이고 지나온 쪽으로는 나란히 솟은 형제봉이 오늘따라 더욱 정겹게 보인다. 식수와 과일로 몸을 달래고 잠시 쉬어 간다.

토끼재를 지나 광교산은 시 경계를 중심으로 우측 용인시로 잠시 들렸다 빠져야 한다. 광교산(582m) 정상에서 청계산이 손에 잡힐 듯 길게 누운 자태를 굽어보며 지금껏 피로를 한방에 날리는 곳인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시계가 제로여서 주변 산군을 돌아 볼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돌아 나와 노루목 대피소를 향하는 길가에 진분홍 털중나리가 길손을 발목을 잡는다. 어~휴! 귀여운것들...서울 근교 산야는 이른 봄, 노오란 생강나무꽃을 피우기 시작.. 제비꽃, 붓꽃, 은방울, 애기나리, 매화노루발, 애기똥풀로 이어지다. 하얀찔레꽃 향기를 타고 개망초가 만발할 때 쯤 계절의 길목을 돌아 털중나리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데 시기 적중이다. 

대피소를 지나 억새밭에 도착하면 삼거리 갈래길이 나오는데 지지대고개를 버리고 우측 백운산 방향을 택한다. 송신탑 울타리를 끼고 도는 등로가 느낌이 별로인데 오늘은 하얗게 핀 산딸나무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갈 길이 멀어 아는척도 못해 주고 진행한다. 경계 구역을 빠져 나오면 잠시 백운산(564m) 정상에 도착한다. 조망이 탁트이는 발아래는 숨가쁘게 피어난 도로망 사이로 백운호수가 한가롭게 펼쳐진다. 고분재에서 고기리 방향으로 속력을 내며 질주 도중, 하얗게 점점이..그리고 야무지게 핀 까치수영 야생화가 시선을 끌기 시작하더니 바라산 오름길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바라산 정상은 표지기 없인 알기가 힘든데 전에 있었던 나무 푯말이 없어져 버렸다. 투덜거리는 어느산님의 불평을 멀리하고 진행을 서두른다. 고개갈림길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갈림길을 지나면서 누그러지기 시작하여 큰 기복없이 쉼터에 도착, 이곳부터 송신탑까지는 청계터널로 인한 인열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수림 상태가 잘 보존돼 있어 근교산과는 사뭇다르게 싱싱함이 물씬 배어 난다. 그늘진 곳이 많아 야생화들의 생태환경도 좋은편이라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잠시 가져 본다.

송신탑에 도착했을때는 이번 길에 동참을 약속했던 또 멋진 한 분이 기다리고 계신다. 전 날 피치 못할 일이 생겨 산행 약속 시간에 늦는 바람에 청계산부터라도 동참하기로 하다며 이 곳에서 기다리시는 중이다. 반갑게 합류하여 하오고개를 횡단(아직도 동물 이동 통로 없음), 도깨비 도로를 따라 판교 방향으로 30여 미터 내려가 청계산 초입에 도착한다. 산초보님의 배려로 식수와 먹거리가 조달(조달을 위해 애써 주신 분께 감사 올립니다.)되고 이어서 허기와 피로를 풀겸 둘러 앉아 한동안 쉬어 간다. 채웠졌던 잔들이 바닥이 보일 쯤(1시간 정도), 다음 구간(청계산)을 이어갈 준비에 들어 간다.

국사봉까지는 정말 힘든 구간, 정산에 올라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 바로 출발, 이수봉 정상에 도착하니 허벅지 부근에 근육통이 일기 시작한다. 중도 포기를 운운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할 정도..1년 전만 해도 대간을 가볍게 다녀올 정도로 잘 다듬어진 몸매 였는데.. 가끔 뒷산 오르는 일도 귀찮니즘이 발동 하는 터에 무슨 종주는 한다고 이러는지....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헬기장을 지나 석기봉에 도착했으나 조망이 없어 우회한다. 미끌리고 당기면서 망경대를 지나고 매봉에 도착하니 늦게 오른 산님들로 정상은 이미 시끌 벅적하다. 계속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밟으며 도착 한 곳은 옥녀봉이다.

이번 길의 종반전에 들어선 샘이다. 이쯤해서 우리 일행은 뒷켠에 자리를 펴고 , 하룻 길~ 마무리를 짓기위해 성급한 행사에 들어 간다. 힘들고 어려웠던 구간들을 화재삼아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1시간 정도 지나 옥녀봉을 출발, 양재 터미널에 도착 했을땐 오후 7시 05분경, 출발한지 11시간(휴식2시간 포함)만에 도착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청계산 자락을 등지고 들떳던 기분을 한겹씩 접으면서 그렇게 벅찼던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 반딧불이 화장실(우측 나무계단이 들머리)
▲ 산행초입
▲ 솔나무 숲
▲ 형제봉에서 바라 본 수원 시내(중간 지점이 산행 초입점)
▲ 형제봉에서 바라 본 비로봉(좌측)과 광교산(우측)
▲ 형제봉(동생봉)
▲ 형제봉(형봉)
▲ 비로봉
▲ 토끼재
▲ 털중나리(펌)
▲ 조록 싸리꽃
▲ 광교산 정상의 시 경계석
▲ 노루목 대피소
산딸나무꽃
까치수영(염)
▲ 으아리
▲ 백운 호수
▲ 바라산 정상
▲ 시설물 좌측으로 이어 지는길
▲ 뒷편 정상이 청계산 국사봉
▲ 하오고개 광교산 방향
▲ 하오고개 청계산 방향
▲ 청계산 입구
▲ 광교산 자락
▲ 철탑에서 바라 본 국사봉
▲ 국사봉
▲ 이수봉
▲ 헬기장
▲ 매봉(아직도 힘이 넘치는 초보산꾼의 모습)
▲ 옥녀봉
▲ 양재 화물 터미널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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