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서 비가 계속 잦아진다는 일기예보입니다.

가을비는 누구에게나 반가울리 없건만 왜 이리 자주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낙동에 드는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옴은 물론 영남 남해안 지방에는 70~100mm 가까이 온다고 하니 우중 산행은 각오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소위 산꾼이라는 사람이 비 온다고 산에 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항상 우의를 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스패츠는 물론 발등을 덮을 비닐까지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합니다.

06:58

상일동을 출발하는 버스 안에는 서너 자리 빈 곳이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역시 그랜드 대원들은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버스가 남하를 계속할수록 하늘은 검은빛에서 푸른빛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차창 밖으로 계속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또 구라청?

설악으로 든 후배로부터는 비가 심하게 와서 원통에서 술만 마시고 있다는 푸념이 들려오는데 이곳은 맑을 것 같다는 예감입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2. 9. 8.

2. 동행한 이 : 그랜드 산악회.

3. 산행 구간 : 외항마을~고헌산~백운산~삼강봉~소호고개

4. 소요시간 :

지 명

거 리

출 발 시 간

소요시간

비 고

외항마을

 

11:08

 

 

고헌서봉

2.8km

12:23

75

 

고헌산

0.89

12:31

08

10분

삼각점봉

2.6

13:19

48

20분 점심

백운산

2

14:12

53

 

삼강봉

0.8

14:31

19

5분 휴식

소호고개

2.5

15:15

44

 

태종마을

1.5

15:36

21

 

13.09km

04:28

03:53

실 소요시간

 

 

 

산행 기록

11:00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A지구 고갯마루에 하차합니다.

그런데 이 곳 자체가 550고지 정도가 되는 상당히 높은 지대임에도 전체적으로는 고원지대여서 마치 비산비야 지형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평평하여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군요. 

지도 #1

지도 #1의 'A' 곳에서 하차하여 준비 운동을 하고, 기념 촬영을 마친 다음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은 보통 때와는 좀 다르게 군계나 도계 혹은 면계가 아닌 대현리의 A지구라는 작은 마을 안으로 낙동정맥 마루금이 이어져 이곳 행정구역의 구획이 기형적으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가 온 921번 지방도 건너편으로는 다음에 진행할 구간과 연결이 되는 문복산 줄기가 마을 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1:08

천천히 마루금을 이어가기 시작합니다.

다른 생각할 것 없이 계속 오르기만 합니다.

오르다 보니 다듬어지지 않은 묘지 한 기를 지나고,

11:21

삼거리(649m)가 나옵니다.

지도 #1의 'B'의 곳으로 이곳이 경주시 산내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를 만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곧 이 지점이 경주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계가 되는 곳이므로 이제부터는 경주시와 울산광역시의 시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마루금은 급우틀하게 되는데 좌틀하게 되면 불송골봉으로 이어지는 짧은 단맥이 되는군요. 

11:27

어젯밤 내린 비로 길이 미끄러워 상당히 조심을 하며 내려오니 소호리를 관통하여 산내면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옵니다.

이 길은 하산시에 소호리 전원마을 앞에서 우리와 또 한번 만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외항재(551m)라고 불리는 고개인가 본데 등산지도에만 그렇게 표기되어 있고 국립지리정보원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군요. 

 몹시 미끌거리는 등로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오르기만 하면 되니 오히려 편하군요.

뭐 길은 이렇게 좋으니 별반 힘들 것도 없고... 

 지난 주 비슬님과 함께 걸었던 한강기맥에서 갈라진 공작단맥(부목재~공작현~공작산~안공작재)에 비하면 완전히 고속도로입니다.

뒤로 조망이 트여 돌아보니 학대산과 문복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복산 정상부의 드린바위 일대도 눈에 들어오고...

저는 개인적으로 '문복'하면 대간 상의 '문복대'가 떠오르는군요.

대간을 할 때 벌재에서 문복대를 거쳐 죽령으로 진행할 때 문복대에서 소백 쪽으로 펼펴지는 아침 조망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멋진 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문복산은 옹강산으로 이어지고 바로 앞으로는 아까 올랐던 시계 갈림봉에서 이어지는 불송골봉(727m)가 이제는 아래로 보이는 것을 보니 상당히 올라왔습니다.  .

고헌서봉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길 양 옆으로 억새도 제법 보이고...

지난 여름 아무리 폭염에 시달렸다 하더라도 오는 가을은 막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

드디어 진행 방향 우측으로 영알의 가지산과 운문산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물론 영알에는 1000m급의 고봉이 9개나 되고 그 중 가장 북쪽에 있고 낮아 막내 역할을 하는 문복산을 아까 슬쩍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영알하면 산꾼들에게 명함을 많이 돌린 가지산, 운문산, 신불산, 영축산 등에 비할 것은 사실 아닙니다. 

등로에 유난히 돌들이 많이 눈에 띄고 밟히는군요.

이를 이용하여 산객들이 만들었을 법한 케른도 많이 보이고...

전체적으로 토산(土山)일 법한 이곳에 이런 돌이 많은 것을 보면 소백산과 흡사한 면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멀리 구름이 고헌산 정상부에서 바람에 씻겨가고 있으며,

우측으로는 영알의 가지산, 운문산이 드디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봉을 향하는 길은 이렇게 완만합니다.

 이제는 영알이 가지산을 넘어 왼쪽으로 능동산까지 보이기 시작하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좌측의 대현리 마을 그리고 우측의 소호리 마을이 보이며 그 중간의 불송골봉 줄기가 시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선두 그룹은 고헌산에서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군요.

정상 케른과 산불감시초소까지 보입니다. 

 돌과 영알...

영알.... 

 마치 소백에 온 것 같은 느낌을받습니다. 

24번 국도와 궁근정리 마을 일대가 보이고 그 뒤로 보니는 것이 영알입니다. 

12:23

고헌서봉에 도착합니다.

이곳의 높이가 1035m이니 형 격인 고헌산보다 1m가 더 높군요.  

 고헌산으로 향합니다.

 정상부에 바위까지 있는 것을 보니 소백산 비로봉 부근과 아주 흡사합니다.

 나무 데크를따라 진행하니,

12:31

정상석이 3개나 있고 1개의 케른이 있는 고헌산에 도착합니다. 

 이정표도 있는 이곳에서 고헌사 방향으로 진행하는 줄기를 타면 고운산, 화장산으로 진행하는 9.1km의 단맥이 됩니다.

 10분 정도 주위를 조망하며 쉬다가 다시 갈 길을 갑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뭡니까.

2등 삼각점이 있고 이 삼각점을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분명 오늘 구간을 예습할 때 삼각점은 소호령 못 미쳐에 있는 4등 삼각점 하나 뿐이었는데....

주위를 5분 정도 살폈는데도 역시 없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삼각점의 위치를 확인하여 보니 이 안내판에서 말하는 2등삼각점(언양23)은 여기 있다가 폐삼각점이 되어 2011. 5.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산 340-2 즉 '궁근정 삼거리에서 지방도 921호선을 따라 산내삼거리 방향으로  약 4.5km가면 도경계 비석이 있다. 비석 앞 화단에 위치함'이라고 국가기준점 조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쪽으로 새로 옮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안내판을 뽑으셨어야지...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자리를 뜹니다. 

 구름이 사면에 걸려 있군요.

잘 하셨습니다.

쓸데 없는 탁상행정의 결과인 방화선...  

아니 이렇게 높은 고지에 10m도 되지 않는  이 정도 규모의 방화선으로 산불이 옮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과연 누가 생각할 수 있을지...

적어도 50m 이상은 되어야 옮겨 붙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가까이는 명지지맥의 깃대봉~대금산이나 화악지맥의 몽가북계 등에서 그 폐해를 익히 보았습니다. 

 보십시오.

13:03

임도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대성사라는 암자.

마침 이곳에서 고랭지 배추를 재배하려는 분을 만납니다.

글쎄요.

현대판 화전이라는 악명을 얻고 있는 고랭지 채소라....

 삼거리를 지나고,

목책을 넘으니, 

방화선 위로  마루가 보입니다.

 잠시 뒤를 돌아 고헌산을 봅니다.

 억새 사이로 보기도 하고....

13:19

그러니 692.7봉의 4등 삼각점을 봅니다.

재설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삼각점입니다. 

 13:26

소호령에 도착하여 방을 빼주시는 선두 그룹의 자리에 앉아 총무님께서 주신 떡으로 점심을 갈음합니다. 

지도 #2

 20분 정도 쉬다가 다시 방화선을 따라 오릅니다.

백운산이 눈 앞으로 다가옵니다. 

 진행한 길과 그 뒤로 고헌산이 보이고...

14:12

그러고는 백운산(893m)에 올라 비슬님이 포즈를 취해 봅니다. 

  지도 #3 

백운산을 넘자마자 만나는 조망 바위.

아르미님이 주위를 조망하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으시군요.

그 전망대로 가 봅니다.

진행할 855봉이며 698봉 등 줄기가 아주 예쁘게 보이고...  

 뒤로는 고헌산이....

우측으로는 호미기맥 줄기가 동쪽으로 흐르고 있군요. 

한 5분 놀다가 진행을 합니다.

 제법 가파른 바위들이 나타나고.... 

숲은 아주 복잡해집니다.

머리와 팔다리를 붙잡는군요.

14:31

그 밀림같은 곳을 지나니 아까 봤던 호미기맥 삼거리이고, 

바로 윗 봉우리인데 그 기맥이 갈리는 봉우리를 삼강봉이라 작명하였군요.

이곳이 경주의 형산강, 울산의 태화강 그리고 낙동강의 지류로 갈리는 봉우리라 하여 삼강봉이라한 것입니다.

기맥 방향으로는 조망이 되지 않고,

 우리가 진행하는 정맥 방향으로만 조망이 되는군요.

호미기맥을 할 때 달아 놓으신 지금은 지맥을 열심히 다니고 계실 조고문님의 표지띠를 봅니다.

"안녕하시지요. 다음 달 정모 때 뵙겠습니다." 

호미기맥은 이곳에서 갈라져 천마산, 금오산, 고금산 등을 거쳐 호미곶에서 맥을 다하는 약 98km의 줄기입니다.

아마도 고또 분지로가 보았듯이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보았으니 예전에는 토미(兎尾)라고 불렀었나요.

그 고또는 또 다른 모습으로 한반도가 아주 오랜된 지질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근거로 조선인 스스로가 나이가 들어 늙은 노인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여 중국에게 부자(父子)의 예를 표하는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또 분지로 조선기행록, 푸른길간, 339쪽)고 하니 참으로 건방지기 짝이 없군요. 

조망이 또 트이는 곳 하나가 더 나오는군요.

이제는 태종마을이 보이는군요.

 아주 진 등로를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내려갑니다.

메아리 농장 부근이 보입니다.

철탑을 지나니, 

15:15

지난 번 하산을 하였던소호고개가 나옵니다.

오늘 정맥 구간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부터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태종마을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으로 진행하여도 되지만  바로 우측으로 내려가는 편이 오히려 빠릅니다.

 전원주택 단지를 지나면서,

 고헌산 주봉과 서봉을 보고,

최근 비로 수량이 부쩍 늘은 개울을 보면서, 

15:36

태종마을회관 앞에 도착합니다.

지난 번과 같이 다리 밑 개울물에서 시원한 물로 땀에 절은 몸을 닦고 있는데 부산 '산새들의 합창'의 삼돌이님이 보입니다.

어제 통화를 할 때에도 "비가 올 것이니 오지 말아라."라고 하였는데도 자신의 위수지역에 들어왔으니 자신이 꼭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마운 생각에 물을 닦고 삼돌이님께 가보았는데....

아니 이분이 누구십니까.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Trekker 3인 중 한 분인 준희 선생님이 앉아 계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살아 있는 전설 준희님께서 그랜드가 낙동을 하면서 남짆고 있다는 말씀을 들으시고 부산에서 이곳까지 부산 산성막걸리와 족발 등을 준비하셔 이곳까지 친히 오신 것입니다. 

평소에 준희님에 대하여 궁금해 마지 않던 대원들이 이런 기회를 놓치실 리 만무합니다.

이 회장님의 안내 설명이 있으신 후,

준희 선생님의 간단한 인사 말씀과 산줄기에 대해서 말씀을 하실 때 '산새들의..'삼돌이님은 옆에서 대원들과 함께 경청하고 계시는군요. 

 선생님은 요즘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아 두어 달째 산행을 하시지 못해 살이 약간 불었다고 하시지만 여전히 건강하신 모습에 밝은 웃음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삼돌이님도 한 말씀 빼놓으실 수 없고....

지지자님 부부도 평소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준희 선생님을 직접 뵈었으니 기념 촬영 한 번 하셔야지요. 

 남성대원들은 물론,

 여성대원들과도 기념 촬영을하시고,

준희 선생님.

그리고 삼돌이님.

정말 고맙습니다.

뜻하지 않는 방문에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산줄기를 밟으면서 선생님의 흔적을 느껴보겠습니다.